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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멀티태스킹은 더욱 더 정교해진다.

‘좀 더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게임만 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전함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안드로이드를 찾아냈다.

전함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인식이 가능했으니까.

“안드로이드 구조 설명 좀.”

하지만 인식 가능하다고 해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직접 알아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 설명 하겠습니다.

답은 인공지능이 해준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답답해.’

설명을 보던 강지건은 모든 것을 쭈욱 나열하게 만들었다.

이후 모르는 것은 질문을 던져 답을 구했다.

인공지능이라 실시간으로 빠르게 피드백이 되돌아왔다.

남들은 1년에 걸쳐 쉬지 않고 공부해도 다 숙지할까말까한 분량을 강지건은 1초 만에 암기해버렸다.

암기하면서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답을 찼았다.

모든 것이 이해가 될 수준으로 정보를 완벽하게 습득할 때까지.

사실 뭔가가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시뮬레이션이 아예 안 되어서 추측을 못하거나 아니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다 알면서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필요한 정보를 떠올리는,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안 하거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것에 가깝다.

10분 만에 안드로이드에 대한 모든 것을 숙지했다.

다른 모든 일을 하면서.

‘좋아, 그럼 이제 이걸로.’

안드로이드의 성능은 일반 인간보다 살짝 더 뛰어난 수준으로 고정했다.

“강지건 컨트롤 1호기 지구로 간다.”

지구.

강지건 컨트롤 1호기가 도착했다.

능력 자체는 별 볼 일 없는 안드로이드는 네트워크를 통해 무왕계에 머물고 있는 강지건과 연결되어 있었다.

강지건은 끊임없이 찾아오는 조직원들의 몸에 육문공과 미인공을 새기는 동시에 절정을 안겨주었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과 그리고 서번트들과 연결된 감각 공유를 통해 쾌락을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된 쾌락은 다시 강지건이 익힌 절정마나연공법의 재료가 되어 강지건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은 아무 것도 못하게 되니 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의 활용 빈도가 더욱 더 늘어났다.

어쨌거나 쾌락에 점점 익숙해지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진 강지건은 여러 가지 일을 하고자 했다.

이제는 수련과 공부를 동시에 한다.

여기에 지구에서의 생활이 더해지려 하고 있었다.

네트워크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통해.

아바타를 통해 세계에 강림한 신처럼.

안드로이드, 강지건 컨트롤 1호기가 지구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복싱을 해볼까 합니다. 왜 갑자기 복싱을 시작했냐고 물으시면 그냥 이제 슬슬 운동을 시작해볼까 해서요.”

프로라이센스를 따는 것은 금방이었다.

복싱 스킬을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복싱 정도는 스킬을 구입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으니까.

무왕계에서 수많은 이들의 검을 보면서 검을 취미로 수련했던 강지건이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검총검결까지 보면서 더욱 검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검을 들지 않고 오직 두 주먹으로만 링 위에서 싸우는 복싱은 강지건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복싱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피지컬 싸움이다.

더 뛰어난 피지컬이 있으면 한없이 유리해진다.

맷집, 반사신경, 정확성, 펀치 스피드 등등.

스피드와 정확한 펀치를 순식간에 꽂아넣을 수 있는 순발력이 있다면 크로스카운터로 상대를 보내버리는 게 가능하다.

시종일관 도망 다니고 방어만 하다가 한 방 턱에 꽂아버리면 KO 된다.

실신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반사신경에 있어서 강지건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은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다.

더구나 안드로이드의 성능도 좋았다.

지나치게 뛰어나면 재미가 없을 것 같기에 적당히 밸런스를 맞춘 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구인 수준으로 맞추었다.

그래도 뛰어난 운동 선수 레벨이다.

> 복싱?

> 어우.

> 복싱 이벤트 함 가나요?

강지건이 복싱을 한다고 하자 어마어마한 관심이 쏠렸다.

포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는 프로모션을 겸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복싱 선언을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난리였다.

> 표 구함

> 예약 어디서 함?

> 표 팔아!

> 표 파세요! 100만원!

> 표 팝니다! 103만원!

유명 복싱 선수라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 칩거를 깨고 나온 월드 스타가 갑자기 복싱이라니.

> 우리 건이 목 다치면 안 되는데

> 아아, 못 생긴 얼굴이!

> 원래 못 생긴 얼굴이니까 부담은 없지 않을까?

> 뭐가 못 생겨! 얼마나 훈훈한데! 못 생긴 사람 중에 최고로 멋진데!

> 그래도 양심은 있네. 못 생기지 않았다고는 안 하는 걸 보면.

월드 슈퍼 스타의 복싱 이벤트.

흔히 볼 수 없는 이벤트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았다.

복싱 팬들은 강지건이 두들겨 맞는 꼴을 보고 싶어 했고 강지건의 팬들은 걱정과 기대를 품고 응원하기 위해 결집했다.

그 결과가 바로 아직 데뷔도 안 했는데, 매치 상대도 결정 안 됐는데 예약하겠다는 전화와 이메일의 물결이었다.

‘좋구나.’

따로 훈련은 필요 없었다.

안드로이드니까.

