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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틸로프
절망, 분노, 쾌락.
그리고 전투.
우주를 떠다니는 핏방울.
공간을 가르는 검.
강지건은 현재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마음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노래가 나왔다.
처절하기까지 했다.
고통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이런 것을 하나도 아니고 순식간에 10곡이나 써버렸다.
“오늘은 어제 작곡했던 곡을 들려주지.”
작은 클럽에서 갑자기 신곡 발표가 이뤄졌다.
> 워?
> 뭐여?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던 상황.
채팅창은 갑자기 뜨거워졌다.
> 내가 저기에 있어야 했는데!
> 젠장! 하필 차가 고장나서!
> 와, 쥑인다.
원래 불러야 할 노래를 부르지 않고 새로운 앨범을 발표해버렸다.
간밤에 작곡했다며 노래를 부르는데 다들 미쳤다고 생각했다.
> 연습을 대체 얼마나 한거야?
> 진짜 위대한 밴드야.
> 진짜 압도적이다.
“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갑자기 불러야 할 노래들이 바뀌었지만 아무도 이를 가지고 뭐라 하지 않았다.
지금은 금방 발표된 따끈따끈한 신곡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더구나 현재 강지건은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복싱 세계 통합 챔피언.
빌보드 1위를 했던 슈퍼스타.
그랬던 강지건이 지금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재능을 뿜어내고 있었다.
혹독한 공연 스케줄을 뛰다가 하룻밤만에 10곡이나 작곡해버린 상황.
다음 날 밴드 멤버들과 갑자기 발표까지.
단순히 노래만 듣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팬의 경우에는 밴드의 스토리에도 심취하기도 한다.
광적인 팬들은 밴드 멤버들의 옷차림부터 즐겼던 사소한 간식에 얽힌 스토리까지 모두 소비한다.
아이돌처럼 밴드 자체가 콘텐츠인 셈이다.
갑자기 드러내는 천재성.
좋지 않은 어린 시절을 넘어 폭발하는 재능.
어중간한 재능이라면 질투를 사지만 압도적인 재능은 찬양 받는다.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자가 압도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욕을 하는 게 우습게 보일 뿐이다.
팬들에게는 추잡한 질투로 치부될 뿐.
> 싸우고 싶다. 싸우고 싶다.
> 내가 이 노래 듣고 당근을 해치웠다는 거 아니겠냐
> 숙제를 끝낼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전투송.
> 하기 싫은 일을 마주했을 때 들으면 이상하게 힘이 나더라고
>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 다른 노래가 기억이 안 나. 이런 기분 처음이야
강지건은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후우.”
공연이 끝나고 나면 후련해진다.
가슴 속의 응어리를 토해내니 시원하다.
이는 아주 잠깐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이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산들바람 같은 시원함.
‘빌어먹을 놈.’
본체가 느끼는 고통은 분신들에게도 전해진다.
네트워크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니까.
연결을 놓지 않는다.
그런고로 고통은 고스란히 모든 분신이 똑같이 느낀다.
고통을 나눈다고 N분되고 그런 거 없다.
모두 다 똑같은 레벨의 고통을 느낀다.
‘속이 좀 시원하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차오르는 고통과 짜증.
강지건은 계속해서 헤비메탈에 심취했다. 그럴수록 강지건의 노래는 더욱 더 격렬해졌다.
음악적 소양이 쭉쭉 성장했다.
이어서 음악적 소양은 마음에 조금씩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휴우우우우우웅!”
“쿄오오오오오옹!”
천만 대물 군단의 진군에 맞서 싸우는 쌍바위 군단.
쌍바위 군단은 연신 두들겨 맞지만 그래도 버틴다.
쓰려져도 교성을 내지르며 다시 일어선다.
불멸의 쌍바위 군단은 일어나고 또 일어나서 교성을 내지른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
전투의 애액이 흘러넘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전투를 멈추지 않는다.
승리를 위하여.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전투의 양상이 바뀌었다.
콰과과과과광!
전장에 울려퍼지는 헤비메탈.
전투에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자의 울부짖음이 모두의 가슴을 울린다.
전장의 슬픔, 아픔, 괴로움, 분노.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
한 줄기 희망.
쌍바위 젤리 군단은 감명 받았다.
쌍바위 젤리들은 감동에 몸을 떨었다.
“효오오오옹!”
“후잇!”
“퓨옷!”
음악이 섞이자 감정은 더욱 요동친다.
섹스를 통해 느끼는 절정.
절정 속에 감정을 뒤흔드는 절규가 어린 음악까지.
영혼이 모두 귀속되는 느낌이었다.
“아아아아아아!”
섹스를 하던 서번트들은 눈물을 흘렸다.
쌍바위 젤리 군단은 눈물을 흘렸다.
위에도, 아래에도.
