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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

늦은 밤.

강지건은 연락을 받고 히토미와 아스카의 숙소를 찾았다.

처음에는 원룸에서 지내게 했지만 데뷔한 이후에는 롯본기의 고급 맨션으로 옮겼다.

물론 맨션은 강지건의 여자들이 구입한 아지트이기도 했다.

강지건이 유부녀들과 밀회를 즐길 때 사용하던 곳이고 상당히 많은 강지건의 여자들이 입주한 곳이기도 했다.

때문에 남의 시선을 그리 의식할 필요조차 없었다.

“어서 오세요.”

집안으로 들어가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사용되는 전구들이 걸려 있었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전구들.

전구가 만들어낸 길을 따라 들어가니 거실이 나왔다.

거실 한 복판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었다.

위에는 히토미와 아스카가 끈 비키니를 입고 누워있었다.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명백한 유혹이었다.

“마음에? 들지.”

강지건은 두 사람 가운데에 털썩 앉았다.

허리를 감싸자 품에 안겨온다.

“그래도 졸업한 뒤에 하자.”

“왜요?”

“좀 더 여유를 즐기고 싶어서. 지금 나한테 섹스는 일이니까.”

“으응. 알았어요.”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었지만 강지건이 두 사람을 받아들인 것은 휴식의 의미였다.

섹스가 아닌 다른 휴식을 위한 것.

그런데 안아버리게 되고 섹스를 하게 되면 또 다른 휴식거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미루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그런 건가요?”

“그런 거 아니야. 원하면 니들 몸도 내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는 거 알잖아.”

“네.”

두 사람은 강지건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외모가 변했다.

키도 더 커지고 골격도 변했다.

없던 음악적 재능이 생겼다.

변하지 않은 것은 얼굴 정도였다.

원래의 얼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얼굴.

아직 청소년이니 성장할 수도 있는 거고 역변이니 뭐니 하면서 얼굴이 변하는 일도 흔한 일이기에 두 사람의 변화는 별 의심 받지 않고 넘어가고 있었다.

학교에 자주 나온 것도 아니었으니까.

출석만 하고 돌아가고 몸에 변화가 생긴 뒤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친구들과도 만나지 않았었다.

어쨌거나 강지건 덕분에 자신들이 변한 것을 알기에 고마울 뿐이었다.

“좀 더 화끈한 선물을 받고 싶어요? 여고생들을 단체로 안는 건 어때요? 내 친구들이라면 해줄 거 같은데.”

“야마다상하고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애들 많아요.”

강지건과 닮은 야마다 타로.

대리만족이라도 해보려고 안겨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본 여자는 상당히 많았다.

어쨌거나 월드 스타와 섹스 하는 기분을 낼 수 있으니까.

“그럼 졸업 기념으로 한 번 싹 박아줄까?”

“진짜요?”

“그래, 졸업하면 그때 생각해보자.”

“후훗. 알았어요.”

“정말 뭐든지 할게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히토미와 아스카는 강지건에게 더욱 달라붙었다.

새로운 몸을 얻게 되었다.

재능도 얻었다.

두 사람의 가슴 속에서 강지건은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되어주었다.

‘풋풋한 느낌이라 좋네.’

히토미와 아스카가 활동하는 것을 지켜보며 강지건은 AV를 찍었다.

“햐융!”

“휴국!”

항문 처녀를 동시에 셋이나 취했다.

“꽉꽉 조여라!”

“네읏!”

여대생 치어리더. 고졸 인형탈 알바. 음대 중퇴생.

세 젊은 여성들의 엉덩이가 뻐끔거리며 안드로이드 기둥을 품었다.

부르르르.

몸 안에 주입되는 쾌락에 음대 중퇴생은 입을 벌리고는 엉덩이를 떨었다.

둥근 엉덩이가 탐스러워 쓰다듬어주니 힉힉거린다.

“됴아. 옹디 됴아.”

맛이 너무 가서 혀까지 풀려버렸다.

‘본체로 해주면 아예 정신 나가버리겠네.’

세 여자를 골고루 안아주며 모리 아이코의 요구에 따라 연기에 들어간다.

섹스 연기라고 해봐야 별 거 없었다.

강지건이 움직이고 싶은 대로 찍으면 된다.

다만 분위기 연출을 위해 모리 아이코가 몇 가지 주문을 할 뿐.

“크크크, 이걸로 너희들의 빚은 1% 갚을 걸로 쳐주지.”

“우웅.”

“눼에.”

“됴아. 됴아. 헤으응.”

이후 촬영을 마친 강지건은 안드로이드를 샤워실로 움직였다.

간단하게 샤워를 통해 씻어낸 뒤 옷을 입고 나섰다.

굳이 인간처럼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인간처럼 움직인다.

평범하게 일상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용하는 중이었으니까.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아키하바라.

강지건은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애니메이션 음악에 참여한 히토미와 아스카가 행사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아티스트인 두 사람.

이 둘이 참여한 애니메이션이란 사실에 홍보는 확실히 되고 있었다.

애니메이션보다 음악이 더 유명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도 그리고 제작사도 그저 싱글벙글할 뿐이었다.

널리 알려지면 그게 다 돈이다.

인지도가 높아야 뭐든 되니까.

