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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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 비무 그리고 방문자

한 마디로 마적 두목은 그대로 다리가 잘렸다.

말의 다리를 베어내며 말 옆구리에 밀착했던 두목의 다리까지 베어버린 탓이었다.

“어억!”

말이 뒹굴고 다리가 잘린 마적 두목이 뒹굴다 말 밑에 깔렸다.

“크억!”

마적 두목은 있는 힘을 다해 몸부림치는 말을 공격했지만 말은 쉽게 죽지 않았다.

덕분에 마적 두목은 심한 타격을 입었다.

“으으.”

말이 축 늘어졌지만 마적 두목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내공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말을 타고 다니며 세를 과시하지만 이류가 될까말까한 수준이었다.

삼류를 벗어나지 못한 자.

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사신일지 몰라도 고수에게는 어린애나 다름없다.

“고수!”

강지건의 한 수를 본 마적들은 모두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었다.

몇몇은 도망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차에서 튀어나온 야은설에 의해 목이 날아갔다.

“이 눔 시키들이 어딜가?”

험악하게 말하며 마적 시체는 버리고 말을 끌고 온다.

시체를 뒤져 돈이 될만한 것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재벌을 넘어 세계를 소유한 수준의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측근 치고는 너무 궁색맞은 행동이었지만 꼼꼼히 뒤져서 알뜰하게 챙겼다.

강지건에게 맞춰주고 있었다.

“난 비무행을 다니고 있다. 그러니 너희들과 비무를 해야겠다. 순순히 비무에 응하면 죽이지는 않는다.”

마적들은 떨면서 한 명씩 강지건과 싸워야 했다.

강지건은 약속대로 죽이지는 않았다.

죽이지는.

한 대씩 얻어맞은 마적들은 앞서가는 마차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 저런 괴물 같은 인간이 있데요?”

“고수야.”

“고수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무공을 창안하기 위해 연구를 하는지도 모르지. 가끔 고수들이 기이한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

“네.”

“그게 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거라고 했어. 뭔가 해보면서 답을 찾는 거라고.”

무공도 결국 학문이다.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적당히 데이터가 모이면 하나의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입각해서 길을 찾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기도 한다.

소위 깨달음을 얻는다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강지건은 딱히 무공을 창안할 생각 같은 걸 하는 게 아니었다.

검을 이용한 기술을 습득해보는 것이었다.

스스로의 힘만으로 뭔가 하는 것이다.

취미다.

“그나저나 마차 안에 타고 있던 여자들 중에 검녀문의 문주가 있었을 줄이야.”

“지금까지 안 죽고 살아있는 게 다행이지.”

“그러게.”

마적들은 죽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검녀문은 최근 엄청나게 성장하며 무수히 많은 강자들을 배출했다.

천하제일문이란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었다.

작은 중소문파였던 검녀문이 홀로 우뚝 선 것이었다.

비상의 핵심은 바로 문주였다.

진매령이 여기 저기 나타나 강호의 대문파들을 하나둘 깨버렸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몸으로.

무력을 확실히 보여주자 다른 문파들은 검녀문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문주 혼자만의 실력이라고 하기에 문주는 너무나도 강했다.

더구나 진매령이 다녀간 뒤에는 차기 문주로 내정된 유화와 여러 검녀들이 순회를 다녔다.

하나 같이 강자였으며 아무도 이들을 꺾지 못했다.

진매령 하나만 강했다면 그냥 기다렸겠지만 다들 강했다.

하지만 강하다고 뭔가 강제로 빼앗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당한 거래를 요구했을 뿐.

질 좋은 상품들을 대량으로 싸게 파니 여러 상단들과 중소 문파들이 검녀문을 중심으로 뭉쳤다.

부를 쌓는 것은 순식간.

부와 무력을 모두 갖추고 있으니 천하제일문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어떤 사이일까?”

“한 명은 색목인이던데.”

“모두 그 인간의 여자 같던데?”

“재주도 좋아.”

“어허, 말 조심해.”

이제는 호위가 된 마적들은 행동을 바르게 해야 했다.

“그냥 쫓아만 다니면서 날파리만 쫓아도 떼돈을 번다고. 옛날 습관은 버리자고.”

“크흠.”

“불만있는 놈들은 말해.”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불만을 가지고 떠나려던 이들은 목을 내려놓고 떠나야했다.

저 세상으로.

아무도 불만을 말할 수 없는 이유였다.

마차는 달렸다.

“흐응.”

달리는 마차 안은 엄청나게 평화로웠다.

거친 진동 따윈 있지도 않았다.

마법을 이용해 흔들림을 모두 상쇄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까.

허공에 살짝 떠 있는 침대.

강지건은 느긋하게 뒤로 기대 라다의 엉덩이 돌림을 음미했다.

라다는 염력까지 동원해 대물을 쥐어짜는 중이었다.

빠르지 않았다.

천천히 느리게.

그리고 아주 길게.

양 옆에서는 진매령과 야은설이 안겨 입술로 몸을 애무 중이었다.

강지건은 양 손으로 두 여자의 엉덩이 사이를 문질러주었다.

참고로 손가락 빌런이 파이프를 테러해서 물이 질질 새게 만들고 있었다.

배관공의 출동이 시급한 수준이었다.

“추잡한 말을 해봐.”

“네! 흐앙, 라다의 파이프가 터졌어요. 배관공님 어서 수리해주세요. 라다 망가졌어요.”

“크크크.”

“매령이 파이프도 고장 난 거 같아요.”

진매령이 더욱 달라붙었다.

