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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소고기가 숭덩숭덩 썰렸다.
요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맛있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차르르르.
고기 익는 소리.
이어서 양념이 투하된다.
강지건이 만드는 것은 찹스테이크였다.
“이게 뭐 생긴 건 이래도 여기서 몇 개만 바꾸면 프랑스 요리처럼 만드는 게 가능하지.”
“비프 부르기뇽이요?”
“맞아. 잘 아네.”
비프 부르기뇽. 대충 해석하면 부르고뉴식 소고기란 뜻이다.
“부르기뇽이 더 맛있지 않을까요?”
“그건 사람마다 다르지. 실력에 따라 다르고.”
강지건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와인을 요리에 써야 하는데 이게 잘못 만들면 차라리 그냥 구워먹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 들이는 품에 비해 결과물이 별로인 경우도 자주 나오고.”
“으음, 그래서 찹스테이크인가요?”
“찹스테이크도 나쁘진 않아. 만드는 방법이 간편하니까. 만들어진 스테이크 소스나 돈가스 소스 넣고 해버리면 그만이니까. 요리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이쪽이 더 나을 걸?”
“헤에.”
찹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 강지건이 사용한 것은 케첩과 돈가스소스였다.
“자, 완성. 먹어봐.”
“이거 제가 대접해야 하는데.”
“고기는 대신 비싼 걸로 많이 샀잖아?”
양이 엄청 많았다.
“먼저 먹고 있어봐. 난 이제부터 집중해야 하니까.”
찹스테이크를 마주한 메구미는 고기를 한 점 찍어 먹었다.
“음!”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맛.
더구나 포근하고 그리운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맛있어요.”
“다행이네.”
옆에서 야은설이 웃으며 요리를 맛보았다.
“역시 타로 요리가 최고.”
“이 정도면 정말 가게를 내도 될 거 같은데.”
“요식업은 일은 많은데 돈 벌긴 힘드니까.”
프렌차이즈 오너가 되면 편해질 수 있다고 하지만 성공하는 케이스보다는 실패하는 케이스가 더 많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며 진상을 상대할 일도 많다.
성실하게 일한다고 해서 돈이 더 많이 벌리는 것도 아니다.
맛은 별로고 재료도 싸구려인데 티비에 나오거나 유행을 타서 엄청 손님이 몰려 돈을 버는 인간들도 있었으니까.
성실하게 장사할 경우에는 단골들이 생기지만 근처에 경쟁자가 나타나면 단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사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단골손님이 꼭 의리 생각하면서 가게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뭐 가게보다는 요쪽으로 넘어온 거지만.”
“흐응, 그렇군요.”
메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타로라면 일류 호텔 쉐프도 될 수 있었는데 본인이 싫어서 안 한 거니까.”
“취미가 직업이 되면 고통스러워져. 광기가 없으면 버티지 못해.”
“봐.”
“하지만 부상으로 할 수 없게 되면 광기로도 버티지 못하죠.”
메구미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응?”
“아뇨, 죄송해요.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나서.”
“뭔데? 속 시원히 말해봐.”
고기를 다시 한 점 입에 넣은 메구미는 조용히 맛을 음미했다.
‘얘기해볼까?’
가슴에 쌓아두고 있던 이야기가 있었다.
“저는 어려서부터 발레가 좋았어요. 사랑했죠. 그래서 발레리나가 되었는데.......”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며 달린 인생.
부상으로 인한 은퇴 엔딩을 맞이해버렸다.
“배드 엔딩이죠. 그래서 방황하다보니 스트립 바에서 춤을 추게 되었어요. 그것도 무대라고 올라가면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지더라고요.”
“흐응.”
“그런데 이젠 그것도 하지 못하게 될 거 같네요.”
“왜?”
“스토커. 아마 스트립바에서 절 보고 따라 붙은 걸 거예요. 어제 팬과 만나는 자리에 나타났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종종 봤던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구나.”
야은설은 어설픈 위로는 하지 않았다. 그때 강지건이 커다란 그릇에 찹스테이크를 가득 담아 식탁에 내려놓았다.
“비켜봐. 나 먹어야 해.”
강지건은 포크로 고기를 계속 찍어 입에 넣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꾸준히 입에 넣는 모습이었다.
“정말 강지건 많이 닮았네요.”
“근육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어. 운동도 그만큼 하니까.”
“그렇군요.”
잠시 뒤, 강지건은 식사를 마쳤다.
“아, 잘 먹었다. 고마워. 덕분에 고기로 포식했네.”
“별 말씀을요.”
“그럼 슬슬 일어나볼까?”
“아, 저기.”
강지건이 일어나려하자 메구미는 저도 모르게 막았다.
‘이대로 보내기 싫어.’
오랜만에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기분이 좋았다.
더구나 야은설은 메구미를 구해준 은인이기도 했다.
“조금 더 놀다 가셔도 되는데.”
