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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충격.
사람들은 충격 받았다.
믿지 못했다.
> 거짓말일 거야
> 와 진짜 저게 된다고?
> 저거만 있으면 나도 스타 셰프 되는 거냐?
> 저거만 있으면 나도 다 빈치 될 수 있는 거냐?
> 모나리자 1만개가 곧 복제되겠군.
> 미칼란젤로의 벽화를 그대로 재현할 수도 있겠다.
> 여러분은 지금 새로운 인공지능 혁명을 보고 계십니다.
> 인공지능 혁명 맞네.
> 산업 혁명 때처럼 또 변하는 건가?
> 그렇겠지?
> 인공지능 혁명 전에는 인터넷 혁명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마라
> 혁신이야 말로 돈이다
> 근데 이러면 노동자는 뭐임? 필요하기나 한가?
> 이제 우린 배급 받으면서 살게 될 거야
> 진정한 공산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를 지배할 거야
> 공산주의가 아니라 봉건주의의 재림이지. 주인님과 떨거지들로 나뉘는 세계가 곧 올 것이다
수많은 의견들이 인터넷을 시끄럽게 했다.
“진짜 이러다 일자리 다 사라지는 거 아닌가?”
“숙련 노동자들의 가치가 점점 사라지면?”
“창의적인 사람들 빼고는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노동자로 전락하겠네.”
“군인 해야지.”
“군인이 답 아닌가 그럼?”
“그렇지. 군인 해야지.”
군인, 경찰, 공무원.
권력과 관계된 일자리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공무원도 공무원 나름 아닐까? 단순 행정은 그냥 인공지능이 대체하면 될 거 같은데.”
“군인하고 경찰관이 가장 중요해지겠지.”
“법관은?”
“그 쪽은 글쎄? 차라리 국회의원이든 시의원이든 하는 쪽이 더 낫지 않나?”
“아직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저게 급격하게 퍼질 이유는 없잖아. 시간이 걸릴 거야.”
“일자리가 다 없어지는 건 아니지. 저 기계들 생산하려면 결국 공장이 있어야 하는데. 전자제품은 수명이 존재한다고.”
“쓰레기 재생 사업이 미래에는 꽤 각광 받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근데 쓰레기 재생은 환영오염 문제가 있으니까 쉽지 않을 텐데?”
많은 이들이 저마다 의견을 말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지만 사람들이 떠들든 말든 강지건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계획대로 해.”
오토큐진을 설립한 이후, 사업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버렸다.
이제는 라다가 모든 사업을 총괄하지 않고 있었다.
오토큐진은 카리아 제국민 중 충성을 입증한 이들 중 하나에게 맡겨졌다.
네이가 출신이었지만 지구의 신분증을 손쉽게 얻었다.
검녀 헬스클럽 VIP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신분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냥 어딘가의 난민이 망명을 한 것을 받아준 것으로 처리해버렸다.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강지건은 그거 하나로 만족했다.
그 다음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가자.”
강지건은 서주희와 황윤주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 강지건 채널에 나왔던 여자들 데리고 데이트 중. 내가 봄
> 나도 봄
> 막 키스도 하고 그러던데?
> 바람?
> 로라 스미스는 어쩌고?
> 헤어졌나?
> 설마 그래서 최근 조용했던 건가?
온갖 억측이 올라왔다. 더불어 신문에도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났다.
강지건과 서주희가 진하게 키스하는 장면이라거나 수영복 차림의 황윤주가 강지건에게 밀착하고 키스하고 있거나.
누가 봐도 진한 관계임을 드러내는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퍼졌다.
파파라치들이 신나게 찍어서 사진을 팔아먹은 것 같았다.
물론 진짜 파파라치들은 별로 재미를 못 봤다.
사진을 찍어 판 것은 카리아 제국민들이었다.
몰래 지구에 와서 파파라치 행세를 하며 강지건의 사진을 찍어 판 것이었다.
지구인의 돈을 주머니에 챙겼다.
엉뚱한 놈이 이득 보느니 강지건의 조직 중 하나인 카리아 제국민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게 포인트 획득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 녀석이.”
서진남은 분노했다.
학교도 제멋대로 그만두고 갑자기 사라졌던 딸이 다시 나타났다.
그것도 가장 원하지 않던 형태로.
강지건과 키스를 하는 사진으로 인해 서진남이 가졌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더 좋은 집안과의 정략결혼.
이를 통한 신분 상승의 패가 하나 사라졌다.
아니, 이제부터는 서주희 때문에 오히려 신분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스캔들을 일으키거나 하면 망신을 당할 테니까.
집안 문제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가장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외국이 나가 있었다.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없었다.
서진남은 학교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학교 후배는 검사였다.
진태성은 분노했다.
“강지건.”
서주희와 결국 그렇고 그런 사이인 것이 알려졌다.
사실 진태성은 서주희와의 결혼은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강지건이 서주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났다.
빼앗긴 느낌.
네토라레의 불쾌함을 맛보았다.
“저 놈의 뒤를 파. 그 집안 문제를 무조건 꺼내서 어떻게 해서든 엮어. 놈이 만났던 여자 중에 아무나 하나 골라서 미투로 걸어. 뭐든 하란 말이야!”
진태성은 분노해서 날뛰려했지만 비서가 고개를 저었다.
“현재 그룹의 사활이 걸린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자중하셔야 합니다.”
