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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당분간 인터넷 방송 좀 쉴까 해.”
“왜요?”
“조금씩 자극이 떨어지는 느낌이라서. 매너리즘이라고 할지 익숙해져서 별로 자극이 안 된다고 할지.”
“그럼 영화는요?”
“그거야 이제 해봐야지.”
“영화계를 한 번 휘저으세요. 스캔들 팍팍.”
“스캔들 팍팍?”
“네, 팍팍.”
라다가 응원해주었다.
“라다한테는 항상 고마워.”
“별 말씀을. 주인님덕분에 살아난 걸요. 더구나 이런 강한 힘도 얻었고요.”
라다의 염력은 서번트들 중에서 가장 강했다.
시간과 함께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최초의 서번트인 라다가 가장 강했다.
“그래도 언제나 고마워.”
엉덩이를 꾸욱 쥐어주자 라다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주인님의 행복이 제 행복인 걸요.”
두 사람의 입술이 마주쳤다.
길고 긴 키스 사이에 호흡은 없었다.
무호흡 키스다.
키스에 이어 섹스까지.
푹팍퍽폭.
질척거리는 음란함 속에 음란한 쾌락의 꽃이 피어났다.
음란한 꽃의 향기는 물론 음란하다.
“후아.”
“오늘부터는 영화에 집중할게. 다른 일은 부탁해.”
“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응.”
라다를 다시 한 번 안아준 강지건은 포털을 통해 일본으로 넘어갔다.
레파걸 핑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파파? 파파?”
“크어어어어어엉!”
“파파! 정신 차려 파파!”
“크어어어어엉!”
거대곰이 핑크의 마이크로 비키니를 찢었다.
다리를 활짝 벌리고는 킁킁거린다.
“파파.”
핑크는 떠올린다.
약물에 의해 변형된 파파를.
괴물이 되어버린 파파.
죽여야 하지만 죽일 수 없다.
“파파!”
푸욱!
파파곰의 대물이 찌른다.
“흑!”
순결한 처녀혈이 흘러내린다.
“파파, 나야. 기억해줘. 제발.”
핑크는 울먹인다.
하지만 파파곰은 헐떡이며 열심히 허리를 흔들뿐.
비극의 현장에 비장한 음악이 깔린다.
“쿠엉!”
파파곰이 사정하며 약해졌다.
그 틈을 타 핑크는 파파곰을 누른다.
좌우흑백심판이 나타나 카운트한다.
“원! 투! 쓰리!”
땡땡땡.
핑크는 승리했지만 기쁘지 않았다.
“파파아아아아아아아아!”
파파곰을 끌어안고 절규한다.
또 한 편의 레파걸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이후 옐로우 블랙 화이트까지 모두 찍었다.
좀비, 악어, 사자까지.
다양한 코스튬을 한 강지건은 레파걸 용사들과 섹스 전투를 벌였다.
물론 마지막에 당하는 것은 빌런.
빌런은 사정하면 약해진다는 컨셉이었다.
“이 정도면 이제 서비스해도 되겠는데요?”
“그래, 당분간 AV에 집중할 거야.”
“후훗. 좋아요.”
강지건의 결정으로 레알핑크에서는 AV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 레알핑크 진짜 뭐하는 회사임?
> 기술력 낭비
> 제발 애니월드를 만들어주세요.
> 혹시 돈이 없어서 이걸 내놓은 걸까?
> 그런 거라면 내가 살게. 내가 산다고. 돈 준다니까! 투자 받아!
레알핑크에서 내놓은 레슬링파워걸즈 시리즈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 AV에서 액션감을 느끼게 될 줄이야.
> 최고의 액션
> 영상미 죽여준다
> 이걸 찍은 인간은 제 정신이 아닌 게 분명해
> AV로 오스카는 못 타냐?
영상과 음악은 어지간한 헐리웃 영화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 아니 나보다 잘 찍었잖아?
> 이 감독은 왜 이러고 있지?
> 아깝다. AV를 찍지 않았다면 오스카상을 수상할 수도 있었을 텐데.
미국 사회가 성에 개방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보수적인 면도 많다.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심하기도 하다.
레파걸 시리즈는 나오자마자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디비디 주문도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여기에 사토미와 모에미 그리고 나나미가 얼굴을 드러내고 찍은 1인칭 AV도 있었다.
VR로 볼 수 있는 1인칭 AV도 풀리자마자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 헉헉.
> 이제 비디오의 시대는 끝났다. VRAV의 시대다.
> 브라브 브라보!
모니터로 보는 것과 VR로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위에서 몸을 흔드는 모습에 리얼돌을 끌어안고 헉헉거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 그런데 이거 본사에서 직접 만든 VR 기어와 리얼돌은 못 구하나?
> 진짜로 즐기고 싶다
> 오리지널 내놔!
VR 기어와 리얼돌은 시중에 나온 것으로 대체가 가능했다.
