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데뷔 강탈 그리고 소문
“흥그앗!”
눈이 점점 돌아간다.
팔에 절로 힘이 엉뚱하게 쏠리며 방향이 틀어지려는 찰나, 강지건이 몸을 일으키며 핸들을 잡아주었다.
아울러 발판도 차지하며 운전에 돌입했다.
강지건 앞에 엉덩이를 내민 로라는 앞으로 몸이 기울어진 상태.
그러면서도 엉덩이 흔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무척이나 위험한 행동이지만 초인과 이제 막 서번트가 된 로라에게는 그저 즐거운 주행이었다.
“히윽!”
더구나 로라는 육문공의 영향도 동시에 받으며 몸 안에 마나가 쌓이는 것일 실시간으로 느끼기도 했다.
성적 쾌감과 마나 그리고 주행의 짜릿함까지 더해지며 가슴이 펑하고 터질 거 같았다.
“아아!”
고개를 들어 소리 지른다.
밤하늘의 별빛 쏟아져 들어온다.
아름다웠다.
“멋져.”
너무나 아름다워서 로라는 황홀경을 헤매게 되었다.
자신이 우주 속을 날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행복해?”
“으응. 행복해. 사랑해.”
“그럼 좀 더 행복해져봐.”
“하악!”
더 빨리 달린다.
속도를 위반했지만 따라오는 차는 하나도 없었다.
강지건이 고속도로에 나가자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순찰차들이 일제히 서로 돌아간 탓이었다.
지구 귀족들이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약간 손을 썼을 뿐이었다.
로라가 데뷔했다.
단숨에 성공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모델에서 가수로 성공하자 세계는 열광했다.
강지건과 있던 스캔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노래가 그만큼 좋았으니까. 더구나 로라는 아름다웠으며 멋지기도 했다.
많은 여자들이 로라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한편 강지건은 서주희와 황윤주를 데리고 미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오늘은 저기로 가볼까?”
여행이라고 하지만 그냥 캠핑카를 타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겉만 보면 싸구려 캠핑카.
하지만 미사일이 날아와도 터지지 않도록 실드까지 탑재되어 있는 물건이었다.
전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어서 냉장고와 에어컨을 빵빵하게 돌려도 아무 문제없었고 컴퓨터로 인터넷과 연결도 되어 있었다.
내부는 좁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는 않았다.
좁은 침대에서 세 사람은 다닥다닥 붙어 온기를 나누었다.
“OP 그룹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거기가 왜?”
“이제 슬슬 결정하실 때가 되시지 않았어요?”
OP 그룹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대기업이 죽이려고 한다고 그리 쉽게 죽지는 않는다.
물론 내부가 엄청나게 썩어 있었다면 톡하고 건드리면 왕창 무너지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음, 내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있나?”
“관심 없으신 건가요?”
강지건은 잠깐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니 진태성 그 놈하고 안 좋은 일이 있긴 했지만.”
잠시 생각하던 강지건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 자식을 굳이 신경 써야 하나? 알아서 치워줘. 아, 경미하고 연관있지? 전남편 일. 경미랑 상의해서 알아서 처리해. 난 이제 됐으니까.”
힘이 없을 땐 복수하고 싶어했다.
집요하게 괴롭히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세계를 지배하는 지배자의 위치에 올라가니 OP 그룹 따윈 길거리 노점상처럼 보였다.
‘그 놈 팬 적도 있으니 됐지 뭐.’
“나머지 일은 주희가 알아서 해.”
“네, 고마워요.”
서주희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일도 일임 받았다.
“잠깐 연락 좀 하고 올 게요.”
자리를 벗어난 서주희는 폰을 통해 윤경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알아서 처리하시래요.
- 넌?
- 울 아빠도 적당히 권고 퇴직 시켜주세요. 지위를 잃어야 힘이 좀 빠지실 테니.
서주희는 이미 오래 전에 자신의 부친과 결별을 택했다.
마조로서 강지건의 조직원이 된 순간, 그리고 서번트가 되며 살인을 한 순간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서번트로 다시 태어난 순간, 강지건이 아버지나 마찬가지였다.
‘난 인간이 아니야.’
서진남, 서주희의 부친은 생물학적 아버지일 뿐이었다.
‘서번트, 주인님을 위해 사는 존재.’
서주희는 자신이 서번트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 따위가 아니야.’
나약한 인간보다 훨씬 우월했다.
강지건의 힘을 공유 받고 있었다.
‘나의 신.’
신의 힘이 서번트의 몸에 흐른다.
서주희만 이런 것이 아니라 많은 서번트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서번트는 인간이 아니며 신의 일부라고.
그렇기에 서주희는 인간으로서의 인연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이미 감정의 연결은 끊긴 상황.
미련은 없었다.
하지만 찝찝한 뒷맛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극단적인 일은 벌이지 않았다.
‘지구 따위.’
강지건을 위해 가끔 돌아다니면 될 일.