눈물이 흘러 엉망진창.
그 순간이었다.
절정마나연공법이 더욱 맹렬한 반응을 보였다.
육문공도 마찬가지.
몸이 변했다.
절정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몸으로.
섹스를 위한 몸으로.
더 야해지며 더 끈적해진다.
강지건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변해간다.
근육. 풍만. 잘록. 탱탱.
글.래.모.
순간 강지건이 받게 되는 절정이 더욱 강렬해지며 빠르게 강해졌다.
섹스 파워가 순식간에 차오른다.
‘좋아!’
좋은 음악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좋은 분위기는 정신적인 만족을 이끌어낸다.
정신이 반응하며 육체를 더욱 절정에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것도?’
새로운 길을 찾은 강지건은 새로운 취미를 찾아야 함을 느꼈다.
미국의 분신은 계속해서 콘서트를 하게 두었다.
‘이번에는 향. 향을 노려보자.’
일본의 분신인 야마다 타로가 움직일 시간이었다.
지구에서 향수하면 ‘프랑스’를 떠올린다.
그만큼 프랑스는 패션을 비롯한 여러 문화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향수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다.
허나, 이는 지구에서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강지건은 여러 세계의 향수 지식을 금방 받아보았다.
수많은 향을 만들고 조합하는 것에 성공했다.
재능?
초감각으로 발달한 후각은 지구인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향은 역시 좋아.’
묵묵히 향수를 손수 제작하고는 음미했다.
새로운 취미였다.
“자, 맡아봐.”
향수의 기본기를 어느 정도 익힌 뒤, 강지건은 향수를 통한 이미지 전달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복잡한 향들은 사람의 기억을 자극한다.
특정 기억을 연상시킬 수 있다.
꽃이나 과일의 향기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향들을 뛰어넘어 좀 더 복잡한 향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들이 다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향수를 쓸 때 자신을 더 돋보일 목적으로 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더 우아하고 고귀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서.
“아아! 이건?”
또한 더욱 섹시한 존재로 돋보이기 위해서 쓰기도 한다.
강지건은 성욕을 자극하는 향수를 만들어냈다.
성적인 자극을 주는 향수.
“흐읏!”
히토미는 향을 맡는 순간 발정이 나버렸다.
“파파, 나, 나 좀. 흐응.”
허벅지를 꽉 붙이고 부빈다.
오줌 마려운 사람처럼.
구멍에서 물이 줄줄줄 센다.
강지건은 단숨에 바지와 속옷을 벗겨내고는 파이프 수리를 시작했다.
배관공은 열심히 고장 난 파이프를 고쳤다.
“후웃!”
파이프 고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흐갸아아아아악!”
쏴악!
물이 한바탕 쏟아졌다.
물난리가 난 것 같다. 하지만 더 이상 새는 물은 없다.
털썩.
대물 배관공이 파이프를 고치고 빠져나온다.
하얀 접착제가 살짝 흘러내린다.
당분간 파이프가 셀 일은 없다.
“저도.”
히토미가 있으면 아스카도 있다.
“흐읍!”
향을 들이킨 아스카 또한 발정이 나버렸다.
“아아, 좋아요. 이런 느낌은. 하아.”
파이프가 고장나버렸다.
출장 수리가 필요하다.
대물 배관공은 바쁘다.
강지건은 히토미와 아스카의 친구들을 모두 불렀다.
향으로 발정하게 만들고는 정복해버렸다.
‘이건 정말.’
AV 배우들에게도 사용해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더욱 뜨거워졌다.
“야마다상! 나중에 한 번 더 어때요? 제가 뭐든 할게요.”
“하아, 야마다상. 사랑해요. 제 모든 걸 다 드리고 싶어요.”
“야마다상. 만나달라고는 안 할 게요. 대신 노리개가 필요하면 불러주세요. 언제든 달려올게요.”
발정향수를 사용한 뒤에 여자들의 반응이 변해버렸다.
마치 진짜 사랑에 빠진 여자들처럼.
행동에 변화까지 생겨났다.
강지건을 생각하며 다른 이성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AV 배우니까 순결 같은 것은 어떻게 어필이 안 된다.
그렇기에 다른 남자와 거리를 둔다.
적어도 한 사람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이걸 써서 수련을 하면 더 강해지겠군!’
강지건은 바로 응용해보았다.
서번와의 섹스 수련.
음악에 이어 향수까지 동원되었다.
“흐잇!”
“휴앗!”
서번트들은 더욱 격렬하게 반응했다.
오감 중 청각과 후각에 어마어마한 자극이 이어졌다.
성적으로 더욱 쾌감을 느끼는 중.
‘촉각은 이미 하고 있고. 시각도 그렇고. 남은 것은 미각 정도인가?’
강지건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섹스를 위한 요리를 만들어야 해.’
목적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