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게임을 하려면 가장 먼저 상대부터 파악해야 하는 법이다.
현재 나의 궁극의 목표는 남편 녀석 손에 죽지 않는 것이었다.
최대한 무해한 종자로 보이려는 건 만일 내가 남편의 누이동생, 엘레니아의 죽음을 막는 데 실패할 시 나라도 살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었다.
보르히아 가문의 암살 내력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가령 내 출생 문제를 건드린 바 있는 일리오페 추기경 같은 경우 공식적으론 사창가에서 칼 맞아 죽었다 알려졌으나 실은 우리 남매가 꾸민 짓이라는 소문이 횡횡했다.
게다가 엘레니아가 독살당하는 이유는 그때쯤 도리아스국의 왕자와 혼약하게 되어서였다.
교황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한 도리아스국의 왕자와 브리타냐의 기수 가문 여식이 혼인한다면 정세가 어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니 우릴 의심하는 것도 지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냥 무작정 엘레니아를 독살했던 것이 꽤 개연성 없게 느껴졌던 기억도 난다.
아무리 막장 가문의 대명사라 해도 그토록 철두철미한 체시아레인데, 막판에 성배가 빼돌려진 것도 그렇고 망한 과정이 너무 좀…….
어쨌든 그렇다고 이런 얘길 누구한테 미리 알릴 수도 없는 노릇인 게, 교황 일가의 사랑받는 공주님이 떠드는 소리를 누가 믿으려 들겠나.
믿는 이가 있다 해도 에렌딜 도처에 아버지의 첩자들이 심어져 있다는 걸 아는 판이니 함부로 입을 놀릴 순 없었다.
그런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면 곧바로 집에 끌려가서 무슨 꼴을 당할지…….
그러니 날 죽일 당사자인 이스케에게 특별히 더 잘 보여야 했다.
다른 이들이 나를 관련 없으리라 여긴다 해도 그 녀석이 안 믿는다든가, 혹은 연좌제식으로 엮으려 든다면 매우 곤란하다.
약간의 호감이나 연민이라도 산다면 조금은 자비를 베풀어 줄지도…… 어쩌면 내 경고를 믿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성격 개차반 금욕주의자 성기사에게는 어떤 가면이 제일 잘 먹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일단은 명색이 기사인 놈이니 가련 모드로 접근하면 화가 난 상태라 해도 때리진 않겠지?
여름 볕에 물든 대리석 계단이 하얗게 반짝였다.
북부의 신전이라고 하면 왠지 판타지 게임 속에 나오는 우중충하고 기괴한 미궁 같은 모습을 상상했는데, 로마냐와는 또 다른 양식의 건물은 나름대로 웅장하고 직선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다.
물론 내 목표는 신전 탐방이 아니었다.
현재 나는 대리석 기둥 뒤에 몸을 감춘 채 소란스러운 연무장을 엿보고 있었다.
꼭 숨어서 엿보려던 건 아니었는데 왠지 이렇게 되었다.
그림이 좀 그렇군.
검은 갑옷을 걸친 훤칠한 팔라딘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검을 휘두르는 풍경이라니 중세 판타지의 로망이 따로 없다.
사시사철 마물들에게 시달리는 지역이라 그런가, 로마냐의 기사들과 비교하자면 훨씬 거칠고 저돌적인 느낌이었다.
갑옷과 장비들도 하나같이 더 무겁고 투박해 보인다. 저런 걸 걸치고 어떻게 저렇게 가볍게 움직이는 걸까.
“누구 찾고 계십니까?”
정중하게 울린 음성에 나는 넋을 놓고 구경하다 말고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소리 소문 없이 뒤편에 나타난 팔라딘 한 명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소녀처럼 곱상한 얼굴. 부드럽고 유려한 미소. 관자놀이 주위에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예쁜 담황색이었다.
내가 머뭇거리는 시늉을 하고 있자 남자가 눈을 느리게 깜박였다.
한 번, 두 번. 말간 담록색 눈동자가 알 수 없는 빛으로 반짝였다.
“레이디 루드베키아 아니십니까.”
“아…….”
“오해하지 마십시오. 엘모스 항에 도착하셨을 때 저 또한 호위단에 끼어 있었거든요.”
“그러셨군요. 죄송해요, 제가 결례를…….”
