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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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여행

밤.

보통 여자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섹스 파티에 참가하는 것에 분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로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도 미소 지었다.

“음, 그럼 난 돌아가서 보컬 트레이닝 받을게.”

“실망한 거야?”

“아니, 자기를 구속할 생각은 없어. 내가 달라붙은 거잖아?”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아?”

“전혀. 건은 매력적인 남자고 또 너무 강하기도 하니까. 요즘 느끼는 거지만 너무 힘들어.”

강지건의 정력은 평범한 여자가 계속 받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사랑을 고백했지만 소유할 생각도 없었고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나중에 많이 안아줄게.”

“응, 대신 오늘 진하게 안아줘.”

“힘들다며?”

“당분간 못 보게 될 테니까.”

다리가 쭉 벌어졌다.

늘씬한 모델의 긴 다리가 쭈욱 벌어졌다.

강지건은 묵묵히 대물을 넣었다.

“흐응!”

단단한 근육 아래 깔린 로라는 신음을 흘리며 기뻐했다.

이후 새벽까지 시달리던 로라는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늦게 일어난 로라가 헬리콥터를 타고 떠났다.

떠나는 길은 잭 피터슨이 챙겨주어서 불편할 일은 전혀 없었다.

“자, 이제 남자들의 파티를 시작해보자고!”

잭 피터슨의 초호화 요트가 도착했다.

배에는 미녀들이 타고 있었다.

“가자고!”

배를 갈아탔다.

잭 피터슨의 장담대로 요트는 훨씬 더 거대했다.

화려했다.

가볍게 수영복만 걸친 두 사람은 요트의 풀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많은 미녀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때?”

“좋네.”

강지건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저 여자들 나중에 이상한 소리 하는 건 아니고?”

“그럴 여자는 없어.”

직업이나 출신은 제각각이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엄선된 여자들이었다.

문제가 생기지 않을 사람들만 고른 것.

두 사람은 파티를 즐겼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강지건이 딱 하루 놀고는 워싱턴으로 날아간 탓이었다.

워싱턴.

미국의 수도.

백악관과 국회 의사당이 있기에 로비스트들도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 강지건을 어떻게 해달라고요?”

“그냥 별 건 아니고 세무 조사 한 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국에서 사업하게 되었는데 회사의 자금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일본에서 고용한 로비스트가 열심히 움직였다.

“그건 그렇죠.”

돈을 찔러주면 고개를 끄덕여준다.

노 머니, 노 서비스.

로비도 서비스로 보는 나라.

그렇기에 돈을 주면 로비 활동을 해준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미국의 이익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는 상관없다. 물론 가끔 선 넘는 인간들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선을 넘은 이들은 다 응징 당한다.

로비스트로 활동하다보면 원한을 쌓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또한 경쟁자를 무너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거나 강지건을 건드리려는 활동이 포착되었다.

강지건 입장에서는 웃기는 이야기였다.

‘그래 괴롭고 싶다면 괴롭혀줘야지.’

지구는 강지건의 놀이터였다.

놀이터에서 굳이 인상 쓰며 난동을 부리고 싶지는 않았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즐기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싸움을 걸어온다면 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강지건은 한 행사에 참여했다.

미국 대통령인 마이클 로저스의 아내인 엘렌 로저스가 여는 자선 행사였다.

기부금을 모집하는 행사에 참여한 강지건은 기부금으로 1만 달러를 내고는 엘렌 로저스와 만났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미인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건 작은 선물입니다.”

선물은 미인공에 사용되는 특별 로션이었다.

그냥 바르기만 해도 효과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물건이었다.

“고마워요. 이게 뭐죠?”

“제 친구한테 부탁해서 구한 물건입니다. 아마 소문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확실히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엘렌 로저스는 바로 알아들었다.

검녀 헬스클럽은 미국 상류층에서도 화제였으니까.

특히 VIP 회원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안달이 난 상태였다.

“어머, 고마워요.”

엘렌 로저스는 영부인임에도 불구하고 검녀 헬스클럽 VIP 회원권이 없었다. 고가의 VIP 회원권을 구입했다면 정치적으로 논란에 휩쓸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었다.

서민적인 행보가 아니라 상류층 인사들과 같은 행보를 보이게 되면 재선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아쉬워하기만 했는데 강지건이 좋은 선물을 가져와 달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오셔서 이런 선물을 주다니. 뭔가 원하는 게 있으신가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 절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찾아뵈었습니다.”

“그런가요? 나쁜 사람들이군요.”

엘렌 로저스는 걱정말라며 신신당부했다.

“누가 되었든 헛짓거리는 못할 거니까 걱정 말아요.”

“감사합니다.”

이후 담소를 나누며 가볍게 이야기를 하다가 행사를 빠져나간 강지건이었다.

다음 날, 일본 로비스트는 수사를 받게 되었다.

이런 저런 문제로 수사를 받게 되자 관련된 인물들이 죄다 입을 다물었다.

강지건이 미국에 설립한 회사인 레왓건에 행하려던 세무 조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상대가 주먹을 휘둘렀다.

강지건은 피했다.

피해는 없다.

‘방어는 끝났으니 공격을 해야지.’

봐줄 생각이 하나도 없는 강지건은 고민했다.

