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331화 (33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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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부활을 계속하다보니 점점 속도가 붙는다.

분석하는 시간도 짧아지며 금방 파악을 하게 된다.

여러 형태의 생명체들.

식물 벌레 포유류 갑각류 파충류.

모두 다룬다.

지구만이 아니라 모든 세계의 생명체를 죽음에서 부활시켜보았다.

‘이제 좀 알 것 같다.’

점점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니 분석이 더욱 빨라진다.

힘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점점 전문적이 되어가고 날카로워졌다.

그러면서 강지건은 생명을 부활시키는, 생명력을 부여하는 힘의 실체에 점점 접근하게 되었다.

머리로 분석해서 아는 것이 아니었다.

경험을 통해 점점 다가가는 것이었다.

이는 실험실에서 무수한 실험을 하며 쌓은 데이터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보인다. 느껴진다.’

강지건은 자신의 힘을 더욱 갈고 닦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활.”

의지로 자연스럽게 생명체를 부활시키게 되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생명체를 부활시키며 강지건은 자신의 의지를 섞었다.

“부활.”

키메라가 만들어졌다.

되살아나며 변형을 시킨 것이었다.

변형이 된 몸에 적응하지 못한 짐승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강지건은 키메라를 다시 원상복구시켜주었다.

‘조금만 더 하면.’

뭔가 잡힐 듯 한데 잡히지 않았다.

부활은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만족할 수 없었다.

‘이럴 땐 기분 전환이 필요해.’

서두르지 않았다.

스트레스로 스스로를 압박하며 망가트려서는 주객이 전도되는 꼴이다.

강지건은 오랜만에 아키하바라를 찾았다.

이제 아키하바라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많은 관련 행사가 있고 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명소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운영되고 있었다.

맛집도 꽤 있었다.

강지건은 맛집을 몇 번 둘러보고는 가챠를 뽑으며 돌아다녔다.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프라모델도 구입했다.

고가의 프라모델.

돈이 없을 때는 ‘예쁜 쓰레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욕망을 달랬다.

흔한 인지부조화다.

가지고 싶지만 예쁜 쓰레기 취급을 함으로써 가지고 싶은 욕망을 달랜다.

하지만 이젠 돈이 많으니 구입은 문제도 없다.

원한다면 원하는 프라모델을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말만 하면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프라모델 제작에 동원될 것이다.

프라모델을 구입한 강지건은 롯본기의 맨션으로 향했다.

강지건의 아지트.

“어라? 그건?”

“아, 갑자기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흐응, 야마다상 안의 아이가 속삭인 거야?”

“그렇지.”

아이가 마음속에서 속삭이면 어쩔 수 없다.

“나도 볼래.”

“나도!”

히토미와 아스카는 침대에 누워 강지건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조립만 하는 모습은 지겨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여인이 된 두 사람은 전혀 지겨워하지 않았다.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잠들었다.

평화로운 시간.

행복이다.

끼릭. 끼릭.

강지건은 묵묵히 프라모델을 완성시켰다.

‘됐다.’

붉은 기갑이 완성되었다.

만들 때는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만화 영화 속에서 움직이던 물건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비록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흠.’

강지건은 묵묵히 프라모델을 바라보았다.

‘못 움직일 건 없지?’

프라모델을 노려보았다.

플라스틱 덩어리.

생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집중했다.

‘이걸 살아있는 생명체로? 아니야. 인공지능을 부여하는 수준으로 일단. 하지만 인공지능보다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보는 게 낫지 않나?’

처음부터 생명체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차근차근.’

강지건은 자신의 힘을 사용해 프라모델을 개조했다.

개조라기보다는 몇 가지 더했다.

센서를 만들어 장착시켰다.

이어서 센서를 통해 프라모델의 감각에 동기화했다.

‘이런 느낌인가?’

생각을 하며 움직이자 붉은 기갑이 움직인다.

마치 진짜 작동을 하는 느낌.

‘좋았어.’

첫 발을 내딛은 강지건은 더욱 프라모델에 빠졌다.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프라모델.

관리실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프라모델이 쌓였다.

다른 세계에서는 조직원들이 프라모델 공방을 세워 열심히 강지건을 위해 만들고 있었다.

“새로운 취미이신가?”

“그렇다면 더 좋은 걸 구해다 드려야지.”

“여러 세계의 프라모델을 다 재현해보자고.”

“알겠습니다.”

강지건의 취미 생활은 매우 중요했다.

미치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작하기도 한다.

신과 같은 힘을 키워나가는 강지건이 발작하며 세계 몇 개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안틸로프에서 강지건은 계속 전투를 하고 있었다.

