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눈보다 아름다운-43화 (43/140)

00043  첫 눈  =========================================================================

“왜 웃지? 그 뜻이 아니었나?”

발렌틴의 얼굴은 완전히 결백한 사람의 것으로 보였다. 자고 가는 일은 당연지사이고 그저 시간이 늦었다는 것에 대한 답이 달리 있었느냐는 듯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아드리아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웃으며, 잘 준비를 하자는 그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다.

약간 파격적인가 하면 어딘가는 보수적인 데도 있는 듯해서, 어찌 되었든 밤중에 약혼녀를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었다. 첫 식사를 바깥에서 대접하는 게 싫다고 말하는 걸 보고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이 또한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예법이다. 멀리서 온 손님이라면 누구든 편하게 묵어갈 수 있도록 거처를 제공하는 것이 궁핍하지 않은 이의 관용이라는 하는 것.

물론 발렌틴이 자신을 곁에 두고 싶어서 안달 나 있다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게 사실이다. 아무튼 약혼녀로서 그의 집안에 하룻밤 머무는 일 정도를 기꺼이 해주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명예를 지키겠다며 집안에 아무나 들이시는 분은 아니겠지? 요즘엔 그렇게 막무가내로 손님을 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기도 하고....’

그에게 허락을 구한 뒤, 아드리아나는 걱정하고 있을 미네타와 쉐이드에게 전화를 했다. 테스카에 도착하자마자 공중전화에 들러야지 했었던 것을 깜빡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자택 안에도 전화가 설치되어 있었다.

“저예요, 미네타. 말도 없이 늦어져서 미안해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잊고 있었어요.”

“오드리! 진짜 테스카에 간 거야?”

“어... 어떻게 아셨어요?”

전화를 받자마자 미네타는 아직 말도 꺼내지 않은 일을 알고서 물어왔다. 수화기 너머로 쉐이드가 꺅꺅대며 참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아니, 오전에 웨버 경한테서 전화가 와서, 오드리 내일 일 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 주말에는 항상 쉰다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고 끊으시기에 혹시나 했지. 근데 그분은 그렇다고 치고 오드리는 무슨 생각으로 따라갔어?”

미네타는 그렇게 물으며 쉐이드와 같이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오드리가 알고보면 이렇게 대범한 사람이야.’하고 자기들끼리 대놓고 놀리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정말.... 괜히 전화했어요.”

창피해서 불평하며 우물거렸지만, 두 여자의 웃음소리는 조금 떨어진 자리의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는 발렌틴의 귀에까지 들릴 정도로 기세를 높였다. 아드리아나는 눈치를 보며 수화기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막았다가 웃음소리가 잦아든 후에 다시 귀를 댔다.

“아무튼 저 내일 가서 말씀해 드릴테니까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요, 부인! 남편분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쉐이드가 명랑하게 소리치고 난 후에 미네타에게 수화기를 돌려주었다. 아드리아나는 달아오른 얼굴을 감싼 채로 미네타와 짧게 인사를 나누고서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 앞에서 쭈뼛대고 서 있으려니, 때맞춰 하녀가 계단을 올라왔다. 집안의 일꾼들은 전부 발렌틴의 고향에서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라는데 여자들은 남자들처럼 커다랗지 않고 평범하게 보였다.

하녀는 아드리아나에게 잘 때 입을 실내복과 세면도구 등을 건네주었다. 뽀얀 우윳빛이 도는 여성용 실내복 드레스를 내려다보고 서 있자, 소파에서 발렌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마음에 들지 모르겠군. 어른들이 묻지도 않고 보낸 거라.”

“준비가 꽤 일찍 되어 있었네요.”

아드리아나가 말하며 돌아보자, 발렌틴이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신붓감을 찾았다고 로아타르에 알린 게 몇 달 전의 일이었으니.”

그가 몸을 일으키고 다가왔다.

“그럼 난 아래층에서 씻고 올 테니 당신은 이쪽 욕실을 써요. 필요한 게 있으면 엘레나에게 말하고.”

아드리아나는 곁에 서 있던 하녀를 한 번 바라본 후, 발렌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씻고 오겠다고 했지, 씻고 자라고 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아드리아나는 또 뭔가 예상치 못한 말을 듣지는 않을까, 계단을 내려가는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욕실에는 호텔과 비슷한 샤워시설이 되어 있었다. 깨끗하게 타일이 깔려 있고 한쪽에는 넓은 욕조가 있었다. 이런 집에서 살면 편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런 집을 가질 수 있는 남자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오드리가 예뻐서 반했나보지, 뭐!

