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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여자들 그리고 검녀문
태양을 안주 삼아 럼을 마셨다.
대항해시대의 뱃사람처럼.
“올드 빌리 라일리 워즈 어 댄싱 마스터.”
뱃사람이 부르는 노래도 불러보았다.
언젠가 들어봤던 노래.
언젠가 봤던 영화의 한 장면.
뱃사람.
“나 항해가 하고 싶어졌어.”
“지겨울 텐데요?”
곁을 지키고 있던 리사 그랜트가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알아, 지겨운 거. 그래도 해보고 싶은데. 같이 갈래?”
“물론이죠. 데려가주시기만 하신다면 어디든지 따라갑니다.”
“좋아. 가자. 너도 앤 로저스.”
강지건은 두 여자를 선원으로 삼았다.
나무로 된 배는 10분도 안 되어 배달되었다.
강지건의 지배하에 있는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현재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었다.
범선을 사용하는 세계가 있었고 거기서 배를 하나 가져오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미국 해안에 갑자기 범선이 나타났지만 소동이 벌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타나는 순간 모든 행정 문제는 처리되었다.
강지건은 배에 올랐다.
“리사는 항해사 하고 앤은 갑판장.”
“선원이 없는데요?”
“선원은 안드로이드로 하면 돼.”
얘기를 하는 순간 마법처럼 안드로이드들이 나타났다.
인간 선원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람하고 덩치가 큰 것이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가자 바다로!”
무의미한 항해가 시작되었다.
항해 1일차.
강지건은 낚시했다.
항해 2일차.
강지건은 낚시했다.
항해 3일차.
강지건은 낚시했다.
망망대해에서 바람을 타고 항해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였다.
보이는 것은 바다.
범선의 돛이 바람을 맞고 나아가는 것 같지만 시야에 보이는 풍경의 변화는 크지 않다.
모든 지표는 움직인다고 말해주고 있지만 그냥 가만히 제자리에 멈춰 있는 기분.
사방의 수평선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쯤되니 굉장히 답답해진다.
바다에 갇혀있는 느낌.
“배가 감옥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리사 그랜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계산에 따르면 우린 지금 여기쯤 와 있어요.”
태블릿 PC로 지도를 보여준다.
위성과 연결되어 있어서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냥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의 어딘가였다.
멀리 구름이 보이거나 새라도 보이면 반가울지도 모를 정도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가끔 출렁이는 바다의 파도가 무섭게 느껴지긴 한다.
배를 집어삼킬 것 같다.
“낚시나 해야지.”
강지건은 모든 것을 잊고 낚시하며 술을 마셨다.
생각도 비웠다.
‘뭔가 꼭 할 필요는 없지.’
아무 것도 안 해도 살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근데 이건 이것대로 지겹고.’
그렇기에 낚시를 하면서 파도의 숫자를 세고 있었다.
“마스터, 저 어때요?”
어쩌다 낚아 올린 물고기를 회쳐서 안주로 먹을 때였다.
앤 로저스가 나신으로 포즈를 잡고 배 위를 뛰어다녔다.
“잡고 싶지 않아요?”
“오호.”
심심하고 답답하던 차에 꽤 재미난 놀이.
낚싯대를 집어던지며 달렸다.
술병과 회가 갑판위에 나동그라졌다.
앤 로저스는 몇 걸음 도망치다 잡힌다.
애초에 목숨 걸고 도망친 게 아니다.
잡히기 위해 도망쳤다.
엉덩이를 살랑살랑.
푸욱!
대물작살이 도망치는 엉덩이를 꿰뚫는다.
“못 도망가.”
“흐으으응!”
푹팍퍽폭!
흔들리는 갑판위에서 질펀한 정사가 벌어졌다.
뜨거운 햇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중.
순풍이라지만 눈으로 보는 풍경은 답답할 뿐.
범선을 타고 항해하게 되면 밤이나 낮이나 별로 다를 건 없다.
답답한 건 마찬가지.
다만 밤에는 안 보이는 게 더 많지만 반대로 별빛이 보이니 별자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할 일이 없으니 밤하늘을 본다.
강지건과 앤 그리고 리사의 섹스는 오후를 지나 밤까지 이어졌다.
섹스하다 지치면 밥을 먹고 섹스하고.
그렇게 밤이 되어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항해한다.
갑판 위를 뒹굴며 하나가 되었다 떨어지길 반복한다.
“이렇게 있으니까 우주를 떠다니는 것 같아요.”
“틀린 말은 아니지. 지구는 우주에 떠 있으니까.”
“태양의 중력을 벗어나진 못했죠.”
“그건 그래. 그리고...”
강지건은 불끈 솟은 대물로 리사를 찔렀다.
“대물의 중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리사! 앤!”
“후훗! 맞아요. 벗어날 수 없어요.”
“너무 강한 중력!”
“마스터는 블랙홀 같은 남자에요.”
“그래, 나는 여자들의 블랙홀이지. 내 블랙대물은 놔주지 않아.”
