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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여자들 그리고 검녀문
한나 슈미트 이후, 강지건은 순회를 하며 여자들을 모았다.
“나랑 같이 갈래? 지구를 떠나 내 여자가 된다고 약속하면 데려가줄게.”
“갈게요!”
“데려가주세요!”
“지구와 인연을 끊어야 하는데?”
“네!”
“내 것이 되어야 하는데!”
“이미 당신 것이나 다름없어요!”
“데려가주세요!”
“그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이제부터 밖으로 나가. 실수로라도 같이 가게 되면 안 돌려보내 줄 거야. 난 분명히 경고했어.”
겁을 주었다.
하지만 나가는 여자는 없었다.
“좋아. 그럼 가자.”
강지건은 여자들을 이끌고 일단 마겔로 향했다.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정체를 밝히고.
“세상에.”
“내가 그럼 지금까지 한 사람이 강지건?”
“오우!”
“너무 좋아!”
일본 여자들은 좋아서 환호했다.
아줌마 할머니들도.
“너희들은 이제부터 젊어질 거야.”
마겔에서 초능력을 얻은 뒤에는 무왕계로 향했다.
무왕계의 검녀문에 가입한 뒤에는?
미인공을 수련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검녀가 된 여자들은 무섭게 수련에 정진했다.
검으로 사람을 찔러 죽이는 무술을 익히라고 했다면 진전이 매우 더뎠을 것이다.
하지만 미인공이었다.
더 젊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무공.
할머니와 아줌마들은 침식을 잊고 무공에 매달렸다.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었으니까.
일본 여자들만 검녀가 된 것은 아니었다.
“너무 좋아요.”
유럽의 여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릴리 피셔와 아멜리 슐츠를 비롯해 한나 슈미트는 검녀가 되자마자 미인공에 매달렸다.
다른 여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무왕계에 검녀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반면, 지구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 일본 목욕탕 요즘 불황이라더라.
> 왜? 얼마전까지 장사 잘 된다고 난리 아니었나?
> 섹스 요괴가 사라졌데.
> 그래? 그런데?
> 여자들도 같이 데려갔데.
> 뭐라고?
여자들이 사라졌다.
한둘이 아니었다.
일본에서만 수천 명이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누군가는 인신매매를 의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사해도 잡히질 않았다.
섹스 요괴와 섹스했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죄다 종적을 감췄다.
일본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유럽, 인터폴.
“국제 인신매매단일 수 있습니다.”
수사관이 일본과 유럽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에 대해 보고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여러 유럽 국가들의 여자들이 사라졌다.
그 수가 천 명을 훌쩍 넘어섰다.
수천 명의 여자들이 사라진 사건.
경악할 일이었다.
“사우나의 주인들부터 수사해봐야 합니다.”
어느 한 나라의 경찰로만 수사하기에는 스케일이 상당히 컸다.
국제적인 인신매매조직을 의심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유럽 연합의 최고 권력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알아서 하세요.”
뉴스에서도 그다지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그냥 수사관들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 믿는다는 식으로 끝나버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드디어 지구의 시간이 끝나가는 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유럽 연합의 최고 권력자들은 이미 강지건의 조직원이 되었다.
지구 귀족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강지건의 관심사.
강지건의 행동에서 관심을 읽어낸다.
행동이 점점 부주의해지고 있었다.
조심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그래도 과거에는 꽤 신경을 썼었다.
‘강지건’이란 신분으로 지구에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방해받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조심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마치 ‘니가 알면 어쩔 건데?’ 하는 식으로 변해가는 중이었다.
사실 지구인들이 강지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최대한 돈을 벌어봅시다. 포인트 공로라도 쌓아야죠. 포인트를 많이 벌어야 다른 세계 귀족놈들 앞에서 주름 좀 잡을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번에 전기차 확실히 해버립시다. 더 이상 질질 끌지 말자고요.”
“중국이 저리 버티는데.”
“거긴 버립시다. 더 이상 끌려 다니면 좋을 거 없어요.”
“알겠습니다.”
“서번트들이 퀘스트를 할당해준다고 합니다. 중국 기업 무너트리는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오오!”
“이러면 할 만 하죠!”
“뜯어 먹읍시다!”
“갑시다!”
“잘 먹겠습니다!”
지구 귀족들은 포인트를 벌기 위해 단합했다.
갑작스러운 경제 변화가 시작되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갑작스럽게 동아시아의 경제 균형을 깨고 있는 것이었다.
이 틈에 일본 정부는 다시 자신들의 세상이 온 것으로 착각하며 날뛰고 있었다.
“명예 백인의 시대가 온 것이므니다!”
“다시 동북을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손으로!”
