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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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

‘승급이 또 안 되는군.’

승급을 위한 포인트는 있었다.

하지만 메시지는 같았다.

- 문제를 해결하세요.

그랜드 마스터 등급으로 올라가는 길이 또 막혔다.

‘나의 분신을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을 때 승급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역시 생명에 관한 무엇인가를 할 때 문제가 해결되겠지?’

“후우.”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수많은 실험을 해야 할 수도 있었다.

‘일단 생명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겠네.’

강지건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분신을 이용해 섹스하며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공부하고 본신은 안틸로프에서 싸우고 있었다.

또한 지구를 비롯한 여러 세계에서 여러 경험을 쌓고 있기도 했다.

강지건의 의식은 수없이 분산되었지만 모두 다 감당하고 있었다.

처음이 어렵지 계속하다보니 요령이 생기고 결국에는 숨 쉬듯 자연스럽게 의식을 분할해 이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완전히 익숙해져서 이제는 손발을 다루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자연스러운 수준에 도달하니 이제는 폭발적으로 분신을 늘려도 별 문제가 없었다.

‘서번트 우선.’

강지건은 강력한 서번트들에게 분신을 배정했다.

“아아! 주인님!”

“주인님!”

서번트들은 각자 강지건의 분신을 독점하고 엉덩이를 흔들기에 바빴다.

혼자 독점하고 있다는 감각에 더욱 흥분했다.

더욱 크게 흥분하며 쾌감을 느끼고 절정을 수도없이 반복했다.

지치는 일도 없었다.

잠도 안자고 계속해서 절정 속에서 헤매었다.

쾌락에 익숙해지는 일 따윈 없었다.

익숙해졌다 싶으면 더 큰 절정이 찾아왔다.

더 강한 절정뇌전에 당해버리면 느껴버릴 수밖에 없다.

느끼고 또 느끼고!

절정의 포로가 되어 계속 헐떡인다.

잠을 안자도, 먹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서번트.

더구나 절정을 느끼며 절정마나연공법으로 인해 보다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강력한 힘을 손에 넣게 되니 어지간해서는 몸에 문제가 생길 일도 없었다.

“흐키이이이이이익!”

절정에 몸부림치면서도 강지건의 분신을 놓지 않는다.

이성을 잃었다.

자신을 잃는 기분이다.

그래도 벗어나지 않는다.

“사랑해요!”

“주인님!”

“흐아아앙!”

영원히 하나로 이어지고 싶은 기분이 멈추질 않는다.

강지건은 서번트들을 위해 계속해서 분신을 만들어냈다.

멈추지 않았다.

조직원들은 분신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끊임없이 공급했다.

더구나 분신을 하나 만들때마다 강지건은 퀘스트 클리어 포인트를 받았다.

하나당 100만 포인트였다.

엄청난 보상에 멈출 수 없었다.

‘뭔가 좀 쉴 것이 필요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분신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통은 상상이상이었다.

이제는 하나도 아니고 한 번에 수백개의 분신을 만들어내는 중이었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을 정도의 고통.

강지건 본신의 머리는 점점 빠지고 있었다.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 머리가 빠지고 있군. 겨우 이 정도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건가?

“강해지면서 싸우다보면 그럴 수 있으니까. 난 정신 스킬은 올리지 않았어.”

- 포인트 때문인가?

“그래, 그러니 좀 알려주지 그래?”

- 네 문제는 네가 해결해라. 후후후.

“나도 당해봐라 그건가?”

- 그렇지.

안틸로프에서의 싸움은 침식의 근원에겐 놀이였다.

즉, 강지건은 침식의 근원이 원하는 놀이 상대가 되어주고 있는 셈이었다.

‘장난감 취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저 놈만 없애면.’

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참고 기다린다. 그 전에 숨 좀 돌려야지.’

강지건은 지구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안드로이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지건의 안드로이드는 복싱에서 쾌승을 거듭하고 있었다.

전승 행진.

전적은 많지 않아도 매 경기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KO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내가 요즘 생각해봤는데 역시 난 강해.”

> 아 누가 좀

> 반박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다.

> 그래 니가 짱이다.

“근데 바로 챔피언 타이틀전하고 싶은데. 챔피언들은 다 겁쟁이들인지 안 받아준데. 나 정도면 파이트머니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는데. 님들 생각은 어때?”

> 쫄았지 머

> 챔피언 벨트 반납 받아야 함

> 겁쟁이 새끼들이 뭔 챔피언이야

복싱만이 아니다. 격투기 챔피언들은 이런 도발을 수도 없이 겪어야 한다.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다?

그럼 은퇴해야 한다.

더 이상 싸울 수 없다면 은퇴가 답이다.

챔피언 벨트를 들고 계속해서 흥행이 보장된 매치를 거부하면 협회에서 난리친다.

협회가 굴러가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다.

강지건처럼 돈이 되는 매치를 계속 거부한다면 협회에서도 곱게 보지 않는다.

더구나 복싱은 누가 강한지 겨루는 스포츠.

질 것 같아서 매치를 거부한다면 챔피언 자격을 박탈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렇기에 의무방어전 같은 것도 있다.

챔피언은 지명을 통해 자기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선수를 지명해서 방어전을 치를 수 있지만 항상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악용되면 형편없는 선수하고만 100번 매치를 벌려 100전100승의 전적을 쌓는 것도 가능해지니까.

한 마디로 전적에 거품이 거하게 낀다는 소리다.

이런 식으로 하면 당연히 벨트의 가치도 떨어진다.

세계 챔피언이라고 해도 세계에 복싱 협회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프로 복싱 협회는 여러 개다.

