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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스 확장
“으아아아아아아!”
강경파의 정치인들은 더욱 날뛰려 했다.
하지만 온건파는 이들을 막았다.
“지금 더 피해를 늘릴 생각입니까?”
“그럼 이대로 당하잔 말이오!”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날뛰어봐야 무슨 소용입니까? 눈 가리고 싸우는 꼴 아닙니까!”
날뛰려던 이들이 잠잠해졌다.
“그럼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있으란 말인가?”
“저들이 사용한 무기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쿠루미와 리사가 날뛰면서 당연히 영상도 찍혔다.
물론 번호판도 없고 신원을 특정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영상만은 찍을 수 있었다.
“그 어느 회사에서도 만든 적 없는 총기입니다.”
“확실합니까?”
“네! 확실합니다! 그런 권총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조직이나 단체는 한정되어 있을 겁니다.”
60발을 기관단총처럼 쏟아내는 권총.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존하는 권총들도 기관단총에 버금가는 연사력을 가진 것들이 많다.
60발짜리 탄창만 달면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쓴 총은 무탄피였다.
크기도 작았다.
“작동 방식은 무탄피 소총과 유사했습니다.”
신기술이 적용된 신기한 권총.
“내각정보실에서 계속 조사하고 있습니다.”
“크윽.”
“총을 쫓다보면 나올 겁니다. 언젠가 나올 겁니다! 그때까지!”
온건파 정치인은 주먹을 쥐며 나직히 말했다.
“우리는 힘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크으!”
설득 당했다.
반면 안도하기도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다가 얼마나 더 큰 피해를 입을지 모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꼬리를 내릴 순 없었다.
약한 모습 보이는 순간 약자로 분류되어 따돌림 당할까 두려웠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약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누가 말려줬으면 했고 온건파에서 충분한 명분을 만들어주었다.
이제 물러나기 좋은 모양새.
결국 그렇게 참기로 했다.
덕분에 레알핑크는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게 되었다.
미국.
“레알핑크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이거 가만히 놔둬도 될까요?”
“놔둬.”
한 정보기관의 정보 분석실.
정보 수집원들이 보낸 정보를 취합해 분석하는 분석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분석실 실장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걸었다.
“네?”
“일본은 우리의 파트너 아닙니까?”
“파트너? 그건 모르겠고 위에서 직접 내려온 명령이다. 놔둬.”
“네.”
분석은 중단되었다.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왔으니까.
물론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레알핑크와 상부의 연관성을 캘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다 걸리면 곱게 끝나지는 않는다.
명령불복종이니까.
“정보 수집원들에게는 레알핑크의 내부 정보 수집에서 손 떼라고 하고. 일본에서의 활동은 줄인다.”
“그렇게 되면 동아시아 정세가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주둔군을 늘릴 예정이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정보 분석실은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잘 마무리 했습니다.”
“정말 큰일을 해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할 일이죠.”
미국 대통령인 마이클 로저스는 전화 통화를 끝내고는 흐뭇하게 웃었다.
주먹을 꽉 쥐자 힘이 느껴졌다.
최근 몸에서 힘이 넘쳐흘렀다.
겉은 60세가 넘은 노인의 모습이었지만 속은 20대 청년의 것이나 다름없었다.
검녀 헬스클럽에서 파견된 서번트들이 마사지사로 위장해 육문공을 간접적으로 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영약과 육문공의 효과로 신체 나이가 점점 젊어졌다.
생기가 흘러넘치니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당연히 인기도 더 올라갔다.
외부의 시선 때문에 미인공 로션을 이용해 피부 나이를 줄이지만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이클 로저스는 이미 검녀 헬스클럽의 VIP로 가입된 상황.
은퇴 이후에는 당연히 피부 시술도 받게 될 예정이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아내와 함께.
‘일찍 가봐야겠군.’
힘이 넘쳐흐르자 마이클 로저스는 숙소로 향했다.
엘렌 로저스는 웃으며 남편을 맞이해 주었다.
촛불 하나에 의지해 빛나는 방안.
이불 속에서 웃고 있는 아내를 보며 옷을 벗고는 다이빙했다.
엘렌 로저스 또한 영약과 육문공의 영향으로 신체 나이가 30대인 상황.
성욕이 넘쳐 흘렀다.
“하윽!”
“후웅!”
두 사람은 젊은 시절의 섹스를 재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열풍이 몰아친 뒤, 두 사람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검녀문 상황은 어때요?”
“건드리는 놈들? 다 막고 있지. 그런데 놀랐어.”
“왜요?”
“검녀문, 아니 마스터의 사업체가 벌써 일본에 있더라고.”
“일본에요?”
“그래, 레알핑크.”
“아, 거기!”
레알핑크는 미국에서도 유명했다.
VR 섹스는 많은 논란을 낳고 있었다.
네트워크를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도 간접적으로 섹스를 즐긴 기분을 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리얼돌과 VR을 결합해 이용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어마어마한 기술력은 당연히 미국 IT 회사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특허가 지속적으로 등록되며 미국 회사들이 관련 특허에서 밀리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특허가 주르륵 등록되니 점점 겁을 먹고 있었다.
훗날 사업에 뛰어들면 특허 괴물들에게 소송 당할까봐.
그래서 로비를 하고 있었다.
관련 법안을 만들어 타국의 업체에 압박을 넣을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들어주지 않고 있었다.
