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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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와인도 비싼 와인들이 있다.

그런데 비싼 와인이 무조건 더 맛있는 건 아니다.

브랜드 가치와 여러 외적인 요소들이 결합해 더 비싼 가격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심리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와인은 그해 포도의 질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변한다.

위스키도 별 반 다를 것 없었다.

싱글몰트의 경우에는 굉장히 엄격하다.

무조건 100% 보리만을 증류한 것이어야만 한다.

결국 사용된 보리의 질과 증류소의 능력에 따라, 혹은 그 해 사용된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12년 혹은 18년 등등 숙성 기간이 오래되면 더 맛있을 거라 생각할 순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사용된 보리의 질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숙성 기간만 놓고 더 좋은 것이라고 하긴 무리가 따른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와인이라고 무조건 더 맛있는 게 아니다.

그냥 더 비싼 와인일 뿐이다.

더 오래 보관했고 생존했다는 것에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오래된 와인의 보관 상태가 나쁘면 맛도 떨어진다.

다만 비싸기 때문에 더 맛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가격을 모르고 마시다보면 상황에 따라 싸구려처럼 느낄 수도 있다.

심리적인 영향이다.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숙성 기간 도중에 뭔가 사고가 있을 경우 맛이 떨어질 수 있다.

가격에 따라, 희소성에 따라 기분이 좌우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분위기다.

마실 때 품고 있는 심리적인 요소들이 술의 맛을 좌우한다.

반한 사람과 함께 마실 때의 술은 뭐가 되었든 끝내주고 환상적일 때가 많은 것처럼.

“어쨌거나 비싼 선물 받았는데. 뭐 원하는 거 있어?”

강지건은 김재연을 편하게 대했다.

그렇게 해도 김재연은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김재연은 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라다 엔터테인먼트에 더 충성하는 상태였다.

진매령의 미인공 로션을 사용하게 된 이후 포로가 되었다.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라다 엔터테인먼트로 옮길 수 있을까요?”

“굳이?”

“그냥요.”

강지건은 피식 웃으며 김재연에게 다가갔다.

‘아, 안아줬으면.’

문득 성욕이 치솟는 김재연이었다.

‘나도 타임걸즈처럼 안아줬으면.’

라다 엔터테인먼트를 여러 번 들락거리다보니 눈치 채게 되었다.

강지건과 타임걸즈의 끈적끈적한 관계를.

하지만 절대 어디 가서 입을 열지 않았다.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대신 어쩌다 한 번 보게 된 강지건의 대물을 떠올리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알고 지낸지 꽤 됐지?”

“네.”

“나랑 하고 싶지?”

강지건은 직구를 던졌다.

“네.”

김재연은 피하지 않고 받아냈다.

“하고 싶어요. 먹어주세요.”

뜨거운 눈빛으로 강지건을 바라보는 김재연이었다.

여자관계로 뭘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은 없었다.

순수한 성욕이었다.

“벗어.”

김재연은 망설임없이 옷을 벗었다.

원피스가 흘러내리며 댄스로 다져진 탄탄한 몸이 드러났다.

“맛있게 세팅해봐.”

“네.”

하이힐만 신은 상태로 뒤돌아서서 허리를 숙였다.

“이건 어떤가요?”

“잘 보이게.”

엉덩이를 잡아 벌린다.

은밀한 곳이 드러나고 있었지만 수치스러운 표정 대신 기대감이 치솟았다.

“대물로 찔러서 드세요.”

바지를 내린 강지건은 애무도 하지 않고 찔러넣었다.

쑤욱.

애무도 없이 바로 들어갔지만 김재연은 금방 적응했다.

이이서 한쪽 다리를 들고 다리 하나로만 균형을 잡는 묘기를 보였다.

들어 올린 다리는 구부리며 뒤에서 찌른 강지건의 허리에 걸었다.

덕분에 몸이 더욱 깁게 숙여지며 바닥을 손으로 짚었다.

가슴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향했다.

강지건은 슬쩍 발을 뻗어 가슴을 톡톡 건드렸다.

“으응!”

발가락으로 가슴을 꼬집자 김재연은 신음을 흘렸다.

“양 손으로 버텨봐.”

김재연이 양 손으로 바닥을 짚자 강지건은 두 다리를 잡아서 들었다.

졸지에 팔로만 지탱하게 된 상황.

김재연은 살짝 힘들었지만 견뎌냈다.

출렁출렁.

대물이 안을 찌를때마다 느껴지는 쾌감에 정신이 없었다.

“아아, 힘이. 힘이.”

문제는 자꾸 힘이 빠지는 것.

결국 팔뚝을 바닥에 대며 몸을 지탱했다.

얼굴이 바닥에 쓸리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였다.

획.

강지건에 의해 허공으로 들어올려졌다.

잠시 허공에 떠 있던 김재연은 아래로 떨어지며 강지건에게 안긴 상태가 되었다.

쑤우우우우우우욱!

대물이 정확하게 구멍에 꽂혔다.

“햐욱!”

강하고 빠르게 안을 찌르는 대물에 김재연은 깜짝 놀랐다.

잠시 그대로 있자 쾌감이 번졌다.

그때 쑤욱 뽑혔다.

허공으로 다시 던져졌다.

쑤우우우우우우우우욱!

떨어지며 다시 대물에 꽂혔다.

“후엑!”

장난감처럼 다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김재연은 불안 속에서도 모든 것을 맡겼다.

‘이게 돼?’

의문 곧 쾌락 속에 지워졌다.