그렇기에 세계 챔피언 벨트도 여러 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협회가 갈라져서 국가의 챔피언 벨트가 여러 개일 수 있다.

협회마다 챔피언 벨트를 걸 수 있으니까.

한국 같은 경우에는 챔피언 벨트를 따도 인기가 없어서 그다지 인정을 받지도 못하지만.

거꾸로 아마추어 복싱이 더 흥행하고 프로 복싱은 그냥 산소호흡기만 달고 있는 상태다.

아마추어 복싱으로 국제 대회 메달을 딴 게 한국 챔피언 벨트보다 더 인정받을 정도다.

얻어터지면서 싸워봐야 돈도 얼마 벌지도 못하고 병원비가 더 들어가게 생겼으니 누가 복싱을 할까?

결국 금메달이라도 걸린 아마추어가 더 대접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나는 싸우고 싶어. 하지만 싸움을 피하면 싸울 순 없지. 마음대로 폭력을 휘두르면 안 되는 평화의 시대잖아. 아니야?”

아니야.

세상은 전혀 평화롭지 않다.

평화로운 것은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일부 국가 혹은 지역의 이야기다.

“가서 한 대 패주면 억하고 쓰러질 것 같은 놈들이 챔피언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지. 그런데 규칙이 그런 걸 뭐 어쩌겠어. 법으로 벨트를 보호하겠다는데.”

> 자격 없는 새끼들 많음.

> 벨트 반납해라!

“나랑 싸우면 돈도 엄청 벌잖아? 솔직히 나랑 붙으면 정말 꿀인데. 돈도 듬뿍 받지. 다른 매치 3번 뛰는 것보다 나랑 한 번 뛰는 게 더 많이 번다니까? 나랑 싸웠던 사람들 다 팔자 고쳤잖어.”

> 그치

> 고쳤지

> 집에 있던 빚 갚았다고 좋아한 녀석 있었지.

>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식당 차린 녀석이었지.

“아, 그 식당 내가 컨설팅 좀 해줬어. 식당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먹는 건 또 잘 먹잖아. 그래서 좀 알려줬지. 지금 거기 대박 났잖아. 나랑 싸우면 인생 핀다니까? 왜 날 거부하는지 모르겠어.”

강지건이 말을 할수록 벨트를 가진 챔피언들을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챔피언들은 알고 있었다.

싸우면 벨트를 빼앗긴다는 것을.

강지건이 싸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잘 싸우는지.

자신이 이길 길이 안 보이니 긴장하고 최대한 피하게 되는 것이다.

“챔피언들이 갑자기 초식동물처럼 도망가고 있어. 땅 속에 숨으면 나도 어쩔 수 없다고?”

> 걱정 마라

> 매치를 성사시켜줄게

> 돈이 필요해? 내가 줄게. 내 돈 가져가

권력을 이용한다면 보다 쉽게 매치 성사가 가능하지만 강지건은 그러지 않았다. 지구 귀족들도 여기에 개입하지는 않았다.

강지건의 즐거움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좋아. 믿고 기다리겠어. 나는 그 동안에 좀 놀아야겠어.”

논다고 해도 뭔가 거창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상류 사회의 섹스 파티?

그런 것은 애들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섹스를 하고 있다.

“이번엔 등산을 가야겠어.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

강지건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보통은 팀이 오르지만 강지건은 홀로 도전하는 중이었다.

오르는 과정은 모두 생중계되고 있었다.

> 위험하게.

> 왜 혼자?

강지건은 고글을 통해 채팅을 확인했다.

등산용 AR 고글이었다.

여러 가지 기능 중에 외부와 계속 교신을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춥다. 말 걸지 마라.”

강지건은 입을 다물었다.

사실 체온 정도는 문제가 아니지만 추운 척을 할 뿐이었다.

> 아니 그럼 중계를 끄세요

> 어허 중계 끄란 놈 나가

> 보기 싫음 보지 마 나가

> 어 나 가

> 나 가

강지건은 묵묵히 산을 올랐다.

본체였다면 그냥 날아올라갈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에 그런 기능은 없었다.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추락한다.

죽지는 않지만 안드로이드 한 기가 날아가 버린다.

물론 조난당한다고 해도 금방 새것으로 갈아치울 수 있다.

“후욱!”

숨을 들이키며 살짝 속도를 올렸다.

차가운 공기가 안으로 들어왔지만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별 영향은 없었다.

강지건은 좀 더 빠르게 올라 적당한 자리에 못을 박기 시작했다.

벽에다 단단히 박아 넣고 로프를 이용해 절벽에 쉴 공간을 만들어냈다.

“아, 한숨 자고 싶네.”

> 아저씨 그런데서 자면 입 돌아가요

> 죽어요

> 어저씨 얼른 집에 가세요

전투식량 중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고도 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를 응용하면 등산 중에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줄만 당기자 핫팩을 이용해 물이 끓여진다.

끓은 물에 라면을 넣고 기다렸다.

3분.

“후루루루룩! 어, 좋다.”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의 절벽에 매달려 라면을 먹고 있었다.

> 꿀꺽

> 아니 먹방을 무슨

> 에베레스트에서 먹방하네

> 먹방 레전드다

> 와 진짜.

> 갑자기 라면 땡기네

강지건이 절벽에서 끓여먹은 라면의 매출이 갑자기 껑충 뛰는 순간이었다.

“역시 산에서 먹는 라면은 별미입니다.”

다 먹은 뒤에는 쓰레기를 주섬주섬 챙겨서 다시 가방 맨 아래에 쑤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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