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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다 아름다운-71화 (71/140)

00071  바쉬 공작의 성  =========================================================================

고요한 설경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와 생동감이 놀라웠다. 추위가 무색해질 정도로 선명하게 내리쬐는 태양 빛의 힘 덕분일지도 몰랐다. 어떤 치장도 없이, 깨끗한 눈과 파란 하늘의 조화만으로도 화려할 만큼 아름다웠다.

로아타르의 풍경 앞에 압도되어 서 있던 아드리아나의 팔을 누군가 붙잡았다.

“오드리, 이쪽.”

발렌틴이 아이드리아나를 마차의 반대편으로 이끌었다.

거기부터는 지대가 약간 높아지는 대지가 펼쳐졌다. 거대한 농장지대 안의 마을, 그것이 로아타르의 첫인상이었다.

“…발렌틴, 여기서 농사를 지으셨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드리아나가 추위와 설렘으로 상기된 뺨을 하고 물었다. 발렌틴은 긍정인지 뭔지 모를 미소를 지었을 뿐, 말없이 아드리아나의 장갑 낀 손을 잡았다.

듬성듬성 녹은 눈 사이로 푸른 잎사귀의 풀이 드러나 있었다. 각 구획이 넓게 둘러쳐진 나무 울타리로 나뉘어 있었고, 크고 작은 건물들이 널찍한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투스미아인들의 큰 체격에 걸맞게, 건물들의 층간이 상당히 높았다.

두 사람은 그 중 가장 생활감이 느껴지는 저택으로 향했다. 아이넨의 건물 같은 세련되고 섬세한 아름다움은 없었지만, 자연과 어우러지는 투박하고도 단단한 멋이 느껴지는 2층 저택이었다.

잠기지 않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은 마당이 나타났다. 그리고 눈처럼 하얀 강아지 몇 마리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아, 이 강아지들인가 봐요.”

아드리아나는 표정이 환해져서 발렌틴을 올려다보았다. 발렌틴은 강아지 한 마리를 주워들고 미심쩍어 하는 눈으로 살폈다.

“당신 말을 잘 들을까?”

강아지는 그러겠노라고 어필이라도 하듯, 그의 손에 들려서 열심히 꼬리쳐댔다. 아드리아나와 발렌틴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강아지들이 서로 앞 다투며 졸졸 따라붙었다.

“너무 귀여워요. 너무 예쁘게 생겼어요.”

아드리아나가 순하디 순해 보이는 강아지들에게 홀려서 땅만 보고 걷는 동안, 저택 입구에서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나! 큰 도련님이 오셨어요!”

소쿠리를 옆에 낀 부인이 저택을 돌아보며 외쳤다.

그러자 이내 저택의 창문이 여기저기 수선스럽게 열렸다. 열 명이 넘는 일꾼들이 무례도 모르고 얼굴을 창밖으로 내밀며 쳐다보고 있었다.

“헉! 다들 보세요! 큰 도련님이 색시를 데려오셨습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연이어졌다. 창문마다 삐죽 튀어나온 얼굴들로 삽시간에 왁자지껄해졌다.

“도러시아, 내 아내가 놀라니 자제해달라고 해.”

발렌틴의 말에 소쿠리 든 부인이 다시금 큰 소리로 ‘다들 들어가! 시끄러우니까 어서 들어가!’ 하고 외쳤다. 일제히 창문들이 닫히고 사람들이 물러갔지만, 웅성거림이 밖에까지 들렸다.

“로레인이 목소리 큰 이유를 알겠지?”

푸념하는 듯한 발렌틴의 말에 아드리아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현관문이 열리고 저택의 주인이 나왔다. 방년 스물아홉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라고는 믿기 어려운 젊디젊은 중년의 신사였다. 열여덟에 발렌틴을 낳았다고 하니, 실제로도 꽤 젊은 나이일 터였다. 체격은 아이넨 사람임을 감안해도 조금 작은 편이었고, 발렌틴보다는 로레인과 닮아 있었다.

뒤이어 따라 나온 여주인은 남편과 또래로 보이는, 상당히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키는 여자치고 꽤 큰 데다, 얼굴이나 분위기가 발렌틴을 많이 닮아서 아드리아나를 설레게 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아버지.”

