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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답은 언제나 명확하지.’
거리를 걸으며 점점 생각을 확실히 정리했다.
좀 더 뛰어난 힘을 얻는 것도 좋지만 결국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해야만 했다.
문명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듯이.
‘지금 가진 힘을 극대화하다보면 또 답이 보이겠지.’
마음이 답답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생각보다 속도가 안 나오니까.
이 정도면 됐겠다 싶은데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실망과 같다.
게임 개발자가 일 끝나서 퇴근하려는데 갑자기 문제가 터져서 퇴근도 못하고 야근하게 되는 것과 같다.
집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답답함.
쉬고 싶어도 못 쉬는 답답함.
강지건은 그러한 마음을 추스렸다.
‘더 강해지면 된다. 더.’
등급을 올려 완벽한 힘을 얻는 것이 좋겠지만 이젠 등급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내가 힘을 키운다. 내 힘이야.’
상점창에는 어마어마한 스킬들이 보였다. 하지만 강지건은 구매하지 않았다.
‘별로 쓸모없어 보여.’
공격적이거나 혹은 다른 방식의 힘이었다.
하지만 강지건이 가진 힘보다 딱히 더 나은 것도 아니었다.
‘1경 포인트라니.’
전설 등급의 스킬들은 무지막지하게 비쌌다.
궁금하기는 했지만 강지건은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
‘어쩐지 방해가 될 거 같아.’
강지건은 스스로의 힘으로 신성을 획득했다.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신성.
절정의 신성.
절정뇌신성이다.
여기서 다른 힘을 얻게 되면 현재 만들어낸 힘에 오히려 이물이 끼는 것과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다룰 수 있겠지만 지금 그럴 필요는 없지.’
1경 포인트나 주고 사고 싶지도 않았다.
‘이럴 포인트로 서번트들 스킬이나 사줘야지.’
더 많은 서번트들에게 초월의 날개와 절정마나연공법을 사줄 필요가 있었다.
서번트들이 강해질수록 강지건의 분신에 쌓이는 힘도 더 많아지니까.
때문에 강지건은 아예 서번트들을 강화하는데 포인트를 더 썼다.
‘익혀봐야 큰 재미를 볼 수 없는 스킬을 사느니 이게 더 나아!’
서번트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서 이뤄졌다.
등급이 전설이 되었지만 여전히 퀘스트 난이도는 올라가지 않았다.
덕분에 조직원들은 수월하게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포인트는 다시 서번트 강화에 투자되었다.
이젠 굳이 아이템을 살 일도 없어졌다.
상점창에서 살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아이템들을 생산해내고 있었으니까.
전설 등급이 되면서 상점참에는 모든 세계의 물건들이 다 올라왔다.
비급에서부터 우주전함까지.
심지어 천마와 검마가 사용했던 무기들도 올라왔다.
모든 물품을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기에 굳이 상점에서 포인트를 지불하며 살 일은 없었다.
‘그나저나 이 네트워크라는 스킬은 사둬야겠군.’
하지만 딱 한 가지 강지건이 사야할 것이 눈에 보였다.
그것은 바로 네트워크라는 스킬이었다.
바로 관리실에서 수많은 세계와 연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 바로 그 ‘네트워크’였다.
‘이건 있어야 해.’
구매에 필요한 포인트는 1000조.
강지건은 네트워크를 구매했다.
그러자 순간 의식이 수많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게 의식의 확장인가?’
마치 자신의 몸을 느끼는 것처럼 세계가 느껴졌다.
‘연구해볼 가치가 있어. 이건.’
강지건은 더욱 흥미를 느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스킬을 구매했다.
‘아공간.’
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건 관리실 같은데.’
다른 점이라면 크기가 굉장히 작았다.
작은 크기의 아공간이 3000조 포인트나 했다.
‘산다.’
샀다.
충동적인 구매였다.
‘이건 사야 해.’
사고 나니까 아공간을 이해했다.
아공간은 그것 자체가 하나의 세계였다.
작은 세계.
하지만 키울 수 있는 세계였다.
‘이건 시스템과 연관된 것.’
시스템을 알기 위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는 스킬이었다.
사용법은 구매 순간 깨달았지만 자세한 원리는 잘 보이지 않았다.
뿌옇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 범위 밖이었다.
‘길이 보인다.’
또 다른 가야할 길이 보였다.
이에 강지건은 답답함이 사라지는 기분을 맛보았다.
해야 할 일이 잔뜩 이었지만 방향을 모르고 더듬고 다니는 것과 방향을 정하고 걸어가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까.
쇼핑으로 포인트를 어마어마하게 썼지만 만족했다.
마지막으로는 포털을 구매했다.
무려 5000조 포인트였다.
이것이 좋은 점은 간단했다.
그냥 열어놓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강지건을 비롯해 서번트 그리고 조직원들에게는 현재 별로 필요가 없는 스킬이었다.
모두 자유롭게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지건은 구매했다.
연구를 위해.
네트워크.
지금까지는 그냥 사용하던 네트워크를 스킬로 구매한 이후 강지건은 네트워크를 대신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새롭게 구매한 스킬들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마치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알려줘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안 가르쳐주겠다는 것 같았다.