“못 알아보신 게 당연하지요. 한데 이곳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신전 구경하러 들르신 겁니까?”
“아니요. 그게, 제 남편이 여기 있다 들어서요.”
수줍게 웃으며 대답하니 남자는 잠시 말이 없었다.
두 눈을 크게 깜박거리는 모양새가 놀란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한 것 같기도 했다.
곧 뭐에 그리 얼이 빠졌는지 모를 시선이 내 손에 들린 바구니로 향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다시 사람 좋게 미소 지어 보인 그가 기둥을 지나쳐 연무장 쪽으로 걸어갔다.
나도 나대로 다시 고개를 빼꼼 내밀려는 찰나였다.
“이스케! 네 부인 오셨다! ……이스케! 야! 야 이 염병할 새끼야! 내 말 무시하냐?! 네 부인 오셨다고! 아, X발 너희는 좀 찌그러져 있어!”
그 고운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투였다.
대체 이 세계 놈들은 뭐가 잘못된 걸까?
나는 그만 기둥 뒤에 몸을 완연히 감춘 채 맞은편 벽에 붙은 동상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어린양을 안은 성 아그네스. 갑자기 다시 토하고 싶어졌다. 이상하네, 이미 토하고 왔는데…….
“뭐 하자는 거야?”
냉기가 뚝뚝 흐르는 중저음의 음성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나는 고개를 위로 쳐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스케는 한 팔로 기둥을 짚은 자세로 서서 예의 그 살벌한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은빛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이마에서 땀방울 뚝뚝 흘러내렸다.
짜식, 너 체시아레랑 눈싸움하면 참 볼만하겠다, 얘.
“저는,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뭐?”
“오늘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하신 듯해서. 그래서 걱정돼서…….”
말끝을 파르르 흐리며 눈치를 살피는 시늉을 하자 그가 픽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러더니 이내 몸을 확 떨어뜨렸다.
“멀쩡한 거 봤으니까 됐네.”
“저어, 잠깐만요!”
화들짝 붙드는 내 손을 녀석이 곧바로 뿌리쳤다.
그 바람에 나는 뒤로 비틀거리며 소풍 바구니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바구니가 쓰러졌다.
어머나, 이를 어째.
“아…….”
엘레니아 말로는 이 지역에서 귀한 과일이라던데.
나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쏟아져 나온 귀한 과일을 주섬주섬 주워 담기 시작했다.
그대로 휑하니 가버릴 거라 예상했는데, 이스케는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내가 하는 짓을 말끄러미 노려보고 있었다.
홍옥 같은 눈동자가 황당함으로 번득였다.
“뭐 하는 짓이지?”
뭐 하긴, 귀한 과일을 줍고 있잖니.
여간 괴팍한 놈 같으니라고.
“미, 미안해요. 당신 드리려고 가져온 건데…….”
“누가 그게 궁금하댔나? 바닥에 떨어진 걸 왜 줍고 있냐고.”
“……미안해요.”
열려라, 댐아. 흘러라, 강물아.
맥없이 움츠리며 몸을 일으키자 글썽글썽 맺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주룩주룩.
내가 하는 짓이지만 이쯤이면 아카데미 주연상을 노려도 될 것 같다.
그건 전생에 걸친 학습에 의한 본능에 가까웠다.
일단 울기 시작하면 상황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지게 마련이었으니까.
물론 큰오빠처럼-전생 현생을 통틀어-안 통하는 인간도 있었지만. 이 녀석은 어떤 타입이려나?
“불쾌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저는 그저, 저에 대해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서, 해명을 하려고…….”
북부 최고의 기사께서는 여전히 꿈쩍도 않고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결같은 녀석. 그러다 눈알 나오겠다, 얘.
“뭔 오해.”
“제, 제가 미리부터 파혼 구실을 궁리 중이라는…….”
“…….”
“무, 물론 그렇게 여기시는 것도 당연하고, 절 미워하시는 것도 당연하다는 거 알아요. 누구라도 그렇겠죠. 하지만 저는…….”
“누가 그래? 내가 너를 미워한다고?”
나는 훌쩍이며 눈을 크게 떴다.
머리를 갸웃대며 내 앞으로 다가오는 그의 입가에 어느덧 비릿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우는 게 통하기는커녕, 우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틀림없다.
