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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크롭스크.
강지건 컨트롤 32호기와 라다 컨트롤 1호기가 거리를 걷고 있다.
초인이 아닌 평범한 인간의 수준인 안드로이드.
때문에 겪는 경험도 매우 평범하다.
‘기분 좋아.’
라다는 손에 느껴지는 감각에 히죽 웃었다.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데이트였다.
본체는 이미 절정으로 맛이 가고 있었지만 더 강렬한 절정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렇지만 정신줄을 놓지는 않는다.
여기서 멈추면 강해지지 못하니까.
자신의 자리를 다른 서번트가 차지하게 내버려둘 순 없다.
‘내가 넘버원 서번트야.’
최초의 서번트, 라다 갈킨.
라다는 행복했다.
강지건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크롭스크의 거리가 보였다.
이젠 좀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 강지건과 함께 거닐며 좀비 대가리를 깨고 다녔던 곳은 깔끔해졌다.
부서졌던 부분은 수리로 말끔해졌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오갔다.
다른 세계에서 온 조직원들이었다.
문명이 뒤떨어진 세계의 조직원들은 그나마 살기 편한 문명을 가진 세계로 이주하는 게 보통이었다.
대신 자신들의 세계를 천천히 개발하며 포인트를 최대한 벌어들인다.
강지건의 등급이 마스터로 올라갔지만 많은 퀘스트들이 여전히 같은 난이도였다.
포인트 수급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후훗.”
라다는 강지건의 손에 깎지를 꼈다.
비록 안드로이드를 통해 일어나는 일이지만 감각은 똑같았다.
그렇게 설계된 안드로이드니까.
‘진짜 같아. 진짜로.’
과거의 크롭스크로, 기억하고 있던 추억 속의 크롭스크가 다시 부활한 것 같은 느낌.
라다가 살던 도시에 한정된 것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과거를 추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잃은 것을 되찾은 느낌.
“왜 울고 그래?”
“아니, 기뻐서요.”
“나도 기뻐. 너랑 이렇게 다닐 수 있는 게.”
“네.”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 들어간다.
커피와 도넛 그리고 치즈 케이크를 시킨다.
종류별로.
달콤한 도넛을 한 입 먹고 커피를 마신다.
커피의 쓴 맛은 도넛의 달콤함이 녹여준다.
도넛으로 텁텁해지면 커피로 씻어낸다.
환상의 조합.
밤에 먹으면 잠도 안자고 게임 하는데 도움을 준다.
필연적으로 비만이 따라온다.
그러나 강지건과 라다는 그럴 걱정이 없었다.
본체도 별 문제 없지만 지금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맛볼 뿐이었다.
소화 기관은 없지만 미각은 존재했다.
“아, 시간 됐다.”
“가자.”
잡담을 나누다 영화를 보러 간다.
영화관에서는 손을 꽉 잡고 로맨스 영화를 보았다.
사실 두 사람 다 액션 영화를 좋아했지만 어지간한 액션은 별 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 어떤 액션 영화도 두 사람의 현실을 따라올 순 없었으니까.
차라리 로맨스나 추리물 같은 것이 더 자극이 됐다.
로맨스 영화를 보는 두 사람은 이미 서로 안고 있었다.
커플석이라 둘이 껴안은 것을 방해할 것은 없었다.
이윽고 강지건의 손이 라다의 옷 속으로 들어갔다.
뱀처럼 꾸물꾸물 피부를 타고 오른다.
그러다 가슴을 콱 하고 문다.
“으응.”
살짝 비틀면서도 호응하는 라다.
평범한 연인의 데이트는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변질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만 둘 생각도, 이유도 없었다.
츄릅춥춥츄춥추츕.
게걸스러운 키스가 이어진 뒤, 라다는 상체를 숙였다.
지퍼를 열고 대물을 입에 머금고 봉사했다.
라다의 뒤통수로 영화관 스크린의 빛이 내려앉는다.
강지건은 슬며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라다가 고개를 들었다.
환하게 웃는 얼굴.
강아지같은 순진무구한 표정.
“예뻐.”
라다는 활짝 웃으며 다시 봉사에 집중한다.
손이 심심해진 강지건은 라다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주었다.
쾌락을 느끼고 쾌락은 다시 라다에게 전해지고 라다가 느낀 쾌락은 강지건에게 전해진다.
감각이 하나로 이어지며 쾌락을 공유한 상태.
쾌락의 공명이 이뤄지며 절정의 절정인 초절정에서 절정경에 이르게 된다.
절정경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더 많은 쾌락이 더 강하게 만든다.
쾌락은 해냈다는 것에 대한 보상.
생명을 이어나가는 행위에 대한 보상이다.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렇게 살아온 것들이 계속 생존했다.
어느새 팬티가 벗겨진 라다.
커플석에 한가운데 앉아 다리를 올린 자세.
구멍이 훤히 드러난다.
물에 젖은 해초가 달라붙어있다.
쑤욱.
미꾸라지가 해초 속에 숨겨진 동굴 속으로 사라진다.
자신의 둥지임을 확인하기 위해 들락날락.
쑤시고 쑤시고 또 쑤시고.
푹... 팍... 퍽... 푹...
