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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었습니다-335화 (33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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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틸로프

부자가 경호도 없이 사람들과 부대끼고 다니는 것은 미국에서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딱 봐서 혼자다 싶으면 털기 위해 달려들 인간은 많다.

강지건의 행동은 많은 범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경호도 없이 혼자 차를 몰고 먹방 로드를 찍고 있었다.

범죄자 입장에서는 매우 먹음직한 표적이었다.

물론 후환이 두려운 이들은 건드리지 않겠지만 범죄자로 밑바닥을 전전하는 많은 이들은 크게 한탕해서 팔자 고칠 생각부터 한다.

“가자!”

“잡자!”

“무브무브!”

갱단들이 강지건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바이커 갱이었다.

거대한 조직들이 강지건의 픽업트럭 근처에 달라붙자 뒤따르던 이들이 떨어져나갔다.

미국에서 바이커 갱단은 단순히 ‘폭주’만 하지 않는다.

한국이나 일본의 불량 학생들이 저지르고 다니는 패싸움은 애들 싸움으로 보이게 하는 짓을 저지르고 다닌다.

조직폭력, 살인, 마약유통, 매춘, 무기밀거래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

FBI나 특수기동대가 나서야 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집단이다.

“헤이! 챔프! 같이 한 잔 어때?”

차 옆에까지 와서 외치는 인간이 있었다.

‘이것도 신선하네.’

“여러분, 보이십니까? 바이커 갱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 경찰서까지 달려!

> 지금 갑니다! 조금만 버티세요!

> 다 잡아 넣겠어!

강지건의 팬 중에는 경찰도 상당했다.

이미 신고를 받은 보안관이 출동했다.

인근의 경찰들에게 무전이 들어갔다.

고속도로 경찰들도 대거 달리기 시작했다.

> 아, 관심에 미쳤네.

> 진짜 이 순간에도 태연하게 방송을 하다니 강심장.

> 지금 가고 있음.

순간 바이커 갱의 한 멤버가 실시간으로 방송을 살피다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 경찰 뜬 모양.

- 일단 빠지자.

결국 바이커 갱단은 속도를 높여 앞서가기 시작했다.

얼마 뒤, 경찰들이 도착하자 강지건은 이들과 함께 커피와 도넛을 사 먹었다.

“돌아가시겠다면 호위하겠습니다.”

“음. 어쩔 수 없군요.”

더 달리고 싶었지만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다.

‘다음은 안드로이드로 와야겠네.’

“먹방 로드는 여기서 끝입니다. 집에 가야 할 시간이에요.”

먹방 드라이빙이 끝이 났다.

분신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낸 뒤, 강지건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달리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의 센서를 통해서도 달리는 경험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바이크를 타고 달렸다.

방송도 하지 않았다.

바이크의 동력도 무한에 가까웠다.

평범한 내연기관 바이크가 아닌 전기 바이크였다. 배터리는 10년을 쉬지 않고 달려도 충분한 녀석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린다. 바람이 나를 치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바람을 치는 것인가? 달린다. 나는 바람. 나는 달리는 바람이다.’

실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강지건은 달렸다.

번개와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강지건에게 바이크의 질주는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동네 한 바퀴 돌기 위해 천천히 산책 나온 기분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아주 없는 것은 또 아니었다.

‘먹방은 나중에 천천히 해야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식당에 들려 음식도 맛보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중단되었다.

딱히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해보고 싶은 걸 한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유유자적 달린다.

아무 생각 없이.

이는 바닷가에서 멍 때리며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사람마다, 경우에 따라 힐링하는 방식이 다른 것일 뿐.

그렇게 달리고 있을 때였다.

부다다다다당!

어디선가 나타난 바이커 갱들.

갑자기 주변을 둘러쌌다.

‘이 새끼들이?’

강지건은 짜증이 일었다.

순간 거침없이 총을 꺼내 쐈다.

탕!

바이크 앞바퀴를 쏘자 확 뒤집어지며 허공을 날기 시작한 바이커.

이후 바이크 대열이 흩어졌다.

강지건은 뒤를 보며 총을 쐈다.

타앙!

바이커들도 서둘러 총을 꺼내고 있었지만 강지건이 더 빨랐다.

무엇보다 달리면서 총을 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권총이란 물건은 제대로 쏘지 않으면 안 맞을 확률이 더 높다.

거리도 먼데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서 한 손으로만 쏴서 목표물을 맞추는 것은 엄청난 사격술을 가진 인간이란 소리다.

“저 놈 잡아!”

바이커들은 열이 나서 추격을 시작했다.

‘더 빨리.’

가까이 붙는 바이커 갱들을 떼어놓은 뒤에는 속도를 올렸다.

강지건은 달렸다.

타앙!

물론 가까이 붙는다 싶으면 총으로 쐈다.

한참 달리는데 앞쪽에서 경찰이 나타났다.

“정지하시오!”

경찰이 요구하는대로 멈췄다.

“머리에 손!”