근육 위를 살짝 덮은 살결은 부드럽기 그지 없다.

새하얀 살결은 굉장히 말랑거렸다.

부드럽고 하얀 살결이 피부에 밀착되어 이리저리 흔들린다.

“흐응, 은설이 심장이 고장 났어요. 사랑의 엔진이 폭주 중이에요. 기관사님 얼른 와주세요. 은설이 심장 조종해주세요.”

세 여자의 봉사를 받으며 강지건은 느긋하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화면에는 뉴스가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일본 뉴스였다.

- 다음은 경제민주당의....

- 경제민주당이...

- 경제민...

뉴스는 죄다 강지건이 만든 경제민주당 얘기 뿐이었다.

일본을 강타하며 한 번에 집어삼켰다.

재계의 수뇌부들도 경제민주당에 굴복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정보수집능력과 암살을 할 수 있는 능력.

힘을 가진 경제민주당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고개를 숙였다고 충성을 하는 게 아니다.

친하게 지내다 때가 되었다 싶으면 배신을 때리는 일이 다반사다.

한 직장 동료이거나 학교 친구로 가깝게 지내다가 퇴사를 하거나 졸업을 하게 되면 갑자기 돌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욕을 하거나 뒤통수를 거하게 친다.

이제는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그냥 상황에 따라 맞춰줄 뿐이었던 것.

일본인들이 흔히 입에 담는 말, 분위기를 맞춰주었을 뿐이었다.

이제 다시 볼 일이 없으니 맞춰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가 상류사회라고 없는 게 아니었다.

다른 나라에도, 다른 사람들도 흔히 보이는 모습이지만 일본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지는 일이 많다.

워낙에 살갑게 굴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치니 더 얼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 경제민주당에 재계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해서 약한 모습이나 빈틈을 보이면 안 된다.

“일본은 완벽하게 손에 넣은 거 맞지?”

“네, 모두 감시하에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앙 행정을 전부 전산화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좋아.”

중앙 행정만이 아니라 모든 일본의 행정을 전산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며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 혜택을 볼 예정이었다.

또한 상당한 외국인 투자가 줄을 서고 있었다.

전자 정부의 출범이었다.

물론 이것이 출범하게 되면 일본 정부의 모든 것은 결국 강지건의 감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아날로그일 땐 누락된 기록에 의해 오차도 생기고 빈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로 전환해 데이터베이스에 모든 것이 기록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투입되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며 들여다보는 게 가능해진다.

인공지능의 보조로 부정한 회계나 기타 등등을 잡아내기가 더욱 쉬워지는 것이다.

세무사도, 국세청도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흐극! 만족스러우신가요?”

“응.”

어느새 라다가 내려오고 진매령이 위에 올라탔다.

여자들은 강지건의 대물을 품고 즐기고 있었다.

섹스를 통해 꼭 절정에 도달할 필요도 없었다.

그적 몸을 맞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다.

“아아, 행복해요. 주인님.”

강지건은 대답 대신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햐앙!”

‘뭘 해볼까?’

취미로 검을 수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마냥 무료한 시간을 보낼 생각도 없었다.

‘영화나 볼까?’

강지건은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며 이동하고 섹스하고 그리고 문파를 만나면 비무를 신청한다.

“비무를 원하오.”

“좋소. 한 번 겨뤄봅시다.”

흔쾌히 응하는 이들도 많았다.

삼류 문파를 찾아가 비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순수한 육체의 능력만을 이용해 싸웠다.

가끔 이류와 일류 문파도 찾아갔다.

상대는 내공을 이용했지만 강지건은 육체의 힘만으로 싸웠다.

“정말 명검이군.”

“보다시피 몸만 튼튼해서.”

“안타까운 일이야.”

내공을 불어넣지 않은 검은 내공이 실린 공격에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강지건이 들고 있는 검은 마법으로 강화된 검이었다.

어중간한 내공 따위에 파괴되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마법이 걸려 있어서 내구도가 상당했다.

다른 기능은 없이 오직 내구 강화에 모든 것을 집중한 마법이었다.

덕분에 강지건의 무기는 내공이 실린 공격에도 버텼다.

육체 능력은 내공을 쓰는 사람보다 더 뛰어나니 결국 내공을 사용해 싸우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대가 내공이 있었다면 나의 필패였겠군.”

“그랬다면 이러고 다닐 일도 없었겠지.”

“그렇군. 그럼 이것도 막아보시게!”

본격적으로 내공을 이용한 공격이 들어온다.

강지건은 검으로 모든 공격을 쳐낸다.

변화무쌍한 환검이었다.

채채채채챙!

빠르게 공격을 쳐내며 이동한다.

눈으로 보는 순간 모든 움직임을 보고 의도를 읽는다.

전설을 플레이하며 익혔던 눈썰미가 이런 곳에서 발동되었다.

비무를 하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상대의 움직임 예측이 더욱 쉬워졌다.

물론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않았다.

가끔 변칙적인, 데이터에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허를 찌르는 이들이 있었으니까.

상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럴 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짓을 해보는 것이다.

무리라고 생각되는 짓.

평소라면 안 할 짓을 하게 되면 상대의 예측을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이런 공격이 언제나 통하는 건 아니다.

상대의 빈틈을 동시에 찔러야 치명적인 한 방이 된다.

“허허허허.”

강지건이 자신을 읽고 있음을 깨닫고 승부수를 던져보았지만 멋지게 파훼되었다.

어느새 목 아래 검날 닿아있었다.

“어떻게 했소?”

“잘.”

강지건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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