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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드디어 2021년 마지막이군요.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

거너스 확장

거너스 산하의 불량 서클들은 모두 여자들 밖에 없었다.

“안녕?”

거너스에 입단했던 멤버들이 다시 돌아왔다.

“어, 멋진데? 어떻게 된 거야?”

“나도 라이더가 됐어. 거너스 라이더.”

대충 라이더라고 소개했다.

대외적으로는 폭주족 집단을 표방하는 것이었다.

“근데 옷차림이 환상의 곡예사랑 같네?”

“뭐 그런 거지.”

진짜 환상의 곡예사인 강지건의 밑에 있다는 사실은 죽어도 말할 수 없었다.

초능력을 얻었다는 것도.

다른 세상에 갔다 왔다는 것도.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일본이 상당히 좁고 답답하게 여겨질 뿐이었다.

아울러 거너스의 보스인 쿠루미가 한 이야기를 이해했다.

강지건에게는 모두 유희였다.

그렇기에 더욱 함께 하고 싶었다.

함께 즐기고 싶었다.

우주선도 타보고 싶었다.

좀 더 많은 세계를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이건 선물.”

라벨이 없는 위스키를 돌린다.

엄청난 고가의 위스키다.

지구라면 한 병에 1000만원은 받아야 하는 물건들.

그만큼 뛰어난 것들이었지만 조직에서는 친구들 만날 때 돌리라며 엄청나게 안겨주었다.

온갖 사치를 맛보게 되니 일본에서 누리는 것들은 하찮게 보일 정도였다.

“으응? 병은 예쁜데 어디 꺼야?”

“좋은 거야. 라벨이 없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오오? 어디서 빼낸 건가?”

“안 파는 물건이야. 일본에선 절대 못 구하는 술이야.”

“오오!”

술판이 벌어졌다.

한 잔씩 마시다 다들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이거 진짜 좋은데?”

“위스키가 이런 맛이었나?”

“와, 이건 진짜.”

소주라고 다 같은 소주가 아니다.

와인이라고 다 같은 와인이 아니고,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생산자마다 자신만의 개성을 입히려고 노력한다.

거너스 멤버가 가져온 술은 지구에 없는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진한 부드러움이 내부를 감싸며 온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진짜 거너스 엄청 부잔가보다?”

“내가 처음에 간 합숙소가 교토 온천 여관이었어. 상당히 컸는데 그게 다 거너스 거더라.”

“와!”

“그리고 니들도 알겠지만 에이전시가 레알핑크랑 연결 되어 있어. 보통은 계약 하기도 힘든 거 알지?”

“그렇지. 덕분에 우리도 편하게 돈 벌고 있는 걸.”

“아무튼 정말 돈 많아. 그리고 요번에 새로운 사업을 하기로 했어.”

“뭔데?”

“편의점 프렌차이즈.”

“오오! 그런데 난 편의점에서 일하긴 싫은데?”

“누가 그거 하라고 그랬나. 대신 편의점에서 사고치는 새끼들 막으란 거지.”

“아하!”

“아무튼 수익이 좋으면 보호비도 좀 많이 받게 될 거야.”

“오오!”

“그러니까 알아서 잘 해봐.”

이러한 일은 거너스 산하 서클에 모두 알려졌다.

“그런데 그럼 점장은 어떻게 뽑는데?”

“그거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우선해서 뽑아준다고 했어. 우리가 소개해줘도 되고. 근데 말이지.”

거너스의 정식 멤버는 눈을 빛냈다.

“개 같은 놈 소개해줬다가 문제 생기면 다 같이 뒤지는 거야. 내가 가만 안 둔다.”

“뭐야 너? 거너스 들어갔다고 지금 나한테.”

퍼억.

서클의 리더는 단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잘 들어. 문제 일으키면 죽인다.”

