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한국으로 돌아온 후, 다인을 전혀 만날 수 없던 지다는 노도수와 이다인의 결혼을 3일 정도 앞둔 날,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다인의 말을 김운을 통해 전해 들었다.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천로에 돌아오자마자 집에만 틀어박혀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지다를 걱정한 김운은 이제 그만 다인이가 행복하길 빌어주라고 말했다.
"정말로 결혼을 해버리는 거야. 이제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거라고...이런 건 살아도 괴롭기만 하잖아? 정작 다인이 역시, 나보다 훨씬 괴로울 텐데....그 아이가 과연 행복할 수 있겠어? 그 이전에 내가 그 아이를 그렇게 보내고 온전히 숨 쉬며 살아갈 수 있을까...?...."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듯 김운에게 묻는 가지다. 김운은 그런 가지다를 보며 짧은 한숨을 쉰 후 말했다.
"어차피 가질 수 없어. 포기를 하면 편해. 나도 그랬으니까."
"...."
"다인이가 너한테 꼭 전해 달라더라."
'나는 괜찮으니까 너도 괜찮아. 앞으론 죽을 생각 절대 안 할 거니까 너도 살아있어줘.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걸로 위안 삼을 테니까 꼭 살아. 좀 더 빨리 만나지 못한 게 후회돼. 혹시라도 신이 날 불쌍하게 여겨 다음 생애에 널 내 옆으로 보내주면 그땐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다른 사람보다 먼저 만날 거야. 무슨 일이 생겨도 네 옆에 있을 거야.'
김운이 전하는 다인의 말을 들으며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 지다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김운에게 물었다.
"웨딩드레스 입은 그 녀석...예쁘겠지....?..."
"......천사 같다더라."
".....그래."
지다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기대듯 누웠다.
"다음 생애....그게 정말로 있다면 그땐....내 여자가 될 수 있을까...."
손등으로 두 눈을 가리고 울음 섞인 한숨을 내쉰 후 나지막하게 말하는 지다를 보며, 김운 역시, 코끝이 찡해졌다.
....
.......
....
노도수의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민무영의 입김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알 수 없었다.
결혼식을 해도 최소 6개월 정도는 한국에 있을 줄 알았는데 3일 뒤인 결혼식 후, 바로 한국을 떠날 거라는 노도수의 말에 다인은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을 걸 그랬다.
6개월 동안 한 번은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노도수의 옆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노도수가 병실에서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이게 했는데도 그 생각에 무리하게 김운을 만났다.
덕분에 말은 전했지만 앞으로 한국을 뜰 때까지 이 병실 밖을 나가거나 다른 녀석과 연락 따위를 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며 노도수가 으름장을 놓게 만들었다.
다인은 병실 안쪽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이라도 잠깐 지다를 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만큼 그렇게 그가 보고싶었다.
하지만 노도수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지다가 보고 싶어. 얼굴이 제대로 생각나지 않아...
지다를 살리기 위해 이 지옥 같은 삶을 참으려고 마음먹었던 다인은 일찍 찾아온 출국에 동요가 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신에게 빌 만큼 지다가 보고 싶었다.
....
......
.....
결혼식 당일.
식장에 가지 못한 지다는 자신의 집 소파에 앉아 멍하니 거실 밖만 쳐다보고 있었다.
천로의 모든 일을 자신에게 맡긴 노도수에게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하라 말했다.
노도수는 노지나가 너를 도울 거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직접 만나서 할 얘기를 전화로 하는 게 노도수 답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그냥 있었다.
멍하니 앉아 딱 죽고 싶을 만큼 슬픔에 차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의외의 인물인 민준수였다.
[여- 내 목소리 기억하지? 모른다고는 하지 마, 상처받는다고.]
"...민준수..?..."
[하핫, 바로 알다니 이거 영광인데.]
"....무슨 용건이냐."
[결혼식장엔 나타나지 않았더군. 덕분에 이쪽에서 계획을 수정하게 됐잖아?]
"...계획...?...."