미네타는 속 편하게 그런 말을 했다. 로레인은 그저 모호하게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게 되는 계기라는 건 때로는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로 불확실할 때가 있다고. 답이랄 수 없는 답이었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아드리아나부터가 그랬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발렌틴이 훌륭한 신랑감의 조건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좋은 조건을 가진 남자라고 해서 이토록 반갑고 끌린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억지로 이유를 찾아보자면 이런 정도였다. 옛날에 한 번 스쳐 지나가며 평범한 호감을 품게 했던 사람이 청혼을 해왔는데, 뜻밖에도 취향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인물이었다든가. 게다가 한 번은 낯 뜨거운 꿈 속에서도 그를 보지 않았던가. 시기가 하필 그랬던 것 뿐이었고, 그 이후라고 해서 특별히 발렌틴을 야릇한 상대로 의식하고 상상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잊고 있었던 꿈이 떠오르고 그가 한집안에 있다는 사실이 의식되자, 아드리아나는 남세스럽고 죄스러운 기분이 들어 괜스레 헛기침을 했다.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긴 머리카락을 풀어서 빗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끝이 뻣뻣해져서 빗에 엉키는 걸 보고 조금 시무룩해졌다. 그간 외모에 신경을 쓸 여유가 전혀 없었다. 에바도 소니아도 아드리아나보다 훨씬 머릿결이 아름다웠다. 머리카락을 남자들처럼 짧게 자른 미네타는 제외하더라도.

이 집의 주인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외모도 어느 정도 가꾸지 않으면 안 될 거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서로 비교하며 수군대는 것을 친교의 덕목으로 여긴다는 점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드리아나는 라즈베리를 짜넣은 것 같은 향기가 나는 비누로 몸을 씻으며 연신 킁킁대고, 샤워호스에서 따뜻한 물이 쏟아지는 것에 행복해하며 목욕을 하고 나왔다.

잠옷은 잘 맞았다. 사이즈에 크게 구애를 받는 디자인이 아닌 느슨한 실크 잠옷에, 넉넉한 사이즈의 겉옷이 따로 있었다.

“옷이 아주 부드럽네요.”

아드리아나가 수줍어하며 말하자, 엘레나가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코를 겉옷에 대고 냄새를 맡으니 첫 세탁을 하고 나온 양털 같은 포근한 냄새가 났다. 질 좋은 옷감의 편안한 감촉과 온몸을 감싼 향기, 작게 들리는 장작이 타는 소리가 몹시도 만족스러웠다.

아드리아나는 나른해진 기분에 슬리퍼를 살짝 끌며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 쪽으로 향했다. 벌써 여기까지 따라오는 건 뻔뻔하지 않냐고 걱정한 게 언제 적 일인지, 어서 푹신한 침대 안에 몸을 파묻고 쿨쿨 잠들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벽난로 앞에 흔들의자가 두 개 놓여 있는 것을 바라보며 왜 두 개일까 생각하다가,  아드리아나는 한쪽 의자에 앉아서 발렌틴을 기다렸다.

가죽쿠션에 등을 기대고 의자를 앞뒤로 살짝 흔들자 절로 눈이 감겼다. 이대로 자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안락함에 잠겨 있는 동안 주변이 점점 고요해졌다. 타닥타닥, 벽난로 안에서 불똥이 튀는 작은 소리밖에 들리지 않다가 곧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몽롱함 속에 떠 있는 듯한 기분에 빠져서, 옅어져가는 비누 향을 맡았다. 문득 의자의 가죽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부드럽게 감싸오는 듯한 어렴풋한 기척이 느껴졌다. 얼굴 가까이에, 그 다음에는 몸 전체에 느껴졌다. 아드리아나는 잠에 취해 새근대는 숨소리를 내며, 그 기척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몸을 뒤척였다. 그러자 따뜻한 기운이 어깨를 쓰다듬었다.

아드리아나는 집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자신의 두꺼운 코트 위로 어깨를 토닥였던 그를 떠올리며, 약혼자가 돌아왔나보다 하고 작게 미소 지었다. 눈을 뜨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아서 끙끙대다, 겨우 눈을 떴다.

그러나 바로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고 쳐다보니,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서 아드리아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그가 보였다.

“앗, 제가 또 잤나 봐요.”

아드리아나는 당황하며 얼른 입가를 닦았다. 첫날부터 이렇게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인 게 민망해서 시선을 둘 곳을 찾아 바닥을 헤맸다.

“역시 피곤했던 모양이지. 침대에 가서 자요.”

그의 말을 이번에는 부정할 수 없었다. 아드리아나는 옷 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으로 겉옷을 바짝 여미며 입술을 물었다가 놓았다.

“오, 옷이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조그맣게 인사를 하자,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있던 발렌틴이 옅게 미소 지었다.

“저... 전 어디서 자나요?”

아드리아나가 엉거주춤 몸을 일으킬까 말까 하며 물었다. 발렌틴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떨어졌다.

“...오드리.”

“네.”

그는 의자 팔걸이에 기대서 턱을 괸 채로 아드리아나가 앉아 있는 의자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는 다시 시선을 올려서 얼굴을 쳐다보았다. 슬슬 뺨이 달아오르려던 때에 그가 몸을 일으켰다.

“...아냐, 안쪽 방을 써요. 이리 와요.”

하녀가 한쪽에 서 있었지만, 발렌틴은 직접 아드리아나를 방으로 데려갔다. 입구가 계단에서 바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는, 응접실을 두고 발렌틴의 방보다 좀 더 안쪽에 있는 방이었다. 새 것 같은 가구와 커튼 등이 제법 여성의 방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마치 식을 올리고 이제 막 신혼집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편히 쉬세요, 아가씨. 필요하신 게 있으면 불러주시고요.”