폭력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강지건 앞에서는 다리를 벌리고 아양을 떨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싫으면 나가. 안 잡아. 에이전시 계약은 그대로 유지될 거니까 걱정 말고. 하고 싶은 놈만 남아.”

대대적인 관리가 시작되었다.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은 모두 이탈했다.

하지만 돈을 원하는, 성공을 원하는 여자들은 남았다.

어차피 취업 활동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 기회가 보이니 잡으려 할 뿐이었다.

강지건은 오랜만에 시로켄카이를 찾았다.

시로켄카이의 행동대장인 야마모토 타로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어, 별 일 없었지?”

“네.”

“그럼 들어가자고.”

안으로 들어가자 보스인 우에하라 켄이치도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다.

시로켄카이와 상부 조직인 켄진카이에게 있어 강지건은 VIP였다.

레알핑크와 연결해주며 어마어마한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현재 조직에 엄청나게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더구나 강지건이 환상의 곡예사인 것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일본 정치인들을 상대로 사고를 친 것도 알고 있었다.

경고라기에는 굉장히 과격했다.

총기로 차량에 테러를 가했다.

또한 계속 선을 넘자 결국 정치인의 아들 한 명의 거시기를 잘라 고자로 만들었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모습에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뒷조사했다고 난동을 부리는 수준인데 빼앗겠다고 덤비면 어떤 꼴이 될지 쉽게 예상이 가능했으니까.

“거너스라고 갱단이 있는데 우리가 관리하는 조직이야.”

“그렇습니까?”

“여기서 편의점 사업하려는데 괜찮지?”

“물론입니다.”

“장사 피해 입은 업소들 좀 편의점으로 쓸게. 돈도 줄 테니까 걱정 말고.”

“준비하겠습니다.”

야쿠자들은 부동산 사업도 한다.

투기를 하기도 하고 임대를 하기도 한다.

건설업에도 진출하는데 부동산 사업에도 손을 안 댈 이유는 없었다.

레알핑크 때문에 성산업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성인용 dvd도 이제는 더욱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정말 매니아들이 아닌 이상 대부분 레알핑크를 이용했다.

VR AV 서비스를 이용하면 섹스하는 기분을 낼 수 있었으니까.

그냥 바라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허리를 흔들며 즐기는 게 가능하니까.

더구나 리얼돌에는 여성용도 있었다.

남자 성기 부분에 딜도까지 창작한 모델들은 비쌌지만 인기가 좋았다.

진짜 남자랑 하는 기분을 낼 수 있었으니까.

더구나 그 남자가 멋진 남자고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마음껏 사용이 가능했으니까.

호스트 클럽에 가서 돈을 쓸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호스트가 해주는 위로 같은 것도 다 거짓이었으니까.

돈 때문에 해주는 거지 진심은 아니다.

차라리 친구에게 부탁하는 편이 더 나았다.

음성 변조를 이용하면 여자가 말해도 남자처럼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레즈비언들도 많이 이용했고 게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레알핑크는 아메리카는 물론 유럽까지 진출하며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었다.

레알핑크에 접속하면 일본 여자만이 아니라 이제는 미국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등등 전 세계에서 등록된 여자들과 섹스하는 체험을 느껴볼 수 있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영업하던 이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타격을 입는다고 해도 많은 야쿠자들은 방관했다.

어차피 점포 수익보다 레알핑크에 연결된 에이전시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컸으니까.

그래도 아까운 것은 사실이었는데 강지건이 손을 내밀었다.

거절하면 바보였다.

물론 이렇게 받기만 하는 것은 잘못하면 상대에게 먹힐 위험을 높이게 된다.

의존하게 되니까.

“그럼 사업 얘기 난 할 거 다 끝났는데. 뭐 할 얘기 있나?”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좀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저희도 준비를 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서요.”

“아직 별 다른 생각은 없는데.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얘기가 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지루한 얘기면 짧게 끝내고. 짧게 하기 힘들면 하지 말고.”

