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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여행
> 레전드
> 노래 좋다
> 아, 저 공연 내가 갔어야 하는데
공연 영상이 맛보기로 살짝 풀렸다.
공연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큰 감흥을 느끼는 일이 적었다.
하지만 공연 관람을 자주하는 이들은 안타까워했다.
> 멋진 공연을 놓쳤어
> 제기랄
> 멀어서 포기한 게 천추의 한이다
> 제발 공연 또 해주세여
> 아아! 우리나라에 한 번 와줬으면!
공연을 자주 다녔기에 사람 수가 많은 공연이 어떤 분위기인지 아는 것이었다.
외향적 성격을 가진 이들에게 공연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이벤트다.
스트레스가 쫙 풀리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쾌감을 맛보는 곳이다.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짜릿하다.
가끔 짜증나는 공연도 있고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지만 사람이 모이는 이벤트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린다.
공연 관람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작은 공연에 만족하지 못하고 대형 이벤트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돈을 아끼지 않고 쓴다.
축구 경기 같은 것도 티비가 아닌 경기장에서 직접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에 10만명을 동원한 강지건의 공연은 존재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인 이벤트인 셈이었다.
> 월드 투어 안 함?
> 월드 투어 해야지
> 돈 벌어 돈
> 돈 준다니까
> 내 몸도 줄게
> 내 마음도 줄게
> 날 가져
> 이리와
강지건은 매니저가 알려주는 콘서트 반응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얼마 벌었어요?”
“많이 벌었죠.”
“이제 VR 풀 건가요?”
“그래야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VR로 실시간 공연 관람을 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트래픽이 몰리면 퀄리티 보장이 힘들기 때문이었다.
잘못하면 서버가 다운되는 수가 있다.
물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데이터 센터를 통해 확실히 하면 되겠지만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일은 어찌될지 몰랐다.
인터넷을 통한다면 공연 한 번에 1억명이 함께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구 곳곳에서 동시에 공연을 즐기는 게 가능해진다.
하지만 강지건을 일부러 인터넷 생방송을 빼버렸다.
그렇기에 공연을 직접 관람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더욱 올라갔다.
자랑거리까지 생긴 셈이었다.
“투어는 잘 모르겠네요.”
“즐기시지 않았습니까?”
“음, 지금은 좀 쉬고 싶은 느낌?”
강지건은 공연을 떠올렸다.
10만명의 인간들이 모두 자신을 보고 환호하고 있었다.
그 현장을 직접 보니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기도 했다.
가슴이 웅장해졌다.
흥분해서 노래를 불렀다.
‘즐거웠지.’
그렇기에 여운을 좀 더 즐기고 싶었다.
“쫓기듯이 공연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해했습니다. 그럼 다시 하고 싶어지면 말씀하시죠.”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돈을 생각한다면 관심이 폭발할 때 부지런히 투어도 하고 광고도 찍고 여러 일을 하는 게 맞았다.
그러나 강지건은 돈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제는 사업 쪽으로도 거물이 되었다.
가수 생활 안 하고 은퇴해도 경제 뉴스를 통해 보게 될 수도 있는 유명인이 되었다.
돈을 생각한다면 강지건이 사업에 좀 더 몰두하는 편이 더 나을 정도였다.
지건 트레이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고 있었으니까.
특히 콘서트 티켓을 NFT로 만들어 인터넷 예약을 대체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모두 모았을 때의 실물이 어떻게 되는지도 공개된 스케치를 통해 알려졌다.
강지건이 레왓건을 설립하기 전에 벌였던 드래그 레이싱을 하며 찍었던 사진 3장.
이런 저런 추억이 담긴 사진들 4장.
콜트 드래군을 들고 사격을 하는 모습 2장.
마지막으로 로라 스미스와 차를 배경으로 삼고 키스하며 찍은 사진 1장.
총 10장이었다.
제목은 간단했다.
추억의 아메리카.
강지건이 미국에서 만든 추억들을 찍은 사진들이었다.
다 나름 의미가 있기에 사람들은 더욱 관심을 보였다.
> 삽니다.
> 티켓 삽니다.
> 공연 관람료를 다시 돌려 받고 싶다면 티켓을 올려주세요. 바로 삽니다.
> 삽니다.
> 산다고!
사람들의 관심은 티켓을 전부 모으는 사람이 나오느냐에 대한 것으로 넘어갔다.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
“몇몇 콜렉터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이건 모으는 자가 완성하는 거니까.”
보통 예술품은 예술가가 직접 만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조각난 것이다.
최초로 모아서 완성시킨다면 그것만으로 이름을 남길 수도 있었다.
티켓이 한 장이라도 부족하다면?
미완성으로 남게 된다.
물론 미완성으로 남게 되면 콜렉터 입장에서는 환장하게 된다.
마지막 퍼즐 조각이 갑자기 어딘가에 들어가 안 나오는 거니까.
