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4화 (84/136)

* * *

“어디 불편한 건 없으십니까?”

화장실에서 돌아와 딱딱하기 짝이 없는 좌석 쿠션을 손바닥으로 팡팡 부풀리고 있는데 웬일인지 아버님이 발코니석에 찾아오셨다.

아, 웬일이 아닌가? 체시아레랑 꽤나 친해진 것 같았으니까.

“당연히 없습니다. 이쪽에 합석하시렵니까?”

“그야 영광입니다만 아들놈이 나중에 뭐라고 할 게 분명해서.”

“알 만하군요.”

역시 죽이 척척 맞는군. 하긴 같이 음모도 꾸미는 사이였지. 뭐, 둘이 행복하시길.

나는 자리에 앉아 팔걸이 옆 쟁반에 놓인 작은 초콜릿을 하나 집어 입안에 넣었다.

딱히 아무 맛도 안 난다. 빨리 시작이나 하면 좋겠는데.

“부인? 자리는 편안하시오?”

“네.”

나한테 굳이 말 안 붙여도 되니까 둘이 편하게 노시지요.

초콜릿 바구니를 밀어버리고 알록달록한 사탕을 집어 들었다.

이건 무슨 맛이지?

“……큼, 참, 예하, 오늘 아침 로마냐에서 급보가 날아왔다 들었는데 혹 무슨 안 좋은 소식이라도……?”

“걱정 감사합니다만 딱히 급보라 할 것도 없습니다. 철부지 아우 녀석이 또 사고를 친 것뿐이라.”

“저런, 곤팔로니에레께선 꾸준히 평판을 유지하시는 모양입니다.”

“안 그러고는 못 배기는 녀석이라서. 글쎄, 이번에는 곧 처남 될지도 모르는 분과 주먹다짐을 했다지 뭡니까.”

“세스의 대공 말씀이십니까? 골치가 꽤 아프시겠군요.”

“예, 아시다시피 그쪽도 만만찮은 철부지라. 하루라도 속히 화해를 시켜야 하는데 대공 쪽이나 아우 녀석이나 입만 삐죽대고 있어 아버지께서 뒷목을 잡고 계신 모양입니다.”

“성하께서도 노고가 많으실 듯합니다. 그래도 예하께서 잘 설득하시면 순순히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글쎄요, 대공 쪽도 대공이지만 제 아우 또한 제 말을 귓등으로 흘리는 버릇이 있어서. 솔직히 저도 어쩌면 좋을지 영 감이 안 잡힙니다.”

“흠, 그렇다 해도 사랑스럽고 똑똑한 누이의 충고라면 좀 듣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찌 생각하시오, 부인?”

“아, 그래, 루비. 뭐 좋은 생각 있어……?”

아니, 알아서들 놀 것이지 왜 자꾸 말을 거는 거야. 짜증이 치솟았으나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별로 고민할 문제도 아니잖아. 계속 고집부려 대면 저주를 내려.”

“……뭐?”

“아니면 파문시키든지. 은밀하게 처리하고 싶으면 심복을 보내서 흠씬 두들겨 패주든지, 침대 속에 말 시체를 넣어서 협박하든지, 그것도 모자라면 그냥 암살해 버리든지. 간단한 해결책이야 널리고 널렸잖아? 엔죠 오빠야 며칠 놀 돈 뺏고 고해성사실에 감금시키면 금방 고분고분해져서 아버지 발등에 키스라도 할 테고.”

잠시 아무 소리도 오가지 않았다.

내가 노란 사탕 포장지를 벗겨서 입안에 넣는 동안 두 잘나신 양반께서는 입을 아기새처럼 벌린 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큼, 크헴, 저어, 혹시…….”

“……아, 예, 실은 저랑 좀 다퉈서…….”

“아아, 예, 역시 그렇군요. 큼, 이 늙은이가 주책맞게 며느리 기분도 미처 모르고…….”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아둔하여 그만…….”

지들끼리 또 뭐라고 속닥대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군.

어쨌든 아버님은 곧 내 쪽을 향해 기침에 섞여 무어라 알아듣기 힘든 말을 어색하게 건네고는 떠났다.

잠시 평화로운 고요가 있었다. 사방이 워낙 시끄러워서 고요라 하기도 뭐하지만.

아버님한테 옮은 건지 어쩐 건지 웬 헛기침을 해대며 내 쪽을 힐끔거리던 체시아레 놈이 마침내 다시 말을 하기까진 그랬다 이 얘기다.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네.”

