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255화 (255/353)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전쟁과 평화

하루 저녁 실컷 놀았다.

꿀처럼 달콤한 승리.

밤새 혀 안에서 굴리듯 꿈에서도 취해 흥얼거렸다.

하지만 아침이 오자 혹독한 현실이 되돌아왔다.

“기상! 기상! 이 게을러터진 돼지 새끼들아! 일어나라!”

퍽! 퍽! 퍽!

장교와 고참들이 돌아다니면서 병사들을 두들겨 깨운다!

“도열하라!”

“3열 종대!”

“4열 횡대!”

여기저기서 외친다!

“넌 누구야?”

“내가 왜 여기 있지?”

정신없이 달려서 줄을 서다보니 자신의 조가 아닌 곳에 가서 줄을 서는 병사들도 속출했다.

“멍청한 새끼! 전투 중에도 그럴 거냐!”

퍽! 퍽! 퍽! 퍽!

줄 잘못 섰다고 구타.

“왜 이렇게 느려 터졌어! 다 같이 책임진다! 앉아! 일어나! 앉아! 일어나! 뒤로 돌아! 앉아! 뒤로 돌아! 또 실수 하나!”

퍽! 퍽! 퍽! 퍽! 퍽!

말이 되건 안 되건 명령을 내린다.

이행하지 못하면 팬다.

느슨해진 정신을 조이기 위한 폭력 행사였다.

명령을 따르는 기계로 다시 조이는 작업 중이었다.

생각이란 것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느슨하게 놔두면 빈틈을 봐서 탈영해버릴 위험이 높아지니까.

탈영하면서 보급품까지 슬쩍하는 놈들이 생기면 더 골치 아프다.

장교나 병사를 죽이고 탈영할 수도 있다.

“탈영한 놈을 잡았다! 배신자가 도망치는 걸 용납하다니 헤이하다!”

퍽! 퍽! 퍽! 퍽!

동료를 감시 하지 않은 자들을 팬다.

당연히 괜히 맞은 이들은 탈영한 병사에 대한 원한을 품는다.

탈영병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연민을 느끼며 감정이입하는 순간 탈영병이 늘어나니까.

탈영은 악이다.

그렇게 주입시키며 죽을 때까지 매질해서 죽여 버린다.

되도록 처참하게.

병사들에게 공포를 새긴다.

명령에 불복해도 때리고.

명령을 이행 못해도 때리고.

도망치면 죽을 때까지 때린다.

인간을 명령을 따르는 기계로 만든다.

그러지 않으면 전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으니까.

장교들은 이러한 일을 계속 반복한다.

병사를 조련하는 것은 장교의 소양이었다.

때문에 너무 병사들과 친한 장교는 물러터진 행동을 한다면서 동료 장교들에게 업신여김을 받는다.

조련을 제대로 못한 장교의 병사들은 제대로 싸우기보다 도망치거나 숨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동료 장교들에게 경멸을 받게 된다.

동료가 못한 일은 자신에게 넘어오니까.

혼자만 착한 척, 고귀한 척 한다고 욕을 한다.

전쟁이란 지옥에 뛰어든 이상 착한 인간은 없다.

미친 자들만이 있을 뿐.

승리의 다음 날 아침은 다시 광기로 무장하는 날일뿐이었다.

강지건은 슬슬 짜증이 차올랐다.

동료의 실수로 자꾸 기합을 받으니까.

오전 훈련이 끝나고 쉬는 시간.

강지건은 돌아다니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퍼억!

“니들 때문에!”

퍼억!

“맞았잖아!”

퍼억!

실수한 인간들을 구타하는 것을 말리는 병사는 없었다.

“맞아. 이 새끼들 때문에 뭔 고생이야?”

퍼억!

과타수를 비롯한 동료들도 실수한 동료들을 한 대씩 팼다.

장교들은 이를 그냥 두고 보았다.

동료끼리 서로 감시하며 경쟁하게 하는 것도 괜찮으니까.

병사들은 전열을 이루는 부품이었다.

불량품을 고치려면 두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장교들이었다.

위에서부터 이런 생각이 있으니 구타가 계속 아래로 이어진다.

‘아, 그냥 때려치울까?’

사실 강지건이 진짜 맞은 것은 아니었다.

마나를 이용해 막아냈다.

이후 맞은 척을 했다.

하지만 별 것도 아닌 인간에게 자꾸 모욕을 당하고 있었다.

주먹을 휘둘러댄다.

주먹 한 방이면 머리를 터트릴 수 있는데.

힘을 개방한다면 현재 모여 있는 군대를 죄다 날려버릴 수 있는데.

아니 명령 한 번이면 딕스를 멸망시킬 수도 있었다.

‘으으으으으음. 탈영할까?’

스스로에게 주는 시련이라 생각해서 전쟁을 경험하는 중이었다.

그것도 전열보병으로.

전열보병의 처참한 삶은 정말 짜증났다.

‘이 새끼들 다 죽이면 파단 제국 망하겠지.’

스물스물.

악의가 샘솟는다.

‘죽이지는 않는다. 탈영하자.’

강지건은 결정을 내렸다.