아드리아나는 초면부터 서로 격의 없이 이름을 부르거나 어머니 아버지로 부르는 그들의 호칭법에 어색해하며 인사했다. 가슴이 콩닥콩닥 잘게 뛰는 소리를 냈다.

“어서 와요, 오드리. 만나서 반가워요.”

웨버 부인이 팔을 내밀어 안아주며 인사했다. 그녀의 남편은 그 다음으로 인사하며 악수를 청했다.

아드리아나는 조금 긴장했지만, 발렌틴의 부모들에게서 거들먹거리거나 위엄을 차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이 작위 가진 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어도, 그렇게 편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들과도 서로 친구들처럼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나누었고, 서민들처럼 친근하게 웃고 큰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님!”

2층에서 쿵쾅거리며 한 쌍의 커다란 남녀가 뛰어내려왔다.

아드리아나는 그 남자를 본 순간, 전혀 닮지 않았음에도 그가 발렌틴의 막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발렌틴이 만들어준 눈사람을 가지고 서로 치고 받고 싸웠다는 막내와 로레인의 모습이 상상되어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그가 활짝 웃는 얼굴로 아드리아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십니까, 형수님.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거의 15년 전부터요.”

싹싹한 막내 내외와, 우르르 쏟아져 나온 일꾼들까지 합동으로 웨버 가의 장손 부부에게 인사를 했다.

저택 안이 쾌활한 기운으로 흘러넘쳤다. 로아타르에 들어서면서부터 느껴지던 활기 그대로였다. 아드리아나는 그들의 기운에 고취되어 마음이 들뜨고 기분이 더욱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부끄럽고 기분이 좋아서 몇 번인가 발렌틴을 올려다보았을 때, 그는 다정하게 미소 지어주고 집에서처럼 안아주었다.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다 같이 식당을 찾았다. 6명의 가족들 앞에 차려진 음식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주방 하녀가 처음 덜어주고 간 음식을 다 먹은 뒤에는, 발렌틴이 아드리아나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서 앞에 놓아주었다.

“어머, 작은 새가 모이를 먹는 것 같아요. 너무 귀여워.”

발렌틴의 어머니, 칼라디 웨버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밥 먹는데 너무 쳐다보시지 마세요, 어머니.”

아들의 말에 칼라디가 눈을 흘기더니, 아드리아나를 향해 말했다.

“발렌틴이 잘 해주나요? 힘들게 하지는 않나요?”

아드리아나는 말씀을 낮추시라고 말하며 대답을 이었다.

“제게 정말 잘 해주세요. 아주 자상하세요.”

그 말에 스테판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의 아내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끼어들었다.

“그래도 설마 밤낮 자상하시기만 하지는 않겠죠. 형님을 잠 못 드시게 하고 괴롭히지는 않으시나요?”

아드리아나가 그 질문의 속뜻을 깨닫기도 전에 발렌틴이 가로막았다.

“스테판, 멜리사한테 남의 밤일 좀 물어보지 말라고 해.”

“어머, 왜요, 아주버님. 새 신부한테 밤일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데요. 이렇게 물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남편에게 평가를 들려주고 만회할 기회를 줄 수 있죠.”

스테판도 바로 제 부인의 역성을 들고 나섰다.

“맞는 말입니다, 형님. 중요한 임무라고 여기셔야 해요.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지만, 소홀히 여기셔도 안 됩니다.”

“저희는 서로가 처음이어서 같이 연구를 많이 했거든요. 스테판은 처음에 끔찍하게 못했어요. 자기 물건인데도 자기 물건이 아닌 것처럼 제대로 못 다루고 함부로 휘두르면서 절 잡으려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잘 타고난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되었죠. 뭐, 평등한 선에서 출발해 서로 의지하며 성장해 나가는 기분도 괜찮았어요.”

멜리사가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체험담을 말했다. 아드리아나는 포크를 당근에 꽂은 채로 굳은 지 오래였다.

“…너희가 떠들어서 내 아내가 식사를 못 하잖아.”

발렌틴이 조용히 말하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머, 저녁을 잘 드셔죠. 그래야 밤에 힘을 쓰시지 않겠어요?”

