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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 과학, 예술, 의학.
수많은 지식 그리고 지식으로 인해 파생된 아이템들.
강지건은 이 모든 것을 하나씩 직접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차피 서번트의 아이로 분신이 태어나면 할 일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서번트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
그러는 과정에서 연구를 살짝 끼어 넣는 것은 별로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해당 세계의 서번트는 자신의 세계의 지식이나 문물을 함께 연구하는 것을 반겼다.
한편, 지구는 결국 우주로 진출했다.
지구 귀족들이 있으니 지구의 발전은 필연이었다.
전쟁으로 자원을 낭비하지도 않았고 정치적인 소모전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지구 귀족들은 대동단결하여 지구인을 우주로 내보냈다.
달에 기지를 만들고 우주 정거장을 계속 만들어 화성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건설했다.
중력의 지도를 조금씩 작성하며 우주의 지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화성에서는 테라포밍에 성공했다.
당연했다.
안틸로프의 인공지능에 저장되어 있던 기술을 사용했으니까.
화성 다음에는 태양계에 지속적으로 우주정거장이 세워졌다.
아울러 중간에 공장과 창고를 겸하는 우주정거장, 콜로니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지구까지 모든 자원을 가져와서 가공한 뒤 우주정거장으로 재분배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었다.
때문에 우주정거장에서 사용할 것들은 직접 인근의 공장에서 생산한 뒤에 교역을 시작했다.
지구에서는 끊임없이 식량을 생산했다.
수많은 공장들이 우주로 나가게 되자 지구의 식량 생산량은 더욱 늘어났다.
그야말로 우주시대가 열렸다.
서번트들과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조직원들에 대한 관심이 퇴색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강지건은 조직원들도 열심히 관리해주었다.
성역을 더 넓혀서 주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성역에 한 번 발을 들이게 되면 여자들은 충격을 받는다.
어마어마한 쾌락에 영혼까지 핑크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조직원이 되었고 영생을 얻었다.
이들은 하나둘 서번트가 되고 싶어 했고 강지건은 받아주었다.
서번트가 되는 여자들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결국 모든 여자 조직원은 서번트가 되었다.
성역은 강지건의 힘으로 엄청나게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남은 조직원들은 강지건에게 애원했다.
“저희도 성역에 가고 싶습니다.”
남자들이었다.
딱히 남자들을 성역에 들이고 싶지 않았던 강지건은 지구에 성역을 건설해보기로 결정했다.
“나를 위한 신전을 지어라.”
지구 귀족들은 냉큼 지구에 신전을 지었다.
신전이라고 해서 지상에 지어진 것은 아니었다.
중력을 이용하는 기술을 얻게 된 지구인들은 허공에도 건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반중력 설비를 이용한 공중 도시가 건설이 가능했다.
강지건의 신전은 한 마디로 이동 요새와 같았다.
도시이자 우주를 항해할 수 있는 함선이기도 했다.
거대한 신전은 남극에 자리 잡았다.
신전은 성역과 같았다.
신전의 가장 안쪽인 축복의 기도실에 들어서면 성역에 들어선 것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으허어어어엇!”
성역의 맛을 본 지구 귀족들은 눈을 부릅떴다.
“지금까지 느낀 쾌감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거 더 열심히 일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더 열심히 하면 신전을 더 지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지구 귀족은 물론 다른 조직원들도 일치단결했다.
혼자 신전에 들려도 좋지만 연인과 함께하면 더욱 좋았다.
어쨌거나 남자 조직원들도 달콤한 절정을 맛볼 수 있게 되니 조직은 더욱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수많은 세월이 지났다.
섹스를 하고 또 섹스를 했다.
수많은 직업을 가져보았다.
화가 요리사 사업가 학자 회사원 운동선수 등등.
무엇인가에 몰입하며 지내면서 강지건은 점점 전투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강렬했던 기억이 점점 잠잠해졌다.
이제는 길거리에서 파는 떡볶이를 사먹고도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지구는 분명 발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떡볶이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한국인들의 지독한 떡볶이 사랑은 문명의 발전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오히려 더 발전했다.
이제는 수없이 많은 농가가 즐비한 지구.
