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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었습니다-232화 (23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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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이시카와 쿠루미는 공포에 덜덜 떨었다.

‘날 먹으려 하고 있어.’

한 몸이 되겠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식인을 통해 몸에 흡수하겠다는 생각.

끔찍한 방식의 합일에 빠진 스토커였다.

“읍! 읍읍!”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막혀있는 입으로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재갈이 물리고 위에 테이프로 막혔다.

고개를 흔들며 눈물을 흘리는 게 할 수 있는 전부.

죽음의 위험을 느낀 쿠루미는 최대한 발악했다.

미칠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억울했다.

“가만 있어.”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스토커가 멍청한 소리를 내며 돌아섰다.

그 순간.

촤악.

스토커의 손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에게 잡혔다.

이어서 남자는 손을 움직였다.

식칼을 잡은 스토커의 손이 자신의 목으로 향했다.

목을 쑤시고 들어간 식칼.

쇼크에 스토커의 몸이 부르르 떨리자 벌어진 목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윽고 축 늘어지는 스토커.

갑자기 나타난 남자, 강지건은 조심스럽게 스토커를 내려놓았다.

“많이 놀랐어?”

쿠루미는 멍하니 강지건을 바라보았다.

“곧 풀어줄게. 이제 안전해.”

강지건은 손과 발부터 풀어주고는 쿠루미를 안아주었다.

“이제 괜찮아.”

“으읍!”

쿠루미는 강지건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

통곡을 하고 싶었지만 소리가 막혔다.

“답답해도 참아.”

벗은 쿠루미의 몸에 적당히 옷을 입혀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집부터 갈까?”

끄덕.

두 사람은 빠르게 쿠루미의 집으로 향했다.

집은 그리 멀지 않았다.

스토커의 뒷집이었다.

욕실.

옷을 벗고 샤워를 하는 쿠루미는 욕조를 보았다.

욕조에는 강지건이 몸을 담그고 맥주를 마시는 중이었다.

피를 닦아낸 쿠루미는 조용히 욕조에 다가갔다.

그러자 강지건이 일어났다.

“쓸래?”

“괜찮아요. 대신 봉사하게 해주세요.”

강지건은 그냥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시카와 쿠루미는 한사코 강지건을 붙잡았다.

눈앞에서 살인하는 모습을 보았다.

강지건은 살인자다.

하지만 쿠루미에겐 구원자였다.

자신을 죽이고 잡아먹으려던 스토커를 죽였다.

구원 받았다.

그래서 보답하고 싶었다.

보내고 싶지 않았다.

혼자 있게 되는 것이 무서웠다.

“후압!”

거대한 대물이 입을 가득 채우자 눈웃음을 지었다.

커다란 대물의 존재감이 가슴에 채워졌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기뻤다.

쭈욱쭈욱.

머리를 격하게 흔들며 대물에 봉사했다.

“착하네. 예쁘고.”

활짝.

눈웃음이 더욱 진해졌다.

‘칭찬 받았어.’

쿠루미는 23살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가 되었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며 강지건이 강하게 뇌리에 새겨졌다.

부모처럼.

강지건이 새로운 보호자로 인식됐다.

쿠루미는 더욱 열심히 봉사했다.

“햐웁!”

대물 곳곳을 핥으며 침을 발랐다.

“이제 슬슬 해볼까?”

말을 듣자마자 쿠루미는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할 건가요?”

“어디가 편해?”

“침실이요.”

“가자.”

물기를 다 닦지도 않고 두 사람은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누운 쿠루미는 다리를 잡아 벌렸다.

“들어와 주세요.”

쑤욱.

거침없이 들어가는 대물에 쿠루미는 덜덜 떨었다.

고등학생 때 남자를 사귀며 경험을 했던 이후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남자였다.

첫 경험도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연애라는 것이 생각만큼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지건의 대물이 몸을 파고들자 모든 것이 변했다.

“하으악!”

단지 강지건을 잡아두기 위해 열심히 섹스에 응했을 뿐이었는데.

의외로 큰 쾌락을 맛보게 되었다.

‘좋아. 너무 좋아. 아아. 좋아.’

덜덜덜덜.

쿠루미는 다시 강지건을 보았다.

‘강지건 닮았어.’

유명한 가수 강지건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니 희열이 차올랐다.

눈앞에 있는 것이 진짜 강지건이란 생각은 못했다.

온 몸에 새겨진 문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쿠루미에게 문신은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문신 새긴 야쿠자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장 위급한 순간에 자신을 구해주었으니까.

