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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스 확장
‘드디어 떠나볼 때가 된 것인가?’
강지건은 다시금 지구를 떠나있어야 할 필요를 느끼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신나게 즐겼지만 점점 입맛도 다시 고급화 되어가고 있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가수로서 공연을 한다면 엄청나게 돈도 벌고 인기를 얻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보내는 환호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아직 더 여운을 느끼고 싶었다.
‘공연도 너무 많이하면 분명 질리게 될 거야.’
그렇기에 떠나기로 결심했다.
지구에서 벌인 사업들은 알아서 잘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굳이 손을 댈 필요조차 없었다.
‘어디를 가볼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딕스.
‘그래, 딕스를 한 번 더 가보자.’
자극 받은 몸을 다시 초기화하기에 좋다고 생각해 고른 곳이었다.
형편없는 음식과 수준 낮은 문명.
불편함에 익숙해졌다가 나중에 문명으로 돌아오게 되면 느껴지는 편리함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강지건은 캠핑 가는 기분으로 딕스를 가보기로 했다.
“저희가 모실까요?”
딕스 출신인 누샤와 베야가 웃으며 다가왔다.
이제는 서번트가 되어 열심히 침식과 싸우고 있었다.
침식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정화시킨 세계도 꽤 있었다.
“너희까지 데려가면 재미없어져.”
“알겠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주인님의 것이니 심심하시면 찾아주세요.”
“기왕 이렇게 만났으니 한 번 인사하고 가.”
바지를 내리자 모녀는 강지건의 대물에 달라붙어 키스했다.
만남의 키스에 대물이 꺼덕이며 인사해준다.
“너무 멋져요.”
“아름다워요.”
모녀는 무섭게 강지건에게 달라붙었다.
강지건이 눕자 모녀가 엉덩이를 돌려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모녀의 엉덩이를 잡았다.
말랑한 엉덩이의 감촉이 기분 좋아 계속 만졌다.
‘가기 전에 한 번 제대로 해봐야지.’
“라다!”
강지건은 라다부터 시작해 모든 서번트와 조직원들을 불렀다.
“한 번씩 하자!”
아주 오랫동안 강지건은 여인들과 침대위에서 싸웠다.
딕스.
다시 돌아온 강지건은 무장을 확인했다.
리볼버와 종이 카트리지에 문제는 없었다.
돈도 적당히 있었다.
‘이제 뭘하지?’
대해적의 보물을 찾으려 했지만 헛소문인 게 판명 났었다.
거기서 모험을 끊고 지구로 돌아왔던 것.
‘다시 개척지로 가볼까?’
별로 대단할 거 없는 여행이었다.
다시 배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헌데 항구에 도착하자 병사들이 사람들을 잡아가고 있었다.
“황제폐하를 위하여 헌신할 기회가 왔다! 너희들의 헌신을 보여라!”
병사들은 마구잡이로 사람을 붙잡았다.
‘응?’
강지건은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손을 들고 다가갔다.
“지원하겠습니다.”
“지원자? 좋다! 너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 너는 조장이 될 것이다!”
지원을 하니 조장으로 삼아주었다.
파단 제국은 현재 전쟁 중이었다.
전쟁을 하다 보니 병력이 부족해졌다.
그러니 결국 식민지에서 병력을 동원하기로 한 것이었다.
이들이 병력을 구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항구에서 선원이나 노동자들을 강제로 징집하는 것이었다.
일단 배를 타게 되면 반항하기 힘들다.
‘그나저나 다른 나라 사람도 받아주고 참.’
강지건의 외모는 피부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징집을 담당하는 모병관은 개의치 않았다.
할당량을 채우는 게 중요했다.
‘아, 집에 가고 싶다.’
배에 탄 뒤에는 불만이 치솟았다.
딱딱한 쉽 비스킷 그리고 염장 고기가 식사였다.
툭.
벽에 대고 털자 벌레가 떨어진다.
“으음.”
염장고기는 짰다. 딱딱했다.
‘이빨 다 부서지겠군.’
냄새도 맛도 형편없었다.
군에 납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더 심했다.
중간에 뇌물 받아먹는 이들이 있으니 형편없는 것들도 그냥 받아준다.
질이 나쁘면 어떤가?
어차피 병사가 먹을 건데.
장교들이 입에 댈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팔아먹는 인간도 마찬가지.
납품하면 땡이다.
자기 입으로 들어올 일은 거의 없다.
더구나 뇌물을 쥐어주고 받은 일이니 더 싸게 만들지 않으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잘못하면 적자본다.
여러 가지 음성적인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결국 병사들의 입에 들어가는 식사의 질은 형편없어진다.
“쩝.”
강지건은 씹었다.
“어? 그러다 이빨 나가!”
옆에서 누군가 충고해주었지만 무시했다.
으적으적.
음료로 나온 미지근한 맥주에 담가먹지도 않았다.
‘혈압오르기 딱 좋은 식단.’
야채는 하나도 없다.
장기 항해를 한다면 괴혈병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
강지건은 쉽비스킷과 염장고기를 씹어먹고는 맥주로 입가심했다.
배가 부른 느낌은 없다.
그냥 열량과 단백질을 공급했을 뿐이다.
이것은 식사가 아니다.
연료를 채우기 위한 보충, 충전, 혹은 주유라고 부를 수 있는 행위라고 해도 무방했다.
