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초대형 액자에 휘감긴 자줏빛 벨벳이 흘러내리자마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신들의 기대에 들뜬 초롱초롱한 눈빛을 철저히 외면한 채, 마침내 누군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저희 렘브란트의 비셸리에 공작께서 보내시는 선물입니다. 정확히는 교황청에서, 그러니까 아시다시피…….”
“그건 압니다만 이게 대체 무엇이냐고요?”
“예? 아하하, 조금 전 설명해 드렸다시피 시스티나 홀을 장식할 그림과 똑같은 복사본입니다. 남부 최고의 화공이 온 정성을 기울여 그린…….”
의기양양하게 떠들어대던 사신이 그제야 주변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입을 헙 다물었다.
예상과는 판이하게도, 이 북부인 양반들의 표정이 어째 하나같이 뭐 씹은 것처럼 떨떠름했던 것이다.
액자의 아래쪽 동판에 달랑 쓰인, 남부 최고의 화공이 정성을 기울여 그렸다는 그림의 이름은 다름 아닌 ‘사탄의 하수를 물리치는 성모’였다.
아무래도 지난겨울 한바탕 떠들썩했던 교황청 성모 발현 사건을 그린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진실의 전모를 모르는 이들의 눈에는 충분히 그리 보였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평생 마수라곤 접해볼 일 없었을 순진무구한 남부 시민이 웬 시퍼런 비대증 서리용이 날아와 교황청 건물에 박치기를 시전하는 꼴을 보고는 얼마나 기겁했겠냔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거기서 루드베키아와 재회한 서리용이 반가워 교태 부리는 꼴을 본 공포에 질린 대중들이 성모께서 강림하여 용을 진정시키는 중이라고 멋대로 오해했다 한들 별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사탄의 하수와 등장한 악마들에 의해 교황 일가와 수족들이 도륙당한 비극이 벌어졌으나, 때아닌 성모의 발현이라는 기적으로 인해 성도의 백성들은 구원받았다는.
길이길이 역사에 기록될 만한 거룩한 사건이 되어버렸다.
보르히아는 적이 많았다.
만일 루드베키아 탈환 사건이 공식적인 반정이 되었다면 이 모든 것이 끝나고 루드베키아 또한 평생 위협에 시달렸을지도 몰랐다.
따라서 수많은 음모와 뒷공작, 거래가 오간 끝에 은폐된 진실을 아는 이들은 오직 그 악마들 본인과 당시의 비밀동맹들 수뇌부뿐이었다.
거기에 비셸리에 공작은 물론 현 교황 자리를 낚아챈 작자 또한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한데 무슨 악취미적 꿍꿍이로 이런 그림을 선물이랍시고 보냈는지 저의가 심히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루비가 보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군요.”
그나마 유일하게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그림을 응시하던 엘레니아가 툭 중얼거린 소리였다.
이에 당시 성모 발현을 초래한 악마들은 지극히 머쓱한 눈빛을 교환했다.
이 고자 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딴 그림을 선물로 보냈지?
이걸 성모의 남편 되는 놈에게 보여준다면 뭔 사달이 벌어질지 차마 상상도 하기 싫어진다.
한편,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영 삭막하다 못해 복잡미묘하기 짝이 없는 북부인들의 반응을 사신들은 제대로 분석하려 안간힘을 써보았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원하던 반응이 나오지 않자 그만 포기하고는 시무룩하게 물러갔다.
* * *
“자네는 또 왔나?”
오메르타 공작성의 서재.
어떻게 보면 현 북부의 권력의 최고 집중지라고 볼 수 있는 장소에 용맹하고도 힘차게 발을 들이던 아이반은 하마터면 자신의 상관과 대선배의 면전에서 그대로 볼품없이 고꾸라질 뻔했다.
그러나 곧바로 잽싸게 정신을 차리고는 한 떨기 꽃의 기사답게 우아하게 미끄러지듯 자세를 바로 했다.
“그리 말씀하시면…….”
“들으나 마나 오늘도 같은 소릴 지껄이러 온 거겠지. 내 대답은 오늘도 같네. 안 되네.”
“하, 하오나 공작님…….”
“내 딸이 그리 탐나거들랑 내 아들부터 이기고 오게나. 그 못돼 처먹은 놈도 못 이기는 비실이한테 내 딸 못 주네. 죽어도 아니 될 소리!”
