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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알려진 이후 엘로이즈는 더 이상 강지건을 보채지 않았다.
무엇보다 쉬는 시간이면 다른 세상을 오가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주 관광도 해보았다.
달의 뒷면에서 섹스도 해보았다.
사람들에게 말해도 믿지 못할 경험들을 잔뜩 했다.
강지건에 대해 알면 알수록 경건한 마음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반면 강지건은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아이라.’
지금까지는 아이에 대해 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아니,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문득 생각했다.
‘생명.’
자신의 힘에 대한 생각을 하니 경험해봐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경험삼아 애를 낳아?’
강지건에겐 절대 하고 싶은 않은 일이었다.
여기서 강지건은 고민에 빠졌다.
“무슨 일이신가요?”
절대 절정의 성역에서 황홀한 섹스를 하는 나날을 보내던 라다는 강지건의 고민을 읽었다.
“아이를 낳아봐야 하나 싶어서.”
“하지만 굳이 낳고 싶지는 않으신 거잖아요.”
“그렇지.”
“뭐가 문제죠?”
“모르겠어. 아이를 낳으면 어디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거지? 나 같은 경우에는 신이나 마찬가지인데. 또 다른 신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그건 싫으시잖아요.”
“그렇지.”
침식의 힘을 빼앗는 것만 해도 곤욕이었다.
자식이라고 해서 부모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힘에 미쳐버린 자들은 부모도 친다.
역대 왕조를 살펴보면 그런 경우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권력, 힘이란 것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럼 제 몸을 통해 분신을 낳는 것은 어떠세요?”
“응?”
“분신도 아이라면 아이잖아요. 힘들게 키우지 말고 제 몸으로.”
살짝 볼을 붉히는 라다.
사랑하는 신의 아이를 낳고 싶다.
그러한 열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었다.
“그럼 라다가 내 엄마가 되는 거야?”
“싫으세요?”
“아니, 좋아. 해보자.”
분신이라면 부담이 덜 하다.
사실 분신이나 자식이나 생각해보면 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자식은 전혀 별개의 개체이고 분신은 의식이 이어진 자신의 일부분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럼 제가 지구로 가야 할까요?”
“지구에서 지내보고 싶어?”
“저야 주인님이 가장 원하는 걸 하고 싶죠.”
“그럼 네가 해보고 싶은 걸 해봐.”
“후훗. 그런데 어쩌죠? 저는 여길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데.”
“네 분신을 만들자. 네 분신을 임신시킬 게. 라다는 이제 싱글맘이 되는 거야.”
“네트워크를 저도 익혔으니 여기서 분신을 조종하면 되겠네요.”
“그래, 그래서 어디서 낳고 싶어?”
“저는 그냥 조용한 삶을 원해요.”
“그럼 부잣집 여인을 하면 되겠네.”
“네, 미국이 괜찮을 거 같아요.”
결정이 내려졌다.
라다 갈킨의 분신이 만들어졌다.
평범한 인간의 몸.
분신은 성역에서 강지건의 본체를 받아들였다.
“아아, 이것도 좋아요. 분신으로 함께 주인님께 안긴다니.”
라다는 흐뭇하게 웃으며 강지건에게 봉사했다.
“간다!”
“흐으으으으읏!”
강지건은 사정했다.
임신을 위한 사정.
라다는 자신이 임신하게 되는 것을 느끼며 환희에 몸을 떨었다.
“행복해요. 주인님의 축복을 받은 기분이에요.”
“그래.”
임신이 성공하자 라다의 분신은 곧장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에서의 신분은 이미 준비된 상황.
임신한 라다의 분신은 태교를 하며 지구에서의 생활을 만끽했다.
“후훗.”
시간이 지나며 점점 불러오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는다.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몸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이거 신기한 기분이네.’
강지건은 라다의 뱃속에 있는 태아와도 의식이 연결되어 있었다.
태아도 결국 강지건의 분신이었다.
다만 예전처럼 빠르게 키운 것이 아니었다.
천천히 인간의 방식을 거치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산모의 몸속에 있는 감각을 고스란히 느꼈다.
더구나 라다와 의식까지 이어져서 대화도 가능했다.
‘행복해요. 정말. 진짜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나도 그래.’
시간이 지나자 강지건은 태어났다.
지건 스미스.
라다의 분신이 가진 새로운 신분인 라다 스미스의 아들이 바로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이었다.
아이가 된 강지건은 라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24시간 동안 떼어놓는 법이 없었다.
라다는 정말 행복했다.
“후훗, 우리 아들.”
심심하면 입으로 여기저기 뽀뽀해주었다.
‘작은 주인님의 모습 너무 귀여워.’
강지건의 분신임과 동시에 라다의 분신이었다.
라다는 작은 강지건의 물건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기도 했다.
‘작고 귀여워.’
나중에 엄청나게 커질 테지만.
라다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행복했다.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강지건의 분신은 라다의 분신이기도 했으니까.
진정한 의미로 하나가 된 존재였다.
그렇기에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렇게 시작이 지나 유치원을 가고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다.
돈이 많으니 그저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호화로운 저택.
욕실에서는 라다와 강지건이 나란히 욕조에 들어가 몸을 풀고 있었다.