꾸욱!
“흐악!”
잠시 우주에 대해 생각하며 호기심을 가졌던 강지건은 이내 정사에 몰입했다.
별은 아름답지만 아직은 별보다 여자의 몸이 더 아름다웠다.
인간의 정서를 버리지 못했기에 여자를 더욱 탐했다.
항해는 한 달 정도 이어졌다.
리사 그랜트가 기업의 수장이라고 하나 사실 자리를 비워도 상관없었다.
강지건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안틸로프인들이 모든 것을 대신 다 처리해주었다.
사업은 더욱 번창했다.
실패할 수가 없을 정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란 것은 찾아보면 어디엔가 나오기 마련.
“보고할 것이 있습니다.”
“뭔데?”
“마스터와 섹스했던 여자들의 상황에 대해서입니다.”
“응?”
강지건은 하나의 보고를 받았다.
그것은 바로 일본과 유럽에서 무분별하게 섹스했던 여자들에 대한 보고서였다.
“흐음.”
보고를 들은 강지건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행에 빠지고 있다니.’
강지건과 섹스했던 여자들은 처음에는 괜찮았다.
하지만 점점 다른 이성과의 섹스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다.
중독.
강지건의 대물에 중독된 것이었다.
정확히는 강지건이 주는 쾌락으로 인해 다른 모든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여탕이나 사우나에서 강지건을 만날 수 있었다.
허나 항해를 하면서 강지건이 순회를 돌지 않게 되자 여자들은 금단 현상을 겪고 있는 중이었다.
우울증에 빠진 여자도 있고 연인이나 남편과 헤어진 여자도 있었다.
매일 같이 여탕이나 사우나를 들락거리는 여자들도 있었다.
“알았어.”
외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내 여자들이 되고 싶어하는데.’
강지건은 아직 인간의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한나 슈미트는 갈증을 느꼈다.
‘내가 더 아름다워지면.’
열심히 다이어트 중이었다.
정확히는 운동을 하면서 식이요법을 실행했다.
‘너무 급격히 살을 빼면 늙어 보여.’
최대한 피로를 풀어주면서 해야만 했다. 이런 것은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나 슈미트는 생활을 활동적인 것으로 바꾸었다.
에너지 소비는 꼭 운동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활동이다.
자주 움직이고 뭔가 하고.
지나치게 고생하는 것도 나쁘지 골고루 몸을 사용해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노래도 부르고 춤도 연습했다.
요가도 했다.
조깅이나 보디빌딩도 마다하지 않았다.
암벽등반도 연습했다.
수영도 했다.
피로가 느껴지면 쉬면서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분을 섭취하며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었다.
생활을 완전히 바꾸고 살자 점점 효과를 보고 있었다.
무엇보다 강지건과 섹스하면서 받았던 영향력 덕분에 몸은 더욱 튼튼했다.
육문공.
한 번 실행되었던 몸, 피로 회복에 특화되었다.
점점 더 나아지는 자신의 몸에 중독되기 시작한 한나 슈미트는 밤이면 괴로웠다.
‘보고 싶어.’
섹스 정령이 떠올랐다.
강지건의 대물에 박히고 싶었다.
“제발, 날 박아줘.”
그 어떤 성인용 장난감을 사용해도 강지건의 대물을 대신할 순 없었다.
단순한 떨림 정도로는 소용없었다.
“제발! 날 가져! 먹어! 아으으으응!”
섹스 정령이, 강지건이 없음에도 들어달란 듯이 외치며 발버둥친다.
“재워줘!”
“그래?”
“앗!”
한나 슈미트는 벌떡 일어났다.
“많이 예뻐졌네.”
“왔군요. 해주세요.”
“한나 슈미트.”
“네.”
“내 여자가 되고 싶어?”
부르르.
한나 슈미트는 환희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
“네!”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데도?”
“네!”
“카리아 제국민이 된다면 받아줄게.”
“할게요! 이제부터 카리아 제국민이 될 게요!”
자랑스러운 독일 국적은 삽시간에 내팽개쳤다.
“좋아. 그럼 이제부터 세계의 진실을 보여주지.”
강지건은 한나 슈미트를 마겔로 이끌었다.
“여긴?”
“내가 가진 수많은 세상 중 하나야.”
마스크를 벗자 얼굴이 드러났다.
“앗!”
너무나 유명한 얼굴이라서 모를 수 없었다.
“놀랐어?”
“네.”
“후회해?”
“아뇨.”
한나 슈미트는 강지건의 품에 안겼다.
“사랑해요. 제 모든 걸 다 가져가세요.”
“그래, 너의 모든 것은 이제 내 것이야. 이 음란한 몸도, 입술도, 네 정신과 영혼도.”
“네.”
몽롱한 표정의 한나 슈미트.
잠시 뒤, 대물에 찔리자 환희에 물들었다.
“하이야흣!”
모든 것을 다 내던지는 쾌락의 신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