막내 부부가 시끄러운 가운데에, 칼라디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드리아나를 북돋아주었다.

“너무 염려는 마렴. 우리 오드리가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이 집 남자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으니 아마 발렌틴도 곧 잘 해줄 거야.”

“그럼요, 어머니. 게다가 투스 남자와 코니스 여인이 아니겠어요? 잠자리 상성이 말도 못하게 좋다는 일설이 실제로 맞는지 전 너무 너무 궁금해요.”

“그런 말이 있어? 형님은 정말 좋으시겠습니다, 하하!”

축하할 일의 핵심을 엄한 곳에 두고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하는 가족들 앞에서, 아드리아나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입술을 꼭 붙이고 앉아 있었다.

이곳에 낯 뜨거운 화제를 아무렇지 않게 떠드는 문화가 있다고는 들었다. 다만 일찍 깨우치고 곧바로 결혼해서 보수적으로 가정을 지키는 사람들이라 아이넨의 개방성과 비교하기는 어려웠다. 아무튼 전에 테스카에서 충격을 받고 익숙해져 있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거시기 얘기 좀 하지 말라고 그렇게 일러뒀는데….”

발렌틴이 고기를 자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에 브란덴 웨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러게, 오늘은 다들 거시기란 단어는 안 쓰더구나.”

쓴웃음을 짓는 브란덴과 고개를 작게 가로젓는 발렌틴의 모습이 그때만큼은 조금 닮아 보였다.

발렌틴이 미간을 좁히며 신부가 도망간다고 구시렁대자, 뒤늦게 스테판이 ‘다들 자중합시다.’하고 입단속을 시켰다. 그 후로도 웃음소리와 안부가 오가며 식사가 계속되었다. 적당히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를 기다린 듯, 칼리디가 말을 꺼냈다.

“그런데 공작님께는 언제 갈 거니?”

그 말에 아드리아나가 입에 든 음식을 우물거리며 발렌틴을 흘끔대었다.

“월요일에 뵈려고 했습니다.”

발렌틴이 대답했다. 그러자 칼리디가 다시 눈을 약간 흘겼다.

“얘는, 그땐 결혼식이잖니.”

“그때 뵈면 되죠.”

“발렌틴.”

브란덴이 부드럽게 나무라듯 아들을 불렀다. 발렌틴이 부모의 얼굴을 보더니, 마지못한 듯 대답을 고쳤다.

“…내일 가겠습니다.”

“아예 들렀다 오면 좋았을걸. 왔다 갔다 하면 오드리가 얼마나 힘들겠니? 내일 갈 거면 아예 그쪽에서 하루 묵고 식을 올리는 게 좋겠구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발렌틴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있다가, 아드리아나가 식사를 잘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심란해 보였던 얼굴이 다시 부드러워져 있었다.

아드리아나는 그가 잦은 이동에 지칠 자신을 걱정해서 바쉬에 가기를 미루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바쉬 공작님께도 따로 먼저 인사를 드리려는 건가 봐. 하긴 친척분이시고 우리 결혼을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니….’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아드리아나는 먼 길을 달려온 피로 탓에, 남편의 몸을 더듬는 일도 포기하고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 날은 가족들과 다 함께 아침을 먹고 바쉬로 이동했다. 그런데 발렌틴이 출발하면서 수상쩍기 그지없는 당부를 했다.

“오드리, 그냥 평범하게 예의 바르고 편하게 대해드리면 돼. 혹시나 위협하시는 기색이 있더라도 겁먹지 말고 무시하고, 쓸데없는 소리는 뭐든 그냥 흘려들어요.”

“위,위협이요?”

아드리아나가 흠칫하며 물었다. 예식을 위해 성을 빌려주고, 근사한 유람선에다 요리사와 오케스트라까지 딸려서 보내준 자상한 친척이 무슨 연유로 아드리아나를 위협한단 말인가.

한껏 차려입은 발렌틴이 아드리아나의 손을 잡고 서서 말했다.

“아무튼… 내가 당신에게 일러준 적 없는 말을 듣게 된다면, 괜히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거야. 나쁜 분은 아닌데, 나와 약간 부딪치는 부분이 있어서….”

