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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강탈 그리고 소문
후지산 정상에는 당연히 사람이 많았다.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니까.
일본에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성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일본 전역에서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당연히 정상에도 사람이 많았다.
“사진!”
“찍어줘!”
정상에 오른 세 사람은 사진을 찍었다.
“키스 사진 찍어도 되죠?”
“물론.”
이미 이거저거 다 하는 사이였다.
후지산 정상에서 쥬리는 강지건에게 키스했다.
진하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찰칵.
사진은 카오리가 찍어주었다.
“나도!”
이제는 반대로 카오리가 강지건과 키스하는 것을 쥬리가 찍어주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은 속으로 강지건과 두 여자를 욕했다.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행복해요.”
후지산 정상에서 지평선을 배경으로 찍으니 구름 위에 도착한 듯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마치 신들의 세계에 입장한 것 같은 모습.
사진은 바로바로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갔다.
세 사람은 다시 후지산 중턱의 산장으로 내려갔다.
“키쿠치. 이거 니 애인 아니었나?”
“응?”
열심히 일하던 키쿠치는 동료가 내민 사진을 보았다.
연인인 쥬리가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사진이었다.
“뭐?”
닮은 사람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연인의 SNS에 버젓이 올라온 사진이었다.
정신없이 SNS를 살폈다.
그러자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이 하나둘 올라왔다.
자료조사를 위한 여행.
온천 사전답사.
하지만 키쿠치의 신경이 곤두섰다.
‘바람?’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연인이 다른 남자에게 하는 애정표현에 가슴에 불이 붙었다.
‘개 같은 년.’
화가 났다.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메시지를 보냈다.
확인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안 오자 결국 SNS에 욕을 남겼다.
두고 보자고.
츠요시는 자신의 애인인 카오리가 다른 남자와 여행중이란 사실을 알고 연락을 했다.
“여보세요.”
“아니,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뭐가?”
“회사 동료하고 키스라니. 바람이잖아!”
츠요시가 따졌다.
“너도 동료하고 사귀고 있잖아.”
“뭐?”
“그 동료 집에서 잠도 자고 아침에 나오는 거 내가 봤는데.”
“너 나 스토킹했냐? 너 그런 여자였어?”
자신의 뒤를 캔 파렴치한 여자 취급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냉담한 반응이었다.
“어떻게 예상을 한 치도 안 벗어나니. 됐어. 이제 끝내.”
“뭐? 야!”
“열심히 아르바이트해. 난 즐겁게 살 거니까.”
통화가 끝났다.
이후 바로 SNS에 사진을 올린 카오리는 강지건을 뒤에서 안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강지건의 볼에 뽀뽀했다.
사진 아래에는 메시지가 있었다.
- 나를 구원해준, 내가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뒷 말은 일부러 쓰지 않았지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누구를 지칭하는지.
> 오, 남자가 엄청난 능력자인가
> 강지건 아냐?
> 강지건 같은 능력자라면 가능한데
> 강지건 아냐?
> 쌍둥이가 분명해
사람들은 강지건과 같은 얼굴을 한 존재가 두 명의 일본 여자를 동시에 사귀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기에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진짜 강지건이냐 아니냐 혹은 강지건 쌍둥이가 아니냐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이런 씹.”
츠요시는 욕을 남겼다.
> 창녀 같은 년, 이남자 저남자 다리 벌려주는 주제에 멋진 척은
다음 날, 츠요시에게는 아세카이사의 변호사가 찾아와 고소장을 건네고 돌아갔다.
고소당한 이유는 명예훼손이었다.
세 사람은 후지산 산장에서 오래 지냈다.
늦은 저녁이 되면 산장을 나선 세 사람은 정상에 올랐다.
해가 질 때 산에 오르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잘못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세 사람은 멈추지 않고 밤마다 산에 올라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란히 앉아 키스하며 술을 마시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땐 강지건의 대물을 입에 물고 봉사했다.
바지만 슬쩍 벗고 섹스를 즐기기도 했다.
구름 위에서 보이는 밤하늘을 보며 섹스를 했다.
“너무 멋져요.”
때문에 며칠이고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쥬리와 카오리였다.
“처음 만났을 때 갔던 레스토랑 생각나요.”
우주 컨셉의 레스토랑.
두 여자에게는 굉장히 뜻깊은 추억이었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 강지건과의 뜨거운 밤이 떠올랐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해요, 야마다상.”
“저도요.”
두 여자는 한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사이좋게 손을 잡고.
그러자 강지건은 웃으며 두 여자의 손을 잡았다.
“사실 난 야마다 타로가 아니야.”
