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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 비무 그리고 방문자

연구의 나날이 이어졌다.

강지건은 우주 공간에서 계속해서 쿠지스를 연구했다.

“갈라.”

옆에선 라다가 보조하고 있었다.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다.

라다는 염력으로 메스를 이용해 쿠지스를 해부했다.

“으으으, 죽여줘.”

허나 강지건은 들어주지 않았다.

절정뇌전!

빠지지지지지직!

해부 당하고 있지만 쿠지스는 쉽게 죽지 않았다.

“인간하고는 다른 몸입니다.”

“그러네.”

여성형이었지만 대부분의 성적 역할을 하는 기관은 퇴화한 상태였다.

“흐음, 이거 잘못했으면 위험할 뻔했어.”

강지건은 자신이 뇌전에 당하지 않는 것처럼 상대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

돌격해오던 쿠지스를 보면 뭔가 다른 수가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말해! 나한테 뭘 하려 했었지?”

“죽여줘.”

쿠지스는 계속 같은 말만 했다.

절대 답하지 않았다.

궁금하면 안틸로프로 가란 식이었다.

입을 통해 정보를 얻어낼 수 없으니 결국 쿠지스의 몸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절정뇌전이 쾌락 중추를 건드리며 무력화시켰다. 덕분에 내 뇌전이 통하기도 했고.’

기가 막힌 우연.

전쟁에서는 때론 우연이 거대한 대승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그냥 어쩌다 적의 보급 부대를 잡아서 상대를 후퇴시키는 데 성공하고 이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전쟁을 유리하게 풀어나가는 것처럼.

강지건과 라다 그리고 서번트들은 쿠지스를 계속해서 연구했다.

실험했다.

그리고.......

“제가 죽일 게요.”

“그래.”

서번트들, 안틸로프 출신들이 돌아가면서 대련용 인형으로 삼아버렸다.

쿠지스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서번트들에게 혹사당하며 모든 전투 능력이 까발려졌다.

얼마 안가 쿠지스는 죽었다.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우주에 흩어졌다.

“더 강해져야 한다.”

“네.”

“후우.”

최대한 늦추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때가 되었다.

“퀘스트를 최고로 설정해라. 가능한 모든 퀘스트를!”

“네!”

퀘스트를 설정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 강지건은 등급을 상승시켰다.

플래티넘에서 다이아몬드 등급으로 올라갔다.

상점을 확인하니 수많은 것들이 새로 등록 되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멈추지 않았다.

원래 등급에서 다이아 1까지 올리니 1천만 포인트가 날아갔다.

보유하고 있던 포인트가 워낙 많아서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정말 상상도 못하던 일인데.’

처음에는 100포인트에도 기뻤다.

그런데 이젠 100포인트는 신경도 쓰지 않는 수준이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면 감동을 느끼지도 못하게 되었다.

다시 1천만 포인트를 더 투자해 마스터 등급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등급을 올리려 했을 때였다.

- 자격이 부족합니다.

“뭐?”

- 문제를 해결하세요.

“자격? 무슨 자격?”

- 문제를 해결하세요.

“젠장.”

마스터에 도달하니 더 위로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대로라면 안 돼. 뭔지 찾아야 해.’

강지건은 상점창을 뒤지며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혼자 생각할 일은 아니어서 상점창의 모든 새로운 정보를 서번트들에게 알려주었다.

스트레스를 받은 강지건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머리가 안 돌아가.’

원래 나쁜 머리였다.

‘머리를 좋게 하는 스킬을 익힐까?’

지금까지는 익히지 않았다.

일부러.

퀘스트의 난이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하지만 걱정도 됐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머리가 좀 더 좋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퀘스트 난이도가 그리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직, 아직 아니야.’

강지건은 눈을 빛냈다.

‘서번트들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 시키자.’

여전히 많은 포인트를 빠르게 버는 게 가능했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머리 좋아지는 스킬은 배제했다.

‘난 머리가 나빠도 다들 도와주니까.’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다.

서번트들이 여러 세계를 정화한 덕분에 수없이 많은 세계를 발아래 두고 있었다.

이들 중에도 천재는 많았다.

천재들만 모아서 싱크탱크까지 만들었다.

더구나 안틸로프의 인공지능도 있었다.

‘좀 쉬자. 지나친 스트레스는 탈모의 원인.’

탈모 따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강지건이었다.

그냥 쉬고 싶어 쥐어짜낸 핑계일 뿐.

‘적당한 스트레스 관리, 중요.’

멘탈 관리는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지치게 되면 인내심이 떨어지게 되고 판단력이 저하된다.

실수를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좋지 않은 머리로 스트레스 받아봐야 실수할 가능성이 더 높아져.’

더구나 강지건은 자신의 나쁜 머리를 좋게 하지 않고 서번트들에게 분석과 판단을 맡기고 있었다.

‘나는 더 강한 힘을 가지면 돼. 최상의 컨디션.’

믿고 맡기는 것이었다.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수고하니까 사탕이나 만들어줘야지.’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탕 만드는 기계를 만들어냈다.

