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안틸로프
백만 대물의 진군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강지건의 분신 하나는 일본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소소한 일상.
레이나의 엉덩이를 붙잡고 허리를 흔든다.
추잡한 물소리가 작은 방에 울려 퍼진다.
현재 레이나는 도쿄에서 홀로 지내며 일하고 있었다.
레이나의 일은 만화 어시스턴트.
어려서부터 만화를 좋아했지만 한 번 포기했었다.
일본에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만화 잘 그리는 사람? 많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보답 받지 못할 노력은 하기 힘들다.
생계가 걸려 있으니까.
그래도 시간을 만들어 투고도 하고 열심히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방향을 바꾸는 이들도 있다.
레이나도 그렇게 하려 했지만 강지건을 만나며 운명이 변했다.
“하악. 좋아요.”
레알핑크사의 후원을 받으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
레이나는 후원을 거절하지 않았다.
엄청나게 풍족하지는 않지만 도쿄에서 생활하며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수준의 후원이었다.
돈 때문에 만화를 못 그렸다는 핑계는 이제 댈 수 없었다.
원한다면 출판까지 해준다고 했으니까.
“흐극!”
그렇기에 레이나는 감사했다.
“야마다상!”
교성을 내지르며 절정에 도달한다.
“하악하악.”
강지건이 조절했기에 혼절하지는 않았다.
“좋았어.”
“우웅, 저 혼자로 부족하신 거 같은데. 친구들 부를까요?”
“아냐, 그냥 쉬러 온 거야.”
“네.”
레이나는 몸을 일으켰다.
힘이 들어가지 않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대물을 입에 머금고 청소했다.
“히힛.”
강지건은 편안하게 누워 레이나가 그린 만화의 원고를 보고 있었다.
“이건 야한 만화네.”
“네!”
“이런 걸 그리고 싶었어?”
“음, 일단은 야마다상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만화는 레슬링파워걸스였다.
이제는 AV계의 전설이 되어버린 명작.
어마어마한 퀄리티의 19금 전대물.
전대물에 빠졌던 이들은 죄다 레슬링파워걸스의 팬이 되었다.
레슬링파워걸스 인형을 만드는 이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레이나가 그린 레슬링파워걸스는 굉장히 야릇했다.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해 그린 에피소드들은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이건 레이나야?”
“네.”
레슬링파워걸스를 지원하는 소녀를 그려 넣은 에피소드에 레이나의 특징을 가진 소녀가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대물에 의해 쾌락에 젖어가며 변질되려는 모습.
하지만 레슬링파워걸스가 구해준다.
그리고 레슬링파워걸스의 멤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사실 강지건이 레슬링파워걸스에 나오는 빌런 역을 모두 하고 있다는 말에 이러한 에피소드를 그려 넣은 것이었다.
직접 AV를 찍기는 그렇지만 만화를 통해 한 작품에 나오고 싶다는 욕망이 그리게 한 에피소드였다.
“후훗, 재미는 있네. 그런데 정말 처음부터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
“그건 아니고요. 사실 전 기갑물이 더 좋아요.”
“기갑물?”
“네.”
여자라고 기갑물 싫어하는 거 아니다.
어린 시절 놀다보면 다 함께 놀면서 메카물도 보고 기갑물도 본다. 여자애라고 순정물만 보게 하면 그쪽으로 빠지기도 하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남자애들하고 노는 일이 줄어들고 여자들끼리 지내다보면 가끔 자신이 좋아하던 것과 멀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남자애들과 놀다가 사귀는 거 아니냐는 놀림을 받기도 하니까.
어쨌거나 레이나는 조용히 자신의 취미를 지킨 쪽이었다.
원룸 안에는 조립한 프라모델이 꽤 있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갑물의 프라모델들이었다.
“레이나도 기갑물 그리지 그래?”
“우웅, 하지만 지금은 이걸 해도 성공하긴 힘들 걸요?”
기갑물 그리고 메카물.
일본의 애니메이션계는 사실 완구 사업과 연관이 깊다.
애니메이션은 장난감을 팔기 위한 홍보 수단이란 말도 있다.
메이저 완구 회사와 계약을 맺으면 엄청나게 빵빵한 푸쉬를 받으며 대중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게 된다.
반면 이런 사업성이 적은 만화는 푸쉬가 적다.
“그리고 완구회사와 계약을 하려면 그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야 해서 스토리에 제약도 심해요.”
장난감을 파는 제 1차 고객은 어린이다.
어린이가 봐도 괜찮은 만화를 그려야만 한다.
그런데 전쟁물의 경우에는 사람을 죽인다.
또한 애들한테 온갖 속임수와 기타 등등 안 좋은 것들을 가르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정정당당을 강조하는 페어정신이 상당히 강조되고 이것이 스토리의 개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친구를 함부로 욕하거나 살기 위해 버린다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은 행동.
남을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거짓말은 나쁜 것.
우정은 소중히.
기타 등등.
지켜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
거장의 경우에는 이런 것에서 많이 자유롭지만 대다수의 신인들은 그렇지 않다.
또한 그저 장난감을 팔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의 경우에는 스토리가 굉장히 어색한 경우도 많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갑물의 경우에도 깔 구석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팬층이 뒤를 지탱해주고 있다.
매번 발매되는 프라모델이 엄청난 가격에 팔려나간다.