“일본에 투자하실 생각이시라면 금융과 건설 쪽으로 투자하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서 그러지요.”

“호오.”

금융이라고 말하지만 거의 사채다.

건설 쪽도 조직과 연계되어 있다.

자금력이 크면 더 큰 일에 뛰어들 수 있다. 한 마디로 덩치가 커진다는 소리다.

‘굳이 얘네한테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내 투자 받으면 조직이 귀속되는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총장이 동의한 일인가?”

“그렇습니다. 대신 양지로 나갈 수 있게 이끌어달라고 하셨습니다.”

총장은 어둠을 버리고 양지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사실 버리는 것도 아니었다.

어둠을 강지건이 받고 자신을 양지로 보내달란 소리였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조직을 해산할 생각이십니다. 대신 레알핑크의 계열사로 들어가고 싶어 하십니다.”

“아하.”

현재 레알핑크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조 단위의 매출을 훌쩍 넘기는 상황.

더구나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화가 장난 아니었다.

아직 다 성장한 것도 아니고 성장 도중인 회사였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벌어들일지 생각하면 군침이 흘렀다.

더구나 야쿠자는 아무리 돈을 벌어도 야쿠자, 일본 사회에서 인정받기 힘들었다.

또한 일본 사회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상류층에 발을 들이기 어려웠다.

혼인을 통한 인맥이 있으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니라면 그저 하수인으로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쇼군 시대는 끝났지만 그때의 문화는 아직도 이어져 가고 있었다.

쇼군과 다이묘.

혈연에 의한 봉건적인 지배가 기업과 정치와 결합하며 세습되고 있는 것이었다.

돈을 받으면 돈 걱정 없이 살 순 있지만 사람이 배가 부르면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다.

배고플 땐 그냥 집 있고 차있고 잘 먹고 잘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막상 이루고 나면 억눌려왔던 온갖 욕구가 되살아난다.

성공했으니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인정을 바라는 욕구.

이런 가운데 레알핑크가 등장했다.

“해외 지사로 나갈 수 있게 해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남미도 괜찮고요.”

“남미 험한데?”

“싸움이야 뭐. 현지에서 경호원을 고용하면 해결될 일이죠.”

한 마디로 신분 세탁을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미국으로 갈 때 도와주시면 더 좋고요.”

남미를 거쳐 미국까지.

한 마디로 국제적으로 놀아보겠단 소리였다.

“언어는? 말이 안 통하면 힘든 거 아냐?”

“말이야 이제부터 공부도 하고 해야죠.”

사실 스페인어를 하는 이들이 좀 있었다.

이는 남미의 마약 카르텔과 연결된 거래가 있기 때문이었다.

야쿠자 조직이 직접 나서는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론.

하지만 알고 보면 커넥션이 있다.

켄진카이에서도 이러한 일에 손을 대고 있었다.

이미 남미에 파견된 이들도 있었다.

남미에 파견된 이들이 현지에서 사람을 고용해 현지 카르텔과 교류하며 마약 밀매를 성사시켰다.

또한 외국에 이렇게 나가있으면 자금 세탁도 매우 용이했다.

물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일을 맡기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 일본에서도 광풍이 불었다.

코인을 통해 자금 세탁이 용이했고 움직이는 것도 비교적 쉬웠으니까.

조직에서 아예 채굴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나쁘지는 않아.’

어차피 접수해보려고 했던 일본의 음지였다.

‘그냥 때려부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지.’

싸우지 않겠다고 머리를 박는데 때려봐야 재미없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받아주지. 하지만 단기간에는 안 되고 천천히 해보자고. 일단 남미에 업체부터 확실히 세워 투자도 해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탈퇴한 회원을 거너스로 통보해줘. 그럼 확실하게 도와주지.”

투자 약속을 받아낸 셈이었다.

우에하라 켄이치의 표정은 상당히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할 거야. 양지에서 살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아.”

강지건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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