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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틸로프
침식의 근원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은 시간을 상당히 잡아먹었다.
‘슬슬 보인다.’
절반 정도 온 느낌.
근원에 가까워질수록 전투는 더욱 치열해졌다.
단순히 무기를 휘두르거나 맞추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힘대힘의 대결.
상대의 힘을 밀어내면 이기고 밀어내지 못하면 진다.
아주 단순한 힘겨루기였다.
뚫고 들어가려는 자와 막아서려는 자.
완급 조절이니 뭐니 그런 것도 소용없었다.
분신의 소모 속도가 더욱 높아졌다.
당연히 강지건의 힘도 더욱 강해졌다.
- 이제 너와 딱 반반이로군. 더 이상은 기다려줄 수 없다.
갑작스럽게 날아온 소식 하나.
침식의 근원 안틸로프는 선언했다.
- 이제부턴 내가 널 공격할 것이다. 네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면 온힘을 다해 덤벼야 할 것이다.
“잠깐만. 1시간만 휴전하자.”
- 그 사이에 뭘 하려고?
“힘을 총동원하라며? 여기서 결전을 벌이자. 내 힘을 모두 모아오겠다.”
- 좋다.
강지건은 자신의 분신을 모두 불러모았다.
성역에서 힘을 쌓았던 천만의 분신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 역시.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천만의 분신을 동시에 만들어 성역으로 밀어넣었다.
‘힘을 쌓는 것을 멈출 순 없지. 이것이 승부의 열쇠가 될지도 몰라.’
- 강한 힘이군. 좋다.
강지건은 분신들을 모두 죽였다.
죽여서 모든 힘을 흡수했다.
“으어어어어억!”
천만의 분신이 동시에 죽어서 힘이 모이게 된 순간, 강지건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꼈다.
영혼이 쪼개질 것 같은 고통.
‘죽인다.’
분노를 쏟아낼 대상은 정해져있었다.
“전 함대는 결집하라.”
강지건의 힘 중 또 다른 하나.
바로 안드로이드에 의해 조종이 가능한 어마어마한 수의 함대였다.
수많은 세계에서 자원을 끌어모아 만든 전함의 숫자만 해도 1,000억.
하나하나가 모두 연합의 별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원화에 있었다.
낭비를 최대한 줄이며 전함을 계속해서 찍어냈다.
인력은 동원되지 않는다.
모두 강지건과 연결된 안드로이드가 조종한다.
- 장난감을 많이도 모았군.
“이거라도 있으면 그나마 좀 나아질지도 모르잖아?”
- 나도 질 순 없지.
침식의 함대가 나타났다.
숫자는 더 많았다.
1조.
“빌어먹을 놈.”
- 세월의 힘이지. 난 많이 생산하지도 않았어.
“잠깐 퀘스트 좀 설정하자. 포인트도 벌면서 싸우게.”
- 좋지.
결투를 앞두고 최후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나?”
- 마지막이라. 그래, 마지막이 된다면 참 좋겠군. 너는?
“그냥 죽어줬으면 좋겠는데?”
- 그건 들어줄 수 없겠군.
“지구만이라도 놔두었으면 좋겠군.”
- 약속할 수 없다.
“왜?”
- 지구를 파괴하는 게 내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길이 될 수도 있으니까.
패배하면 아무 것도 지킬 수 없다.
-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겨라. 그럼 된다.
“그럴 생각이야.”
시간이 흘렀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절대절정의 성역에서는 다시 섹스가 시작되었다.
서번트들은 최대한 아껴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군. 너에게도 신성과 성역이란 게 있나?”
- 궁금한 게 두 가지지만 답해주지. 있다. 나의 신성은 공포. 그리고 성역 안에 들어선 이들은 공포에 절규하지.
“지옥인가?”
- 지옥을 재현해보려 했다.
“이겨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났군.”
안틸로프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힘을 가졌다는 것을 파악했다.
‘공포라. 그래, 공포는 무섭지. 나의 공포가 저 녀석의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마음을 다스렸다.
‘내가 이긴다.’
불안에 떠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친 긴장으로 인해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받는다.
연습할 땐 패왕이 따로 없는데 실전에 나서면 이상하게 실수를 자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괜히 실전과 연습은 다르다고 하는 게 아니다.
괜히 사람들이 실전 같은 연습을 자주 하려는 게 아니다.
연습을 실전처럼 해야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실전에서 모든 능력을 폭발시킬 수 있으니까.
‘지나친 의식은 금물.’
강지건은 전투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더 잘 해야 한다느니, 꼭 이겨야 한다느니 그런 생각을 모두 지웠다.
‘상대에게 집중.’
오직 사냥해야 할 상대에게 모든 의식을 집중한다.
싸움 대상에게 집중한다.
상황을 더 유리하게 이끌어줄 작전? 그런 작전에 너무 매달리다보면 의외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망한다.
상황이 언제나 작전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작전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싸움을 망친다.
‘목표는 하나.’
싸움의 목적은 하나.
상대를 무너트리는 것.
그것 이외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의 힘을 빼앗는 것도 승리로 가는 방법이지만 상대의 힘을 빼앗는 것에 매몰되었다가 역습 한 방에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시작하지.”
- 와라!
“간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
강지건의 함대가 맹렬히 돌진한다.
안틸로프의 함대가 마중 나온다.
번쩍!