당장에는 별 가치가 없더라도 하나의 유행이 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작품이 된다면 가치는 갑자기 상승하게 된다.
시간을 버틴 작품들은 클래스가 다른 것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인류에게 기억되는 것들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진다.
“정말 기대돼.”
“다음 콘서트는?”
“쉰다고 합니다.”
“쉰다고? 더 좋군.”
강지건이 휴식을 취한다고 하니 NFT 평론가들은 더욱 좋아했다.
작품을 마구 찍어내는 것은 오히려 가치를 하락시킨다.
희소성이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해준다면 좋겠는데.”
“그렇죠. 이제 그의 행보가 디지털 미술계에 하나의 역사처럼 자리하게 될 테니까요.”
수많은 화가들이 미술계에 존재했다.
하지만 유명해진 사람은 소수다.
유명인인 강지건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요인이었다.
“일단 찬양부터 시작하자고.”
평론가들은 연일 강지건을 찬양했다.
공연을 끝낸 강지건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왔다.
초호화 거대 요트를 타고 나와서 한 것은 낚시줄을 드리우는 것.
가만히 출렁이는 물결을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출렁이는 것은 물결만이 아니었다.
로라의 머릿결도 출렁였다.
“보컬 트레이닝은 어때?”
“환상적이야.”
입봉사를 멈추고 로라는 위에 올라탔다.
비키니 하의의 끈은 이미 풀려 바닥에 떨어졌다.
상의도 흐트러져 가슴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쑤욱.
대물을 넣은 로라의 얼굴은 환희로 가득 찼다.
출렁이는 물결과 함께 가슴이 출렁인다.
이제는 모델 활동도 많이 줄였다.
거의 하지 않는다고 봐야했다.
하지만 그래도 수입은 높았다.
강지건이 미국에 와서 사귄 연인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특히 공연 티켓 NFT 마지막이 바로 로라와의 키스 사진이었다.
공식적으로 로라는 강지건의 연인으로 알려지게 된 셈이었다.
물론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흔했다.
연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일은 너무 흔했다.
때문에 몇몇 스타들은 자신의 명성을 계속 유지하길 원했다.
명성을 원하는 이성들이 계속 접근하니까.
이를 통해 새로운 이성과 섹스를 즐기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잘못 걸리면 협박당하기도 한다.
당장에는 괜찮다가도 시간이 지나 갑자기 고소를 하기도 한다.
요지경이다.
어쨌거나 로라는 유명해지며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이제는 로라가 일을 더욱 기피하며 다른 일에 열중했다.
보컬 트레이닝.
라다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자 로라는 자신도 몰랐던 가창 능력을 깨닫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라다가 초감각과 지식을 이용해 로라의 가창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덕분에 환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나 맛있어? 좋아?”
“응.”
“하응, 나도 맛있어. 좋아 죽겠어. 흡.”
로라는 어쩔 줄 몰라했다.
‘너무 좋아. 사랑해.’
“사랑해.”
강지건을 만난 이후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너무나 황홀했다.
일을 술술 잘 풀렸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푹팍퍽폭.
사랑을 담은 엉덩이 치기가 이어졌다.
푹팍퍽폭.
강지건도 호응해주었다.
엉덩이 치는 소리가 물결치는 파도와 싱크로.
오션 섹스 사운드 뮤지컬 스타트.
찰싹찰싹 철썩철썩.
푹팍퍽폭 팍푹폭퍽.
두 사람은 하나로 어우러졌다.
“하으으응!”
로라는 덜덜 떨며 절정에 도달했다.
두 사람의 섹스를 멀리서 본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아무도 오래 지켜보지는 않았다.
대부호의 초호와 요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배에서 벌어진 일은 절대 함구해야만 한다.
침묵이 요구되었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하면?
두 번 다시 배를 탈 수 없게 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부자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자신들의 주변을 맴돌다 얻은 정보를 팔아먹는다면 더더욱.
스파이나 마찬가지다.
어쨌거나 강지건과 로라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도 않았다.
“하아.”
정사가 끝난 뒤, 비키니를 다시 착용한 로라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슬슬 여행을 해볼까?’
강지건은 폰을 들고는 메시지를 보냈다.
- 뉴욕까지 가도 됨?
- ㅇ
- 오키
요트를 빌려준 데니 왓슨은 당연히 허락했다.
거대한 요트가 로스앤젤레스 인근 바다를 떠나 남하하기 시작했다.
배는 계속해서 항해했다.
강지건은 심심한 시간을 버텨냈다.
배를 타는 일은 처음에는 즐거울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지루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강지건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버텼다.
‘인내의 열매를 먹어야지.’
참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초호화 여행이었지만 강지건에게는 고행과도 같았다.
샌디에고를 지나 바하 캘리포니아를 지났다.
멕시코의 해역이었지만 건드리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중간에 항구를 들렸다면 모를까 강지건은 다 패스했다.
배는 파나마에 도착했다.
운하가 보였다.
“여기가 파나마.”
영상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