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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
강지건의 먹방은 계속 되었다.
그냥 산을 오르다 중간에 쉬면서 라면을 먹는다.
이거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산을 빨리 오르는 기록이나 혹은 정상에 도착하는 것에는 모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강지건이 올라가다 포기하고 내려와도 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포기하지 않고 오르고 또 올랐다.
“아, 이제 라면 다 떨어짐. 이젠 그냥 커피나 마시면서 올라가야함.”
산을 오르다 밤이 되면 절벽에 포터렛지를 치고 잤다.
벨트까지 몸에 둘러야 했다.
사실 제대로 푹 쉰다고 보긴 어려웠다.
굉장히 위험한 짓이었다.
하지만 체력이 하락하는 데 계속 오르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안드로이드이기에 별 문제는 없었지만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 그냥 휴식을 취하는 척 하는 것일뿐.
진실을 모르는 이들에겐 강지건이 굉장히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도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였다.
어쨌거나 결국 강지건은 정상에 도착했다.
“아, 여기가 정상이네. 내가 가장 높은 곳에 섰어.”
주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카메라에 모두 담긴다.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등산하는 장면이 지겹고 지루하다고 해도 그냥 틀어놓고 시간 날 때마다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시간 생중계는 그런 맛이 있었다.
자기 할 일 하다가 가끔 보고 확인하고.
쉬면서 좀 보다가 다시 일하고.
지루한 작업이고 뭐고 그냥 틀어놓는 것이다.
더구나 강지건이 하는 실시간 생중계였다.
시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멈출 수 없었다.
유명한 사람과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하니까.
“여기까지 왔으면 뭐 좀 먹어야지.”
> 와, 진짜 먹방 레전드다
> 그치 산에 가면 먹는 건 빠질 수 없지
> 에너지를 충전해야 함
“에너지바는 좀 아껴두고 이번 컨셉은 세상의 정상에서 먹는 카레다.”
강지건은 일본산 카레를 꺼냈다.
> 갑자기 카레 땡기네.
> 카레 다이스키
> 캉사마! 나도 카레 먹으러 갑니다!
일본인들이 환호하면서 채팅창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일본 카레 매출이 확 뜨는 순간이었다.
“역시 산 위의 한 끼는 맛있네요. 여러분도 해보세요. 대신 쓰레기는 챙겨서 돌아오시고요. 좋은 풍경을 쓰레기로 망가트리면 나쁜 사람이죠.”
세계 정상에서의 먹방이라 이름 붙은 영상은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정상의 한끼.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왔다.
> 난 산이 싫어. 그래서 우리집 옥상에서 한 끼 했지.
> 높은 곳에서 먹는 것은 언제나 각별한 맛
> 김밥으로 해결했다.
> 죽도 좋아요
> 그나저나 강지건 먹방은 정말 새로운 레벨이다.
>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했으면 이제 바다속에서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많은 이들이 다음 방송을 예측했다.
> 심해 먹방이냐?
> 심해 레스토랑의 심해 먹방 조타
강지건은 사람들의 의견을 살피다 심해 먹방에 꽂혔다.
“심해 먹방 갑니다.”
배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에 떴다.
“이제부터 아틀란티스를 찾아보겠습니다.”
강지건이 잠수함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어서 소형 잠수정을 통해 외부 카메라가 보였다.
실내는 레스토랑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테이블도 있었다.
“산소가 부족할 수 있으니 여기서는 불을 쓰는 요리는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요리를 할 겁니다.”
그냥 데워먹는 수준의 요리란 소리였다.
“벽면은 외부를 볼 수 있는 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띄우는 디스플레이를 설치했습니다. 원래는 투명하게 만들까 했는데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 근데 심해인데 어떻게 생방송이 됨?
“아, 방송은 유선으로 수면과 연결했습니다. 뭐 전쟁무기도 아니고 이렇게 방송하는 거죠.”
전쟁에서 사용하는 잠수함의 경우 전파를 내보내는 것조차 매우 조심스럽다.
잠수함은 숨어야 한다.
전파를 내보내다가 위치가 발각되면 관이나 마찬가지다.
숨어있어야 의미가 있지 발각되면 죽은 목숨이다.
강지건은 파테를 빵에 발라서 한 입했다.
“음, 역시 맛이 강렬합니다. 이건 와인보다는 거친 맛의 위스키가 더 어울릴 거 같군요.”
트레핀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고가의 위스키를 꺼냈다.
라벨도 제거하지 않았다.
> 그게 어디 위스키임?
“트레핀이라고 아실려나?”
> 트레핀이 어디임?
“여러분은 못 가고 저와 제 친구들만 갈 수 있는 곳이 있죠.”
> 우리 사이에 이러기야?
예전에는 뭔가 들키지 않게 노력했지만 이제는 모든 게 무의미한 노력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그냥 강지건이 장난으로 속이려한다고 치부했으니까.
위스키의 라벨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문자들이 규칙성을 가지고 있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심지어 언어학자들마저 흥미로운 눈으로 문자들을 살펴도 퍼즐처럼 생각했지 정말 이계의 언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크으. 역시 간 요리와 거친 위스키는 잘 어울립니다.”
> 위스키 사뒀지.
> 순대 주문했다. 간 많이
> 편의점 가는 중
> 파테 사러 간다
> 난 이 조합이 진짜 좋은지 모르겠다.
> 간 싫어하면 호불호 많이 갈릴 듯
“바다 속은 진짜 어둡네요.”
강지건이 탄 잠수함은 계속 깊게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영상은 보여주었다.
“심해의 먹방.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죠.”