“크윽.”
더 말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이 싸움만 끝나면.’
현재 OP 그룹은 삼홍 식품을 시작으로 여러 식품 회사들과 전쟁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OP 그룹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움직임은 아무리 거대한 대기업인 OP 그룹이라 하더라도 쉽게 물리칠 수 없었다.
OP 그룹에서는 연신 휴전을 제안했지만 먹히지 않았따.
삼홍 식품은 아주 열이 받은 상태였고 다른 회사들은 OP 그룹을 쓰러트리고 떡고물을 먹겠다는 심보였다.
거목이 쓰러지고 나면 먹을 게 많으니까.
1위가 쓰러진다고 2위가 1위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의외로 3위나 4위가 1위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여러 경쟁 기업들이 작정하고 덤벼들고 있었다.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OP 그룹은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소한 일이라도 적에게 공격할 빌미를 줘선 안 된다.
평소라면 돈과 권력으로 무마할 수 있는 일도 전쟁 중에는 치명타로 변하기도 한다.
강지건을 건드렸다가 조작한 사실이 발각되면?
경쟁자들은 신이 나서 불매운동을 부추길 것이다.
식품 회사의 특성상 불매운동에 휘말리면 엄청나게 피곤해진다.
식품 회사는 언제나 대체품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 들면 안 먹으면 된다.
직접 만들어 먹어도 되고 다른 회사 제품을 사먹으면 그만이다.
과자 같은 경우에는 안 먹어도 그만이다.
세상은 넓고 과자는 많으니까.
시장 꽈배기를 사먹을 수도 있다.
제발 사먹어달라고 광고를 하고 이벤트를 하며 끌어 모아도 부족할 판에 불매운동의 빌미를 준다는 건 회사 말아먹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이러한 오너 리스크는 주주들이 굉장히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괜히 회사에서 문제 일으킨 사원이 있으면 일단 내보내는 게 아니다.
성적인 문제와 연루되면 일단 내보낸다.
유죄니 무죄니 그런 건 상관없다.
엮인 것 자체가 문제다.
회사 이미지를 위해 그냥 내보낸다.
내보내는 게 가장 빠른 일처리 방법이니까.
뭔가 했다는 리액션을 보이기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잘못했다가 범죄자를 옹호하니 뭐니 하면서 불매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돌 수 있으니까.
스마트폰으로 인해 인터넷 사용률이 올라가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과거에는 언론이 기사를 작게 싣거나 안 내보내면 무마가 가능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은폐하고 지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 되었다.
인터넷에 한 번 올라가는 순간 누군가 박제해버리니까.
경쟁사의 직원들이 자료 수집해놓고 공격하기도 한다.
“참으셔야 합니다.”
결국 진태성은 혼자 분노를 삭혀야 했다.
서주희와 황윤주는 비키니를 입고 강지건의 양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세 사람은 작은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온 상황이었다.
셋만의 해상 데이트를 즐기는 중이었다.
요트의 시동은 꺼져있다.
파파라치들은 접근하려 하지만 소용없다.
요트에는 투명 기술이 적용되어 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주인님.”
서주희는 은근히 웃으며 강지건의 손을 잡아 끌었다.
목적지는 비키니의 끈이 있는 곳.
“당겨주세요.”
툭.
살짝 당기는 것으로 스스르 풀리더니 비키니가 떨어졌다.
탐스러운 가슴이 햇살을 받아 존재감을 발휘했다.
핑크스톤이 고개를 내민다.
그때 반대편의 황윤주가 강지건의 수영복을 잡아 당겼다.
훌러덩 벗겨지는 수영복.
거대한 하늘을 향해 솟은 성스러운 불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윤주 또한 가슴의 비키니를 풀었다.
툭.
그랜드 체스트 협곡 사이에 불기둥이 지나간다.
앙증맞은 핑크스톤들이 부르르 떨린다.
두 여자에게 망설임 따위는 없다.
서주희는 하의의 끈도 잡아 당겼다.
너무나 쉽게 벗겨지는 하의.
은밀한 숲이 바다의 기운을 품기 시작한다.
동굴에서 바다 내음이 퍼진다.
촉촉하게 젖은 바닷물이 흘러나온다.
“에잇.”
서주희는 엉덩이로 황윤주의 머리를 밀어내며 올라탔다.
쑤욱.
불기둥은 어느새 그레이트 케이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불기둥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더 뜨겁게 타오른다.
“하윽!”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더욱 뿌려보지만 소용없다.
쾌락의 불길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태운다.
“흐아아아아옹!”
서주희는 금방 부들부들 떨면서 경직한다. 그 순간 서주희의 엉덩이에 밀려났던 황윤주가 쑤욱 잡아 뽑았다.
덜렁.
불기둥은 아직 죽지 않았다.
쑤욱.
새로운 동굴이 불기둥을 차지한다.
나신이 된 두 여자는 강지건에게 계속 번갈아가며 안겼다.
“이렇게 셋이서 한 거는 참 오랜만이네.”
여러 번 절정을 맞이한 뒤에야 세 사람은 멈추었다.
하지만 알몸은 여전히 밀착된 상태.
“후훗, 어떠셨어요?”
“나야 좋았지.”
“주인님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서주희와 황윤주는 웃으며 자세를 잡는다.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었다.
석양을 등진 두 미녀의 모습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아름다운 모습을 강지건은 두 눈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