지구에 있는 공장이라고 해봐야 식품 관련 공장 외에는 굉장히 적었다.
광산도 거의 운영되지 않는 실정이었다.
대형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도 문을 닫았다.
반중력을 이용한 대형 도시들이 떠다닌다.
이 도시들은 사실은 창고였다.
우주에서 들어오는 물품을 일차적으로 보관하는 창고.
거대한 창고가 지구에서 떠다니며 상품을 배달한다.
이런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창고 도시, 혹은 무역 거점 도시인 반중력 이동 도시는 부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지상은 농사를 짓기 위한 농가가 즐비했다.
농민들의 주요 여가 생활은 인터넷을 통한 가상현실이 주류였다.
집집마다 있는 가상현실 접속기를 이용해 친구를 만든다.
화성이나 목성 같이 지나치게 먼 곳의 사람들과는 아직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달과 지구 궤도의 우주정거장은 지구권에 속했다.
우주의 친구들과 교류한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상가는 붕괴되었다.
살아남은 것은 창고형 대형 마트와 시장 그리고 푸드 코트 정도였다.
시장의 한쪽에 자리한 푸드코트는 만남의 광장과 같은 역할을 했다.
많은 이들의 데이트 코스였다.
이런 거리에서 떡볶이가 판매되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가볍게 사서 먹을 수 있는 간식.
허기질 때 몇 개 집어먹고 돌아다닌다.
가상현실이 뛰어나긴 했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들은 직접 만든 공예품을 구경하고 다니거나 피크닉을 즐기기도 했다.
강이나 바다가 가까운 곳에 사는 이들은 낚시를 즐겼다.
강지건의 분신 중 하나는 농민으로서 지구에서 살고 있었다.
가상현실은 별로 즐기지 않는 별종.
휴일에는 자전거를 타고 피크닉을 간다.
‘떡볶이와 순대는 정말.’
살아남았다.
튀김 요리도 한 때는 건강의 적이란 이유로 위기를 맞이했다가 의학기술의 진보와 함께 트랜스 지방을 인체 내에서 배출해주는 약이 개발되며 다시 엄청난 각광을 받았다.
트랜스 지방은 저렴하다. 그렇지만 건강에 좋지 않으니 권장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랜스 지방을 분해해서 배출하는 약이 나온 뒤에는 게임이 바뀌었다.
맛있게 먹고 몸에 해로운 것은 약을 먹어서 배출하면 된다.
다이어트도 겸할 수 있는 약이기 때문에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즐겁게 살고, 쉽게 몸무게를 관리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약으로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다.
어쨌거나 이제는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졌던 것들도 다시 부활하여 판매되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떡볶이와 순대는 한 번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남았던 음식이었다.
보온 케이스를 열자 구매했던 떡볶이와 순대가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렸다.
드넓은 옥수수 밭을 보며 먹는 떡볶이와 순대는 맛이 각별했다.
‘다음에는 삶은 옥수수나 먹어볼까?’
자리에서 일어난 강지건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맞이해주는 여인이 있었다.
“어서와.”
강지건의 분신을 낳은 여자, 사사키 나나미였다.
한 때는 AV 배우이기도 했던 사사키 나나미.
강지건이 야마다 타로로 활동하며 찍었던 수많은 AV 작품들은 이제는 전설이 되었다.
고전 AV에 속했다.
어쨌거나 오랜 시간을 격하고 사사키 나나미는 서번트로서 자신의 본체로 분신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분신으로 강지건의 엄마보다는 연인으로 살아가길 택했다. 물론 연인으로 살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기도 했다.
현재 강지건이 이용하는 분신은 마에다 사토미의 몸을 이용해 낳은 분신이기도 했다.
“식사? 샤워? 아니면 나?”
알몸 앞치마를 한 나나미는 무릎을 꿇은 상태로 반겨주었다.
“너.”
현관에서부터 관계가 시작되었다.
운동을 하고 온 탓에 땀냄새가 났지만 나나미는 싫은 기색하나 없이 받아들였다.
“아아, 타로. 좋아.”
현재 강지건의 이름은 마에다 타로였다.
마에다 사토미의 자식으로 되어 있었으니까.
