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227화 (227/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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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돈이요? 돈 보다는 영향력이 더 중요한 것 아니었나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게.”

“제가 원하는 것은 그냥 즐거운 인생입니다.”

“안전이나 뭐 그런 건?”

“저를 시험하지 마세요, 여러분.”

강지건은 테이블에서 일어나 창가에 섰다.

밖은 잘 꾸며진 정원이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났다.

“다시 젊어질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제게 여러분이 뭘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여러분이 가진 게 제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지구의 돈은 강지건에겐 퀘스트에 필요한 물품이었다.

다른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공급이 가능한.

미국의 상류층 노인들을 만나는 순간에도 세계가 정화되고 포인트가 쌓이고 있었다.

소유한 세계가 백 단위를 넘어 천 단위에 올라섰다.

지구는 수많은 세계 중 하나일 뿐.

“그래, 젊어질 수 있다면 악마와도 계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 원하는 게 있다면 다 가져도 좋네.”

“전 재산은 필요없습니다. 그거 관리하기도 까다로울 거 같은데.”

“밑에 유능한 사람들이 없나?”

“많죠.”

“그럼 문제 없지 않나?”

“재미없거든요. 그냥 받으면.”

“그런가?”

“네, 제가 왜 사업을 취미로 하고 있겠습니까?”

강지건은 반문하면서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여러분에게 젊음을 드리죠. 대신 절 귀찮게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모든 것은 비밀로 해주시고요.”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좋습니다. 거래하죠. 아, 그래도 그냥 하면 너무 싸보이고 귀찮게 할 인가들 있으니 남들이 귀찮게 하지 못할 선에서 성의를 보여주세요.”

“그러도록 하지. 그런데 계속 요청해오면 어쩌나? 우리가 미국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서 합심하면 힘드네.”

“순서를 잘 뽑아주세요. 한 달에 10명. 그 이상은 힘듭니다.”

“알겠네.”

강지건이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이후 진매령만이 남았다.

“얼른 10명 정하세요. 오늘 안에 시작하려면 빨리 하셔야 합니다. 아, 그리고 필요한 물품을 가져올 제 친구의 경호도 부탁해요.”

진매령은 야은설에게 연락을 넣었다.

관리실에서 물품을 챙긴 야은설은 검녀 헬스클럽이 입주한 호텔에 나타나 응급차에 올라탔다.

응급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주변에 경찰 차들이 모여 호위하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무장 헬리콥터가 떴다.

아울러 신호등 통제까지 했다.

길을 막던 차들이 좌우로 벌어지며 길을 내주었다.

야은설이 가져온 10개의 상자에는 여러 약들이 들어 있었다.

미인공을 위한 로션과 약들이었다.

무왕계를 평정한 뒤에 모든 무공을 손에 넣었다.

미인공도 마찬가지.

이를 바탕으로 궁극의 미인공을 연구하기까지 한 진매령이었다.

“시작하도록 하죠. 2명씩 할 겁니다.”

노인 둘이 나서서 간이침대에 눕자 약을 주었다.

“중요한 약이니 삼키세요.”

무왕계에서 만든 영약이었다.

육문공에 필요한 것이었다.

노인들이 영약을 먹자 진매령과 야은설은 몸에 손을 대고 노인들의 몸에 들어간 영약의 기운을 인도했다.

육문공을 타인의 몸에서 실행한 것이었다.

약효가 돌며 육문공이 몸에 변화를 불러오기 시작했다.

몸의 장기들에 점점 영향을 주며 죽음의 기운을 몰아냈다.

생기를 불어넣었다.

“잠시 쉬었다 하죠.”

노인들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나면서 느낀 개운함에 놀랐다.

“이건 대체.”

“왜 그러나?”

“10년은 젊어진 기분이야.”

“진짜?”

“진짜.”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같은 말을 했다.

“자, 이번에는 피부입니다.”

“네.”

노인들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지시를 따랐다.

2개의 간이욕조에 물을 받은 뒤 가루를 풀었다.