뭔가 불안한 느낌에 몸을 일으켜 똑바로 앉은 지다는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무슨 말이야? 계획이라니."
[지금 당장 공항으로 와줘야겠어. 물론 혼자서. 도착하면 입구에 우리 쪽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를 따라오면 돼.]
"이봐."
[미리 말하지만 난 너와 딜을 하려는 거야. 노도수 회장과 이다인, 이 둘의 목숨을 가지고 말이야.]
한 시간을 주겠다며 그 안에 오지 않으면 노도수와 이다인이 죽을 거라고 말하는 민준수.
공항에 배치되어있는 자신의 저격수는 프로급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아무에게도 연락을 해서는 안되고,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어버린 민준수 때문에 지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겉옷을 집어 들고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공항으로 운전해 가는 내내 노지나와 김운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노도수의 개인 휴대폰까지 걸어봤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
민준수에게 손을 댔던 게 잘못이었다.
민무영이 덮었다고는 해도 민준수가 독기를 품었다면 이미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
다인이 때문에 뒤는 생각하지 않고 손이 먼저 움직였다.
김운이 상처를 치료해주긴 했지만 그 게이 새끼는 분명 복수를 하려고 하는 거다.
마치 레이싱이라도 하듯 빠르게 운전을 해 공항 입구에 도착한 지다는 빠르게 차에서 내렸다. 순간, 검은 옷을 입은 남자 하나가 가지다의 팔을 잡아 등 뒤로 붙이면서 제압했다.
"조용히 가시죠."
검은 옷의 말에 지다는 검은 옷의 팔을 뿌리치며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라고, 어서 앞장서라고 했다.
검은 옷은 흉기를 소지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지다의 몸을 더듬었다.
지다는 말없이 주위를 살피며 저격수를 찾으려고 했다.
"가시죠."
가지다의 몸에 흉기가 없다는 걸 확인한 검은 옷이 건물 뒤쪽 주차장으로 향했다.
지다는 그를 따라가며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지금 시간은 2시 15분. 결혼식은 이미 시작됐다.
영감과 다인이 공항에 도착할 시간은 3시 내외.
그 안에 숨어있는 저격수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못 찾을 경우 내가 영감 전용 비행기 쪽으로 가야 한다.
지다는 검은 옷을 따라가며 만일에 대비해 몸을 숨겨 움직일만한 주위의 공간들을 확보해뒀다.
검은 옷이 멈춰 선 곳은 공항 옆쪽의 조립식 건물이었다. 가지다는 들어가라는 검은 옷의 손짓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엔 민준수와 검은 옷을 입은 몇몇 놈들이 지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 왔어?"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천로와 풍로는 휴전을 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나?"
"아- 풍로는 그렇지. 우리 아버지랑 천로 회장. 화해라는 걸 했더라고? 아버지가 꽤 멍청한 짓을 했어. 몇십 년 동안 적대관계였던 두 조직이 하루아침에 우호관계가 될 수 있겠어? 분명 불만을 품는 녀석들이 있을 거라고."
"그래서, 불만을 품은 녀석이 나타나기 전에 네가 직접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건가?"
"이런 이런, 오해는 하지 말라고. 난 풍로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니니까. 난 나 개인. 민준수로 이 일을 벌이는 거야."
"이유는."
"말했었잖아? 우리 분명 다시 만날 거라고."
"...날 만나려고 영감과 다인의 목숨을 노린 거라고? 왜. 내가 네 머리를 박살 낸 것에 대한 앙갚음? 하지만 그걸로 영감과 다인의 목숨을 퉁치려 하다니, 네 머리의 값이 심하게 비싸군."
"에이- 그건 아니지. 조금만 머리를 굴려보면 그런 이유가 아닌 것쯤은 알 수있잖아? 뭐, 사실 이것도 포함이긴 하지만 말이야."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자신의 이마를 가리키며 민준수가 말했다.
"너와 말장난 할 생각 없다. 원하는 거나 빨리 말하고 저격순지 뭔지 그것부터 철수시켜."