지구가 우주로 나가고 아시아는 하나로 통합되었다.
때문에 여러 문화권의 성이 계속 공존하게 되었다.
개명을 하거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도 않았고 상당히 많은 이들이 서로 결혼을 하다 보니 핏줄을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번역기를 통한 언어 문제의 해결이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에서 국가의 틀을 벗어나게 해주었다.
더구나 연합이 된 이후에는 이러한 결혼은 많이 권장되기도 했다.
연합의 분열을 막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었던 셈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순수 혈통을 유지하겠다며 떠드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도 알고 보면 이리저리 피가 섞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가라!”
강지건은 나나미와 하나가 되어 뒹굴었다.
이것은 나나미의 판타지 중 하나였다.
평범한 농가의 아낙네가 되어 마을의 하나뿐인 남자와 연인이 되는 것.
참고로 이 마을에는 다른 여자들도 있었다.
바로 레알핑크의 전속 AV배우로서 맹활약했던 레슬링파워걸스를 찍은 멤버들이었다.
“아앗, 나나미. 반칙.”
한바탕 뒹굴고 있을 때 옆집 친구가 찾아왔다.
나나미의 분신과 동갑인 아오키 린의 분신이었다.
이내 린이 참전하며 현관에서 세 사람이 알몸으로 뒤엉켰다.
현관이 열려 있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야릇한 소리가 밖으로 흘러가니 다른 집 여자들이 찾아온다.
마을에는 강지건 외에는 여자밖에 없었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마을이니까.
결국 레슬링파워걸스 멤버들과 모두 함께 뒹굴게 되었다.
농촌에서 농민으로 살고 있지만 농사가 그렇게 힘든 수준은 아니었다.
이제는 수많은 농기계들이 나와서 사실 농기계의 관리를 하는 게 농민의 주 업무에 가까웠다.
기계를 사용한 농사를 짓다보니 규모는 상당히 커야만 했다.
즉, 농업 기업들이 점점 규모를 불리며 대형화한 셈이었다.
이 때문에 다목적 농기계가 굉장히 각광을 받았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처럼 하나의 기계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농기계가 나오면서 작업의 종결자가 탄생한 것이었다.
심기에서부터 수확까지.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는 전천후 농기계의 탄생은 농업의 혁명이기도 했다.
물론 농기계라고 하지만 사실 농업용 외골격이었다.
여러 가지 작업을 위한 도구를 외골격에 연결해 작업을 수행하면 그만이었다.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외골격도 발달하며 이뤄진 성과였다.
외골격만 있으면 여자는 물론 노인과 아이들도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인은 몰라도 아이들은 농사일을 거들지는 않았다.
아이들이 할 일은 언제나 성장이었으니까.
강지건은 포도밭을 바라보았다.
‘올해는 좋은 와인이 나오겠어.’
포도 농사의 상황에 따라 와인의 질이 달라진다.
재료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좋은 와인을 만들기는 어렵다.
와인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포도다.
‘환상의 걸작.’
와인을 만드는 것은 강지건의 새로운 취미였다.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것이며 자연의 도움 없이는 매우 힘들다.
물론 자연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도 있었지만 강지건은 날씨는 지구에 맡겼다.
‘모든 것을 직접 다 하다보면 결국 그 녀석처럼 되겠지.’
세계를 관리하는 신이자 유일한 존재.
결국 파국을 맞이했다.
대등한 존재를 만들어내 죽이는 모험을 반복하다가 결국 강지건에 의해 소멸 당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
그렇기에 강지건은 취미 생활을 함에 있어 능력의 사용을 최소화했다.
대신 스스로 몸을 움직여 배웠다.
취미 생활을 하면서 지식을 직접 섭렵한다.
여기에는 서번트들도 동참했다.
“오늘은 새우를 사용해봤어요.”
레슬링파워걸스 멤버들이 만든 식사는 모두 와인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와인을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안주와 같은 식사였다.
보통은 영양의 균형 같은 것을 생각하겠지만 강지건과 서번트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새우, 좋지.”
와인과 함께 요리에 대한 탐구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 관심이 가면 과학에도 좀 더 파고든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취미로 섭렵한 지식들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