네트워크, 아공간, 포털.
‘모든 것은 공간과 관련이 있다.’
네트워크는 공간을 잇는 신호, 아공간은 전혀 다른 공간, 그리고 포털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구멍.
‘이쪽 방면으로 연구하려면 염력을 키워야 하려나?’
모아놓고 보니 감이 왔다.
하지만 염력은 강지건의 신성이 아니었다.
‘지금은 할 수 없어.’
연구는 꾸준히 할 생각이지만 당장 전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아니었다.
‘일단 분신들의 의식과 연결을.’
모든 세계의 분신과 안드로이드에 연결이 되었다.
시스템의 네트워크와 분리되었다.
‘인공지능과 연결.’
크롭스크와 수많은 세계의 우주 궤도 그리고 행성에 세워진 데이터 센터 그리고 여기에 만들어진 인공지능들과 연결되었다.
순간 강지건은 수많은 정보에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으음.’
모든 네트워크의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감시 카메라의 영상부터 은행 계좌의 잔고까지.
또는 누군가의 통화내역도.
‘차단.’
불필요하다 생각되는 정보는 차단해서 서버쪽으로 돌렸다.
‘내가 모든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판단할 필요는 없어.’
하자면 못할 건 아니었지만 굳이 지금 해야 할 일도 아니었다.
강지건은 일단 힘을 더욱 키우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힘이다. 힘을 더욱!’
힘을 더 키우기 위해선 더 많은 서번트와 함께 절정마나연공법을 연마할 필요가 있었다.
백만이 넘는 여자 조직원들과 서번트와 계약을 했다.
일단 기본적인 수련에 필요한 육문공과 초월의 날개를 구매해주었다.
초능력을 얻지 못한 여자들은 마겔에서의 섹스로 초능력을 얻게 되었다.
‘더 많은 분신.’
강지건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분신들을 이용해 새롭게 분신을 만들었다.
분신에 쌓여있는 힘을 이용했다.
강지건의 신성력이었다.
절정의 신성력.
생명의 힘.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장비를 뇌부분에 심을 필요도 없었다.
백만이 넘는 분신이 금방 생겨났다.
쌓아둔 힘이 일시에 빠져나갔지만 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시작한다.”
새로이 서번트가 된 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벌렸다.
수많은 여자들의 구멍이 보였다.
수많은 대물이 수많은 구멍에 맞춰졌다.
동시에.
백만 대물의 진군.
쿵 쿠쿵 쿵쿵쿵 쿠우우쿵!
“큐우우우우우웅!”
“햐우우우우우웅!”
“흐에에에에엥!”
“응앵웅엥!”
백만의 서번트가 교성을 내지른다.
백만대군의 진구에 따른 교성!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절정의 함성이 퍼진다.
‘차오른다! 힘이 차오른다!’
이제 막 서번트가 된 조직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절정으로 인해 기절을 반복한다.
그러는 동안 몸은 육문공과 초월의 날개로 인해 꾸준히 강화되고 있었다.
서번트들이 강해질수록 강지건의 분신들도 강해졌다.
다 함께 강해진다.
‘더!’
멈추지 않는다.
백만 대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뇌전!
절! 정! 뇌! 전!
빠지지지지지지지직!
“크요오오오오옹!”
“우효오오오오옹!”
“퓨오오오오오옹!”
절정으로 강화한다.
푹팍퍽폭!
백만 대물의 진군은 멈추지 않는다.
앞을 가로막는 구멍을 향해, 절정의 진군을 멈추지 않는다.
‘힘이! 차오른다!’
새롭게 만들어낸 백만의 분신은 빠르게 강화되고 있었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본체와 비교했을 때 그리 대단하지 않은 수준.
그러나 모두 합치면 또 하나의 본체에 육박하는 힘이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해.’
안틸로프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본체는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침식의 힘을 야금야금 흡수하면서.
침식의 근원은 이를 그냥 지켜보는 중이었다.
허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자극을 위해.
‘놈이 방심하고 있을 때 빨리 커야 한다.’
강지건은 힘이 더 차오르기를 기대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분신들을 만들어내며 서번트 계약을 할 생각이었다.
이러한 흐름에 여자 조직원들은 상당히 분주해졌다.
“우리가 쓸 포인트는 우리가 벌자!”
“주인님을 위하여!”
포인트를 벌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강지건은 어마어마하게 포인트를 썼다. 물론 이 정도 썼다고 해서 포인트가 바닥이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워낙 많은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포인트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강지건을 비롯해 서번트와 조직원들은 불안을 느꼈다.
아무리 많아도 부족했다.
불안이 제거된다고 하더라도 멈추기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포인트만 벌면 확실히 더 강해질 수 있으니까.
“더 많은 포인트! 더 강한 우리!”
기대가 뭉개뭉개 피어오른다.
강지건에게 안겨 죽어라 절정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어서 빨리.’
절정을 맛보고 싶었다.
절정뇌전에 한 번 당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서번트가 되어야 해.’
승리를 위하여.
조직원들은 오늘도 분주히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