“우리 모텔 갈 건데?”
“앗.”
야은설의 노골적인 말에 메구미의 볼이 붉어졌다.
“너도 같이 할 거면 여기 있고.”
“네?”
“할래?”
야은설의 직설적인 말에 메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타로 괜찮지?”
“나야 좋지.”
‘모든 것은 계획대로.’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생활도.
한 마디로 작업을 친 것이었다.
가장 빠르게 메구미를 공략할 수 있는 길로.
한 마디로 치트키를 가지고 하는 공략이었다.
“그럼 일단 준비를 해야지? 이런 분위기는 좀 그러니까. 메구미도 그렇지?”
“아, 네네.”
갑자기 친한척하는데도 메구미는 받아들였다.
“앞으로 날 유키라고 불러도 돼.”
“네, 유키씨.”
“타로는 타로니까 신경 쓸 거 없고.”
“풉.”
유쾌한 분위기 속에 뒷정리가 시작되었다.
설거지를 하고 커튼을 치고 음악을 튼다. 이어서 양초에 불을 붙이고 실내 등을 끈다.
은은한 촛불 만이 빛나는 공간.
뭔가 몽롱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메구미는 야은설에게 안겼다.
이후 강지건이 다가와 반대편에서 메구미를 안았다.
강지건과 야은설이 키스를 하는 동안 메구미는 사이에 끼어 이를 바라보았다.
‘우와.’
남자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때였다.
강지건과 야은설의 손이 메구미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파고든 손이 양 가슴을 쥐었다.
발레를 하느라 다이어트를 심하게 했다.
이 때문에 사실 메구미에겐 가슴이라 할 만한 게 거의 없었다.
살짝 살이 좀 붙은 정도.
빈유.
하지만 그래도 꼭지는 어느새 커져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절벽에 달린 블루베리 같았다.
“흑.”
하지만 그렇다고 감각이 없는 건 아니다.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손을 허우적 거리자 야은설과 강지건의 허벅지가 만져졌다.
이어서 서로의 옷을 벗기는 시간이 찾아왔다.
한 겹씩 벗겨지며 피부를 맞대었다.
“아.”
강지건이 벗자 문신이 새겨진 몸이 드러났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힘을 풀었다.
“타로씨는 야쿠자였나요?”
“아, 조직 생활을 하고 있긴 하지.”
거짓말은 아니었다.
강지건의 조직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조직의 수장인 강지건은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왜? 두려워?”
“아뇨.”
스트립 바의 오너도 야쿠자였다.
물장사 쪽으로는 어딘가의 조직과 연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영업은 힘들다.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다 싶으면 잡아먹으려 드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으니까.
자신들의 업소가 손해를 보는 꼴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또한 야쿠자에게 상납하는 업소들이 경쟁 업소를 해치워달라고 청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 이쪽 업계에서 활동하는 메구미에게 야쿠자의 존재는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안아주세요.”
메구미는 팔을 벌렸다.
강지건이 위에 올라탔다.
야은설이 옆에 누워 메구미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키스했다.
“메구메구는 아기 같아.”
“그런가요?”
“귀여워.”
야은설이 메구미와 바짝 붙었다.
그 순간이었다.
쑤욱.
거대한 대물이 구멍을 파고들었다.
“흐힉!”
거대한 존재감에 깜짝 놀랐다.
동시에 쾌락에 부르르 떨었다.
“아.”
‘이런 건 처음인데.’
외롭지 않았다.
발레를 그만 둔 이후로 방황하던 마음에 불빛이 들어왔다.
메구미는 허우적거리며 불빛을 향해 나아갔다.
번쩍.
가까이 갈수록 불빛은 더욱 현란하게 시야를 어지럽혔다.
“흐응!”
철퍽철퍽철퍽.
파도소리가 요란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등대를 향해.
길고 긴 방황 끝에 마음은 항구에 정박했다.
“아아아아아아아!”
행복했다.
드디어 돌아왔다.
절망이 먼지처럼 흩어진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단단한 대물에 마음이 고정된다.
메구미는 더욱 달라붙었다.
‘좋아.’
마음이 포근해졌다.
세상이 깜깜해졌지만 편한 마음으로 아늑함 속에 정신을 던졌다.
메구미가 절정에 도달하더니 결국 잠들었다.
“주인님.”
야은설은 메구미의 위에 엎드리더니 엉덩이를 들었다.
일부러 연출하는 야한 모습.
쑤욱.
대물이 야은설을 꿰뚫었다.
“햐윽!”
“좋아?”
“네, 주인님의 대물은 언제나 옳아요. 행복해요.”
두 사람은 연신 사랑을 나누었다.
중간에 메구미가 깨어나면 다시 셋이 어우러졌다.
밤새 멈추지 않았다.
고기를 먹은 힘을 전부 섹스에 쏟았다.
세 사람의 관계는 새벽이 되어서야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