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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메리 크리스마스!

광기의 질주

강지건은 쿠루미와 함께 다시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기다렸다구!”

“믿고 있었다구!”

“살아있었구나! 환상의 곡예사!”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질주하기 시작하자 환호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강지건의 영상을 찍기 위해서.

강지건은 절대 자신의 영상을 찍어서 위튜브에 올리지 않았다.

행여나 연결점이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영상을 찍어 수익을 얻고 있는 걸 알았지만 내버려두었다.

대신 환호를 받으니까.

더구나 영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이들은 언제나 강지건의 편을 들어주었다.

때로는 강지건을 사칭하며 사고를 치는 인간들이 있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여기저기서 자신이 환상의 곡예사라며 난동을 부리다 체포되었다.

경찰의 수사는 더욱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한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진짜다.”

“진짜가 맞아!”

옷은 얼마든지 비슷하게 만들어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아니었다.

똑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어도 강지건이 보여주는 성능이 나오질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오토바이 메이커들은 강지건이 탄 오토바이와 똑같은 디자인은 내놓지도 못했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 특허가 출원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모서리 디자인 가지고도 소송이 걸린다.

디자인 소송.

디자인도 특허가 가능하다.

물론 항상 승소한다고 할 순 없지만 소송을 견뎌낼 힘이 없는 작은 기업들은 소송에 걸리는 것 자체가 징벌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의 대형 업체들은 디자인 소송을 우려해 똑같이 만들지 않고 연구만 하고 있었고 작은 업체들은 소송이 두려워 손대지도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것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개조.

개인이 개조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같은 모양의 오토바이가 거리에 나왔지만 성능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과학과 마법의 정수를 동원해 만든 물건을 지구의 현재 기술력만으로 카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강지건이 달리면서 한 번 묘기를 보여주자 대번에 다들 알아차렸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가자!”

“가자아아아아!”

진짜가 나타나자 강지건과 쿠루미와 똑같은 옷을 입은 라이더들이 대거 등장했다.

오토바이는 똑같지 않았지만 도색만이라도 따라하며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곡예 군단이 출동해 도로를 점령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쿵쿵쿵쿵!

강지건과 쿠루미는 차를 타고 넘어갔다.

시간이 지나며 열심히 연습한 이들도 차를 타고 오르는 스킬을 익힌 이들이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은 강지건은 달리는 차도 넘을 수 있지만 다른 이들은 정지된 차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었다.

보통은 앞바퀴도 제대로 못 드니까.

“부릉부릉!”

부릉부릉.

다들 열심히 달렸다.

강지건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잘 따라오는구나.’

동네 꼬맹이들을 모아서 달리는 기분이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즐기는 중이었다.

길을 독차지한 것이 마치 세상의 왕이 된 기분이다.

보통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좋다.’

강지건은 달리면서 생각했다.

‘미녀 갱단을 만들어야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미녀들로 갱단을 만들 생각에 빠졌다.

이케다 리사는 불만이 많았다.

모든 것이 다 불만이었다.

집이 가난한 것도 싫었고 다 싫었다.

집을 나간 아빠, 다른 남자를 끌어들이는 엄마.

가정 환경은 좋지 않았다.

그냥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다 알게 된 무리들과 어울리며 오토바이에 빠졌다.

한 때는 레이서가 되면 어떨까 잠깐 고민했다가 자신의 실력이 보통 사람보다 약간 나은 수준에 불과한 것을 알고 포기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토바이는 좋았다.

달리고 있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매일 집을 벗어날 생각만 하며 살다가 강지건의 폭주 영상을 접했다.

환상의 곡예사라 불리는 강지건은 도로 위에서 묘기를 보여주었다.

차를 뛰어넘으며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 순간 이케다 리사는 반해버렸다.

자유.

강지건은 자유로웠다.

보는 순간 동경하게 되었다.

이후 모든 영상을 찾아보며 강지건과 함께 달릴 날만 고대했었다.

그러다 나타났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신이 나서 따라갔다.

즐거웠다.

바로 옆에서 달려보고 싶어서 속도를 내봤지만 다른 무리들 때문에 어림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다 함께 강지건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하지만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너희들은 포위 되었다!”

경찰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강지건은 잡을 수 없지만 다른 라이더들은 가능했다.

강지건과 쿠루미는 유유히 빠져 나갔다.