일본의 극우들이 환호하며 변화를 반겼다.
하지만 이 변화에 일본은 올라타지 못했다.
변화의 축이 한국으로 정해진 까닭이었다.
“아니 왜?”
“왜!”
한국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자신들의 입지가 막 상승하니 우쭐거리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왔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 사람들은 피식 거렸다.
“일본의 경제를 먹기 좋게 해놓읍시다.”
“말씀해주시면 언제든 다 뒤집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암흑가에서 엄청난 세를 과시하게 된 거너스는 더 이상 갱단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거너스의 멤버들은 강지건이란 신을 모시는 무녀.
이 무녀들은 총을 들고 날뛴다.
지구인에게는 죽지 않는 군단이기도 했다.
거너스의 휘하에는 수많은 조직들이 하나둘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야쿠자 조직들은 돈을 보고 움직인다.
하지만 돈보다 더 좋은 것은 권력.
야쿠자라며 괄시 당하고 지내는 것보다는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가지는 게 훨씬 낫다.
그런데 거너스는 그 길을 보여주었다.
켄진카이는 해산했지만 지방으로 스며들어 회사를 세우고 장악했다.
어마어마한 자금이 이들에게 투입되며 지방 경제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레알핑크의 자금이 지방에 투자되었다는 소문은 야쿠자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덕분에 지방의 정치인들은 이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투자 안 하고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사람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지방에 기업 유치는 정치인들이 가장 바라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렸다는 명분으로 표를 받을 수 있으니까.
더구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결국 회사 분위기에 따라 투표하는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지방 경제에 이어 정치까지 손에 넣으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수많은 지방 조직들이 거너스 산하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레알핑크의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조직을 해체하고 레알핑크의 투자를 받아 떳떳한 양지의 회사로 거듭나는 중이었다.
야쿠자의 이미지를 점점 빠르게 벗으며 하나의 대기업 집단, 재벌로 발돋움하는 중이었다.
“일본을 주인님께 바쳐야 합니다.”
“오키나와는 준비가 끝났습니다.”
“큐슈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시코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가노도 끝났습니다.”
지방의 여러 지역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중이었다.
언제든 명령만 떨어지면 뒤집어버릴 준비가.
거너스는 군대도 완벽히 대체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적당한 명분만 있으면 된다.
더구나 국제 사회, 정치가들은 이미 거너스의 편이었다.
지구 귀족들이 바로 국제 사회의 정치가들이었다.
이들은 거너스가 일본을 집어 삼키는 걸 그냥 지켜볼 셈이었다.
아니, 돕지 못해서 안달이었다.
강지건이 일본을 먹는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명분을 쌓으세요. 최대한 명분을 쌓아서 신국으로 거듭나는 겁니다.”
“진정한 신의 신민이 되는 날이 오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왕가는 문을 닫아야겠죠.”
“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동안 많이 해벅은 세습 정치인들도 쓸어버려야죠. 그들이 다시 뭉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명령만 떨어진다면 일본은 강지건의 것이 된다.
하지만 강지건은 아직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신의 계시가 아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 날을 위해.”
“그 날을 위해!”
“그 날을 위해!”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과 일본의 운명은 별개인 상황이 되었다.
한편, 강지건은 무왕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 간다! 절! 정! 뇌! 전!”
빠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후아아아아앙!”
“으헹!”
“햐웃!”
“큐춧!”
“뮤훗!”
“부헤에에엥!”
한 명씩 안아주기도 귀찮아서 쓰는 스킬.
강지건의 인식 범위는 곧 절정의 영역이다.
절대 절정 영역.
절정뇌전을 사용해 절대절정영역안의 모든 여인들을 절정으로 보내버린다.
“흣!”
릴리 피셔는 대물에 박히지 않았는데도 질질 싸버리며 굴렀다.
“하악!”
아멜리 슐츠는 연인의 상황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구멍을 손으로 쑤시며 가버렸다.
잠시 뒤, 절정뇌전이 멈추었다.
여자들이 모두 절정으로 실신한 탓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강지건은 다시 지구로 놀러갔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여자들은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만에 달라는 여자들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하나 같이 나신.
하지만 만족함 표정이었다.
‘역시 신.’
여자들은 강지건을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손도 대지 않고 여러 여자를 절정으로 보내버리니까.
“어쩌면 제우스의 재림일지도 몰라.”
그리스 출신 여성이 당당하게 말했다.
“제우스?”
“몰라? 번개의 신 제우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제우스는 아닌 거 같아. 강지건님은 강지건님으로 불러야지.”
여기 저기서 태클을 걸었다.
어쨌거나 강지건이 신이란 것을 부정하는 여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