어두운 공간에 여기저기 불빛이 인다.
별들이 반짝이는 것처럼 전함들이 터져나간다.
강지건은 함대를 돌진시켜 자폭시켰다.
‘1대10의 교환으로 가야 해!’
전함의 숫자가 더 적다.
어마어마한 자원이 우주에서 폭발하고 있다.
돈으로 따지기도 어렵다.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강지건은 힘을 빼앗기 시작했다.
하지만 힘을 도로 채우는 것은 안틸로프도 마찬가지였다.
- 좀 더 분발하는 게 어떤가?
“흥!”
강지건은 함대를 돌진시킨 뒤 뛰어들었다.
‘공간참.’
수많은 검술을 익혔다.
검총검결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수없이 많은 안틸로프의 서번트들과 검으로 싸우며 더욱 완벽해졌고 결국 하나의 검술을 익혔다.
염력을 이용한 염력검술.
공간참.
공간을 벤다.
스윽.
강지건이 돌진하는 길목의 모든 것이 베어진다.
베어진 모든 것들의 힘을 흡수하며 앞으로 달려간다.
- 하하하! 그건 나도 할 수 있다!
쿠웅!
강지건은 상당한 충격을 느꼈다.
‘이 거리에서?’
침식의 중심부까지는 아직 거리가 상당했다.
그런 거리를 격하고 공간참을 날렸다.
“네 힘은 염력이냐?”
- 그렇다.
“흥!”
염력을 바탕으로 한 안틸로프.
강지건은 바짝 긴장했지만 돌격을 멈추지 않았다.
‘힘을 더 집중.’
쿵쿵쿵쿵!
공간참의 대결이 이어진다.
한 번 충돌할 때마다 강지건의 돌격은 멈칫거렸다.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조금만 더.’
아직 진정한 힘을 끌어내지는 않았다.
- 왜 힘을 쓰지 않는 거지? 내가 그리 만만해 보이나?
“내가 힘을 쓰게 만들어야지.”
- 그도 그렇군. 그럼 받아봐라! 공간폭!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크흑!”
어마어마한 충격이 강지건을 덮쳤다.
강지건이 있던 공간 자체가 터져나갔다.
‘이건?’
공간이 터진 순간 뭔가 보이는 듯 했지만 다시 채워진다.
뭔가 휘어진듯한 모습.
하지만 다시 복구되며 엄청난 충격이 계속해서 밀려들었다.
‘버틸 수 있다!’
강지건은 더욱 빠르게 돌격했다.
아프다고 쉬고 있을 틈은 없었다.
‘조금만 더! 거의 다 왔어!’
거리를 계속해서 좁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또 다시 폭발한 공간.
“크헉!”
충격은 절대 익숙해질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강지건은 간신히 버티며 계속 달려들었다.
‘조금만 더!’
마지막 일격을 넣을 수 있는 거리가 보였다.
간격의 싸움.
킬각을 노리는 원거리 딜러처럼 강지건은 힘을 아꼈다.
단숨에 역전하기 위해서.
일단 맞아주면서 참는다.
죽지만 않으면 된다.
죽지만 않으면 반격할 수 있다.
그렇게 전진하던 순간, 강지건은 안틸로프의 존재감을 확실히 거리 안에 둔 것을 확인했다.
‘이거나 먹어라!’
번쩍!
강지건의 뇌전이 폭발했다.
온 힘을 다해 폭발시키는 궁극의 오의.
절정뇌전신격파 - 진 레알트루버진 참!
- 헉! 이게 대체!
안틸로프는 움직임을 멈췄다.
절정뇌던신격파, 강지건이 낼 수 있는 최고의 궁극기에 당하자 몸에 변화가 일었다.
-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안틸로프는 절정에 도달해버렸다.
부르르 떨며 절정의 쾌락 속에 이성이 날아갔다.
무력화 되었다.
‘이때다!’
강지건은 빠르게 공간을 격하고 달려들었다.
슥삭.
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샥!
순식간에 안틸로프를 난도질하며 힘을 흡수해버렸다.
“공간폭!”
그리고 미약하지만 안틸로프의 공간폭을 보고 금방 익힌 기술을 사용했다.
안틸로프의 성역을 폭발시켰다.
안에 있던 존재들이 보였다.
절망의 감옥에서 벗어난 영혼들이 환희에 물들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이.
그 영혼의 힘을 강지건은 흡수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흐엇!”
안틸로프가 제정신을 차렸을 땐 승기는 기울었다.
“죽어라!”
콱!
안틸로프는 터졌다.
모든 힘을 하나도 남김없이 흡수했다.
‘너의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내 양분이 되어라!’
안틸로프의 모든 힘을 빼앗아버렸다.
생명력까지.
“후우.”
안틸로프라 불린 세계에서 안틸로프는 사라졌다.
-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스템이 안틸로프가 죽은 것을 확인해주었다.
최후의 대화 따윈 없었다.
죽고 죽이기 바쁜데 그런 걸 할 여유는 없다.
천천히 죽이고 그런 것을 할 여유도 없다.
어떻게 뒤통수 맞을 줄 알고 시간 여유를 줄까?
어쨌거나 강지건은 살아남았다.
‘드디어 모든 세계를 손에 넣었다.’
“주인님!”
“주인니이이이이임!”
수많은 안틸로프인들이 강지건을 찾아왔다.
대축제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