"헤에- 다 들어주겠다는 말툰데?"
"내가 네 머리를 박살냈던 것에 대한 복수라면 해. 가만히 있어줄 테니까. 날 죽이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좋아. 단, 내가 죽으면 천로와 풍로는 전쟁 시작이다."
"여기로 데려온 이유를 정말 모르나 보네."
민준수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하자 가지다가 눈썹을 꼼톨거린다.
민준수는 주위에 있던 검은 정장의 남자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서있던 지다에게 앉으라고 말한다.
"또 날 때릴 것 같지는 않으니까, 오붓하게 둘이서 대화를 해보자고. 우리 대화가 조금 부족하니까 말이야."
지다는 민준수의 맞은편에 앉으며 시계를 쳐다봤다.
"천로 회장과 그 아내가 도착하는 시간은 3시쯤이니까 안심해. 내가 원하는 대답을 네가 해주면 그 즉시 이 일은 접을 생각이니까."
"그러니까 원하는 걸 말해."
차갑게 시린 눈으로 민준수에게 말하는 지다.
민준수는 그런 지다를 한참 동안 빤히 쳐다봤다.
이 남자가 갖고 싶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이 게이가 된 이유도 이 남자 때문이다.
태어나서 딱 한번, 보자마자 숨이 막힐만한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아버지와 적대관계의 조직 남자였다. 그때 자신은 어렸고, 친해질 수 없었다.
다신 만날 수 없다는 그 안타까움과 애절함이 어느새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 후, 늘 비슷한 상대를 찾았다. 하지만 비슷한 사랑은 늘 실패로 끝났다.
민준수는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진짜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내 것이 되어줘."
순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민준수의 말에 가지다의 얼굴이 창백해지다가 차츰 일그러졌다.
민준수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지금 내 말이 불쾌할 수도 있을 거야. 근데 난, 날 좋아해달라는 게 아니야. 내 것이 되어서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내가 널 보고 싶을 때 보고, 전화하고 싶을 때 전화하고."
"깔고 싶을 때 깔고...?..."
지다가 썩소를 지으며 묻자, 민준수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가지다는 한숨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날 깔고 싶은 거냐?...아니,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군. 까는 쪽보단 깔리는 쪽이 어울릴 것 같으니까, 너."
"노멀인 너는 이해 못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난 네가 좋고..."
순간, 빠른 동작으로 일어난 지다가 민준수의 팔을 꺾어 소파에 던지듯 밀고 그 위에 올라탄다. 그리곤 소매 안쪽에 숨겨둬서 들키지 않았던 칼을 꺼내 민준수의 목에 가져다 댔다.
"웃기지 마. 내가 그따위 걸 허락할 거 같아?!"
"윽!"
"오래간만에 등골 서늘하게 만들다니, 그것도 재주 군."
"소리... 지를 거야."
"질러. 다 들어오라고 해. 다 죽이고 너도 죽여버릴 테니까."
함부로 그 입으로 자신을 좋아한다 따위의 말을 지껄이지 말라고 힌 지다는 역겹다는 말고 덧붙였다. 가지다에게 제압당해 그의 말에 상처를 받은 듯,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인 민준수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넌...이해 못해. 내 마음...전혀 모르지. 내가 왜 이러는지도."
지다에게 깔려서 반항 없이 중얼거리는 민준수.
가지다는 민준수의 목에 겨눴던 칼을 그의 엉덩이 쪽으로 가져가며 고개를 숙여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이해는 할 수없지만 너 같은 놈이 뭘 원하는지는 알지."
"윽!"
지다가 칼을 민준수의 엉덩이에 가져가 약하게 누르자 몸을 떠는 민준수.
지다는 그 모습마저 역겨워 저절로 미간이 지푸려졌다.
"하지만 난 네가 원하는 데로 안 해줄거야."
"그럼 노도수와 이다인은 죽어. 네가 지금 여기서 날 죽여도 마찬가지로 죽어. 내가 죽으면 너도 여길 벗어나지 못하고 죽게 돼."