정확히는 이런 로비를 하면 금융권에서 태클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창 시끄러웠고 영부인인 엘렌 로저스도 행사에 참여하면 이런저런 청탁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상류층이 레알핑크를 보호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뒤를 살짝 파보니 안틸로프사가 나왔다.
안틸로프사는 강지건의 것임을 검녀 헬스클럽 VIP들은 알고 있었다.
“지건 소프트의 기술력이라면 레알핑크도 못 만들 건 없지.”
“규제 때문에 분리한 걸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이미지도 있고.”
성산업에 VR을 적용하려니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이 올 수 있는 상황.
누구나 예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아예 팀을 분리해 다른 회사로 만든 것으로 판단했다.
어쨌거나 강지건이 하는 일이니 VIP들은 레알핑크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레알핑크와 관련해 사고를 치려고 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자식들이 협박을 받아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괜히 미운털 박혀서 VIP 자격을 잃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파문당할 순 없었다.
어렵게 젊음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는데 놓칠 순 없었다.
현재 세계에서는 은밀히 검녀 헬스클럽의 VIP가 되는 이들이 있었다.
영약과 육문공을 얻어 육체의 젊음을 확인하고.
미인공 로션을 통해 외모를 회복한 이들은 검녀 헬스클럽에 충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변한 게 별로 없어 보였다.
강지건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 조용히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레알핑크도 그 일환이라고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일본에 밀리면 그런데. 어떻게 미국에서 회사 하나 만들 수 없을까요? 미국 히어로 만화 팬들이 난리던데.”
미국의 히어로 만화 매니아들은 현재 난리난 상황이었다.
일본 메타버스인 아세카이가 출범했다.
이를 해본 이들은 자신이 만화 속에서 움직이며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먹었다.
이어서 패배감을 느끼며 절규했다.
“미국이 패배했다고 그랬지? 나도 보고 받았어.”
하지만 패배는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
미국 히어로 매니아들은 출판사에 연일 압박을 넣었다.
아세카이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빨리 내놓으라고.
하지만 미국의 만화 출판사는 일본이나 다른 나라와는 구조가 많이 달랐다.
저작권이 회사에 귀속되어 있었다.
대형 출판사의 캐릭터들과 작품들은 이런 상황이었다.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은 작가를 우대해주며 콘텐츠를 끌어 모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인기에서 밀리니 결국 뛰어난 작가를 예우해주며 품으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회사의 영향력은 헐리웃 영화계에 히어로물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대형 회사가 된 것이었다.
이렇다보니 다른 회사와 계약을 쉽게 하지 않았다.
갑이 되려 하다보니 협상이 결렬되는 일은 흔했다.
그냥 얘기나 들어보겠다는 식.
“그나저나 정말 마스터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네요.”
검녀 헬스클럽 VIP들은 강지건을 마스터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안틸로프사가 손을 뻗은 사업들을 살펴보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지건 테크놀로지는 페이퍼 컴퍼니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 회사에서는 연일 특허를 신청하며 특허의 지뢰밭을 깔고 있었다.
지건 테크놀로지 특허를 피해서는 미래를 꿈꾸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물론 지건 테크놀로지는 안틸로프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유령회사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구인 기준에서 유령처럼 보일 뿐.
어쨌거나 레왓건사의 레일건 기술도 무시무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체 어디서 그런 조직이 만들어졌는지.”
“신비로운 존재지. 지구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구의 상류층들이 검녀 헬스클럽의 VIP가 되며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강대국 출신 회원들과 정보 교류 결과 그냥 갑자기 뚝 떨어진 존재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외계인과 관련이 있을 거야.”
“위험하지는 않을까요?”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다면 벌써 끝장내지 않았을까?”
태양계 안에 외계인은 없다고 과학자들은 판단했다.
그렇기에 만약 지구를 찾아온 외계인이 있다면 그 기술력 하나만으로 지구를 집어삼키기엔 충분한 수준일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아직까지 아무 일도 없으니 지구에 우호적일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강지건이 이 외계인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라다, 진매령, 그리고 야은설 마지막으로 마스터. 모두 지구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어.”
“지구의 생활도 즐겁다는 것을 알려줘야겠네요.”
“그래, 손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지.”
상대를 잘 모르니 일단 가까이 지내며 살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일본 상류층과는 연결점이 없는 걸 보면 아무래도 한국의 영향을 받은 게 있는 거 같아. 그러니 일본은 최대한 배제할 거야.”
“그럼 저도 그런 방향으로 움직일게요.”
“그래. 그리고 언젠가 레알핑크의 사업들도 미국에서 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겠죠?”
“지건 테크놀로지의 기술력이라면 가능해. 그쪽과 거래만 트면 다 끝난 게임이야.”
마이클 로저스와 엘렌 로저스는 다시금 불타오르며 하나로 합쳐졌다.
“흐응! 어서 빨리 임기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나도! 하지만 그때까진 할 건 해야지!”
“하악!”
이와 같은 일은 비단 미국에서만 벌어지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중동의 아랍 왕가들까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자금을 보유한 금융계의 큰손들은 이미 하나로 뭉친 상황이었다.
그만큼 젊음이란 상품에 대한 갈망은 컸다.
영생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어느 편을 들지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이상한 기미를 느끼고 슬며시 접근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강지건에게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