“아, 네. 고마워요.”

엘레나가 먼저 물러가고, 입구에 서 있는 발렌틴과 눈이 마주쳤다. 인사를 하려고 다가가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한두 달 내로 식을 올리려고 하는데, 괜찮소?”

아드리아나는 갑작스러운 화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미소를 되찾았다.

“좋아요.”

어차피 복잡한 절차를 물어야 할 가족도 없었다. 발렌틴에게서는 내일 당장 식을 올리자는 말을 듣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었고, 그가 알아서 일정을 정해도 되겠느냐는 말에도 흔쾌히 수락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발렌틴.”

경어를 쓰면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게 어색해서 자꾸만 얼굴이 빨개졌다. 발렌틴은 조금 졸려 보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자요, 오드리 양.”

그가 새삼스럽게 아가씨에게 하듯 정중한 목소리로 부르기에 웃으며 올려본 순간, 그의 입술이 작게 쪽 소리를 내며 앞 머리카락 위에 와서 부딪쳤다. 아드리아나가 고개를 번쩍 든 타이밍에 그도 조금 놀랐는지, 그 뒤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같은 집에서 목욕을 했는데도 그에게서는 자신의 것과는 다른 향기가 났다. 아주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그의 가슴에 코를 대고 그에게서 나는 향기가 어떤 것인지 흠뻑 들이켜볼 수 있을 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호흡이 가빠졌다. 하지만 발을 앞으로 내디딜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발렌틴이 조금 더 고개를 기울였다. 아드리아나는 떨리다 못해 하마터면 헐떡이는 숨소리를 내뱉을 뻔했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아드리아나의 뺨에 눌렸다.

“편히 자요.”

그는 나직이 말하고서, 밖으로 나가 방문을 닫아주었다.

아드리아나는 터덜터덜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끌어안았다. 편하고 정겨운 신혼집 같다고 생각했었지만, 세 번째 만남에서 결혼하기로 약속한 남자의 집일 뿐이었다. 낯설고 두근대고 쉽게 잠을 이룰 수 없게 할 것 같은-.

*

얼마 후 눈이 떠지기에 아침이 된 줄 알았지만, 저택 안은 적막에 잠겨 있었다.

아드리아나는 이불 속에서 잠깐 꾸물거리다가 몸을 일으키고 앉았다. 멍하니 있다가 한기가 느껴져서 부르르 떨며 일어나 겉옷을 찾았다. 응접실에 있는 벽난로가 간절해졌다. 어제부터 추위가 심상치 않았다.

동이 트려면 얼마나 남았을지 하늘의 모습이 궁금해서 커튼을 열어보았다가, 아드리아나는 앗 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불 밖으로 나오자마자 추워서 벌벌 떤 게 당연했다. 어둠 속에서, 온통 새하얗게 변해 있는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발렌틴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아드리아나는 그에게 알릴 생각으로 들떠서, 앞을 꼭 여미고 응접실로 나왔다. 그가 깰 때까지 벽난로 앞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왜 깼소? 잠자리가 불편했소?”

발렌틴이 눈을 멀뚱멀뚱 뜨고서 아드리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어젯밤에 앉아있던 자리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몇 시에요?”

“4시. 좀 더 자요. 설마... 하나도 못 잔 건 아니지?”

그의 목소리가 근심으로 살짝 가라앉았다. 아드리아나는 웃으며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녜요. 정말 편했어요. 어제 너무 일찍 자서 그런가 봐요.”

“그래...? 난 당신이 항상 그 시간에 자는 줄 알았소만. 아무튼 들어가서 좀 더 자도록 해요.”

“전 괜찮아요. 그보다 벌써 일하시는 거예요?”

아드리아나가 잔뜩 쌓인 신문을 보고 물어보며 다가가자, 발렌틴의 눈길이 따라왔다. 쑥스러움에 입술을 앙다물고 의자에 앉아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왠지 상냥하게 보이고 싶은 듯 입술 끝을 부드럽게 올렸다. 아드리아나도 그를 향해 웃어주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발렌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가 가볍게 가슴을 들썩였다.

"...당신이 거기 있는 걸 보니 좋군."

평소 같은 차분한 말투였지만 어쩐지 그가 감격스러워 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아드리아나는 머뭇머뭇 해줄 말만 찾다가 그를 보고서 다시 웃어주었다.

"할일 하시는 동안, 저 여기서 잠깐 졸고 있어도 돼요?"

버릇없게 들릴 만한 말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물었다. 발렌틴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시 신문으로 눈길을 돌렸다.

아드리아나는 그가 나름대로 오랫동안 아드리아나를 생각해왔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자신도 아주 가끔이었지만 그를 생각했었다. 별 내색 없이 무뚝뚝한 얼굴로 돌아가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이 사람과의 결혼 생활이 이런 느낌일 거라고 상상할 수 있었다.

"...참, 밖에 눈이 내리고 있어요. 당신도 보셨어요?"

============================ 작품 후기 ============================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뻥) (돌)

---

고맙습니다. 따순 밤 되세요.uu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