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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
‘AV는 이제 됐어.’
수백 명과 AV를 찍은 뒤, 강지건은 잠시 멈추었다.
정말 밥만 먹고 AV를 찍는 것 같았지만 안드로이드에게 문제될 건 없었다.
하지만 강지건이 질려버렸다.
수많은 여자들을 안아주는 일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었으니까.
AV는 그냥 재미로 찍는 것이었다.
‘좀 더 색다른 자극이 필요한데.’
유부녀들은 유혹하거나 하는 일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여자들을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순 있으니까.
‘휴식이 필요해.’
좀 색다른 즐거움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아키하바라로 향했다.
여자를 꼬시려는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
아키하바라.
오타쿠의 성지.
강지건은 가챠퐁 회관에 들어섰다.
가챠퐁이란 곳은 가챠를 뽑는 곳이다. 수많은 뽑기 기계들.
피규어 뽑기를 몇 개 해보았다.
딱히 좋은 줄은 모르겠지만 그냥 즐겼다.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곳이니까. 돈도 많으니 그냥 부담없이 즐기는 것.
이어서 인근의 맛집을 몇 군데 들렸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힐긋거리는 게 보였지만 강지건은 신경쓰지 않고 즐겼다.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야마다 타로라는 인물의 몸에는 야쿠자의 것으로 추측되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으니까.
일단 속으로 경멸을 하건 뭘 하건 코앞에서 대놓고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
경찰 때문에 야쿠자가 일반인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갱단이 야쿠자들과 어느 정도 선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잘못하면 야쿠자가 아니라 양아치들에게 두들겨 맞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속으로 욕하고 경멸할지언정 어지간해서는 대놓고 욕을 하는 일은 없다.
대신 최대한 피하면서 관계되지 않으려 한다.
회피.
이것만으로 사람은 소외 받는 기분이 들 수 있지만 강지건은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았다.
가까이 안 오면 오히려 고마웠다.
한가하게 아키하바라를 돌아다니며 맛집에서 맛있는 것을 사먹었다.
여러 라멘을 맛보고 때로는 메이드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기도 했다.
가격은 비쌌지만 색다른 것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도착한 곳은 피규어 샵이었다.
상당히 레어한 피규어들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게 보였다.
사고자 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었지만 피규어에 별로 관심이 없기에 구경으로 끝날 뿐.
강지건은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가 게임 센터로 향했다.
‘흐음.’
그리고 한 가지 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모든 게임의 1등 기록을 가져가봐야지.’
입구에 들어서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계에 갔다.
사격 게임이었다.
코인을 넣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2인용 게임인데 강지건은 혼자서 2개의 총을 들었다.
이어서 양손으로 쏘기 시작했다.
타탕타탕타탕.
게임 속의 좀비들이 죽어나간다.
강지건은 기계적으로 빠르게 해치우며 결국 최단 시간에 한 번도 죽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해버렸다.
아니, 죽지 않은 게 아니라 한 대도 맞질 않았다.
그냥 다 죽여버렸다.
“와.”
그렇게 1등 스코어를 차지하고는 ‘YT’라는 야마다 타로 이니셜을 남겼다.
이어서 모든 게임을 한 번씩 하면서 스코어를 갈아치웠다.
강지건에게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어느새 주변에 모여들었다.
“이 사람 강지건?”
“아니, 야마다 타로 몰라?”
“아, 그 사람?”
“어. 근데 진짜 잘한다.”
“와, 또 1등.”
강지건은 어느새 모여든 청소년들을 보고 피식 웃었다.
“같이 할래?”
“그래도 되나요?”
“그래. 코인은 내가 낸다.”
“오오!”
강지건은 게임 센터의 청소년들에게 코인을 뿌렸다.
“그런데 진짜 강지건 아닌가요?”
“어떨 거 같아?”
“생긴 건 똑같은 거 같은데.”
“그럼 강지건하지 뭐.”
“사칭한다고 고소당하지 않나요?”
“하라지 뭐.”
절대 고소 당할 일은 없었다.
야마다 타로가 강지건이고 강지건이 야마다 타로니까.
자신을 자신이 고소할 이유는 별로 없었다.
그렇게 어울려서 놀다보니 저녁이 되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밥 먹으러 갈래?”
“네, 좋아요.”
“가자.”
많이 불량한 녀석들이 끝까지 남게 되었지만 강지건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갸루들도 상당히 있었다.
‘좀 불량한 녀석들이네.’
보통 사람이라면 피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지건은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근데 야마다상. 레알핑크에서 돈 많이 줘요?”
“응. 많이 벌지. 능력있으면.”
“오오, 나도 거기서 일할 수 있나요?”
한 남학생이 그렇게 묻자 강지건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학생은 안 받아.”
“에이.”
“졸업하면 도전해봐라. 길이 아주 없는 건 아닐 테니까.”
“나 졸업하면 야마다 상하고 AV 찍을 수 있어요?”
“너? 하고 싶어?”
“네! 지금 당장도 가능해요!”
“됐어. 미성년자는 안 받아.”
“에이, 왜요?”
“미성년자랑 잘못 엮이면 경찰이 난리치니까 그러지 왜겠어?”
강지건은 슬쩍 셔츠의 단추를 풀고 문신을 보여주었다.
그것으로 공기가 슬쩍 가라앉았다.
“으응, 전 이만 가볼게요.”
