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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었습니다-325화 (32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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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논란은 일부러 만들어냈다.

“어, 안녕? 여기 친구랑 함께 먹방을 하기로 했어.”

“안녕?”

강지건과 야마다 타로가 나란히 음식 앞에 앉아 있었다.

“얘가 먹는 건 잘 먹는다고 해서 대결을 하기로 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가 더 많이 먹는지로 승부를 볼 거야.”

“대신 너무 느려도 안 되니까 상대보다 너무 느리면 진 것으로 간주한다.”

“그건 좀.”

“쫄리나?”

“지금 누구한테.”

야마다 타로의 도발에 강지건이 화내는 모습을 보인다.

1인 2역으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봤다.

> 오오

> 진짜 이런 날도 오는 구나.

> 아아, 주문하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 저도 같이 식사하겠습니다.

처음은 햄버거였다.

다음은 피자 그리고 치킨.

기름진 음식 뒤에는 카레가 나왔다.

카레 다음에는 라멘이 나왔고 다시 만두에서 중화요리로 가더니 우동으로 넘어왔다.

> 막상막하!

> 이거 사실 트릭이지?

> 먹는 자세가 똑같다.

> 이게 생중계야? 어떻게?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속도로 먹고 있었다.

심지어 물을 마시는 타이밍까지 같았다.

> 싱크로나이즈하면 만점 받겠다.

> 만점 줌

> 아아, 나도 먹어야지.

> 슬슬 배가 고파

> 저렇게 먹으면 아플 텐데.

세계가 지켜보는 먹방이었다.

강지건은 실시간으로 채팅을 확인하면서 여유를 음미했다.

인간이던 시절의 흔적.

‘나쁘지 않네.’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느껴지는 감정들이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정말 불필요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이던 시절의 기억은 강지건에게 소중하기도 했다.

‘이게 나중에 구속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간으로서의 기억이 구속이 되어 벗어나지 못하면 침식의 근원처럼 될 것 같았다.

‘분명 지루함을 버티지 못한 자였어.’

더 연구해서 벗어나면 될 것을 벗어나지 못했다.

감정을 벗지 못했기에 생긴 일.

‘어쩌면 두려웠는지도 모르지.’

강지건 또한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감정이란 것을 버리고 과거를 모두 하나의 기억 혹은 데이터로 치부하게 되면?

‘기계적인 관리자가 되는 것일까?’

하지만 시스템은 관리자에게 뭔가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문제를 해결하라고만 할 뿐.

‘마냥 피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너지지도 않겠다.’

강지건은 정신적인 문제를 좀 더 파고들어야함을 깨달았다.

‘역시 스킬로 지식을 얻는 것은 좀 더 뒤로 미뤄야겠어.’

스스로 하나씩 깨닫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일이었다.

하지만 침식의 근원만 해결한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남는 게 시간인 상황.

영생.

뭔가 배우는 것으로 시간을 때울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질려버릴지도 모르니 정신적인 면을 더 살피는 것도 좋겠네. 그런데 인간으로서의 추억이 나를 지탱해줄 버팀목이 되어줄까? 아니면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까?’

강지건은 고민했다.

‘당장 선택할 필요는 없겠지. 일단 추억을 쌓아보자.’

결정이 내려졌다.

강지건 안드로이드와 야마다 타로 안드로이드의 먹방 승부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 와. 멈추는 것도 같아.

> 니들 짜고 하는 거 아냐?

“짜다니 뭘 짜.”

“그런 거 아니다.”

강력히 부정하며 두 안드로이드는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 어디가?

음성 후원 메시지가 뜨자 야마다 타로 안드로이드가 멈췄다.

“일본에 왔으니 레알핑크사를 구경시켜주려고.”

> 안 돼 이 나쁜 놈아!

> AV 배우 소개해주려는 거야?

> 설마? 찍는 거야?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지.”

> 안 돼에에에에에!

> 강지건 당장 그 놈을 때려 눕혀! 나쁜 놈이야!

“어, 좋은 구경 시켜준다고 하는데 설마 이상한 짓 할까?”

> 타락하고 있어!

> 막아!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강지건이 멈출 이유는 없었다.

레알핑크사.

수많은 AV 배우들이 로비에 어슬렁거렸다.

“진짜야?”

“그렇다니까?”

“와, 설마 둘이 함께 찍는 거 아냐?”

“설마 그러겠어?”

성적으로 개방적이다 뭐다 그러지만 포르노 배우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찍지 않을 거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

하지만 그럼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똑똑한 재벌들도 멍청해 보이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해선 안 될 말도 감정에 휩쓸려 쏟아내기도 한다.

때로는 주먹질을 하기도 하고 품어선 안 될 여자를 건드리기도 한다.

말 한 마디 잘못해서 사회적 지위가 위태로워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강지건도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강지건 안드로이드는 AV 촬영은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신작 게임의 데모를 즐겼다.

이후 강지건 안드로이드는 한국으로 놀러 가는 것으로 일본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며칠 후, 신작 AV가 레알핑크에서 나왔다.