호환성은 시장 점유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안틸로프인들도 이를 감안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 호환성을 신경썼다.
이렇게 하면 좋은 것은 기존의 하드웨어 생산자들도 보는 이득이 있다.
킬러 콘텐츠의 존재는 시장을 이끈다.
자연스럽게 아군으로 합류하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기술이 파생되기 시작하면 하나의 플랫폼을 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시장의 기준이 된다.
반면 점유율에서 밀린 기술은 수익률이 낮아진다.
성능만으로는 시장을 먹을 수 없다.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레알핑크사의 AV를 즐기게 된 이들은 갈증을 느꼈다.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기고 싶었다.
보다 더 좋은 장비로 즐기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레알핑크의 바지사장 마에다 사토미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에서는 기술진이 열심히 노력해서 상품을 제작했지만 아쉽게도 돈이 부족합니다. 제발 AV 좀 사주세요. 그리고 우리 회사 VR기어와 리얼돌은 위탁생산을 할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회사들은 꼭 연락주세요. 데헷!”
AV 배우 출신 사장이 홈페이지에 남긴 영상은 화제를 일으켰다.
> 경쟁에서 늦는 놈은 도태되는 거다
> 빨리 신청하란 말이야!
> 산다 산다 산다 산다
> 애니화 안 해주나요?
수많은 요청이 뒤따랐다.
아울러 VR 개발을 하던 수많은 개발사들이 레알핑크의 기술을 분석해서 따라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에 봉착했다.
“해킹이 안 돼.”
“이 코드는 대체 뭐지?”
“이건 모르는 언어인데.”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쟤네 이상해! 어떻게 한 거야!”
레알핑크의 서버는 전혀 다른 OS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이용이 가능했다.
“이건 클라우드야.”
“후우.”
보안을 위해, 복제 방지를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만든 것이었다.
“얘네 데이터 센터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대체 뭐하는 놈들이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엄청난 용량의 서버다.
수많은 이용자들을 감당할 수 있는 서버.
이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봐도 된다.
데이터 센터는 하나만 해도 수천억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진짜 괴상한 회사야.”
레알핑크의 서버를 해킹 시도한 해커들은 모두 포기해야만 했다.
핵심 정보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었다.
더구나 역으로 해커들의 컴퓨터가 해킹되며 수많은 자료는 물론 개인 자료가 빠져나갔다.
레알핑크는 돈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동시에 제품을 위탁 생산할 업체들이 선정되었다.
모두 미국 회사였다.
“많이 벌리네.”
강지건은 레알 핑크가 벌어들이는 돈을 보았다.
큰 감흥은 없었다.
이미 지건 트레이드로 벌어들이는 돈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퀘스트 설정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보상 포인트는 1.
딱 1 포인트 주는 퀘스트였다.
‘그래도 주긴 주네. 나중에 가면 더 커지려나?’
무엇을 해도 제대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 된다면 즐거움을 느끼는 일마저 엄청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퀘스트가 될 것 같았다.
‘그건 별로 좋지 않지만.’
즐거움을 못 느끼는 순간이 오길 원하지는 않았다.
‘초심. 초심으로 돌아가서.’
“후우.”
프로게이머를 이루었다.
하지만 벌써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AV 배우들과 놀고 있다.
유부녀들도 공략했다.
수도 없이 많은 여자를 안았다.
‘뭘 해볼까?’
가수도 해보았다.
유명해졌지만 성취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먹자.’
그나마 질리지 않고 계속 즐길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이었다.
‘이번에는 뭘 먹어볼까?’
물론 음식도 점점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아주 가끔 담백한 단백질 요리를 즐기지만 화끈하고 자극적인 요리가 맛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요리를 시작했다.
‘이제 뭘하지?’
요리를 해서 뭔가 해먹으면서도, AV를 찍으면서도 방황이 이어졌다.
점점 줄어드는 자극에 강지건은 계속해서 ‘절제’를 떠올렸다.
‘자극적이지 않은 삶을 살려면 뭔가 참아야 하는데.’
금욕적인 생활을 떠올려보았다.
자신을 가두는 생활.
‘당분간 섹스를 안 해볼까?’
결국 강지건은 성욕을 억눌러보기로 했다.
‘맛있는 물을 마시고 싶다면 땀을 흘린 뒤가 좋지.’
“당분간 섹스는 없다.”
“넷?”
“다른 걸 해볼 생각이야.”
강지건은 방황해보기로 했다.
“이대로 계속 하다가는 사는 게 지루해질 거 같아.”
“도와드릴까요?”
“아니, 그냥 내가 해볼게. 이제 시간은 문제가 아니니까.”
힘을 얻게 된 강지건은 알 수 있었다.
이제 수명은 문제가 아니었다.
절대 자연사 할 수 없는 몸이었다.
‘뭘 해볼까?’
고민 속에서 강지건은 대본을 잡았다.
‘일단 영화계나 둘러볼까.’
영화를 찍기로 했으니 일단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