“누가? 아버님? 갱년기신가 보지, 우리 아버지도 그렇잖아?”

“……아니, 루비 너 말이야.”

그럼 너라면 좋겠냐? 네 옆에 앉아서 기분이 좋겠냐고?

더럽게 양심도 없는 새끼.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피식 웃었다. 이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더니 과연.

“그렇게 떠보지 좀 마. 내가 왜 기분이 안 좋겠어? 지금 아주 즐거워 죽겠는데 말이야. 저절로 표정 관리 잘 되고 있으니까 오빠가 굳이 그렇게 노려볼 필요 없어.”

“……내가 너를 노려본다고?”

“오빠야말로 좀 웃지그래? 장차 북부의 왕이 될지도 모르는 매제가 곧 나올 텐데, 친절하게 맞아줘야 하지 않겠어?”

“…….”

체시아레는 웬일인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로사리오를 만지작대면서 끊임없이 내 쪽을 힐긋거려 댔다.

참으로 거슬리는 노릇이었으나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와아아아아아아!”

고막 터지겠군, 고막 터지겠어.

경기 시작을 알리는 긴 나팔 소리가 울리면서 이미 간헐적으로 울리고 있었으나 더더욱 커진 함성이 돔형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것이 무색하게도, 어쩐지 심드렁한 기분이었다.

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별생각 안 든다.

어차피 이젠 잃을 것도 없는걸.

될 대로 되라지 뭐. 전부 의미 없다, 의미 없어.

인간들로 하여금 7대 죄악 중 하나인 분노를 저지르도록 꾀하는 악마, 베히모스.

코끼리인지 하마인지 공룡인지 단순히 그 셋을 아무렇게나 섞어놓은 건지 아무튼 크고 아름다운 마물들이 오우거 군단인 양 쫙 깔린 풍경에, 나는 새삼 어째서 이 나라에 그토록 분노조절장애자가 많은지 이해하게 되었다.

“꾸에에에에에에엑!”

베히모스가 저렇게 많은데 분노를 안 하고 배기겠나? 당장 울음소리부터가 분노를 유발하지 않는가?

내 생각이 그르지 않은 듯, 축성이 내린 성검을 뽑고 서 있던 선수들이 관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일제히 분노 유발자 군단을 향해 달려들었다.

피를 부르짖는 관객들의 목청과 베히모스들의 포효 소리, 번개가 내리치는 것처럼 번쩍번쩍 터지는 검기의 화려한 빛 무리 등이 한데 뒤섞이면서 멀미를 일으키는 시너지를 자아냈다.

“죽여라! 죽여라!”

“어딜 보는 거냐, 얼빠진 새끼야! 가문의 수치 같은 새끼!”

“빨리빨리 베라고! 빨리빨리빨리빨리빨리!”

“여기서 나자빠지면 넌 렘브란트로 돌아올 생각 마라!”

어제보다 더 광기가 심해진 것 같군.

난 그저 멀미나 죽겠는데, 다들 우승 트로피가 엄청 탐나나 보네.

하긴 전생의 올림픽이나 스포츠 경기도 뭐 비슷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살인도 종종 일어났으니까.

양민 학살급으로 몰살당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베히모스 군단은 의외로 꽤 강한 듯했다.

분노를 유발하는 포효 소리가 마침내 거의 다 사그라들고 경기장 바닥 여기저기 마정석들이 굴러다닐 무렵 선수 한 명이 떨어져 나갔다.

도리아스 쪽 기사였다.

팔 하나가 완전히 으스러져 실려 나가는 불쌍한 선수를 향해 차마 입에 담기도 뭣한 야유와 비난이 쏟아져 내렸음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회복이 불가해 보이던데. 안타깝게 됐군.”

베히모스 학살이 끝나고 도우미들이 나와 경기장에 깔린 마정석들을 치우는 동안 체시아레가 중얼거린 소리였다.

진짜 안타까워하기는 하는 거냐? 하도 어이가 없어서 부러 쾌활하게 대꾸했다.

“그러게 엔죠 오빠 데리고 오지 그랬어? 틀림없이 참가하겠다고 방방 뛰었을 텐데. 꽤 고소한 꼴이 생겼을지 누가 알아?”