미인공을 위한 재료였다.

“들어가서 누우세요.”

두 노인이 들어가 누웠다.

이후 머리에 손을 얹은 진매령과 야은설이 내공을 이용해 노인들의 몸에서 미인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머리를 눌러 물에 잠기게 했다.

푸욱.

물에 잠시 잠겼다가 다시 나온다.

이를 숨가뿌지 않게 적절히 조절하며 여러 번 했다.

약효가 몸에 스며들며 피부에 변화가 생겼다.

노인들은 시원한 느낌에 무척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약 30분이 지나자 1차 시술이 끝났다.

“2차는 로션입니다. 꼼꼼히 발라주세요. 아, 머리도 일단 밀어주시는 게 좋겠네요. 두피에도 발라야 하니까.”

머리카락? 미련 없이 밀었다.

1차 시술이 끝나고 피부과 확실히 젊어진 것이 보였으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한다.

거절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른 노인들은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아아, 기적이야.’

‘진짜. 진짜 젊어지는 건가?’

어떤 노인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2차 시술은 간단했다.

노인들이 로션을 직접 발랐다. 서로 등에도 꼼꼼히 발라주었다.

이후 간이침대에 눕자 진매령과 야은설이 다시 미인공을 돌려주었다.

피부가 더욱 윤택해졌다.

단숨에 80대에서 60대의 모습으로 뛰어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요. 좀 힘드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노인들은 공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젊어지기 위해 두 사람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깨달았다.

‘무엇인지 몰라도 배워야 한다.’

신비한 힘을 이용해 사람의 몸에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강지건의 능력. 어쩌면 그에게도 엄청난 힘이 있을지도.’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강지건이 매우 중요한 힘을 가졌을 거란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당분간 시술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지낼게요.”

“필요하신 게 있으신가요?”

“우리 회장님 귀찮게 안 해주시면 되요. 권태에 시달리는 분이라 뭔가 방해 받는 걸 싫어하시니까. 그렇다고 너무 생활을 보호하겠답시고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추천은 안 해요. 그냥 자연스럽게. 일상을 살 수 있게 해주세요.”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방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죠?”

“물론입니다. 와인 저장고도 마음껏 사용하시죠.”

와인 저장고에는 온갖 비싼 명주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진매령과 야은설 그리고 강지건의 환심을 살 수 있다면 와인 따윈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그것보다는 싸구려 맥주를 종류별로 모아주세요. 우리 회장님 방송에 쓰시게.”

“주문하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지건은 세계의 맥주들을 받게 되었다.

“다들 안녕하신가? 오늘부터는 맥주 리뷰를 해볼까 한다. 왜 맥주 리뷰냐고? 돈 벌어서 뭐해? 써야지. 내 마음이야.”

강지건이 인터넷 방송을 틀었다.

실시간 중계.

시청자들은 당연히 몰려들었다.

> 영어. 영어 플리즈

“나 한쿡 쏴람. 영어 몰라. 쏘리 맨.”

> 거짓말! 영어로 노래 불렀으면서!

“나는 거짓말쟁이랍니다! 됐고. 억울하면 한국어해. 아니면 번역기라도 틀어놓던가. 요즘 기술 좋아졌잖아.”

텍스트 번역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하는 게 대수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음성 인식을 통한 실시간 통역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있었다.

> 아아, 잔인한 사람.

> 영어를 해달라는 건 웃기는 요구다. 그는 중국어를 해야만 한다.

> 꺼져 차이니즈.

> 그는 니뽕고를 해야 하므니다

> 꺼져 재패니즈.

> 그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말해주길 원했지만 강지건은 크롭스크어를 했다.

“자꾸 딴 나라 말을 하라고 하면 나는 외계어를 할 것이다.”

> 지금 뭐라고 한 거지?

> 모르겠는데?

> 그냥 막 뱉은 거 아냐?