경찰은 총을 뽑고 지시를 내렸다.

강지건은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질문을 던졌다.

“어이 형씨. 혹시 바이크 갱단 놈들하고 친해?”

“무릎 꿇어! 그대로 엎드려!”

대화를 시도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강지건은 상대의 반응을 모두 살폈다.

이미 생각까지도 다 읽었다.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도 읽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한테 이러면 후회하게 될 걸?”

“시키는 대로 해!”

‘곧 쏘겠군.’

강지건은 안드로이드로 총을 뽑았다.

분신에 비하면 성능이 한참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해도 충분한 속도는 낼 수 있었다.

타앙!

경찰이 총을 쏘기 직전에 몸을 틀어 총구로부터 시작되는 사선에서 비켜섰다.

정확하게 타이밍을 읽으며 몸을 움직였기에 총에 맞는 일은 없었다.

타앙!

경찰이 쏜 뒤에 강지건이 쐈다.

“아악!”

손에 맞은 경찰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다신 보지 말자고. 또 보이면 그땐 머리에 구멍을 내줄 거니까.”

강지건은 다시 바이크를 타고 달렸다.

이후 경찰은 무전을 때려 지원을 요청했지만 고속도로에서 강지건은 바로 포털을 타고 관리실로 들어갔다.

“거 참 역시 바이크는 안 되나?”

피식.

웃어버렸다.

예상 밖의 일이 계속 일어나 발목이 잡혔지만 그것조차 강지건에게는 사소한 이벤트에 가까웠다.

결국 강지건은 차로 갈아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저 달리고 싶었다.

미국에서의 드라이브가 어려운 것에 반해 일본에서는 너무나도 쉬웠다.

아무도 야마다 타로를 방해하지 않았다.

폭주족들이 따라 붙는 일도 없었다.

총을 뽑고 달려드는 범죄 조직도 없었다.

강지건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맛집 투어를 다녔다.

비싼 요리가 아닌 서민들의 요리를 맛보고 다녔다.

‘평화롭다.’

멍하니 평화를 만끽하고 있지만 분열된 의식 중 상당수는 섹스를 하며 절정을 느끼고 있었고 본체는 아직도 싸우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강지건은 더더욱 멍하니 드라이브를 즐기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강지건의 염원은 곧 깨지게 되었다.

본체가 싸우고 있는 안틸로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 이제 슬슬 난이도를 높여보도록 할까?

“난 지금도 힘든데?”

- 버티지 못한다면 나한테 별 자극이 못 될 테니 상관없어.

침식의 근원은 인내심이 슬슬 바닥났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좋아. 해보자고.”

- 그런 자세가 올바른 도전자의 자세! 그럼 나의 서포터들과 싸워봐라!

침식의 근원은 무려 100여명에 달하는 강력한 존재들을 소환했다.

“이거 너무 부담스러운 숫자인데?”

- 그렇게 거절하지 않아도 돼. 다 공짜니까.

“사양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군.”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대로는 못 버틴다.’

하나하나가 상당히 강했다.

‘침식의 서번트.’

결국 강지건은 선택하고야 말았다.

‘딱 하나만.’

분신 중 하나의 힘을 끌어오기로 했다.

- 분신인가? 그렇군.

분신 중 하나를 소환했다.

소환된 분신을 붙잡고 힘을 흡수했다.

초능력인 염력도 함께 딸려들어왔다.

순식간에 강해졌다.

“크으으으으윽!”

하지만 힘을 흡수당하는 분신은 결국 모든 힘을 빼앗기며 죽어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분신과의 연결이 끊어버리지 않았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힘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 많이 아플 텐데.

침식의 근원은 다 안다는 식으로 말했다.

“후욱!”

모든 것이 끝났다.

강지건의 눈빛이 더욱 독해졌다.

‘다 죽인다.’

힘을 얻은 강지건은 뛰어들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제는 달랐다.

순식간에 더 강해졌다.

염력으로 주변의 공간을 통제한다.

이후 뇌전을 쏘아 보내 죽였다.

한꺼번에 여럿을 잡지는 못했지만 강지건은 빠르게 움직이며 결국 침식의 서번트들을 하나 둘 잡아냈다.

- 감탄했다.

“좀 쉬면 안 될까?”

- 이제 시작인데 그럴 순 없지. 제발 재미없는 소리는 그만했으면 좋겠군.

“그거만 무섭군. 그런데 안 물어보나?”

- 분신?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그런 건 나도 만들 수 있는데.

“그렇군.”

강지건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이 자식도 분신을 이용해 힘을 키우고 있는 거 아니야?’

자신보다 훨씬 강한 존재였다.

관리자로 지냈으며 이제는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끝을 알 수 없는 힘.

강지건은 공포를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더 많은 힘을.’

조금 전 자신의 분신에게서 힘을 흡수하며 죽음을 경험했다.

굉장히 고통스럽고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지건은 분신을 더욱 늘리기로 했다.

아픈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패배.

이기기 위해서라면 고통쯤은 감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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