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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스 - 바다로 가는 길

부리토, 나초, 치즈버거 서브, 피자 등등.

온갖 음식을 맛보았다.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행복했다.

딕스에서 먹은 푸석푸석한 빵 그리고 미각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던 음식들.

아무리 조리를 신경 써서 한다고 해도 재료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MSG라도 가져가서 사용했다면 좀 나아졌을 수 있었지만 딕스를 고스란히 체험하기 위해서 갔기 때문에 MSG는 챙기지 않았다.

때문에 구장에서 판매하는 보통 사람들이 사먹는 메뉴조차 맛있게 느껴졌다.

예전이라면 예민해진 미각 때문에 직접 조리한 것이 아니면 잘 먹지도 않았을 것이다.

딕스의 형편없는 음식을 경험한 뒤로는 평범한 음식조차 맛나게 느껴졌다.

‘일단 이건 성공이네.’

강지건은 허겁지겁 모든 메뉴를 박살냈다.

데니 왓슨은 옆에서 강지건이 먹는 것을 멍한 눈으로 보았다.

“이건 진짜 대단하군요.”

“제가 좀 많이 먹습니다. 운동 좀 하느라.”

“몸이 굉장히 좋으신데. 혹시 미식축구 할 생각 없습니까? 테스트라면 제가 구단에 말해놓을 수 있습니다.”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면 즐거우실 겁니다. 강한 힘을 뽐낼 수 있는 스포츠니까요.”

미식축구는 굉장히 격렬하다.

그리고 위험했다.

많은 선수들에게서 뇌손상이 발견되었다.

전직 프로 선수는 물론 유소년까지.

선수들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헬멧을 무기처럼 사용했다.

상대를 향해 돌진해 박치기를 하는 큰뿔양처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리다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으면 헬멧으로 들이 받는다.

공을 가진 상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하며 태클하는 순간 머리로 들이 받는다.

평범한 사람이 해도 위험한 일을 엄청난 체중과 운동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해대니 충격은 엄청나다.

이런 것을 한 번 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반복한다.

너무 맞은 권투선수처럼 펀치 드렁크를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식축구를 하는 유소년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미국 미식축구계의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선수 수급이 잘 안 되면 경기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식축구 열기가 그렇다고 식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복싱을 하지 않아도 복싱을 즐기는 것처럼 미식축구도 마찬가지였다.

격렬한 미식축구는 보는 맛이 있는 스포츠였다.

“한 번 생각해보죠.”

이후 강지건은 데니 왓슨과 경기를 관람했다.

‘흠.’

선수들의 운동 능력은 강지건의 입장에서 보면 보잘것 없었다.

‘이건 좀 안 좋네.’

무엇보다 어느 정도 승패가 짐작되었다.

‘숙취 있는 인간이 좀 있네.’

몸이 무거워 보이는 선수들이 있었다.

탑 레벨의 선수라도 숙취나 수면 부족이 있을 경우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었다.

“오늘 힘들어보이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로스앤젤레스 선수들 중에 몸이 무거운 선수들이 좀 보여서요.”

강지건은 등번호를 말해주었다.

“오오, 그렇습니까?”

“그냥 제가 보기에 그렇다는 거죠. 반응도 보면 뭔가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수가 잦았다.

평소에 할 수 있던 플레이가 안 된다.

당연히 팀워크도 안 맞게 된다.

모든 게 어긋난다.

그나마 아주 형편없이 밀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미식축구는 선수가 굉장히 많다.

한 팀의 선수는 11명이라고 하지만 공격팀과 수비팀이 따로 운영된다.

공격하는 멤버 11명.

수비하는 멤버 11명.

22명이 끝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스페셜 팀이란 것이 존재한다.

여기에 교체 선수들까지 합하면 정말 선수들이 바글바글해진다.

어쨌거나 공격팀의 선수 몇 명이 몸이 무거워 보인다고 해서 수비에 구멍이 나는 건 아니다.

수비는 수비팀이 하니까.

수비팀이 잘 버텨주면 쉽게 지지는 않는다.

‘그냥 그러네.’

미식축구는 공성전을 떠올리게 한다.

굉장히 전투적인 스포츠였다.

“혹시 농구는 좋아하시나요?”

대화의 주제는 어느새 다른 스포츠로 넘어갔다.

미국에서 2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농구는 화려한 플레이와 속도감이 특징이었다.

압도적인 실력이 있다면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혼자 캐리하는 게 가능한 스포츠가 바로 농구이기도 했다.

더구나 야구나 아이스하키 그리고 미식축구에 비한다면 장비를 별로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스포츠이기도 했다.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언제 한 판 하는 건 어떨까요?”

“하하, 좋죠.”

데니 왓슨은 친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검녀 헬스클럽이 궁금한 거 같은데. 말은 안 하네.’

강지건은 데니 왓슨이 가까이 접근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거리를 두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칼자루를 쥔 것은 강지건이었다.

데니 왓슨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지구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지구는 강지건의 것이 되었으니까.

“다음에는 제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죠. 술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받은 게 있으니 챙겨준다.

그냥 입 닦아도 뭐라 못하지만 주고 받는 관계 속에 사이가 돈독해지는 법이다.

굳이 친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을 더 크게 확장하기 위한 우군을 만드는 것이었다.