“히큑! 흐큑! 호큑! 후뀩!”
덜덜덜.
라다의 눈은 거대한 스크린의 영상을 보고 있었지만 뇌에 전달되는 것은 없었다.
눈동자에 비친 영상은 없다.
그저 하얀 번개의 소용돌이만 가득했다.
쾌락의 번개.
번개의 신이 라다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절정의 뇌신에게 지배당했다.
“쭈인니이이이이이이이잉!”
털썩.
라다는 결국 쾌락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강지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눈들.
모두 여자들이다.
빠직.
절정뇌전을 쏴주며 관객들을 모두 보내버렸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라다와의 데이트 이후 또 하나의 안드로이드 컨트롤이 가능해졌다.
“이번에 기획한 AV에요.”
“오, 남자는 없네?”
“네, 이쪽 수요도 있는 거 같아서요.”
하야시 모에미가 웃으며 빙긋 웃었다.
레알핑크의 전속 AV 배우였지만 이제 그런 신분 따윈 모에미를 구속할 수 없었다.
또한 지구에서 걸레 같은 것으로 불린다지만 오히려 모에미는 자신을 그리 부르는 지구인들을 개미 취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모에미는 계속 AV 배우를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지건을 더욱 즐겁게 하기 위해서.
강지건은 아직도 AV 배우에 대한 판타지에 질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AV 배우로서 할 일을 다 한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모에미는 감독으로서 발전했다.
“레즈물도 수요가 있더라고요.”
“그게?”
“네, 있어요.”
세상은 넓고 특이한 사람은 많다.
물론 특이한 사람 몇 명의 욕구를 채워준다고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수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익도 시원치 않다.
이런 것을 두고 ‘마이너’라고 부른다.
마이너가 메이저급 수익을 내려면 보통 잘 만들어선 안 된다.
같은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다.
완전히 새로운 시도, 새로운 것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시장을 압도해야 한다.
시장을 압도하는, 선도하는 작품들은 그리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어느 날 우연히 반짝 하는 것을 운 좋게 사람들이 발견하는 것이다.
못 보면 그대로 묻혀버린다.
때문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때는 대작에 도전하기 보다는 트렌드에 맞춘다.
중박 소박을 꾸준히 내서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대박만을 목표로 하다 계속 헛스윙하는 것보다 나으니까.
홈런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안타를 치는 사람이 타율이 더 좋다.
홈런만 노리면 선풍기가 된다.
하지만 모에미는 이런 쪽으로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수요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한다.
강지건이 좋아할만한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에 조금이라도 관심 받으면 그것으로 됐다.
강지건은 다양한 것을 즐기고 싶어 하니까.
또한 당장 관심을 끌지 못해도 나중에 끌 수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추억이 된다.
“이번 시리즈의 이름은 레즐링 쇼에요.”
“레즐링?”
“네, 레즈와 레슬링을 합쳐서 레즐링이요. 레슬링을 하는 레즈들의 끈끈한 우정과 사랑 질투를 담은 레즈 레슬링 드라마에요.”
“좋아. 어디 한 번 보자.”
강지건이 흥미를 보였다.
‘됐다!’
모에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각의 링 위.
누드의 여성들이 서로를 마주 본다.
아무 것도 가리지 않았다.
“파이트!”
두 여자가 맞붙는다.
“으랴아아아아아!”
“하쵸오오오오오옷!”
서로 기합을 내지르며 붙는다.
펀치? 킥?
그런 거 없다.
붙자마자 서로 허물어지며 그라운드로 직행.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서로 유리한 자세를 잡기 위해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익!”
서로 손을 구멍으로 향한다.
다리를 오므리며 방어한다.
상대의 가슴을 입에 머금으려 한다.
가장 좋은 자세는 상대의 등 뒤를 점하는 것.
“아앗!”
사사키 나나미는 아오키 린에게 뒤를 잡히고 만다.
“흐앗!”
허리를 감았던 린의 다리가 몸 앞쪽에서 허벅지 사이로 파고든다.
이윽고 린의 다리가 벌어지자 함께 벌어지는 나나미의 다리.
쩌억.
카메라는 두 여자의 다리 사이를 적나라하게 찍는다.
“이잇!”
나나미는 위기를 느끼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벗어나려 하지만 팔도 이미도 봉쇄당하며 린의 손에 가슴이 점령당했다.
“넌 못 이긴다고 연약한 나나미!”
“흥! 절대 항복 안 해!”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니플핑거링!”
가슴의 꼭지를 마구 흐롱하는 린의 손가락.
“아앗!”
고통을 느끼는 나나미. 하지만 이내 고통 뒤에 쾌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풋바이브!”
허벅지 사이를 점했던 린의 발이 나나미의 구멍에 닿는다.
덜덜덜덜.
발이 안마기처럼 진동한다.
“아앗! 아앗!”
“나나미! 위험해! 빨리 빠져나와!”
링 밖의 코치, 마에다 사토미가 외친다.
“안돼에에에에에에!”
나나미는 절규한다.
퓻퓨퓨퓨퓻!
나나미는 거하게 물을 뿜는다.
땡땡땡. 공이 울렸다.
나나미는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