“난 너 미워한다고 누구한테 말한 기억이 없는데.”
“제, 제 말은 싫어하시는 거라고…….”
“아닌데. 난 너 안 싫어하는데?”
이 자식 봐라? 한번 해보자 이거지?
“지, 진짜예요?”
“진짜지 그럼.”
“진짜 진짜?”
희망에 부푼 눈빛으로 양손을 꼭 맞잡고 기대감에 들뜬 미소를 지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멀뚱히 나를 내려다보던 녀석의 미소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이스케는 한참이나, 아주 한참이나 말없이 내 얼굴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잠깐 나는 그가 나를 때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눈을 깜박임과 동시에 돌연, 싸늘한 위화감으로 이글거리던 눈빛이 사그라들었다.
“……젠장, 내가 도대체 뭐 하는 건지.”
황당함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음성이었다. 아니, 자괴감이라고 해야 하나?
몸을 돌리며 머리를 짜증스럽게 쓸어넘기는 모습이 퍽 자조적으로 느껴진다.
오호라, 오호라.
이거구나. 다칠 걸 각오하고 한번 던져본 건데 바로 반응이 오다니, 운이 좋았다.
“괜찮으세요?”
좀 더 떠볼 생각에 순진하게 묻는 나를 한 번 힐긋 쏘아본 녀석이 다음으로 행한 일은 바로 발치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 드는 것이다.
던지듯 바구니 속으로 집어넣고는 바구니를 홱 내밀었다.
어머나, 이런 박력 넘치는 새끼가.
“이런 거 필요 없으니까 앞으로 쓸데없는 짓 하지 마.”
“하지만…….”
“착각할까 봐 미리 말해두는 거지만, 난 이 광대놀음이 오늘 당장 끝난다 해도 상관없어. 단지 누가 어설프게 머리 굴리는 꼴을 두고 못 볼 뿐이라고. 그러니 나랑 장난칠 생각은 집어치우고 어서 집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편지나 쓰시지 그래, 남부 꼬맹이 공주님.”
어설프게 머리 굴리는 꼴을 못 본다고.
점점 확신이 서는 기분이다.
순진한 금욕주의자 타입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 같은 녀석에겐 어설프게 똑똑한 척이나 남들과는 다른 척하는 건 오히려 독이겠지.
그렇다고 해서 울거나 가련하게 보인다 해서 봐주는 타입도 아니고.
그래서 조금 전에 보인 틈이 더더욱 소중했다.
내가 화를 낼 가치도 못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겠지.
입씨름하거나 심리전을 펼쳐봤자 자신만 유치하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에.
하는 짓과 목적이 워낙 뻔하고 하찮아서 경계나 의심할 가치도 없어지는 그런…….
……가만, 그런데 나보다 겨우 네 살 더 먹은 풋풋한 새끼가 누구더러 꼬맹이라는 거야, 지금.
발육 좀 좋다고 뻐기기는?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은걸요.”
“왜, 벌써 이 시궁창이 고향 같은 기분이라도 드시나?”
시궁창이라. 내가 여길 시궁창이라 여기리라 생각했던 건가? 알려줘서 고맙구나.
“전…… 전 당신한테 반해버렸어요.”
잠시 바람이 주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만이 들렸다.
나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홱 떨어뜨렸다. 나의 연기력에 찬사를.
“뭐?”
“자주 들으시는 말일 거란 거 알아요. 제가 마음에 드실 리 없다는 것도요. 하지만 누가 그런 식으로 저를 구해주신 건 당신이 처음이었어요. 모자란 점은 최대한 고치려고 노력할 테니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안 되나요? 제가 싫지는 않다고 하셨잖아요.”
아아, 내가 바로 소녀팬이란다.
너 같은 녀석들에게 있어 가장 뻔하고 하찮을 존재이지.
네가 앞으로 날 그렇게만 여겨준다면 내게도 희망이 있단다.
어디선가 야유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주위로 슬금슬금 다가와 퍽 흥미진진한 분위기로 우리를 구경 중인 누군가가 낸 듯했다.
그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나는 얼굴을 들고 미소를 지었다.
아까 전처럼 해맑게, 대책 없게.
보아하니 이스케는 내가 방금 쏟아낸 대사를 못 들은 것으로 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아니면 더 상대했다간 아까보다 더한 자괴감을 느낄 거라 생각했던가.