보호 받을 수 있다면 앞으로는 야쿠자하고만 연애할 의향도 있었다.

“좋아요.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운명.

쿠루미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왜 어떻게 강지건이 스토커의 집에 나타날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의심하지도 않았다.

그저 받아들였다.

충격으로 인해 쿠루미는 깊게 생각하지도 못했다.

죽음의 공포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는 섹스를 원했다.

임신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햐악!”

철퍽거리며 물이 질질 흘렀다.

침대를 적시는 애액.

쿠루미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보조를 맞췄다.

“더! 더! 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섹스를 통해 잡념이 사라지니 더욱 더 매달렸다.

짐승처럼 헐떡거렸다.

“하악!”

덜덜덜덜.

몇 번이고 절정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못했다.

“암퇘지 같은 년.”

“네, 네. 쿠루미는 암퇘지에요.”

“넌 이제부터 내 전용 암퇘지야.”

“네네, 쿠루미는 주인님의 전용 암퇘지입니다.”

암퇘지라고 매도 당해도 좋았다.

짜릿했다.

암퇘지가 되는 게 죽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행복했다.

“암퇘지 겟.”

강지건은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그러니까 모르는 남자?”

“네, 설마 그렇게 가까이에 사는 사람일 줄이야.”

섹스가 끝난 뒤, 쿠루미는 강지건의 품에 안겼다.

벗어날 생각이 없었다.

혼자 남게 되면 또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될까 겁이 났다.

잠시 화장실에 가면서 홀로 남게 되자 공포가 밀려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였다.

공황에 빠졌다.

강지건이 나타나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떨어질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거야?”

“안 되나요? 제가 가진 거 다 드릴게요.”

“너 일 안 해?”

“회사 그만 둘래요.”

“그럼 뭐 해먹고 살게?”

답하지 못했다.

일하러 나가는 것도 무서웠다.

사람들이 두려웠다.

“나, 그럼 죽어야 할까요?”

“왜?”

“죽기 싫은데. 무서워 죽겠어요.”

끔찍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했다.

낯선 사람을 마주칠 걸 떠올리니 신경이 곤두섰다.

직장 동료라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럼 AV 배우라도 할래?”

“네?”

“내가 AV 배우 스카우팅 매니저거든. 나랑 같이 있으려면 회사에서 일해야 할 텐데.”

“절 조수로 써주세요. 월급 안 주셔도 되고요. 그냥 밥만 먹여주시면 되요. 그냥 옆에 있게 해주세요.”

“AV는?”

“찍을까요? 할게요.”

“말 잘 듣네.”

“헤헷.”

과거에는 AV 배우를 천박하다 여겼지만 이젠 직업이 될 예정이었다.

쿠루미는 강지건의 대물을 다시 몸에 넣었다.

“저 열심히 할게요. 버리지 마세요. 버리시면 저 죽어요.”

죄책감이라도 느끼길 바라면서 애원했다.

“이렇게 말 잘 듣는데 버릴 이유가 없지.”

“흐걍!”

대물이 주는 쾌락에 쿠루미는 다시 한 번 절정을 느꼈다.

모닝 섹스가 끝난 뒤, 강지건은 바로 사토미를 호출했다.

그러자 갑자기 허공에 포털이 생기더니 사토미가 나타났다.

“어?”

“놀랐지?”

“네, 어떻게?”

“이제부터 안전한 곳에 보내줄게. 대신 비밀을 말하면 쫓아낼 거야.”

“절대 말 안 할게요!”

쿠루미는 파닥거리며 답했다.

“그럼 가자.”

세 사람의 모습은 쿠루미의 집에서 사라졌다.

이윽고 관리실에 나타났다.

“여긴?”

“너도 이제부터 내 부하니까. 조직원들이 올 수 있는 곳이야. 위험해지면 여기로 도망치면 돼.”

“핫!”

“그럼 난 바쁘니까 잘 지내봐. 다들 동료니까.”

관리실에는 여자들만 바글거렸다.

잠시 뒤, 강지건이 포털을 통해 사라졌다.

홀로 남게 되었지만 쿠루미는 공황에 빠지지 않았다.

“어?”

불안하지 않았다.

“많이 힘들었죠?”

“제가 겪은 일을 아시나요?”

“그럼요.”

“와아!”

쿠루미는 탄성을 내지르며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자신을 안은 것이 진짜 강지건이란 사실을 알자 기절했다.

기절한 쿠루미는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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