비실이라니!
그야말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에 아이반은 정신이 다 아득해지는 충격에 휩싸였다.
어찌나 충격이 심했던지 하늘 같은 단장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사실조차 잊고 몇 발자국 비틀거렸다.
무심한 듯 기품 어린 몸짓으로 찻잔을 홀짝이던 바론스 경이 혀를 끌끌 찼다.
“걸음마 뗐다고 자랑하러 왔는가, 아이반 경?”
“아, 아닙니다. 그보다 저는 오늘 이스 그놈이 아직도 병자 행세 중인지 확인하러…….”
“아직도 이불보에 파묻혀 있나 보네. 이참에 자네가 두들겨 패서 끌고 나와 주지 그러나. 혹시 아나, 모처럼 그놈을 이길 좋은 기회일지.”
아픈 상대를 두들겨 패서 이겨 먹는 건 엄연히 기사도에 어긋나는 반칙 행위였으나, 어쨌든 아이반은 고분고분히 그길로 친구 놈의 처소로 향했다.
저 두 어르신의 대화에 어설프게 끼어보려 해봤자 죽사발만 된다는 사실을 지난번의 경험으로 처절하게 깨달은 탓이었다.
젠장할, 게다가 공작님은 이 와중에 참 욕심도 많지, 이만한 신랑감이 어디 있다고…….
“이스.”
이스케의 처소는 드물게 꽃밭이었다.
온갖 곳에서 보내온 온갖 문병 꽃과 선물이 치워지지도 않고 그대로 놓여 있는 것만 봐도 방 주인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호기롭게 들이닥친 것이 무색하게도, 아이반은 그만 절망스런 한숨을 푹 내쉬며 침대 가까이 머뭇머뭇 다가갔다.
“야, 이스.”
“…….”
문득 침대 곁의 탁자에 샛노란 루드베키아가 한가득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괴물 같은 친구 놈은 아예 두꺼운 이불 속에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파묻힌 채 보이지도 않았다.
“고자 새끼 숙부가 감사 선물 보냈던데, 교황 된 기념으로. 그중 하나가 뭔지 상상이 가냐?”
“…….”
“뭐 이제 정리될 것도 다 정리됐는데, 다들 애가 탄다, 애가 타.”
“…….”
“탈 만도 하지, 우리 북부가 마침내 아무도 못 건드리게 됐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자리가 비어 있으니…… 듣고 있냐? 다들 네놈을 기다리고 있다고.”
“…….”
“그런데 네놈 새끼는 어쩌자고 이렇게 계속 잠만 처자고…… 아, X발, 야!”
급기야 아이반은 짧디짧은 도화선을 다 태워버리고는 와락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두꺼운 이불을 세차게 움켜쥐고 홱 젖혔다.
그러자마자 버럭 하는 짜증스러운 외침이 울렸다.
“죽는다? 아이반, 이 미친 새끼야!”
“이만큼 처자빠져 늘어져 있었으면 슬슬 일어날 때 되지 않았냐고 이 양심도 없는 새끼야! X발, 일어나서 나랑 싸우자! 한판 붙자고!”
“일 없으니까 꺼져!”
하고 다시 매정하게 돌아누우려는 이스케의 위에 아이반이 냅다 뛰어올랐다.
따라서 이스케는 잠시 기이한 공포에 사로잡혀서 멈칫하게 되었다.
“그럼 빨랑 일어나서 왕 되라고!”
“그딴 귀찮은 짓거리도 일 없어!”
“그럼 나랑 싸워! X발, 마누라 없다고 종일 침대에 파묻혀서 뭐 하는 짓거리냐고?! 네놈답지 않은 청승이다!”
“이 새끼야, 너 내려와, 안 내려와?!”
“안 내려올 거다, 어쩔래?!”
방문이 노크도 없이 벌컥 하고 열린 것은 그때였다.
침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으르렁대던 두 기사는 나란히 살기등등한 기세로 홱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고, 공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오메르타의 얼음 공녀는 말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방 안의 꼴을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후, 짧은 한숨과 함께 아주 가관이라는 눈빛을 지어 보임으로써 백 마디 소감을 대신하고는 그대로 등을 돌려 다시 나가버렸다.
“고, 공녀, 잠깐! 오해…….”