가지다는 민준수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거칠게 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가지다에게서 자유로워진 민준수는 목을 만지며 말을 이었다.
"내 말만 들어준다면 모든 일은 없었던 게 될 거야. 네 회장과 네가 좋아죽는 회장의 여자도 무사할 거고, 네가 내 머리를 상처낸 것도 용서해줄 거야."
지다는 민준수의 말에 픽하고 바람 빠진 웃음을 지으며 들고 있던 칼을 주머니에 넣고 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 손잡이에 손을 올리며 고개를 돌려 민준수를 본 지다가 그에게 말했다.
"다시 태어나. 여자로 내 앞에 나타나면 한 번 정도는 깔아줄테니까."
"....후회할 거야."
"안 해. 공항에서 총격이 일어나는 순간, 후회하는 건 네 쪽이 될 거다. 그걸로 천로와 풍로의 전쟁이 시작될 테니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가지다를 멍하니 바라보던 민준수는 안으로 들어온 검은 정장이 가지다를 그냥 보내는 거냐고 묻자, 짧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착하는 데로 죽여...둘 다."
.....
.....
...
결혼식을 끝내고 공항으로 온 다인과 노도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가지다의 전화를 받은 김운이 회장님과 다인의 목숨을 노리는 저격수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 경호실장과 경호원들이 분주해졌다.
노도수의 옆에 있던 노지나는 가지다를 찾았고, 김운은 근처에서 저격수들을 찾고 있다며 위험하니 오늘은 천로로 돌아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노도수에게 말했다.
하지만 노도수는 공항에 있을 가지다와 이다인을 만나게 하기 싫은 마음에 비행기로 바로 이동할 거라 말하며 다인의 팔을 잡아당겨 빠르게 비행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일은 그때 터졌다.
푸슝! 하는 소리와 함께 노도수가 어깨에 총을 맞아 쓰러졌다.
노도수가 쓰러지자 경호원들은 빠르게 노도수를 감쌌고,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딘가에서 나타난 가지다가 몸을 날려 이다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바로 지다의 심장에 총알이 박혀들었다.
이 모든 게 어리둥절한 다인은 가지다의 얼굴이 보이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자신의 품위로 쓰러지는 지다를 안으며 그의 이름을 부르던 다인은 지다의 가슴에 피가 흐르자, 두 눈이 커졌다.
그때였다. 이다인의 머리에 총알이 간파한 건.
다인은 지다의 가슴팍에 쓰러져 자신들을 향해 소리치며 뛰어오는 김운과 노지나를 봤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민준수도 눈에 들어왔다.
이 모든 게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흘러갔고, 민준수가 자신이 아닌 가지다를 안아 들었다. 분명 뭐라고 소리치는 민준수를 보고 있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곤 이내, 어둠이 찾아왔다.
......
....
.......
눈을 떴을 땐, 제법 익숙한 하늘빛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다인아, 괜찮니?"
그리운 목소리가 다인을 불렀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거짓말처럼 다인의 엄마가 자신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
"그래, 정신이 드니? 아니, 너는 애가 왜 그렇게 둔하니? 쓰러질 만큼 머리가 아팠으면 조퇴를 하지 않고. 학교에서 쓰러졌다는 전화 받고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꿈뻑. 꿈뻑.
이 요상한 상황에 두 눈만 꿈벅 거리는 다인.
머리가 띵하다. 총을 맞아서겠지........아, 총!!!
다인은 몸을 벌떡 일으켜 엄마에게 소리쳤다.
"지다는?! 총에 심장을 맞았어! 걔 죽었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속사포처럼 외치는 다인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얘가 더위를 먹었나 하고 중얼거리는 엄마.
분명 자신은 머리에 총을 맞고 죽었다.
지다는 자신 대신 먼저 심장에 총을 맞고 죽었다.
그런데 지금, 다인은 거짓말처럼 열여덟 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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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시작.
다음 회부터는 다인 시점의 1인칭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