뒤늦게 강지건이 야쿠자와 연관이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 녀석들이 또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야쿠자와 엮이는 것에 별 생각이 없는 녀석들뿐이었다.
“니들은 나 겁 안 나냐? 나랑 엮이면 피곤할 텐데?”
“에이, 태어난 게 엿 같은데 뭐 어때요.”
“깡 좋네.”
“헤헤.”
남학생도, 여학생도 물러나지는 않았다.
“노래방이나 갈까?”
“좋아요!”
“신나게 놀아보자!”
노래방에서는 야릇한 일 따윈 없었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먹을 것을 시켜 먹었다.
이후 피곤해진 몇이 또 돌아갔다.
그렇게 12시가 되자 다들 떨어져나가고 여자애 둘이 남았다.
“니들은 집에 안 가?”
“가기 싫어요.”
“왜?”
“엿 같으니까. 야마다 상이 재워주면 안 되나요?”
“집에 가기 싫으면 있을 곳을 찾아줄 순 있는데 집이 왜?”
“계부가 자꾸 건드려서요. 나왔어요.”
“그래? 엄마는?”
“엄마 앞에서 그러는데 가만히 보더라고요.”
“엿 같은 일이네.”
“그러니까. 차라리 내 처녀 야마다 상이 가져가요.”
하지만 강지건은 고개를 저었다.
“미성년자는 안 돼. 너 졸업 얼마나 남았어?”
“6개월?”
“그럼 그때 하자. 뚫어줄게.”
“나 그럼 6개월 동안 야마다 상이 재워줄 거?”
“있을 곳은 찾아줄게. 학교는?”
“그만두고 싶은데.”
“어지간하면 졸업은 해. 출석만 하는 거 어렵지 않잖아?”
“아빠도 아니고.”
강지건은 피식 웃었다.
“아빠 해줘?”
“그럴래요? 파파?”
“그러던가.”
“훗, 파파!”
여자애 둘은 강지건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더 야릇한 일은 없었다.
강지건은 두 소녀에게 거너스 산하의 조직이 소유한 원룸에서 살 수 있게 해주었다.
이후 소녀들은 가끔 학교에만 가며 출석일수만 채우게 되었다.
평소에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강지건이 주는 용돈을 썼다.
강지건은 소녀 둘을 거두어들인 뒤에도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본의 맛집을 찾아다녔다.
돈은 많으니 그냥 길을 가다가 흥미가 생기면 뭐든 사먹으며 구경했다.
‘흐음, 이제 슬슬 지방을 돌아볼까?'
“어디 가세요?”
“어, 지방 여행.”
강지건은 주기적으로 거두어들인 여학생들을 찾았다.
딱히 별 의미는 없었다.
휴식을 위한 일이었다.
히토미와 아스카.
강지건이 그냥 변덕으로 거둬들인 여학생들이었다.
두 소녀의 집에서는 집에 아이가 들어오지 않는데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그런 일이 없었다.
아이는 학교를 잘 나가고 있었고 학교에서 무슨 이야기가 없었으니까.
그냥 방치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시간이 지나며 히토미와 아스카는 점점 더 강지건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아울러 집에 더욱 안 들어가게 되었다.
강지건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종종 소녀들과 어울렸다.
그래봤자 게임 센터를 가거나 맛집을 돌아다니는 정도였다.
“요즘에는 애들 삥 안 뜯지?”
“안 뜯어요. 이렇게 용돈 많이 주는데.”
두 소녀의 용돈은 풍족했다.
작정하고 쓰면 돈은 언제나 부족하지만 큰 욕심 안 부리고 쓰면 풍족한 수준이었다.
딱히 명품 같은 것에 집착하지도 않았다.
“학교 공부는 졸업할 정도로만 해. 나중에 나랑 AV나 찍자.”
“치이. 여자애들을 좀 더 좋은 길로 인도해야 하는 거 아닌가?”
“좋은 길로 가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겠지?”
“그래도!”
히토미가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쨌든 나 여행 갈 건데. 같이 갈래?”
“좋아요.”
조용히 있던 아스카가 벌떡 일어났다.
잠시 뒤 준비가 끝나고 세 사람은 차를 타고 교토로 향했다.
“와, 좋다.”
“멋져.”
히토미와 아스카는 신이 난 표정으로 드라이브를 즐겼다.
폰으로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학교에는 가끔 나간다고 해서 친구들이 다 인연이 끊어진 것은 아니니까.
가끔 원룸에도 친구들이 찾아와서 놀고 갔다.
그래도 강지건은 뭐라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근데 타로는 우리가 정말 딸처럼 느껴져?”
“그럴 리가 있겠냐. 니들이 파파라고 부르고 싶다니까 부르게 놔두는 거지.”
“훗.”
“그럼 왜 이렇게 잘 해줘?”
“인연이 닿은 거지. 운 좋은 줄 알아라.”
휴식을 위해 움직이다 맺은 인연을 끊지 않았을 뿐이었다.
“야, 니들만 맛난 거 먹지 말고 나한테도 좀 줘라. 난 입 아니냐?”
“뭐 드실 건데요?”
“맛 난 거.”
“으응.”
이후 강지건은 호강을 하며 운전을 했다.
소녀들과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즐거운 여행을 했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강지건은 소녀들과 노는 것으로 힐링하기 시작했다.
섹스를 너무 많이 하니 섹스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좋은 자극이 되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