“크크크. 그러니까 그냥 있어. 어쨌든 맥주랑 같이 할 안주는 간단하게 감자칩. 감자튀김으로 갈까 했는데 너무 번거롭고 또 식으면 그렇잖아? 치킨윙이나 다른 건 먹느라 신경 써야 하니까 맥주에 집중 못할 거 같고. 그러니까 감자칩.”

강지건은 맥주를 종류별로 쌓았다.

안주로 온 감자칩도 종류별로 쌓았다.

맥주와 함께 배달된 것이었다.

광고용이 아니었다.

강지건이 맥주로 방송을 한다고 하니 미국 부자들이 세계의 감자칩을 모아서 보내준 것이었다.

“이건 영국 크리스프. 니들 그거 아냐? 감자칩이 미국에선 칩스라고 하자나. 근데 영국에서 칩스하면 프렌치프라이다. 영국에선 감자칩은 크리스프. 그런데 그거 아냐? 프렌치프라이는 또 프랑스와 벨기에가 서로 원조라고 싸운다. 벨기에 사람들은 벨기에 프라이라고 함. 무형문화재로 신청했다.”

> 그래서 벨기에 프라이는 어디?

“감자칩 먹을 거야. 아메리칸. 그리고 맥주는 벨기에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맥주 문화를 무형문화재로 유네스코에 등록까지 할 정도니 한 번 먹어봐야 하지 않겠어?”

벨기에 맥주들을 쭈욱 진열했다.

> 지금 뒤쪽에 쌓인 게 전부 맥주 박스임?

“응.”

> 와.......

> 부럽다

> 형제여!

> 날 불러주지 않겠나?

“이제 지하실하고 비밀 저장고를 만들면 완벽할 거 같지 않아?”

> 그치그치

> 맥주는 숨겨뒀다가 꺼내마셔야지

> 맥주를 숨기는 인테리어도 있다고!

“맥주와 짭짤한 감자칩. 아, 이거 멈출 수 없어. 여기에 뭘 좀 보면서 얘기해야 딱 좋은데 말이야. 니들 뭐 없냐?”

> 아니 방송은 댁이 하는 거잖음

> 왜 우리한테

> 형 나한테 맡겨! 내가 좋은 걸 아는데 우리 집 고양이야 한 번 봐주지 않을래?

“고양이 영상 어디?”

주소를 찾아 들어가 영상을 본다.

“귀엽네.”

강지건이 관심을 보이며 얘기를 하자 팬들은 불이 붙었다.

자신의 일상을 공유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열심히 뭔가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약 1시간을 떠들고 난 뒤, 강지건은 게임을 틀었다.

“이제부터 맥주 마시면서 게임 하겠음. 날 이기고 싶은 사람들은 덤벼.”

> 오오 세계 대회 우승자를 드디어 꺾을 수 있는 건가?

> 은퇴 왜 함?

“은퇴? 그냥 나이도 있고 그래서. 미래를 생각해야지.”

> 젊을 때 바짝 벌어야 하는 거 아님?

“노래 불러서 번 게 더 많은데.”

> 죄송

“가수도 재미있긴 했어. 특히 공연. 대규모로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데. 와, 떼창을 들으니까 그 느낌이 겁나 좋더라. 니들도 함 해봐.”

> 아니 우린 그런 콘서트 못 열어요.

“콘서트는 못 열어도 가서 부를 순 있지. 티켓 사서 입장하면 되는 거야.”

> 아아, 관객으로야 몇 번 해 봄. 확실히 재미있었음

> 좋아하는 가수 노래 연습해서 가서 가수랑 같이 부르면 소름이 오소소소.

“그렇지. 뭐 하여튼 게임이나 하자고.”

강지건은 게임을 돌렸다.

티어가 최상위권이기에 게임이 잡히는 건 죄다 프로 관계자들과 자주 잡혔다.

전직, 현직 프로게이머들과 팀을 이루고 또 적이 되어 싸웠다.

술을 많이 마셨어도 강지건은 지는 법이 없었다.

소소한 추억이 또 하나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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