기상천외한 섹스였다.

리프팅 섹스.

축구 선수가 리프팅을 하는 것처럼 김재연은 허공으로 튀어오르다 대물에 안착했다.

처음에는 손을 쓰던 강지건은 뒷짐을 졌다.

이어서 김재연이 떨어질 때 절묘하게 움직여 대물로 구멍을 찌르며 받아냈다.

“햐악!”

쿵.

쿵.

강력한 찌르기에 온 몸이 울린다.

‘이게 어떻게?’

인간의 힘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허나 이내 생각을 지우고 열심히 즐기기 시작했다.

“더! 더 해줘요!”

“오케이!”

허공에서 외치자 강지건이 호응한다.

리프팅은 계속 이어졌다.

김재연은 구멍이 쓰라릴 때까지 즐겼다.

“아파요.”

강지건의 사정으로 섹스가 끝나자 김재연은 울상을 지었다.

“약 발라줄게.”

상점에서 산 약을 발라주자 금방 나았다.

마법으로 만든 약이기 때문에 효과가 매우 좋았다.

“정말 놀랐어요. 어떻게 그렇게 해요?”

“뭘?”

“번쩍번쩍 들었잖아요.”

“힘이 좋으니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품에 기댄 김재연은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믿기지가 않아.’

강지건 그리고 검녀 헬스클럽의 등장으로 김재연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힘없는 트레이너에서 단숨에 이사로 승진했다.

회사에서는 최고의 예우를 해준 셈이었다.

진매령과의 관계가 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

덕분에 좁아터진 원룸에서도 탈출했고 여러 사람과 만나며 대접 받고 호강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김재연은 더더욱 강지건과 진매령 그리고 윤경미에게 충성심을 키웠다.

자신이 누리는 것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확실했으니까.

“그런데 저 괜찮았어요?”

“응, 맛있었어.”

“앞으로 계속 맛집으로 남도록 노력할게요. 또 찾아주실 거죠?”

“나 여자 많은데 괜찮겠어?”

“알고 있었어요. 타임걸즈랑 그렇고 그런 거.”

“봤구나?”

정확히는 보여준 것이었다.

초인인 강지건이었다.

평범한 지구인인 김재연이 이목을 속이고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김재연에게 슬쩍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하나의 시험.

김재연은 완벽하게 통과했다.

충성심을 입증했으니까.

“네.”

“그거 알아? 사실 보고 있는 거 알고 있었어.”

“그랬군요. 시험하신 건가요?”

“응.”

“저 합격?”

김재연은 두근거리는 표정이 되었다.

“응, 합격. 이제 너도 내 애인.”

“기뻐요. 월드 스타 애인이라니.”

“그럼 선물 받을 시간이야.”

마겔을 방문하게 된 김재연은 바람의 힘을 얻게 되었다.

라다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인터넷 방송을 위해 마련된 곳에서 강지건은 병을 하나 꺼냈다.

“여러분 이거 보이죠?”

> 아니 저것은?

> 진짜?

> 짝퉁이면 진짜 눈물 날 텐데.

“짝퉁 아닙니다. 이게 2000만원짜리 위스키에요. 근데 사실 위명에 비해 맛은 조금 떨어지네요.”

> 으잉?

“모든 오래된 술이 다 맛있는 건 아닙니다. 와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거죠. 위스키의 경우에는 곡물을 이용하는데 이 싱글몰트는 보리 100%입니다. 한 마디로 질 나쁜 보리로 만들면 술 맛이 안 사는 거죠. 요리 해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재료가 나쁘면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힘들다는 거. 물론 술맛을 올리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린다면 더 좋은 맛을 낼 수도 있을 겁니다.”

> 그래서 진짜라고?

> 2000만원?

> 한 잔에 막 백만원쯤 되나?

> 겁나 비싸

> 소주가 몇 병이냐

“어쨌거나 오늘은 위스키와 함께 해보겠습니다.”

강지건은 방송을 하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하지만 책상 아래에선 김재연이 열심히 대물에 봉사하는 중이었다.

술을 마시며 봉사를 받고 잘난 척하고.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채팅이 올라온다.

‘느낌이 좀 약하네.’

자랑할 때 느껴지던 쾌감이 조금 약했다.

‘이게 익숙해진다는 감정인가?’

무엇이든 계속 반복되다보면 자극이 약하게 느껴진다.

익숙해지며 적응하는 것이다.

신기하게 느껴지던 것이 반복되면 식상하게 느껴진다.

처음 재벌물 소설을 봤을 때 느꼈던 쾌감이 한 100개 정도 반복해서 보다보면 어지간한 재벌물에는 꿈쩍도 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지적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

처음 야동을 봤을 때의 쾌감도 시간이 지나면 식상해지는 것처럼.

자극이란 것이 그랬다.

‘이 짓도 슬슬 접어야 하나?’

처음에는 가벼운 술 한 잔으로 시작했던 사람이 점점 술이 늘더니 결국 알콜 중독에 이르는 것처럼.

이럴 땐 선택지가 있었다.

‘절제? 아니면 폭주?’

두 가지 선택지가 강지건의 앞에 놓여 있었다.

‘폭주해도 괜찮을까?’

더 강한 자극을 탐하는 것이 폭주.

반면 절제는 오히려 끊어내면서 다시 감각을 원상태로 복구시킨 뒤 다시 접하는 것이다.

‘부실 순 없어.’

지구는 연약했다.

폭주하다보면 부셔버리게 될 거 같아 강지건은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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