원하는 모양의 사탕을 만들 수 있도록 의뢰하니 인공지능이 알아서 설계해주었다.

다음은 더 간단했다.

제작 버튼을 누르니 어딘가의 세계에서 안드로이드들이 설계대로 기계를 만들어주었다.

이후 조직원이 배달 왔다.

너무나 편리했다.

‘이것이 발전한 문명의 힘.’

사탕을 만들었다.

그냥 흔한 사탕이 아니었다.

‘서번트들에게 줄 선물이니까.’

강지건은 만들었다.

자신의 대물 모양 사탕을.

크기까지 똑같이 하면 먹다 남을 테니 그냥 아주 작게 만들었다.

미니 대물 캔디, 쁘띠 대물 캔디였다.

포장지에 든 캔디를 본 강지건은 라다를 찾아갔다.

“분석 중이었어?”

“네, 중요한 일이라서요.”

서번트들은 모두 심각했다.

강지건을 도와야 하니까. 강지건이 자신들을 믿고 머리 좋아지는 스킬을 안 쓰는 것을 알기에 더욱 집중했다.

“자, 이거 먹어가면서 해.”

“이건.”

“내 선물이야.”

라다는 껍질을 뜯었다.

껍질이 벗겨지자 하얀 쁘띠 대물이 보였다.

형태는 완벽하게 강지건의 대물과 같은 것이었다.

작지만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아아, 이거 좋아요.”

입에 넣은 라다는 한쪽 볼에 꼭 끼웠다.

절때 씹지 않을 생각이었다.

“기계 만들어놨으니까 나중에 부족하면 더 만들어 먹어.”

“네! 감사합니다!”

인사하는 라다의 한쪽 볼이 볼록했다.

쁘띠 대물 때문이었다.

서번트들은 강지건이 나눠준 사탕을 입에 물고 잠시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다시 무섭게 상점창에 새롭게 추가된 것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서번트들에게 일을 넘긴 강지건은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찾은 이유?

별 거 없었다.

‘망했네.’

OP 그룹이 망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강지건이 미국 상류층을 손에 넣어 지구 귀족으로 만든 순간 OP 그룹은 망하는 길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과거 강지건과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재벌이니까.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지만.’

진태성의 집안은 그렇지 못했다.

온갖 비리가 적발되며 총수 일가가 죄다 감옥행.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 상태였으며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은?

모두 강지건의 조직이 꿀꺽했다.

애초에 남들 모르게 감춰둔 돈이었기에 도난을 당했어도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도 힘들었다.

숨겨진 재산이 드러나게 되면 여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될 테니까.

결국 재벌에서 서민으로 추락한 이들은 미쳐버렸다.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치거나 사기를 치다가 잡혀 들어갔다.

강지건을 화나게 했던 진태성의 경우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여긴 그대로네.’

강지건이 찾은 곳은 바로 제대한 이후에 살았던 원룸이었다.

나중에 미국으로 넘어갔을 때 조직원들이 원룸 건물을 포함해 주변 건물들을 대거 사들였다.

그리고 원룸은 비워두었다.

강지건이 제대하고 살던 모습 그대로였다.

‘여기서 게임 했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처음 힘을 얻게 해준 장소.

강지건에게는 행운의 장소였다.

원룸에서 시스템을 얻게 되었으니까.

‘오랜만에 게임이나 한 번 해볼까?’

추억이 새록새록.

쉬는 김에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컴퓨터를 바로 가져와서 세팅했다.

인터넷 연결도 순식간.

강지건이 게임에 접속하자 랭크가 떴다.

너무나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랭크가 많이 떨어진 상태.

강지건은 여유롭게 게임을 시작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과거와는 달리 너무나 쉬웠다.

‘이건 추억과 다르네.’

그러는 동안 여러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강지건이 게임에 접속했다며 난리가 났다.

20분이되기도 전에 계속해서 게임을 터트리며 승승장구하자 다들 외쳤다.

> 강지건 돌아온 거냐!

하지만 강지건은 다시 프로게이머를 할 생각은 없었다.

> 그냥 옛날 생각나서 한 번 해보는 거임.

> 아아! 아쉽!

연승 행진을 하다가 살짝 지겨워진 강지건은 중국 음식을 주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달이 왔다.

‘맛없네. 예전에는 꽤 맛있게 먹었는데.’

씁쓸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포인트도 그렇고.’

돈이 없었을 때는 정말 사소한 성공이나 이득에도 짜릿해하고 기뻤다.

하지만 어마어마하게 성공하고 많은 경험을 하니 어지간한 일에 감동이 되질 않았다.

그렇기에 더 자극적인 일을 찾아 다닐 뿐이었다.

‘추억 회상은 이 정도에서 끝낼까? 아니지, 아직 해봐야 할 게 남았구나.’

강지건은 나노광학미체 쫄쫄이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국에서도 여탕에 들려봐야지.’

강지건은 찜질방에 딸린 목욕탕으로 향했다.

여탕 안에 들어가자 많은 여자들이 보였다.

목욕탕 안의 사우나에 들어가자 여자들이 보였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여자 앞에 간 강지건은 대물을 드러냈다.

“안녕?”

인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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