“아앗!”

“야마다상!”

히토미와 아스카는 강지건을 발견하고 스스럼없이 다가와 팔짱을 꼈다.

“사진!”

파파파파파팍!

플래시가 터진다.

AV 배우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엄청난 스캔들감이긴 했지만 히토미와 아스카는 신경쓰지 않았다.

“세 분이 어떤 사이신가요?”

“야마다상이 후원해주셔서 데뷔할 수 있었어요!”

“야마다상이 우리 재능을 알아보시고는 이끌어내주셨어요.”

“아아!”

AV 배우라고 알려진 야마다 타로가 사실은 일본의 보석 같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했다는 이야기였다.

음란한 스캔들이 퍼질 수도 있었으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혹시 두 분 AV에 관심 있으십니까?”

“야마다상 나오는 거 다 봤어요!”

“야마다상이 나오는 걸 보는 건 재미있어요.”

“촬영 생각은 없으신가요?”

“없는데요?”

“없어요.”

현재 만들어진 자리는 히토미와 아스카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자신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야마다 타로와의 관계를 숨기는 게 맞지만 두 사람은 그게 아니라고 말했다.

강지건과 만날 때 함께 했던 친구들 때문이었다.

불량하던 친구들.

나중에 소문이 난다면 어차피 이미지는 망가지게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미리 좀 망가트려 놓겠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외국에서 엄청나게 히트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말했다.

“야마다상 덕분에 이렇게 성공했는데 숨기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희에겐 정말 소중한 분이에요. 숨기고 싶지 않아요.”

강지건 덕분에 얻은 성공이었다.

두 사람은 강지건과의 관계를 숨기느니 그냥 연예인 생활은 포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강지건은 두 사람의 요구에 응해주었다.

인터뷰는 단번에 화제가 되었다.

다소 논란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인기가 금방 날아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외국에서 잘 나가고 있었으니까.

‘쳇.’

잇페이는 혀를 찼다.

함께 어울리던 무리에 속했던 히토미와 아스카.

어느 순간 갑자기 무리와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야마다 타로와 만난 이후부터.

이때까지만 해도 별로 큰 신경은 안 썼다. 하지만 연예계에 데뷔하고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니 돈이 될 건수가 보였다.

그래서 기회를 봐서 협박을 하려고 준비중이었다.

야마다 타로, AV 배우와 만나서 놀았던 이야기를 부풀리려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터뷰로 관계를 밝혀버리니 소용이 없어졌다.

“이래서야 그냥 흔한 음모라고 치부하겠는데?”

친구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불량했던 과거 정도는 부풀릴 수 있잖아?”

“좀 더 애들을 찾아봐. 쟤들 싫어하는 애들 있을 거 아냐.”

“알았어.”

질투는 때로는 잔인한 짓을 벌이게 한다.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약과였다.

속마음을 절대 말하지 않으면 제3자는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길이 없다.

히토미와 아스카를 싫어하는, 원한이든 질투든 뭔가 있는 애들을 찾아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돈을 뜯어내면 좋고.

아니면 그냥 보내버려도 좋고.

자신들과 연락하지 않고 있으니 망해버리라는 심보였다.

잇페이는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어울리다 집으로 향했다.

집은 정말 들어가기 싫었다.

빚으로 허우적거리는 집.

가난에 찌든 방구석.

집에 있으면 편한 게 아니라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후우.”

‘어디서 돈 안 쏟아지나?’

짜증이 샘솟았다.

돈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결국 주변에 만만해 보이는 녀석들을 건드리며 주머니를 털었다.

혼자라면 두렵지만 여럿이 함께 일 땐 두렵지 않다.

어른도 사냥감이다.

외진 길을 겁 없이 지나칠 때 둘러싸면 게임 오버.

물론 이런 것도 어쩌다 한 번 해야 한다.

자주하다보면 경찰이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갱들이 다가오니까.

남의 구역에서 털어먹는 놈이 있다면?

당연히 표적이 된다.

어쨌거나 돈이 필요했다.

돈을 원했다.

숨 막히는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푸욱.

“큭!”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놀이터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뭔가 가슴에 박혔다.

저도 모르게 반응하며 스쳐지나간 존재를 잡으려 했지만 손이 허망하게 허우적거렸다.

“너 뭐 하는.......”

“죽어.”

습격한 괴한은 잇페이의 머리를 걷어찼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검은색 일색.

괴한은 잇페이가 정신을 잃자 칼을 뽑았다.

피가 튀었지만 검은 옷이라 잘 보이지도 않았다.

괴한은 칼을 잘 챙겨서 감춘 뒤 자리를 떴다.

CCTV도 없는 지역.

제대로 된 목격자는 없었다.

수수께끼의 살인에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것이라 보고 수사에 들어갔지만 뉴스로 발표되는 일은 없었다.

이후 잇페이와 어울리던 패거리가 하나둘 살해 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들이 했던 일에 대한 수사가 집중되었다.

“히토미와 아스카가 살인을 사주했을지도 모릅니다.”

“뭐? 자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한 수사관의 발언에 수사 지휘관은 책상을 내리쳤다.

“나가! 다신 팀에 들어오지마!”

하지만 수사관은 수사를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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