여러 미국 사업가들을 친구로 두고 함께 한다면 미국 정계에서도 강지건과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된다.

‘미식축구는 이걸로 끝이군.’

경기가 끝나자 강지건은 웃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데니 왓슨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한 프로농구팀 경기를 관람했다.

“생활은 어떠신가요?”

“음, 한 가지는 만족스러워.”

검녀 헬스클럽이 입주한 호텔에 강지건은 장기 투숙하게 되었다.

스위트룸 하나가 그냥 강지건의 집처럼 꾸며졌다.

“예전처럼 사먹는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

미국에서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스포츠 관람은 농구까지만 하고 그만두었다.

강지건의 눈에는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았다.

“스포츠는 전투를 치르다 오니 그다지 자극이 되지는 않아. 하지만 음식은 참.”

딕스의 음식은 형편없었다.

괜히 매번 술을 마신 게 아니었다.

술도 별로였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대신 딕스에서 즐겁지 않으셨나요?”

“총격전은 나쁘진 않았지만.”

흥분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나저나 누샤와 베야는 어때?”

“잘 적응하고 있어요.”

서번트가 된 누샤와 베야는 엄청나게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잘 됐네.”

“앞으로 정화팀에 소속될 거예요. 혹시 데리고 다니실 건가요?”

“아니, 그러면 제대로 체험할 수 없잖아.”

열악한 세계에서 고행을 하는 것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음식이라도 즐길 수 있게 된 게 어디야.”

권태를 조금이나마 벗어난 것이 다행이었다.

“주인님의 즐거움이 제일 중요해요. 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래.”

강지건은 라다를 안았다.

“휵!”

대물에 찔린 라다는 신음을 흘려댔다.

“언제 안아도 라다는 맛있단 말이야.”

“감사합니다.”

평범한 인간의 미각을 되찾은 강지건은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며 패스트푸드를 즐겼다.

혼자 돌아다니지는 않았다.

“오빠! 사진! 사진!”

타임걸스 멤버들과 함께 돌아다녔다.

단체가 아니었다면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었다.

물론 데이트였다.

강지건과 타임걸스 멤버 전원의.

타임걸스와 함께 방문한 곳은 디즈니랜드.

신나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데이트를 즐겼다.

간혹 강지건을 알아본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도 했다.

‘좋다.’

밤이면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딕스와 비교하면 지구는 천국이었다.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다 관람차에 모두 함께 타자 분위기가 야릇해졌다.

밖은 이미 노을로 물들었다.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강지건은 옆에 앉은 연주현의 허리를 안았다.

잘록한 허리가 느껴졌다.

“오빠.”

야릇한 분위기 속에 키스가 시작되었다.

연주현을 시작으로 나머지 멤버들도 차례로 다가와 키스했다.

“나 사진 찍어도 돼?”

“그래.”

키스하는 사진을 서로 찍어주며 남기기도 했다.

보통은 스캔들을 의식하겠지만 미국으로 넘어온 강지건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연예인 활동에 그리 미련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너무 좋아 오빠.”

주경혜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갈 곳이 없어 티티 엔터테인먼트 매니저에게 농락당했던 주경혜는 행복을 찾았다.

“행복해?”

“행복해.”

주경혜는 검녀가 되었다. 다른 타임걸스 멤버들도 검녀가 되며 관리실을 들락거리게 되었다.

강지건의 비밀을 알게 된 타임걸스는 더 이상 인기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강지건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새로운 것이 있나 탐색했다.

찌걱.

강지건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아응.”

음란한 신음이 주경혜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여기선 힘들 텐데.”

“호텔로 돌아가자.”

“응.”

일행은 서둘러 호텔로 복귀했다.

> 헤이 맨. 매일 놀지만 말고 콘서트 한 번 해주면 안 돼?

> 우린 당신이 미국에 오길 기다렸다고.

한편, 강지건의 위튜브 영상이 올라오자 미국의 팬들은 점점 더 뜨거워졌다.

미식축구와 농구를 관람하는 모습.

디즈니랜드에서 노는 모습.

여러 음식을 사먹는 즐거운 모습.

모두 보기 좋았지만 미국의 팬들은 강지건의 콘서트를 보고 싶어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노래 한 곡 부르는 거라면 상관없는데.”

강지건은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공연도 색다른 기분이 들려나?’

강지건이 노래 한 곡 정도는 부르겠다는 의향을 보이자 소식은 바로 포스타 엔터테인먼트에 전해졌다.

“신곡은 어때요? 생각 있으세요?”

“음, 나쁘지 않겠어.”

라다는 바로 노래를 골라주었다.

강지건에겐 별로 어렵지 않았다.

신곡은 ‘파이트(Fight)’란 타이틀이었다.

스딘부르크에서 유명했던 곡이었다.

이것을 영어로 순식간에 번역한 뒤에 강지건이 그대로 불렀다.

예전에 불렀던 매드 런처럼 스딘부르크에서 대박을 쳤던 노래였다.

“세계가 깜짝 놀라겠어요.”

“그래?”

강지건은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포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강지건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하자 여러 방송국의 출연 요청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에 라다는 확실히 못 박았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하는 공연인데 소박한 건 싫어요.”

이에 수많은 뮤지션들이 같이 공연하자며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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