무엇이 오해라고 말하고 싶은지는 스스로도 잘 알 수 없었으나 아무튼 아이반이 미처 말을 다 잇기도 전에 문이 쿵 소리 나게 닫혔다.
뒤이어 구슬픈 정적이 짧게 내려앉았다.
“이게 다 네놈 때문이다.”
“애초에 네놈이 멋대로 내 위로 뛰어든 거잖아.”
“네놈이 청승만 안 떨고 있었어도 내가 그럴 일 없었거든?! 젠장, 친구 인생에 도움 안 되는 새끼.”
“너 근데 계속 이러고 있을 거냐? 아니면 내가 던져주랴?”
“…….”
아이반은 결국 얌전히 도로 내려와 침대 옆에 앉았다.
이스케 역시 헝클어진 은빛 머리카락을 벅벅 긁으며 이불을 걷어차고 앉았다.
그러고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방 안을 둘러보며 한다는 소리가 이거였다.
“이 풀떼기들은 다 뭐냐? 어쩐지 질식할 것 같더라.”
“심미안을 좀 키워봐라. 감사하는 마음도. 네가 병자 행세하는 바람에 다들 아양 떠느라 보내온 거 아니냐고! 아오, 마누라 보고 싶으면 쳐 가서 보고 오든가!”
“내가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다고 돌팔이 새끼가 주의했단 말이다, 신성이 더럽게 강해서!”
“네가 대체 언제부터 남의 주의 따위에 귀를 기울였다고 지랄이냐?! 그리고 더럽게 강한 거 좋아하시네. 사사건건 뭔 꼴을 못 보고 날뛰어대니까 위험하다는 거겠지! 질투도 정도가 있지 네가 애냐?! 네가 애야?!”
곧장 날 선 으르렁거림이 돌아와야 마땅하거늘, 어째서인지 이스케는 그대로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이었다.
어째 어울리지 않게 갑자기 풀 죽어 보이는 모습이라 아이반은 그만 또다시 마음이 약해져 버렸다.
이럴 때마다 저 흉악한 새끼가 일부러 저러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이는데도 말이다.
“그래, 뭐, 네가 워낙 그런 부분에는 의외로 철저히 하려는 갸륵한 면은 있으니까…… 젠장, 그놈의 용 심장 팔찌인지 뭔지…….”
북부로 돌아오자마자 루드베키아가 격렬하게 아프기 시작한 것이 이 녀석의 청승의 원인이었다.
결정적인 문제의 발단은 왕비에게 있었지만.
그러니까 이제는 전 왕비 말이다.
“그게 정확히 어떻게 된 거라고 했더라?”
“흡수된 거라고. 그때 이교도 술식과 충돌하면서 몸속으로 흡수된 거라나.”
“맞다, 그래서 그때 우리 도마뱀 새끼가 공자비가 어디 있는지 바로 알아낸 거였다고 했지? 너 선물 하나는 제대로 했던 거 아니냐? 그 팔찌 만드신 네 조상님도 선구안 있으시네, 이제 보니. 개똥도 약에…… 큼큼.”
발랄하게 말을 잇던 아이반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치 봉인해 둔 문을 연 것처럼, 가장 강력한 마기와 신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북부의 오메르타 성으로 돌아오자마자 루드베키아는 온몸에서 엄청난 마기를 뿜어내며 아프기 시작했다.
이 현상을 두고 오메르타의 돌팔이 주치의는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주장했단다.
용 심장이 그녀의 심장으로 흡수되어버렸다고.
다행히 치유 방법이 존재하긴 했으나, 그러려면…….
“근데 이제쯤이면 슬슬 데리러 가도 되지 않아? 말한 기한 됐잖아, 지금쯤이면 지들이 귀여운 줄 아는 그 간신배 같은 녀석들이 열심히 마기인지, 신기인지 와구와구 먹어 치워줬을 텐데?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일어나서 마누라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거 아니냐고. 막말로 너 신혼 때 제대로 대접도 못해 주고 결혼식도 대리결혼 치른 주제에 이번 기회에 대관식을 결혼식 대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화려하고 그럴싸하게, 엉?”
이스케는 다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침묵 속에서 아이반은 슬슬 불길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야…… 너 왜 그래?”
“…….”
“너 설마 정말로 귀찮아서 못해 먹겠다던가 뭐 그딴 소리 하려는 건 아니겠지?”