이어서 강지건은 전자레인지로 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을 해먹었다.
대부분 거의 데워먹는 수준이었다.
냉동 피자를 비롯한 수많은 냉동식품들의 향연.
당연히 해당 냉동식품들은 상당한 인지도를 실시간으로 쌓게 되었다.
> 아, 배고프다
> 라면 물 끓임
“그런데 여러분 아시나요?”
> ?
“여러분은 지금 제게 속고 있습니다.”
> 뭐?
> 서, 설마?
강지건은 음식을 다 먹고는 일어났다.
벽면에 보이는 것은 어둠이 가득한 심해였다.
심해에 라이트를 켜고 여기저기 돌아보는 중이었다.
심해의 생물들이 가끔 보이긴 했다.
그렇게 심해의 생태계가 생중계 되고 있는 가운데 강지건은 해치 옆에 섰다.
> 아 지금 뭐 하려는 거?
> 설마?
강지건은 해치를 열었다.
> 으악!
> 안 돼!
하지만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읏차!”
잠수함 밖으로 나간 강지건은 손을 흔들었다.
화면이 전환되며 강지건이 잠수함 위에 선 모습이 보였다.
“사실 전 심해로 내려가지 않았어요. 심해 영상은 무인 잠수정으로 찍고 있습니다.”
> 역시 이럴 줄 알았지.
“어차피 심해 레스토랑이라고 해봐야 영상으로 보는 수준을 넘어가긴 힘들죠. 그냥 벽면에 디스플레이 잘 해놓으면 기분 내고 좋잖아요. 굳이 위험하게 심해에서 먹을 필요는 없죠.”
강지건은 웃으며 잠수함 위에 앉았다.
주머니에서 초콜릿바를 꺼내 한 입 물었다.
“조만간 식당 하나 만들어볼까 합니다. 절벽 위의 한끼라고요.”
며칠 뒤, 컨셉 식당이 하나 열렸다.
강지건은 미국의 한 쇼핑센터 안에 편의점을 열었다.
편의점 안에는 방음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온통 디스플레이 천지.
벽면에 설치된 포터레지에 앉아 가지고 들어온 음식을 먹었다.
간단한 컵라면 혹은 샌드위치와 음료였다.
방음부스 안에서는 자연의 소리만이 들렸다.
공기청정기를 이용한 공기는 자연의 향을 만들어냈다.
어디선가 바람도 불어오게 해두었다.
바람을 느낄 수 있게.
벽면에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진짜 같아 보였다.
삐빅!
15분이 지나자 소리가 난다.
이용한 고객은 밖으로 나와 감탄했다.
“나도 이거 살래.”
고객은 바로 근처의 전자 상가로 향했다.
전자제품 상가에서는 해당 부스에 대한 모든 것을 팔 준비가 끝나 있는 상황이었다.
상당히 비싼 것이었지만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문제가 되는 액수가 아니었다.
안전하게 절벽에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 것이었다.
물론 VR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었지만 머리에 뭘 쓰는 게 싫은 사람들은 VR 대신 부스를 택했다.
또 하나의 사업이 성공한 가운데 강지건은 세계 챔피언과의 타이틀전이 성사되었다.
이후 열심히 운동하는 척하며 다른 세계에서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놀기 시작했다.
마겔.
강지건은 용희와 함께 마겔을 달리고 있었다.
“흐익!”
타고 있는 자동차는 자율주행차였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공지능에 의해 알아서 조종되고 있었다.
엎드린 상태로 용희는 강지건의 대물에 찔리는 중이었다.
푹팍퍽폭.
철썩찰싹출썩촐썩.
탄탄한 엉덩이살이 찰싹거리며 음란한 소음을 만들어낸다.
물이 튄다.
야릇한 향을 품은 물이다.
“흐앗!”
강지건의 분신에게 계속해서 범해지고 있었다.
용희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아! 좋아! 지건 좋아!”
“좋아좋아?”
“좋아좋아좋아!”
“좋아좋아!”
좋다고 외치는 동안 용희는 또 가버렸다. 연속으로 계속 절정에 오르며 실시간으로 강해지는 중이었다.
강지건의 분신도 마찬가지.
“내가 청소할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여운에서 빠져나온 용희는 뒤돌아서 무릎을 꿇었다.
도마뱀의 눈을 하고 있는 용희.
하지만 강지건은 그런 용희를 사랑스럽다는 듯 내려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용희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었다.
공룡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을 스킬을 이용해 인간형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과 다른 부분은 있었다.
눈도 그렇고 일부 피부도 그러했다.
하지만 강지건은 개의치 않았다.
용희는 강지건의 암컷이었으니까.
“우리 용희 착하네. 자, 또 하자.”
강지건이 뒤로 앉잔 용희가 냉큼 뛰어올라 대물을 품었다.
“아아, 정말 좋아.”
“우리 용희 예뻐.”
“정말 예뻐? 다른 여자들하고 많이 다른데?”
“응, 예뻐. 이 탄탄한 복근도, 허벅지도.”
“하지만 이건 내 본모습이 아니잖아.”
“공룡이라. 흠. 본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렇지는 않아. 다만 나만 뭔가 다른 거 같아서 좀 그럴 때가 있어.”
“그럼 내가 공룡 몸 하나 만들까?”
“정말?”
“그럼, 우리 용희를 위해서라면.”
“좋아! 하자!”
강지건은 새로운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뇌에는 통신용 장비를 넣은 뒤에 공룡의 알에 주입했다.
이후 공룡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시작했다.
‘기묘하군.’
공룡의 몸에 의식이 연결된 강지건은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