‘이게 일본 우익쪽 인사가 한 일이라 이거지.’

사소한 질투 때문에 한 일은 절대 아니었다.

일본은 현재 부채가 어마어마하게 증가해서 매년 빚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도 좋지 못하니 국가 경제가 언제 파탄 나도 이상하지 않다.

아차 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는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가 갑자기 급부상하는 게 좋지는 않았다.

잘못하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파트너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갈 수 있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출신인 강지건이 레일건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를 설립했다.

갑자기 이웃나라에 갑자기 신무기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한 일이었다.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강지건을 시작으로 뒤를 캐려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직접 다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미국을 이용하려 로비를 했다.

‘어떻게 해줄까?’

무너트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굳이 일본을 박살내고 싶지도 않았다.

‘AV를 망하게 둘 순 없지.’

일본도 강지건의 놀이터였다.

놀이터가 망가지게 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응징은 필요했다.

‘일본은 우익들이 꽉 잡고 있어.’

경제가 어려울수록 이들의 영향력이 더 높아졌다.

비리를 저지른다고 해도 공무원들이 어떻게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나를 밝히고 경고를 할까? 아니면 숨기고 괴롭힐까?’

둘 다 장단점이 있었다.

직접 적당히 응징하고 경고하면 힘을 과시하게 된다. 이는 만만하지 않으니 쉽게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행동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권력자들이 주목하게 되기 때문이다.

숨어서 괴롭히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신을 건드리려 하는 시도를 확실히 봉쇄하기는 어렵다.

‘어느 것이 좋을까?’

고민을 하던 강지건은 아마존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후 주변에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을 때 포털을 이용해 일본으로 넘어갔다.

일본, 레알핑크 본사.

“어떻게 할까?”

“확 다 죽여 버리면 안 될까요?”

이야기를 들은 마에다 사토미는 살의를 숨기지 않았다.

“맞아요. 죽여요.”

“그런 짓을 했으면 죽어야 해요.”

“흠.”

레알핑크 소속 배우들은 전부 죽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지건이 일본 정치인에 의해 코너에 몰리거나 할 일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직원으로서 강지건이 가진 힘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강지건에게 해를 끼치려 한 행위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었다.

“파파한테 감히.”

칼을 쥐어주고 돌격을 명한다면 그대로 할 기세였다.

“누가 할래?”

강지건은 말릴 생각이 없었다.

“정말 해도 되나요?”

“안될 건 또 뭐야. 대신 딱 한 명만. 경고의 의미로.”

“그럼 의견을 제시한 사람부터 잡는 게 어때요?”

“나카무라 의원만 죽이는 건가요?”

“그래.”

“이 사람이 지시를 내렸던 건가요?”

“아니.”

강지건이 지목한 의원은 로비와는 별 관계는 없었다.

있다면 로비를 지시했던 정치인과 가까운 사이라는 정도.

“아무런 관계도 없어. 그냥 우익이지. 적당히 룰렛 돌려서 고른 사람이야.”

상관없는 사람을 없애는 일임에도 강지건은 망설임이 없었다.

“굳이 나와 연관된 고리를 남길 것도 없어. 그냥 죽여.”

정체를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기호지세, 타이거 런이 시작되니까.

“타이거 런을 하게 되면 결국 지구에 누가 정복자인지 알리게 되겠지. 당장 할 필요는 없는 일이야.”

정치인들의 견제를 받고 권력 싸움을 하고 재산과 사업체를 지키려 하다보면 결국 힘을 점점 더 사용하게 된다.

최후에는 결국 미국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못 이길 건 없지만 미국을 이기고 누가 승자인지 세계에 알려지는 순간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놀 순 없다.

다른 세계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놀 순 있다고 해도 고향에서 하는 것과 타향에서 하는 것에 차이를 느껴도 이상하지 않다.

강지건은 아직 지구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속세에 미련이 남아 승천하지 못하는 전설 속의 존재처럼, 강지건은 지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알겠어요.”

“그런데 누가 할래?”

“제가 할게요.”

나선 것은 사사키 나나미였다.

“어떻게 하려고?”

“저 염력 쓸 수 있으니까요. 지나가면서 슉! 해버릴래요.”

커터 칼날을 보이는 나나미였다.

“그래? 하지만 접근이 어렵지 않을까?”

“알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빈틈이 나올 거 같은데.”

“잡히면 구해줄게. 한 번 해봐.”

“네!”

다음 날.

나나미는 관리실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라 의원 사무실로 향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의원인 이상 가끔 사무실에 들렸다.

지역구 관리를 하기 위해서.

‘죽이는 거야.’

사사키 나나미는 나카무라 의원에게 원한은 없었다.

하지만 강지건을 건드리려 했던 일본 정치인과 한 배를 탔단 이유만으로 살인을 합리화해버렸다.

‘파파를 위해서.’

스마트폰을 들고 음악을 들으며 지나가는 척했다.

나카무라 의원이 염력 범위에 들어온 순간 커터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

푸욱.

목의 피부를 뚫고 경동맥을 잘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칼날은 더욱 깊게 파고들어 목의 신경까지 끊어버렸다.

잠시 뒤,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나카무라 의원은 사망했다.

사인은 과다출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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