“…….”
“야, 이스케! 너 대답 안 해?!”
“…….”
“이스케 반 오메르타!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당장 대답하지 못해앳?! 이 아이반 반 에스포시와 더불어 북부 최고의 양다리 수호자인 롱기누스 기사단이 인정한 브리타냐의 군주감 새끼가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못해 먹겠다고 주장한다면 이 자리에서 척추를 반으로 접어주겠어!”
금기를 깨고 이교도 사술을 사용해 루드베키아를 날려 보내고 엔죠를 죽였던 전 왕비는 목숨을 건졌다.
그 대가로 페아놀 왕은 관을 내려놓았고, 어린 아리엔은 오메르타 가문의 안배 덕에 왕족의 일원으로서 궁에 계속해서 기거하게 되었다.
현 브리타냐의 상황은 내부적으로 보자면 그렇게 어수선한 편이었다.
외부적으로 보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만큼 철옹성이었던 적이 있었으려나 싶다.
루드베키아 탈환 당시 보르히아에 대항해 오메르타와 비밀동맹을 맺었던 이들은 모든 진실을 알지 못했으나, 북부에서 서리용을 비롯한 마물들을 군사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멋대로 짐작하고는) 떨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서 브리타냐가 뻔뻔하게 요구한 조건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비밀 엄수와 성도로부터의 간섭 일절 제외.
그리하여 차기 교황은 렘브란트에 적을 둔 로크루아 추기경이 올랐다.
그리고 교황은 감사 선물을 바리바리 보냈다.
이러한 바람직한 정세 속에서 이 서리용 뺨치는 자식이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군주 못해 먹겠다고 주장한다면 그게 말이 되는가?
친구 놈의 어깨를 사납게 움켜쥐는 아이반의 눈이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아니 될 일이다, 여차하면 루드베키아를 붙들고 통곡해서라도 이 지랄 맞은 새끼의 썩어빠진 정신머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헛소리인가?
아이반은 그야말로 잡아먹을 것 같은 눈초리로 이스케를 쏘아보았다.
이스케는 영 어울리지 않는 음울한 시선을 천장으로 꽂으며 천천히 또박또박 읊조렸다.
“네 말대로 우린 결혼식도 대리결혼으로 치른 사이라고. 그러니까…… 난 청혼 같은 것도 제대로 해본 적 없잖아. 그런데 뭐라고 말해야 해?”
“엉? 대체 뭐를 말이냐? 뭐를 말한다는 거야?”
“내 왕비가 되어달라는 거.”
“……뭐?”
“아, 젠장. 그러니까 걘 원래 오메르타 공자비로서 나랑 결혼한 거 아니야? 나중에는 당연히 오메르타 공비가 되는 줄 알았을 거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다짜고짜 내가 왕 돼서 나라 다스리게 생겨 먹었으니까 너도 왕비 되라, 이러면 무례하다 못해 시정잡배가 따로 없는 짓이잖아? 기사답지 못한 짓 아니냐고? 네 말마따나 난 신혼 때부터 실수한 게 많아서…….”
“…….”
“제기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문제는 이러한 방면으로 조언 구할 만한 인간이 주변에 하나도 없다는 거다.”
짜증스럽게 머리를 북북 긁던 이스케가 그제야 아이반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뭐 하냐, 너?”
아이반은 대답하지 않았다.
턱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라 대답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주 한참 만에 가까스로 턱을 끌어 올린 뒤에 간신히 쥐어 짜내듯 내뱉었다.
“병X 새끼…….”
“뭐?”
허구한 날 침대에 꽁꽁 파묻혀서 뭔 궁상을 떨고 있나 했더니 그딴 고민이라니, 대체 정신 구조가 어떻게 생겨 먹었나 싶다.
아이반은 슬슬 이런 놈을 군주 삼아도 되는 걸까 의심스러워졌다.
“진짜 병X 새끼. 누가 보면 프러포즈 작전이라도 궁리하는 줄 알겠네.”
“그건 네가 궁리하는 걸 거고, 나는…….”
“그러니까 X발, 그런 행복한 고민은 내가 쌔빠지게 해야 하는데 왜 네가 여기 처박혀서 그딴 궁상떨고 지랄이냐고! 이 상식 어긋난 새끼야! 이 비인간적인 새끼! 사탄도 몸서리 치고 갈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