‘항해가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 텐데.’
하지만 선장도 알고 있는 문제인지 알고 있었는지 하루에 한 번 과일이 지급되었다.
시큼한 레몬 조각.
대다수의 사람들은 투덜거리면서도 먹었다.
먹기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안 먹으면 병사들이 찾아와 때렸다.
설명은 간단했다.
항해 도중에 과일을 섭취를 안 하면 병에 걸린다고.
긴 설명은 없었다.
그걸로 끝.
설명해줬는데도 안 먹겠다고 버티면 구타했다.
“끝까지 안 먹겠다고? 그럼 죽을 때까지 때리겠다. 병에 걸린 놈 때문에 약을 소모하고 선의를 고생시킬 바에야 바다에 던져버리는 게 더 낫다. 어차피 병에 걸려 뒈질 놈인데 치료해 줄 이유는 없다.”
배에서 병든 환자가 발생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환자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레, 전염병 기타 등등.
원인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배 전체에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선장의 입장에서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었다.
전염병의 흔적이 나타난다?
언제 배 밖으로 던져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것도 산 채로.
레몬 조각을 입에 물고 주변을 보았다.
현재 타고 있는 것은 거대한 정기선이었다.
증기범선.
증기기관과 돛을 동시에 운용하는 배였다.
하지만 현재 증기기관을 돌리고 있지는 않았다.
순수하게 바람의 힘을 이용하고 있었다.
증기기관은 나중에 바람이 부족한 순간에 사용하기 위해 아껴두고 있는 것이었다.
‘답답하네.’
선실 공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아주 가끔 볼일을 볼 때는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에 엉덩이를 내밀고 볼일을 봤다.
그럼 바다로 떨어진다.
‘갑판에 올라갈 수도 없고.’
답답했지만 위에 올라가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
선원들은 부품처럼 계속 배를 움직이기 위해 일하고 있었다.
이 작업장에 일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나면?
한 마디로 기계 속에 이물질이 끼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분이 높았다면 안내를 받아 신선한 공기도 즐기고 어쩌고 하겠지만 징집된 병사들을 갑판으로 올려 보내지는 않았다.
‘아아, 집에 가고 싶다.’
답답함 속에서 강지건은 쉽비스킷에서 떨어진 벌레를 손 위에 올렸다.
벌레가 기어가는 것을 지켜보다 손에 떨어트리며 계속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지도 않았다.
지루한 항해 도중 강지건이 한 일은 벌레를 수집해 가지고 노는 것 뿐이었다.
벌레가 아니었다면 지루한 나머지 배를 침몰시키고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랐다.
“으갸갸갸갸!”
배에서 내리자마자 분류가 되었다.
군복을 받게 되었다.
훈련소로 가는 게 아니었다.
바로 전투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훈련이 되지 않은 신병들.
사람이 마구잡이로 죽어나가고 있으니 인력 보충이 우선이었다.
적의 탄환과 화약이라도 소모시킬 심산으로 계속 인력을 충원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군복을 받은 강지건은 바로 갈아입고는 자신의 무기를 착용했다.
“흠, 좋아.”
장교는 이를 넘어가주었다.
개인의 무장까지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고는 잊지 않았다.
“그런 무기는 도난 당할 위험이 있으니 보관에 주의하도록. 최소한 이름을 새기던가.”
“충고 감사드립니다.”
잠시 뒤, 줄을 따라 계속 가니 소총과 개인 장비를 지급 받았다.
“잘 들어라!”
백여명이 모이자 병사 하나가 나와 설명을 시작했다.
뒤쪽에서는 잘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모르면 물어봐서라도 익히라 이건가.’
총기 장전과 사격을 선보였다.
이후 각 개인 장비의 용도를 설명해주는 것으로 끝.
“움직여! 모르는 건 앞줄에 있는 녀석들에게 물어보고!”
바쁜 하루는 계속 이어졌다.
쉬게 된 것은 해가 지고 저녁을 먹은 뒤였다.
“땅이라고 별로 다를 건 없네.”
다른 점이라면 그래도 뜨거운 것을 먹는다는 것.
그래봐야 고기와 완두콩 그리고 밀가루를 넣고 끓인 죽 같은 음식이었다.
“아, 우유 마시고 싶다.”
“야채 같은 거 없나.”
“돈 주고 사야지.”
“빌어먹을.”
신병들을 투덜거리며 식사에 들어갔다.
강지건은 배급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수저로 접시를 긁어서 한 입 떠먹었다.
‘없네.’
고기는 냄새만 났다.
밀가루와 콩만 몇 개 있었다.
대충 식사를 마치고는 끓인 물을 마셨다.
‘이렇게 계속 지내면 쥐도 구워먹을 수 있을 거 같네.’
강지건은 피식 거렸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뭐가 그렇게 웃겨?”
까만 피부의 남자였다.
“그냥 내 꼬라지가 웃겨서.”
“그러게. 이방인 같은데 왜 병사가 된 거야?”
“사냥꾼이었지.”
“아니 그럼 왜?”
“싸울 곳이 없어져서.”
강지건의 말에 다가온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요즘 이상한 놈들이 안 나온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일자리가 없어졌구나?”
“그렇지.”
“내 이름은 과타수다.”
“강지건이야.”
“잘 싸우는 거 같은데 이 총 장전법 좀 알려줄 수 있겠어?”
과타수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