제목은 ‘월드 스타의 일탈’이었다.

남자 배우의 이름은 야마다 타로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촬영하면서 야마다 타로는 옷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차 안, 공원, 노래방, 뒷골목 등 여러 장소에서 마에다 사토미를 비롯한 여러 여자들과 만나자마자 섹스를 즐겼다.

월드 스타가 만난 여자들을 유혹해서 섹스를 하고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옷을 한 번도 벗지 않았으니 야마다 타로의 문신이 드러날 일은 없었다.

> 야마다 타로가 찍은 거겠지. 설마.

> 모른다. 모르는 거야. 강지건이 직접 찍었는지 어떻게 알아?

> 강지건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당연히 강지건은 답했다.

“그거 나 아님.”

하지만 아니라고 했어도 안 믿어준다.

안 믿을 사람은 진실을 들어도 안 믿는다.

왜?

믿고 싶지 않으니까.

믿음이란 논리보다는 감정과 더 가깝다.

이성적으로는 현실을 인지하면서도 감정이 현실을 부정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를 신나게 써재꼈다.

“아니, 진짜 아니라니까요. 난 당했어요.”

강지건 안드로이드는 열심히 억울함을 토로한다.

당연히 팬클럽은 강지건의 편이었다.

반면 야마다 타로 안드로이드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그거야 뭐 좋을 대로 생각하면 될 일이고.”

> 너 죽인다

> 죽일 거야!

> 나쁜 놈!

“이야, 공개적으로 살해 협박을 하다니 용감한 분들이시네요. 경찰이 무섭지 않으신가 봐요?”

강지건은 즐겼다.

일부러 일으킨 논란이었다.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실에서 이를 보는 강지건의 분신은 리사 그랜트와 앤 로저스의 봉사를 받고 있었다.

두 여인은 온 정성을 다해 입을 놀렸다.

“어떠세요?”

“괜찮네. 엉덩이 대.”

“네.”

쩌억.

리사 그랜트는 엎드리며 엉덩이를 벌렸다.

순간 염력에 의해 떠오른 강지건은 대물을 꽂아 넣었다.

수많은 분신들을 만들며 초능력을 얻게 했다.

당연히 염력을 얻은 분신들도 있었다.

이 중 하나를 관리실에 배치해 관리실을 드나드는 여자 조직원들과 섹스했다.

푹팍퍽폭.

염력으로 잡고 엉덩이를 친다.

“흐뉴우우우우웅!”

이어서 염력을 이용해 앤 로저스의 엉덩이도 쑤셔주었다.

숙삭석속.

“오우예에에에에!”

염력은 편리한 힘이었다.

강지건은 완벽하게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때문에 염력을 이용해 자신의 대물과 같은 형태로 엉덩이를 쑤시는 것처럼 자극을 주는 게 가능했다.

부들부들.

쾌락에 두 여인은 허공에서 떨더니 애액을 쏟아냈다.

첩찹춥촙.

물이 튄다.

그래도 멈추지는 않는다.

“흐그그그그극!”

“으극!”

두 여인은 급기야 절정에 도달해 기절했다.

“후우.”

미국의 상류층 여인들이었지만 이제는 강지건의 여자일 뿐이었다.

두 여인을 한쪽의 침대에 내려놓은 뒤, 관리실을 둘러보았다.

‘좀 더 넓히자.’

관리실을 더 크게 넓혔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이 공간은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렇다면 여기에 뭔가 비밀이 있지 않을까?’

염력을 퍼트려보았다.

하지만 딱히 뭔가 걸리는 게 없었다.

‘벽 너머는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확장은 된다.’

강지건은 의문이 생겼다.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 밖에 뭔가 있다는 뜻? 애초에 공간이란 게 뭐지? 무한한 공간이라면 확장한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소린데.’

강지건은 고개를 저었다.

‘내 물리학 지식으론 무리야.’

의학 지식은 상당히 쌓았다.

생명체를 부활시킬 수 있을 정도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니 그 어떤 의사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졌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전문 분야가 바뀌니 평범한 수준이 되었다.

‘물리 공부를 해야 하나?’

강지건은 한숨을 쉬며 안드로이드 한 기를 이용해 물리 공부를 시작했다.

‘공간의 비밀. 풀어내야 해.’

침식의 근원이 절망했던 것이 계속 떠올랐다.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

강지건은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결국 관리실을 파악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여기가 유일한 힌트야.’

다른 곳에서는 실체를 느낄 수 없었으니까.

또한 다른 세계를 돌아다니는 방법도 결국 시스템의 도움이었다.

포털.

‘포털도 연구해봐야지.’

시스템은 연구해봐야 할 대상이었다.

침식의 근원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었다.

‘할 거 많네.’

문득 강지건은 생각했다.

‘이렇게 할 게 많은데 광기에 휩쓸렸다면 상당히 어려웠겠지?’

침식의 근원이 엇나가게 된 원인을 아직 맛도 보지 못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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