여기서 엔죠가 싸우다 팔이 으스러졌다면 넌 속으로 춤이라도 췄을 테니 말이야. 안 그래?

생글생글 웃으며 쳐다보자 체시아레 놈은 찔린 건지 어쩐 건지 나를 한참이나 빤히 바라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즉, 생뚱맞은 소릴 떠들었다.

“이 대회 참가는 최종적으로 아버지 승인이 있어야 해. 그 녀석이 왔다 해도 절대 안 해주셨을걸. 나라면 모를까.”

동정이라도 유발하는 거냐? 너였어도 절대 안 해줬을 거란 거 내가 아는데?

“모르지, 이 기회에 정신 좀 차리라고 승인해 주셨을지도. 오히려 오빠한테 안 해주실걸? 오빤 피해 의식이 너무 높은 거 같아, 그런 생각은 우리 중 나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가족들이 널 얼마나…….”

“아, 재수 없는 위로 같은 건 하지 마. 진짜 가족이었으면 한두 번도 아니고 그딴 포주 짓 안 하지. 하긴 어차피 난 아버지 친자식도 아니잖아?”

“…….”

“아니, 뭐 됐다. 어차피 이쪽도 코르티잔 딸이니 똑같은 꼴인 게 당연하지. 딱히 불만은 없어.”

“……루비.”

나를 빤히 응시하는 짙푸른 눈이 기묘한 빛을 담고 흔들거렸다.

왠지 멍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당혹감이 밴 것 같기도 한 기이한 눈빛.

의외라면 의외라 퍽 신기하게 감상할 법한 모습이었으나 딱히 그러고픈 기분은 안 났기에 나는 다시 경기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덧 마정석들과 흙먼지는 사라지고 다시 깔끔해졌다.

분노 유발 마물 떼 이후로 또 뭐가 나올까 싶었는데, 그다음부터는 쭉 언데드 계열 마물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어제는 말 그대로 전부 때려 부수는 무식한 괴물들이 상대였다면, 오늘의 상대들은 한결 덜 위압적으로 보일지언정 선수들을 점점 더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드는 재주를 부리는 듯했다.

관객석의 분위기 또한 한층 더 으스스하고 암울했다. 어제가 오락 액션 영화였다면 오늘은 공포 오컬트 영화 같은 느낌이랄까.

“그냥 뒈져라, 이 새끼야!”

“네 아버지가 너 호적 파신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친 열기가 수그러든 건 절대 아니지만.

기괴한 검보랏빛 연기를 피워대는 구울 군단과 상대할 때 선수 두 명이 떨어져 나갔다.

딱히 큰 부상을 당한 것 같진 않았으나 완전히 넋이 나가 버린 것처럼 보였다.

무슨 사고가 벌어진 건지 자세히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온통 번쩍번쩍 눈이 부셔서 뭐 제대로 감상하기도 힘들다.

설상가상으로 빗나간 검기나 마기가 관객석 쪽으로 튕겨올 때마다 신성 쉴드와 충돌하는 통에 안 그래도 부신 눈이 더더욱 멀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재수 없게도, 체시아레를 비롯한 추기경들과 다른 고위급 성직자들은 그다지 시야에 영향을 받는 것 같지 않았다.

부정행위 감시 같은 게 대체 따로 뭐가 필요하나 싶었는데 이제야 알겠다. 대다수의 관객은 나와 비슷한 처지일 테니 말이야.

어쨌든 행여나 걱정했던 것들이 무색하게도 경기장 안에서 날뛰어대는 마물들은 내 쪽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어 보였고, 신성 쉴드 탓인지 뭔지 객석 쪽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저 눈앞의 선수들을 찢어 죽이는 데만 온통 정신이 팔린 모양새였다. 앞일에 대한 걱정과 계획 따위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새삼 다시 체감하게 되는군.

발악해 봤자 아무 소용 없는데 말이지.

사탕 바구니 쪽으로 손을 뻗던 중에 잠시 멈칫했다.

그새 누가 와서 새로 채워놓은 탓이었다. 내가 이걸 맛있어서 계속 까먹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괜스레 짜증이 나서 바구니를 밀어버리고 술잔을 집어 들었다.

“그거 당밀주야.”

“그런데?”

“……독하다고.”

“좀 마신다고 취하진 않아. 아까는 나더러 뭐 좀 마시라고 하지 않았어?”

“…….”