그렇기에 완구 회사에서는 매번 후속작을 만들려고 하고 소재를 계속해서 우려먹고 또 우려먹는다.
거대한 자본과 연결된 작품의 경우에는 작가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완구회사 그리고 게임 제작사 등.
여러 회사들과 연결되어 하나의 작품에서 파생 상품이 생겨난다.
이쯤 되면 작가가 꼴리는 대로 캐릭터를 죽이지도 못한다.
진즉에 죽어야 할 놈이 돈 때문에 살아남는다.
살리는 게 더 돈이 된다 싶으면 스토리에도 자본이 개입한다.
완결내고 싶어도 돈 싸들고 찾아와서 제발 좀 더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림을 똑같이 모작할 수 있는 실력자들을 데려와 어시스턴트로 붙여주기도 한다.
작가보다 더 잘 그리는 사람이 어시스턴트가 되기도 한다.
막대한 자본과 연결되면 10년 20년을 넘어 30년까지 시리즈가 계속 나오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런 막대한 자본들은 경쟁자를 싫어한다.
경쟁 회사에서 내는 장난감이 잘 팔리는 꼴을 보기 싫어한다.
당연히 애니메이션에도 견제가 들어간다.
애니메이션은 장난감을 팔기 위한 홍보 도구니까.
애니메이션으로 돈을 벌려는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신상품 홍보를 하며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참고로 인기가 그다지 없었던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프라모델 라인은 크로스오버물을 만들어 평행 세계의 작품으로 재도전한다.
과거의 수많은 작품들은 더 이상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힘들다 싶으니 게임으로 만들어 아예 죄다 한 데 때려 박은 뒤에 팔아먹는 것이었다.
작품은 곧 장난감을 팔기 위한 홍보 수단.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모두 장난감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작품 자체가 광고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과 계약하지 않은 작가의 만화가 엄청나게 뜰 조짐을 보인다?
밟기 위해서 움직인다.
동시간대에 더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넣어서 관심을 빼앗는 것은 기본이다.
작품에 대한 비평을 빙자해 비난을 일삼는다.
작가 멘탈을 갈아버리려 한다.
여러 수단을 동원해 해당 작품보다 다른 곳에 더 관심이 쏠리게 만든다.
물론 이런 방법을 쓰기 전에 회유도 한다.
일단 계약을 해두는 것이다.
계약으로 묶어둔 뒤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일을 진행한다.
“레알핑크가 밟힐 거라고 생각해?”
“그건 아니지만 괜히 저 때문에 싸우는 건 좀.”
“부담스러워?”
“네.”
기분은 좋다.
하지만 후원의 규모가 너무 커지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경우에 직면하게 될 현실이 두려운 것이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난 네 작품을 보고 싶어. 레이나.”
강지건의 손이 은밀한 던전을 쓰다듬었다.
은밀한 던전은 부르르 떨었다.
침입자의 갑작스러운 침입에 살짝 분노하며 핑크빛 벽을 마구 움직였다.
압사시키려 한다.
“흐응.”
“레이나.”
“네.”
“해줄 거지?”
“네.”
“옳지. 착하다.”
“헤헤.”
강지건은 레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골방 같은 원룸.
작지만 레이나가 일부러 고른 방이기도 했다. 돈을 아끼려고 구한 것이었다.
원래는 롯본기의 고급맨션에서 지내게 해줄 생각이었는데 레이나가 거절했다.
좀 더 성공하면 그때 들어가겠다는 것.
“그럼 푸딩이나 먹을까?”
“네.”
두 사람은 벌거벗고 푸딩을 먹었다.
레이나는 얼마 뒤, 만화를 그렸다.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두었던 설정과 캐릭터들이 있었다.
스토리도 작성해두었다.
다만 만화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
하지만 강지건의 강력한 요청에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사랑의 힘으로.
모든 신경을 만화에 집중해 그려냈다.
상당한 분량이 금방 쌓였다.
퀄리티도 뛰어났다.
그렇게 그려진 만화를 보며 강지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레알핑크사의 게임으로 만들자. 장난감 공장도 알아봐.”
“네.”
지시를 내리면 그대로 이뤄진다.
강지건은 간단하게 사업을 지시했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해 공작 따위도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일본의 언론은 레알핑크의 편이었으니까.
결국 일은 강지건이 원하는 대로 흘렀다.
> 와, 이거 내 취향이다.
레알핑크사의 자회사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한 게임이 히트를 치자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때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며 장난감이 출시되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나온 기체를 사고자 하는 이들이 갑자기 늘어났다.
당연히 원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더 즐기기 위해서.
일본의 대표 장난감 회사에서 방해 공작을 시도했지만 언론에서 들어주질 않았다.
레알핑크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움직임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전직 야쿠자들이 얽혀 있었다.
일본의 정치권에서도 레알핑크의 신사업을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정정당당히 경쟁하란 말이 끝이었다.
꿀 빨던 시기는 저물어가고 경쟁의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어쨌거나 레이나는 단숨에 성공을 하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강지건을 찾았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고마우면 엉덩이.”
“네. 여기요.”
레이나는 순순히 엉덩이를 내밀었다.
강지건을 만나러 오는 것이기에 아예 속옷도 입지 않은 상황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긴 치마에 노팬티.
그것은 강지건에게 소소한 욕망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