엄마와 아이라는 관계.
“지건. 엄마랑 뽀뽀.”
라다의 몸에 안긴 강지건은 키스하며 몸을 더듬었다.
색기가 넘치는 몸은 항상 강지건을 자극했다.
설정은 부모 자식이라지만 의식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거의 벗고 생활했다.
라다는 자연주의를 주장했다.
“집에서는 자연주의를 행해주세요. 엄마의 명령이에요.”
“알았어.”
강지건은 굳이 성욕을 억누르지 않았다.
라다와 야한 일을 했다.
‘이것도 처음.’
첫 아이. 첫 키스. 그리고 분신으로서의 첫 경험.
모두 함께였다.
라다와 강지건에게는 모든 것이 다 소중한 추억이었다.
영원히 보관하고 싶은 추억이 깃든 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강지건은 인기가 꽤 많았다.
새로 태어난 분신의 얼굴은 강지건의 본체와는 완전히 다른 외모였다.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하얀 피부.
더구나 미남이었다.
강지건의 모습과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강지건은 인기가 많았지만 다른 여자애들과는 그리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딱히 여자가 싫기 때문은 아니었다.
라다와의 생활을 좀 더 즐기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성장하던 강지건은 나이가 되자 라다와 첫 경험을 했다.
이런 가운데 강지건은 선택을 할 시간이 찾아왔다.
성인이 되면 가야 할 길을 선택해야 했다.
“저야 계속 주인님과 함께 사는 게 좋지만 주인님도 경험하고 싶으신 게 있으실 거잖아요.”
“지금은 딱히 뭔가 하고 싶지는 않아. 평범하게 우리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네.”
두 사람은 그렇게 계속 사랑을 나누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난 것이 등급 상승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라다의 아이로 한 번 일생을 산 이후, 강지건은 야은설과 진매령의 자식으로도 태어났다.
라다의 분신은 이제 라다의 본체와 함께 성역에서 지냈다.
라다는 자신의 분신을 버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또한 강지건의 분신을 통해 셋이 함께 어우러졌다.
“몸이 두 개니까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렇게 강지건의 분신을 통해 라다가 성역에서 만족하고 있을 때, 또 다른 분신은 야은설의 아이로 태어나 무왕계에서 생활했다.
야은설은 지구가 아닌 무왕계에서 지내고 싶어했다.
“후훗, 야지건! 오늘은 엄마랑 무공 수련을 하자!”
무공 수련이라고 하지만 색공이었다.
색공을 입수한 야은설은 라다처럼 자신의 몸으로 낳은 강지건의 분신과 모든 것을 함께 하고자 했다.
이것은 강지건의 서번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진정한 축복.
강지건의 본체와 함께 만든 분신을 낳는 것은 모든 서번트들이 열망하는 것이 되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포인트를 벌어들이고자 노력했다.
네트워크 스킬이 없다면 자신의 분신을 원활히 다루기 어려웠으니까.
이로 인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었다.
강지건은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즐겼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놔야지.’
야은설 진매령 서주희 황윤주 그리고 윤경미.
델 체시 미샤 다피림 그리고 용희.
시간이 지나며 한 명씩 분신을 통해 임신했다.
용희는 인간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분신을 만들길 원했다.
이어서 강지건의 분신을 낳았다.
분신도 인간형에 가까웠다.
분인을 보는 용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나의 주인, 나의 아이.”
“응, 엄마.”
“아아, 엄마가 다 해줄게. 공룡 먹을까?”
“응. 공룡 먹자.”
“가자. 공룡 먹으러.”
용희와는 마겔에서 살았다.
새로 자손을 만들어 퍼트리는 일은 없었다. 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적당히 마겔에서의 생활을 즐기다 성역에 돌아왔다.
검녀문의 여인들, 카리아 기사단도 모두 강지건의 분신을 낳았다.
안틸로프의 서번트 부대도, 그리고 수많은 다른 서번트들도 강지건의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강지건에게는 철칙이 있었다.
한 번에 하나씩.
한꺼번에 모든 서번트를 임신 시킬 수 있었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강지건과 서번트들에게 시간은 무한하니까.
그러는 동안 지구에서 활동하던 강지건의 신분과 야마다 타로는 진즉에 사망한 몸이 되었다.
물론 뒷정리는 다 끝냈다.
관계를 맺었던 여자들은 모두 조직원이 되어 다른 세계에서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사업체와 재산은 지구 귀족들이 알아서 관리했다.
천만의 서번트와 하나씩 관계를 맺다보니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었다.
하나의 분신에 30년씩만 써도 해도 3억년은 필요했다.
하지만 강지건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아직도 등급은 안 오르네.”
서번트의 분신을 임신시켜 그 자식으로 분신을 태어나게 하고 생활을 즐기던 일을 반복하면서도 멈추지 않은 일이 있었다.
바로 퀘스트 설정이었다.
등급을 올리기 위한 퀘스트를 계속 수행 중이었다.
‘대체 뭐가 부족한 걸까?’
결국 강지건은 상점창의 모든 아이템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새로 서번트의 분신으로 태어나면 상점창의 아이템을 생산하는 일을 했다.
혹은 직접 몸으로 스킬을 익혀보았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