이후 각자 생존을 위한 도주를 해야 할 시간.

다행히도 빠져나갈 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달려!”

인도를 통해 골목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좁다보니 다수가 가지는 못한다.

이케다 리사는 흩어지거나 우왕좌왕 하는 이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넘을 거야.’

차로 바리케이트를 친 곳을 노려보았다.

‘넘을 거야!’

가로막는 벽이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부와아아아아앙!

엔진을 예열하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맴돌며 속력을 올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경찰차를 향해 돌진했다.

“어어? 멈춰! 멈추라고!”

몇몇 경찰들이 장대를 가지고 들이밀었다.

끝은 뭉툭했다.

과거 파이크병들이 돌진하는 기사단을 막는 것처럼 장대를 이용해 오토바이의 돌진을 막으려 한 것이었다.

강지건과 쿠루미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보통 사람은 피하기 매우 어려웠다.

“이익!”

멈춰야 함을 알면서도 속도를 높였다.

‘머리로!’

돌격밖에 생각이 없었다.

장대 끝에 달린 뭉툭한 쿠션을 머리로 들이박았다.

하지만 여러 대의 장대가 쿠루미를 막아서며 돌진은 허무하게 끝났다.

허공을 날고 있었다.

‘치잇!’

경찰차위에 떨어진 뒤에 바닥으로 낙하했다.

“으잇!”

아픔을 느낄 겨를은 없다.

잡히지 않겠다는 일념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

통증을 잊게 만들어주었다.

그렇지만 주변을 포위하고 다가오는 경찰에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질 않았다.

“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돌진했다.

큰뿔양처럼 헬멧을 무기삼아 박치기를 했다.

퍼억!

경찰을 들이받았다.

깡마른 경찰은 그대로 튕겨나가며 쓰러졌다.

하지만 경찰은 혼자가 아니었다.

“이놈!”

“눌러!”

곧바로 눌려지며 체포 직전에 이르렀다.

“놔아아아아아아아!”

그때였다.

부릉.

쿵.

부릉.

쿵.

오토바이가 차와 차 사이를 날며 찌그러트리고 있었다.

“우왓!”

강지건이 되돌아왔다.

후웅!

근처까지 와서 뒷바퀴를 들고 회전하니 경찰들이 일제히 물러났다.

“일어나!”

벌떡.

이케다 리사가 일어나자 강지건이 지나치며 허리를 안았다.

“타!”

매달린 이케다 리사는 강지건의 몸에 매달려 뒤에 올라타는데 성공했다.

“꽉 잡아!”

두근두근.

심장이 펄떡거렸다.

‘강철 같아.’

허리에 팔을 두르고 꽉 힘주었다.

등은 그야말로 철벽.

부릉!

쿠웅!

차를 찌그러트리며 강지건은 유유히 빠져나갔다.

멀리 추적이 없는 곳까지 왔다.

외진 곳에 도착하니 쿠루미가 있었다.

“내려.”

“네.”

이케다 리사는 서둘러 내리며 머리를 숙였다.

“구해줘서 고마워요.”

“이대로 끝은 아니겠지?”

“네?”

“구해줬으니까 음료수라도 사. 목마르다.”

한쪽을 가리키니 자판기가 있었다.

“지갑이 없는데.”

“쿠루미.”

지시를 받은 쿠루미는 자판기 앞에 섰다.

그 순간이었다.

철컥.

돈을 넣지도 않았는데 음료수가 나왔다.

염력을 이용해 억지로 빼낸 것이었다.

“여기요.”

캔을 받은 강지건은 헬멧을 벗었다.

“엇?”

얼굴을 본 이케다 리사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더 놀란 것은 다음이었다.

슈트 지퍼를 내리고 상체를 드러냈다.

문신이 가득한 상체가 드러나자 침을 꿀꺽 삼켰다.

‘강지건은 아닌가?’

생긴 건 똑같았는데 문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내가 강지건 닮았다고 생각했지?”

“네.”

“야쿠자 생각했지?”

“네.”

“그럼 내가 누굴까?”

“모르겠는데요.”

“그래,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우리 갱에 들어올 것인가 아닌가지.”

“갱이요?”

“응, 이 녀석이 두목.”

“하이하이. 내가 두목이야.”

“이름은 뭔가요?”

“거너스.”

철컥.

쿠루미가 숨겨두었던 총을 뽑아들고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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