지도 모순적이라 느껴진 건지 어쩐 건지 체시아레는 잠시 제 술잔을 홀짝이더니 화제를 돌렸다. 즉, 제멋대로 떠들었다.

“최종 우승자는 이미 정해진 것 같군. 명성이야 들었지만 눈으로 보니 확실히 대단하긴 하네, 네 남편.”

“그래? 어떤 면에서 그렇게 대단한데?”

“검기에 주저함이 없다고 할까. 야만적인데 또 우아해. 그걸 동시에 가지기는 쉽지 않지.”

어련하시겠어. 그 녀석 잘난 거 누가 모를까.

검기고 자시고는 모르겠다만 이참에 그냥 너네끼리 모두 손에 손잡고 해피 엔딩으로 달려가지 그러니?

“반한 것처럼 들리네.”

“……뭐?”

“그러는 김에 오빠가 왕비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님 뭐 둘이 알아서 정하든가. 엔죠 오빠는 하다 하다 남자랑 잔다는 소문이 있던데, 오빠는 어때?”

정적이 스쳐 가는 동안 체시아레는 거의 처음 보는 해괴망측한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라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따스한 당밀주를 홀짝이고 있자니 놈이 마침내 으르렁거렸다.

“사내새끼한테 관심 없어. 네가 궁금한 게 그런 거라면. 서로 닿는 것도 싫다고.”

“그거 안타깝네, 다들 그렇게 서로 쌀쌀맞아서.”

“……루비,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몰라서 묻나? 나 참. 피식 웃음을 짓는데 바로 그 순간에 코앞의 쉴드가 쩡 하고 요란한 굉음과 함께 발광했다.

젠장할, 내 눈! 눈멀겠다, 이것들아!

“괜찮아?”

“안 괜찮을 건 또 뭐야.”

“……좀 이상한데.”

넌 왜 툭하면 사사건건 시비냐?

짜증스럽게 돌아보던 나는 그제야 그것이 나를 두고 한 소리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정확히는 체시아레가 빤히 노려보고 있는 정면을 나도 함께 바라보게 되었다.

이것이 스펙터인지 구울인지 아님 뭐 다른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연기 때문에 형체가 명확하지 않았다.

아무튼 전투 중에 검기를 맞고 이쪽으로 날아와 처박힌 것 같았는데, 어째서인지 곧장 다시 선수들에게 돌진하지 않고 내 앞에 떠 있었다.

정확히는 투명한 쉴드 벽 너머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난폭하게 번득거리는 녹색 시선이 여태 봐온 다른 마수들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음, 맛이 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술렁임이 일기 시작함과 동시에 맛 간 언데드가 마치 나를 향해 돌진하듯 갑자기 쉴드 벽과 출동한 것, 그러고는 마찬가지로 갑자기 뭐에 붙들려 끌려가듯 홱 추락해 버린 순간이.

찰나에 불과한 그 순간 반짝이는 은빛 머리카락이 얼핏 보인 것도 같았다.

“와아아아아!”

“죽여! 해치워 버려!”

“마귀 졸개 따위가 감히 예하들을!”

뭐 누가 봐도 방금 그게 추기경단한테 분노한 것 같긴 하겠다.

관객들의 함성과 발아래서 폭발하는 듯한 요란한 충격파가 한데 뒤섞였다.

아이고, 사방이 진동하는군.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다. 눈도 멀 것 같고.

“봤냐?! 방금 저 새끼 봤어?! X발 저기까지 날아간 거 아니야?!”

“지 마누라 있는 자리라 눈 돈 거겠지! 하여간 미친 새끼, 푸하하하!”

다들 눈이 아프지도 않은 모양이군.

쉴 새 없이 고문당하는 안구도 쉬어줄 겸 잠시 눈을 질끈 감고 시야를 차단했다.

아니, 사실상 외면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뭘 외면하려 하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루비, 괜찮아? 많이 놀랐겠다.”

“…….”

“잠깐 들어가서 좀 쉬고 올래?”

체시아레는 체시아레대로 내가 겁을 먹어 이러는 거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우습기 짝이 없었으나 사탕과 당밀주 때문에 입안이 영 텁텁해서 한바탕 헹구고 싶긴 했다.

“……응,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어.”

그렇게 나는 눈을 돌리고 발걸음도 돌렸다.

누가 나를 확인하고 있거나 말거나 알고 싶지 않았다.

한 번쯤 돌아볼 마음 같은 건 왜 들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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