“네?”
“이제 진실을 알 때가 된 거 같네.”
풍경이 바뀌며 마겔에 가게 되었다.
“내 이름은 강지건이야.”
“헉?”
“으응?”
이어서 강지건은 두 여자를 덮쳤다.
“아아, 잠깐.”
“이러면 으응.”
놀랐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이내 강지건의 대물을 받아들이며 헐떡였다.
“흐악!”
“후익!”
쥬리는 물의 힘을 카오리는 땅의 힘을 얻었다.
초능력까지 얻게 되자 더욱 마음이 두근거렸다.
상황 파악이 더 늦어졌다.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이거 진짠가요?”
“환상이면, 꿈이면 어떻게 해?”
“깨어나지 못할 거야. 현실이니까.”
강지건은 준비해둔 물건을 착용했다.
나노광학미체 쫄쫄이.
대물만 덜렁거리며 밖으로 드러난 쫄쫄이였다.
“앗?”
“그건?”
“투명 쫄쫄이. 이건 마스크.”
나노광학미체 마스크까지 쓰자 눈코입만 보였다.
“너네도 해.”
쥬리와 카오리는 순순히 쫄쫄이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리고 서로를 보자 웃어버렸다.
구멍이 위치한 가랑이 사이를 제외하고는 정말 투명인간처럼 보였다.
“신기해.”
“그럼 가볼까? 정상에서 해야지.”
세 사람은 후지산 정상에 다시 나타났다.
“오늘 그리고 내일 계속 하는거야. 사람들이 옆에 있어도.”
“네.”
“그럴게요.”
세 사람은 적당히 자리를 잡고 섹스를 시작했다.
새벽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동이 트고 있었지만 세 사람의 모습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핫! 흥! 앗! 흡!”
쥬리는 신음을 참으려 집을 막는다.
힘들어하는 모습에 카오리가 키스하며 입을 막아주었다.
두 여자는 진하게 키스했다.
쥬리는 행복했다.
“흐그읏!”
절정에 도달해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벽하늘이 보인다.
‘후지산 정상에서 섹스하고 있어. 이제 난 야마다상. 아니 강사마의 여자. 애완견이야.’
애정이 치솟았다.
한 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충격적인 경험이 뇌리에 각인되었다.
새로 태어나는 기분.
“주인님.”
자연스럽게 주인님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암캐 보지는 좋았나요?”
“그래, 예쁜 암캐야.”
“쥬리는 행복해요.”
“이제 내 차례야.”
카오리 또한 강지건에게 안겼다.
새벽 일찍 후지산 정상을 찾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세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세 사람은 그렇게 후지산 정상에서 섹스를 했다.
힘이 들면 다른 세계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돌아와 계속해서 섹스를 이어갔다.
하루 종일.
강지건의 진실을 알게 된 쥬리와 카오리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초자연적인 현상.
초능력까지 얻게 되었으니까.
애인을 버렸다는 죄책감 따윈 이제 다 날아갔다.
카오리의 연인이었던 츠요시는 연신 사회를 위한 일이었다며 명예훼손이 아님을 주장했다.
하지만 카오리의 변호사는 레알핑크에서 고용한 엄청나게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변호사였다.
법조계 인맥이 어마어마했다.
재판을 하는 판사가 학교 후배였다.
레알핑크에 고용된 변호사는 엄청난 변호 비용에 어떻게 해서든 이길 생각밖에 없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아세카이의 작가. 이 정도면 보호할만 하지.’
아세카이는 엄청나게 뜨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었다.
가상현실과 관련이 있어 일본 정부에서도 관심이 지대했다.
막대한 외화를 벌어다 일본 은행에 저축을 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는 존재이기도 했다.
한편, 상대는 작가의 전 연인.
배경은 별 거 없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밟는다.
사뿐히 밟는 것만으로 퍽하고 터져버린다.
명예훼손이 인정되며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것으로 간주되었다.
손해배상이 청구되었다.
인생 박살날 금액이었다.
카오리의 전 연인 츠요시는 결국 합의를 요청했다. 그래서 많이 깎아주며 이런 저런 조건이 붙었다.
굴욕적인 요구가 계속 이어졌지만 받아들여야만 했다.
일생을 저당잡히고 싶지 않다면 해야 했다.
합의에 의해 청구금액이 대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돈은 부족했다. 결국 츠요시는 사채를 썼다.
이때 접근한 사채 조직은 거너스 산하의 업체였다.
결국 츠요시는 일생을 빚을 갚으며 살게 되었다.
하지만 사카모토 카오리는 단 한 번도 전 애인의 상황을 궁금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