죽여도 되지만 안 죽이는 이유는 카리아 제국으로 편입시키면 살아있는 사람이 다 포인트니까.

현재 강지건이 전쟁터에서 사람을 쏴서 죽이는 것 자체가 포인트를 날려버리는 행동이기도 했다.

안틸로프인들을 비롯해 수많은 서번트들이 하지 말라고 조언하지 않는 이유는 강지건의 권태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권태에 빠지면 뭔 짓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일을 벌이지 않도록 보좌해야만 했다.

그것이 약간의 포인트 상실을 감수하는 길이라 해도.

무조건 최고의 효율만을 고집할 순 없었다.

“야.”

“어?”

“이거 가져라.”

강지건은 그래도 함께 싸운 과타수에게 리볼버를 건넸다.

“갑자기 왜?”

“잘 살아라.”

슝.

강지건은 날아올랐다.

“어?”

“안녕히 있어라 이 자식들아! 난 이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쳐부수고 내 행복을 찾아 떠나겠다!”

슝.

강지건은 허공에서 포털을 타고 사라졌다.

이후 하늘에 우주 전함이 나타났다.

“경고한다. 모든 전쟁을 멈춰라. 이제부터 이 세상은 카리아 제국이 접수하겠다.”

제국은 하루가 지나기 전에 딕스를 점령했다.

“수고하셨어요.”

“엉.”

관리실로 돌아온 강지건은 옷을 벗어던졌다.

“참. 잊은 게 있네.”

홀라당 벗고 여자들을 안으려던 강지건은 다시 딕스로 갔다.

“너.”

자신을 구타했던 장교를 찾았다.

“어?”

“딱 한 대만 맞아라.”

퍼억!

장교의 이빨을 털어버렸다.

“으으으.”

부러진 이빨이 피와 함께 땅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죽이지는 않았다.

다시 관리실로 돌아간 강지건은 속이 시원하단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여자들을 찾았다!

“파티다! 다 모여!”

대물은 육림의 왕이 되어 음모 뒤에 숨은 동굴을 하나씩 점검했다.

자신의 보물이 숨겨진 동굴이 잘 있나 꼼꼼히 살펴보았다.

무너지지 않게 들락날락 공사를 하며 다져두었다.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기 위해 정액을 발라두기도 했다.

“르아아아아아앗차아아아아아!”

대물 차력쇼가 시작되었다.

여자들의 동굴에 대물을 꽂은 상태로 들어올렸다.

“이압!”

강지건은 미쳐 날뛰었다.

‘후우, 이건 방법이 아니야.’

인내하고 자제하는 방법을 써보았지만 무작정 이러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강지건은 또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지구의 문제가 뭐지? 그래, 맛없는 요리를 하는 놈들이 많다는 거야. 실력이 없는 거지. 그렇다고 이 자식들을 다 교육시킬 순 없잖아?’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요리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면 다른 부분에서 부족한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괜히 분업을 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데 좋은 게 아니다.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힘을 쓰는 게 사회의 생산성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순 없다.

전문성을 키우고 좋은 팀을 꾸려 협동을 통해 질과 양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강지건이 묻자 대물을 구멍에 넣고 엉덩이를 돌리던 미샤가 입을 열었다.

“흐응, 그럼 인공지능을 이용하시면 어때요?”

“뭐?”

“안틸로프에서는 그렇게 해요.”

안틸로프의 엔지니어들은 인공지능의 보조를 받는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숙련된 자의 데이터가 재생되면 작업자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잘못 수행된 부분은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결국 숙련된 기술자가 만들어낸 것과 같은 수준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해진다.

비숙련공들, 신참들도 숙련공처럼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지시만 그대로 이행하면 되니까.

“이걸 요리에 접목하면 된다 이거지?”

“네, 현재 지구 수준에서는 좀 비싸긴 하겠지만.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유행시키면 돈 좀 될 걸요?”

“그래, 싸고 맛있는 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다면 장사도 더 잘 되겠지.”

“하실 건가요?”

“응.”

“어디서 하실 건가요?”

옆에서 듣고 있던 라다가 강지건의 가슴에 키스를 하며 질문을 던진다.

“미국.”

“일본에서 식품 사업 시작하셨잖아요.”

“걔들은 방사능 때문에 좀 그래.”

“그러면서 식품 사업 시작하신 건가요?”

“야쿠자 녀석들이 지방 먹으라고 한 거지. 어쩌면 정치인들 나올 걸?”

라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는 일의 효율이 아닌 강지건의 즐거움이 우선되는 곳이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받아들일 뿐이다.

강지건이 지구를 멸망시킨다고 해도 그대로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럼 미국에서 하면 될까요?”

“응.”

결국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업은 미국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유명 셰프들과 계약을 해야겠네요.”

“그렇지. 그들의 요리하는 모습을 데이터로 만들어. 책처럼 한 번 요리 만들 때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하면 요리 창작자들이 더 늘어나겠지.”

예술적인 요리를 만든 창작자들의 데이터를 인공지능의 보조를 받아 그대로 따라한 노동자들이 요리를 만들게 될 터였다.

“이렇게 하면 어지간한 곳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 않겠어?”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그래.”

요리와 인공지능이 만나게 꽃을 피우게 되는 순간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