아드리아나는 걱정이 되어 발렌틴을 올려다보았다. 그 좋은 친척이, 그런 권력자가 남편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니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작님께서 당신을 미워하시나요?”

슬픔으로 눈가가 촉촉해져서 묻자, 발렌틴이 조금 당황하며 아드리아나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런 건 아니야, 여보. 내가 당신을 오해하게 했군.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걱정 말아요.”

그는 너무 예뻐하시는데 자기 마음대로 예뻐하시는 점이 문제라며 아드리아나를 거듭 안심시켰다. 사실 다른 식구들도 내내 하나같이 바쉬 공작이 발렌틴 부부를 보고 기뻐하겠다고 떠들어댔기 때문에, 아드리아나는 곧 다시 마음을 놓았다.

바쉬까지는 웨버 가의 마차로 이동했다. 투스미아에 온 후로는 아직 자동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간을 달리다가, 문득 발렌틴이 마차의 커튼을 열고 밖을 가리켰다.

“오드리.”

아드리아나는 그가 가리킨 쪽을 보려고 상체를 조금 일으키고 다가갔다. 발렌틴의 팔에 손을 짚고 몸을 붙이자, 그가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 안으며 끌어당겼다. 찬바람 속에서, 목덜미로 그의 따스한 숨결이 닿았다. 아드리아나는 자극을 받은 것을 감추려 몸을 살짝 움츠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멀리 거대한 숲이 보이고, 하늘을 찌르며 솟은 산봉우리가 있었다.

발렌틴이 언젠가 데려가 주겠노라고 약속했던 그곳이었다.

“하….”

아드리아나가 작게 감탄을 터뜨렸다.

뽀얗게 입김이 부서지며 흩어졌다. 몸무게 1톤이 넘는 준마들이 끄는 쌍두마차가 질주하고 있어도, 산은 그곳에서 꿈쩍하지 않고 버텼다.

‘이시스다…. 진짜 이시스야.’

어쩐지 코끝이 찡했다. 유년기부터 바라보고 자라며 간직했던 꿈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다.

“이렇게나 먼 땅에 있는데… 어떻게 거기서도 보이는 걸까요?”

아드리아나가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발렌틴은 대답 대신 작게 웃으며 아드리아나의 귓가에 입술을 댔다.

“앗….”

데인 듯 화끈하게 달아오르며 순식간에 허리 뒤로 퍼져나가는 감각에, 아드리아나는 몸을 움츠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며칠째 못 했더니 당신 체향만 맡아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

발렌틴이 나직이 속삭였다. 그는 이내 태연하게 미소 지으며 아드리아나를 떨어져 앉힌 후,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어제까지 당신 컨디션이 좋았으니, 오늘밤에는 내가 안아도 괜찮겠지.”

아드리아나는 부끄러워하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발렌틴이 지금 말한 대로 할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

곁에 있는 그를 의식하느라 바깥의 풍경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바쉬 공작의 성에 도착했다.

알현실에서는 바쉬 공작과 그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 성이 마음에 드는가?”

드디어 만나게 된 바쉬 공작은, 그 질문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2m를 넘는 체구와 위풍당당한 몸가짐을 가진 군주의 모습에서 아드리아나는 들어오기 전에 바쉬 성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느꼈다. 부리부리한 눈매가 누군가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아드리아나의 눈에는 투스미아인의 생김새가 세심하게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해서 그 생각을 흘려넘겼다.

아드리아나가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토록 훌륭한 성이 인간의 손으로 만든 구조물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너무도 웅장하고 강건해 보여요. 저희를 위해 준비해주신 유람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드리아나는 솔직하게 기쁨을 드러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에 공작이 입술 끝을 끌어올렸다. 마음에 드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이었으나, 아드리아나는 그의 자부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작이 입을 열었다.

“유람선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대들이 그 주인이 되길 바라네.”

감히 사양하기 어렵게 하는 목소리였다. 커다란 알현실 전체가, 그의 울림 좋은 낮은 목소리로 꽉 들어찼다. 공작이 말을 이었다.

“이 성이 마음에 들었다니, 이 성의 주인이 되는 것은 어떻겠는가?”

============================ 작품 후기 ============================

아휴 이번편 길어져서 늦었네요ㅠㅠ

고맙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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