지구에서의 명성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주인님의 행복이 나의 행복.’
강지건과 몸을 섞을 때면 언제나 황홀했다.
특히 최근에는 신기한 경험을 종종했다.
초감각이 발전하면서, 감각이 점점 예민해지면서 한 가지 일이 가능해졌다.
그것은 바로 동기화.
강지건과는 못하지만 황윤주와 동기화가 가능했다.
항상 함께 강지건에게 안기며 감각을 공유하려고 서로를 살피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동기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흐응.”
그렇기에 지금도 느껴졌다.
황윤주의 구멍을 쑤시는 강지건의 대물이.
그로 인해 쾌감에 덜덜 떠는 황윤주의 정신이.
쾌감이.
떨어져서 윤경미와 연락을 하던 서주희의 몸에서도 느껴졌다.
‘하아, 이건 더 갈고 닦아야지. 그럼 쾌감이 2배.’
하지 않아도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엄청난 이득이었다.
“그러니까 동기화가 가능하다고?”
“네, 혹시 상점에 없나요?”
“잠깐만.”
상점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찾았다.’
동기화? 있었다.
굉장히 저렴한 스킬이었다.
“상대의 모든 감각을 공유 받을 수 있다. 쾌락 고통 기타 등등.”
“네, 그거에요.”
“이건 신경 쓰지 못했네.”
전투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익히지 않은 스킬이었다.
서번트들에게도 사주지 않았다.
“이걸 익히면 안 하면서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요.”
“흠, 굳이 살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그렇긴 해요. 초감각이 있으면 조금만 노력하면 익힐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럼 주희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
“네.”
여행은 계속 되었다.
평화로운 여행이었다.
차를 타고 달리다 좋은 풍경이 보이면 풍경을 감사하며 술을 마신다.
때로는 길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섹스를 즐긴다.
푹팍퍽폭.
“흥애흥애!”
“응행응행!”
미국 땅은 엄청나게 넓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도 끝없이 이어진 땅.
밀밭이나 옥수수 밭을 가끔 보기도 한다.
끝이 안 보일 정도다.
밀의 바다.
옥수수의 바다.
얼마나 비옥한 땅인지 잘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세 사람은 옥수수 밭을 지나다가 숨어 들었다.
옥수수밭 한 가운데에서 홀라당 벗고 산책했다.
벌레나 짐승 같은 것들은 세 사람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적당히 걷다가 돗자리를 깔고 누워 섹스를 즐겼다.
옥수수밭의 밀회였다.
자연 속에서 홀라당 벗고 미친 짓을 해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옥수수밭에서 뒤엉켰다.
캠핑카를 타고 달리며 섹스하고 적당히 관리실에서 가져온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며 고기를 구워 먹는 힐링 여행의 나날들은 급격히 끝을 맞이했다.
“음, 이번 여행은 여기까지 하자.”
약 2주에 걸쳐 함께 한 서주희와 황윤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는 더 알찬 여행을 준비할게요.”
“응. 그럼 다음에 또 하자.”
시간은 많았다.
강지건은 관리실을 통해 일본으로 넘어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슬슬 좀 더 짜릿한 걸 즐겨봐야지.’
그냥 변덕이었다.
나카노 아키코는 뒤늦게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치사해 나만 빼놓고.”
“미안.”
모리 아이코와 함께 강지건에게 안겼던 나카노 아키코는 항상 강지건을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한 가지 이벤트에서 자신이 소외되었던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나카노가 바빴잖아.”
“맞아요.”
강지건을 만난 이후로 부부간의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었다.
냉랭하다 못해 무관심.
이런 분위기에서 이혼 얘기가 오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혼은 보류되었다.
아이를 위해.
적어도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렇게 심각할 때 어떻게 남편 옆에서 섹스를 해.”
“아쉽네. 나만.”
별로 도덕적이지 못하지만 나카노 아키코는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기만 못해봤다는 사실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다른 일이었다면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었다.
아니, 다른 남자였다면 그냥 웃어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지건과 함께 하는 추억이었다.
‘얼마나 떨렸을까.’
나이가 들면서 섹스를 할 때 긴장감은 그리 느끼지 못했다.
“어땠어?”
“처녀 때처럼 떨린 느낌? 후훗.”
“진짜, 아까워.”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모리 아이코와 곤도 유미는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나카노 아키코는 이를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한숨만 내쉬었다.
‘나도 느껴보고 싶은데.’
소녀처럼 떨면서 섹스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첫경험을 할 때의 기억은 이제는 많이 희미해졌지만 강렬했던 감정들은 아직도 기억이 났다.
이래도 되나 싶은 불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무엇인가 잃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대한 불안.
온갖 불안 속에서도 자신을 탐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다리를 벌렸다.
고통.
그리고 원하는 남자와 했다는 흥분.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 대단하지 않았던 사실에 대한 실망.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이었고 결론은 불안했고 ‘실망스러웠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