본체의 전투는 끝이 없었다.

홀로 침식의 근원에 대적해 싸우고 있는 상황.

함께 싸우지도 못하고 있는데 응원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강지건의 취미 활동은 언제나 최고 수준으로 지원 받았다.

지구의 모든 프라모델을 받는 것도 모자라 다른 세계의 프라모델은 물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새롭게 연구되어 프라모델로 제작되었다.

심지어 안틸로프의 전함들도 프라모델로 만들어졌다.

강지건은 염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척. 척. 척. 척.

허공에서 프라모델들이 조립되어간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립되는 것처럼.

공정이 끝나면 도색까지 마친 프라모델이 내려선다.

강지건은 이를 통해 센서를 부착하고 움직인다.

아울러 약간의 지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나갔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강지건은 간지러움을 느꼈다.

뭔가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 느낌.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건 의미가 없어. 마법을 통해 새기는 것도. 뭔가 나만의 힘으로 움직이고 지성을 갖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시도한다.

계속 시도하면서 부숴먹은 프라모델이 많았지만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나의 힘만으로!’

그렇게 계속 시도를 하던 어느 순간이었다.

프라모델 하나가 강지건의 마나에 휩싸이더니 자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미미하고 별 것 아닌 움직임이었지만 강지건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된다!’

자신의 힘에 의해서 움직이는 무생물.

방향을 잡은 강지건은 더욱 더 자신의 새로운 힘을 갈고 닦았다.

점점 능숙해지면 기갑들의 움직임도 더욱 자유로워졌다.

급기야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며 싸우는 전투도 가능해졌다.

- 적! 죽어라!

- 용서치 않겠다!

- 제국에 영광 있으리!

기갑 프라모델들끼리 치열하게 싸운다.

탄약과 같은 무기는 구현된 게 아니기 때문에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다.

투탁투탁.

플라스틱 덩어리들이 치열하게 싸운다.

어찌나 매서운지 플라스틱 조각이 튄다.

- 분하다!

- 혼자 가지 않겠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호문클루스.’

강지건은 그렇게 생각했다.

‘좀 더 정교하게.’

힘을 다루는 것이 더욱 능숙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 주군을 뵙습니다.

- 주군!

프라모델들에게 자아는 물론 생명력을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은은하게 빛나는 힘은 소멸되지 않고 유지되며 프라모델들을 움직이는 생명력이 되어주었다.

핑크빛 오라를 보며 강지건은 깨달았다.

“이것이 신성.”

강지건은 자신이 신성을 손에 넣었음을 깨달았다.

순간 관리자 등급을 올려보았다.

- 전설 등급으로 승급하셨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단계인 전설에 도달했다.

며칠 동안 강지건은 멍하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일본에서 휴식을 취하는 분신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왜 더 위로 못 가는 거지?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 거지?’

신성을 손에 넣고 전설 등급에 올라섰다.

이제는 할 거 다 했다고 생각해 등급을 더 올리려 했으나 막혔다.

문제를 해결하라는 메시지만 떴다.

‘뭐가 또 문제라는 거야?’

이제는 아이디어가 남아나질 않았다.

‘후우.’

답답했다.

‘아니야, 여기서 너무 스트레스 받을 거 없어.’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잠깐 나간다.”

답답함을 풀기 위해선 기분전환이 중요하다.

나중에 다시 막막해지고 답답해진다고 해도 일단 스트레스를 푸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해서 향한 곳은 시부야였다.

시부야는 일본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수많은 옷가게가 있으며 젊은이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부야의 갸루들은 아키하바라의 오타쿠들과 원수 사이이기도 하다.

아키하바라가 오타쿠들과 아싸들의 성지로 대변된다면 시부야는 반대로 인싸들의 장소인 셈이었다.

패션 그리고 음악이 넘쳐흐르는 곳이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곳.

이곳에 강지건이 떴다.

사람들이 힐긋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알아본 것이었다.

야마다 타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남자 AV 배우나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에는 강지건과 함께 인터넷 방송도 했을 정도.

인지도가 어마어마하며 세계에 팬들이 있기도 했다.

강지건은 여유롭게 돌아다니다 패스트푸드를 주문해서 먹었다.

햄버거를 사서 적당한 곳에 앉아 먹으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사람들은 지나가며 강지건을 구경했다.

몇몇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윙크를 해주니 웃으며 고개를 돌리고는 지나갔다.

번잡함 속의 평화.

강지건은 묵묵히 햄버거를 다 먹고는 다시 길을 걸었다.

목적은 없다.

갈 길을 찾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부야를 하염없이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했다.

하늘은 참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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