일언반구도 없이 홱 돌아서는 모습이 한결같이 매정했다.
나는 그 한결같은 뒤태에 대고 한결같이 해맑게 쐐기를 박았다.
“절대 성가시게 굴지 않을게요. 정말이에요.”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과묵한 것.
신전 연무장을 방문한 뒤, 나는 엘레니아가 불러준 공작가 전속 재봉사를 만나 새 옷들을 맞추고 로마냐의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연회에 참석할 준비를 하는 등 그럭저럭 무난한 나흘을 보냈다.
그동안 이스케는 한결같이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는데, 엘레니아의 말에 따르자면 의외로 여름 시즌이 이런저런 준비로 가장 바쁘단다.
어쨌든 그렇게 나의 첫 에렌딜 사교계 행사일이 다가왔다.
성체성사 때 입었던 비취색 실크 드레스는 내가 가져온 옷 중 가장 수수하고 무난한 스타일이었다.
진주알이 달린 크림색 가죽 구두와 여름용 장갑. 다른 장신구는 아콰마린 귀걸이만 달았다.
머리 또한 아무런 장신구도 달지 않고 아래로 길게 땋아 늘어뜨렸다.
내 수수한 치장이 꽤 의외였던지, 무뚝뚝한 얼굴의 하녀들께선 좀 의아한 표정이긴 했으나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루비.”
얼음 조각 같은 얼굴을 하고서 꼬박꼬박 애칭으로 불러주는 것이 고맙다.
소매통이 긴 붉은 드레스를 입고 홀 계단 아래 서 있는 엘레니아는 신화 속의 여신 그 자체 같았다.
휴, 이런 친구가 엔죠랑 결혼할 뻔했다니, 하늘이 두 쪽 나도 아니 될 일이다. 암.
그런데 옆에 분은…….
“루비, 인사 나누세요. 이쪽은 우리 가족의 오랜 친구 프레이야 반 퓨리아나입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디 루드베키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새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시원한 미소였다.
보는 이까지 덩달아 쾌활한 기분이 드는 그런, 반짝거리는 사랑에 둘러싸여 살아온 사람 특유의 미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저절로 마음이 끌리는 스타일의 미인이었다.
반달로 곱게 접힌 눈은 그녀의 길고 호리호리한 몸을 감싼 드레스와 같은 제비꽃색이었고, 부드러운 얼굴선을 감싼 금발은 탐스러운 윤기가 돌았다.
나처럼 아마빛의 진한 금발이 아닌 좀 더 창백하고 차가운 느낌의 백금발이었다.
당신이 바로 그 소꿉친구분이란 말이지요.
끼리끼리 논다더니 과연 모델 집합소가 따로 없다.
다들 왜 이렇게 예쁜 거야?
내 전 삶 또한 아름다운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으나 이 세계 사람들과 비하면 한낱 인간들일 뿐인 느낌이다.
어쨌든 소꿉친구분께선 과연 소박맞은 외지인 출신 신부랑은 대우받는 급이 다르구나.
내겐 냉기만 풀풀 풍기는 하녀들조차 저리 호의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만 봐도 알겠네. 쳇.
“저도 반가워요, 퓨리아나 영애.”
배시시 웃으며 인사하자 프레이야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다시 쾌활하게 미소 띤 얼굴로 엘레니아 쪽을 돌아보았다.
“엘렌, 부인께서 이렇게 사랑스러우신 분이라고 말 안 해줬잖아.”
“내가 매부리코 마녀로 묘사했다고 오해하시겠어.”
나붓이 받아치는 엘레니아는 여전히 완벽한 포커페이스였다.
단 부채를 탁 쳐서 접으며 내 쪽을 돌아보는 눈길이 조금 묘했다.
내 옷 어디가 잘못됐나?
“오빠가 참석이 조금 늦어질지도 모른다고 미리 양해 부탁했습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만…….”
아하, 그것 때문에 뜸 들이고 계셨군요.
미리 양해 부탁은 무슨, 그런 걸 할 놈도 아니고 기대도 안 했다.
그래도 오늘은 늦게라도 좀 나타나 줬으면 좋겠지만.
무릇 자주 봐야 이미지 작업도 되는 것 아니겠나. 내 팔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