열심히 훈련한다고 안드로이드의 근육이 더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성장형으로 만드는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마법으로 키메라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안드로이드에 접목하면 인위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안드로이드로 충분했으니까.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으니까.

지금 강지건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한계가 고정된 아바타였다.

게임 속의 캐릭터처럼.

안드로이드로 스파링을 했다.

‘딜레이도 없고.’

다른 세계에서 조종하고 있는데 딜레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엄청나다는 소리다.

차원을 뛰어넘으며 시간 딜레이가 없다는 소리니까.

지구에서는 전파 전송도 시간이 걸린다.

다소 렉이, 딜레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강지건이 사용하는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차원을 초월한 네트워크.

덕분에 실시간으로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스파링이 가능했다.

툭. 투툭.

잽. 잽잽.

파앙!

스트레이트.

툭. 투툭. 팡!

잽. 잽잽. 스트레이트.

강지건은 실시간으로 스파링을 하며 복싱 경험을 쌓았다.

맞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애초에 맞지도 않았다.

어마어마한 반사신경 때문이었다.

쉬익!

빈틈을 노리고 사각에서 들어오는 펀치.

가끔 그런 펀치가 있다.

분명 보이지 않았는데.

날리는 기미를 느끼기 전에 사각에서 날아오는 펀치가.

가까이 붙다보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사각으로 날리는 펀치는 한 마디로 시야를 이용한 플레이라고 보면 된다.

상대가 보지 못하는 곳을 파악해 공략한다.

이걸 해내기 위해선 상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설프게 하면 간파당한다.

그냥 평범한 펀치로 변해버린다.

스윽.

강지건은 가뿐하게 피해냈다.

무왕계에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인지할 수 있는 범위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안드로이드가 인지하는 범위가 한계였다.

강지건의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구인 수준으로 맞춰둔 안드로이드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파악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피해냈다.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까지 봉인 된 것이 아니니까.

평범한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의 정보 처리 능력 덕분에 미묘한 차이를 읽어내고 반응했다.

보통 인간은 인지하기 힘든 수준이었겠지만 강지건은 가능했다.

“허!”

스파링 상대는 자신이 날린 회심의 펀치가 빚나가자 헛웃음을 지었다.

“그걸 피해?”

“보였어.”

“보였어? 정말 대단한 재능이야.”

강지건의 스파링 상대는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가진 미국 복서였다.

“진짜 다음 상대가 불쌍해지는데?”

“타고난 복이지.”

현재 강지건과 싸우겠다는 파이터는 엄청나게 많았다.

복싱은 이벤트로 돈을 번다.

시즌 같은 것은 치르기도 힘들다.

잘못하면 선수 죽으니까.

물론 신참들은 자주 시합을 치른다.

빠르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인지도와 전적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인지도와 전적이 없으면 프로모션이 힘들다.

빅 이벤트를 뛰지 못하면 거금을 손에 넣기 힘들다.

물론 매달 뛴다고 모두 전적이 좋은 게 아니다.

전적이 박살난 선수들은 발판으로서 뛴다.

자주 경기를 치르며 스파링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야 복싱으로 먹고 사니까.

쉬운 상대를 고르면 전적을 쌓기 좋으니 유망주들은 이런 선수들도 끼워 넣어 전적을 뻥튀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챔피언이 되면 1년에 1번 정도 경기를 뛸 수도 있다.

빅 이벤트로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니까.

상대를 고르는 일도 신중해지며 이벤트를 홍보하는 것도 포함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너무 많이 싸우다보면 약해질 수 있다.

복서들은 싸울수록 더 약해질 수 있다.

자잘한 부상이 회복되기 전에 계속 싸우다보면 점점 더 악화된다.

펀치 드렁크가 심하게 오면 은퇴하게 된다.

그렇기에 밑바닥을 깔아주는 선수들도 좀 하다가 그냥 은퇴해버린다.

트레이너로 전향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이쪽 방향으로 그래도 뭔가 좀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

보통은 복싱과 별 관계없는 일을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에서 강지건이 나타났다.

전적이 하나도 없는 슈퍼스타 신참.

경기를 뛰기만 해도 손에 쥘 수 있는 파이트머니가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기기라도 한다면?

인지도가 뻥 튀어오른다.

다음에는 강지건을 이긴 복서를 때려눕혀주겠다며 챔피언이 지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명 받으면?

챔피언 타이틀전을 뛸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논타이틀전을 뛸 수도 있다.

복싱 매치는 이벤트다.

규칙적으로 경기를 뛰는 것은 유망주들이다.

인지도를 쌓고 위로 올라갈 발판이 필요하니까.

반면 이미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세상이 주목할 이벤트를 열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은다.

세계 챔피언이라고 해도 체급이 낮은 가벼운 선수들은 돈이 되질 않는다.

보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세계 챔피언의 타이틀전이라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다.

때문에 좋은 프로모터는 필수이며 인지도와 좋은 전적은 돈이다.

무패의 복서라면 여기에 흥미를 보일 도박사들이 엄청나게 많다.

기록 행진이 얼마나 이어질지 사람들이 내기하니까.

“다음 주 경기나 보러 오라고.”

“물론.”

챔피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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