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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었습니다-188화 (188/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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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여러 유령 회사와 은밀한 납품 경로가 만들어졌다.

미인공 로션을 제작하는 곳은 무왕계에 지어져 있었다.

검녀문이 있던 자리에 공장이 세워졌고 검녀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검녀문에서 만들어진 미인공 로션은 포털을 통해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컨테이너에 선적된다.

이것이 배를 타고 대한민국에 도착하는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에 세워진 유령 회사의 이름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추적해봐야 소용없다.

또한 미국에 ‘미인공’이란 회사가 세워졌다.

화장품 회사.

특허신청을 하자마자 1시간도 안 되어 허가가 나오는 일이 있었다.

세계에 동시에 특허 신청을 했다.

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재료명에 눈을 번득였다.

아프리카에서 생산된다는 것에 다들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무리 생물학자들이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고 해도 새로운 종이 발견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안 본 사이에 돌연변이가 나타났을 수도 있는 것이다.

생물학자들을 꾸준히 지원하며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미인공 화장품의 소유주는 진매령과 강지건 그리고 라다로 되어 있었다.

미국 입장에서야 당연히 이를 반겼다.

어쨌거나 중요한 기술을 가진 회사가 미국에 자리 잡고 있으니까.

특허낸 기술은 바로 국가에서 묶어버렸다.

국가핵심기술로.

타국에 절대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은 뉴스에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회사가 세워졌다는 소문도 나지 않았다.

그냥 아는 사람만 아는 일이 되었다.

진매령이 따로 언급하지도 않았으니 다들 조용히 한 것이었다.

애초에 대량 생산을 하지도 않았다.

검녀 헬스클럽 VIP들이나 맛보는 수준이었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굳이 마케팅을 위해 광고할 필요조차 없었다.

명품이라면 광고 좀 하면서 대단하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미인공 로션은 문제가 달랐다.

굳이 알려져 봐야 피곤해질 뿐이다.

어차피 쓸 사람은 쓰니까.

모든 것은 파는 사람 마음이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미인공 화장품은 금융가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회사였다.

만약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기라도 한다면 소리 소문 없이 주식은 사라질 것이다.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한다면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거금을 대출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 채권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돈을 못 갚는 상황이 되면 회사를 압류할 수 있으니까.

회사에 딸린 기술을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검녀 헬스클럽에 조금씩 미인공 로션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던 자들은 절대 생산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정말 꼼꼼히 숨겼군.”

“아프리카의 공장 주소로 가보니 그냥 마을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진짜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할까요?”

“뭐? 막자고? 미쳤어?”

공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막자는 소리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

“가치를 아니까 꼼꼼하게 숨긴 거겠지. 그냥 세관에서 꼼꼼하게 조사해서 불법적인 것이 없는지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내. 중요한 건 특허에 나온 식물들을 찾는 거야. 이게 자연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

동물의 유전자 조작은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금지되었지만 식물의 경우는 다르다.

유전자 조작한 야채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으니까.

식물의 유전자 조작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이었다.

어딘가의 생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유전자 조작으로 특별한 식물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세계 정보기관들이 쫓는 것은 바로 원료였다.

하지만 원료는 무왕계에서 생산되어 관리실을 통해 지구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지구인들은 허락 받지 못하는 이상 절대 찾아낼 수 없다.

아무리 추적하면서 꼬리를 잡으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일본.

영화 제작에 대한 건을 윤경미에게 맡긴 강지건은 다시 관리실을 통해 일본에 왔다.

이번에는 부동산에서 월세를 구하기로 했다.

“야마다 타로씨라고요?”

“네.”

“아, 죄송합니다. 그냥 이름이 음.”

“뭐 어쩌겠습니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인데.”

“그렇죠. 네네.”

가상 인물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자주 쓰이는 일본 남자 이름이 야마다 타로다.

한국으로 치면 홍길동 쯤 된다.

신분증도 완벽하게 있으니 강지건이 일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실종자의 신분증으로 개명신청해서 만들어낸 이름이란 것도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일본 행정은 전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직접 조사를 하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꼼꼼하다고는 하지만 변화가 없으니 굉장히 느리다.

어쨌거나 월세를 얻은 강지건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에 표적은 와타베 메구미.’

강지건은 스트립바로 향했다.

입장료를 내고 술을 시켰다. 이어서 쇼가 시작되었다.

여자들의 공연은 다 같은 수준은 아니었다.

준비가 덜 된 여자들의 공연도 있었다.

물론 잘 하는 사람도 있었다.

‘메구미군.’

와타베 메구미의 공연 순서가 되었다.

늘씬한 몸.

가슴은 작고 다리는 늘씬했다.

군살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씩 벗어던질 때마다 마른 몸에 붙은 잔근육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날렵한 치타 같은 느낌.

메구미의 춤은 우아했다.

고고했다.

혼자 유유히 호수 위를 헤엄치는 백조 같았다.

스트립바의 손님들은 모두 메구미를 바라보았다.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며 몸이 드러날 때마다 침을 꿀꺽 삼켰다.

딱히 남자를 유혹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메구미는 그저 자신의 춤을 출 뿐이었다.

그러다 다리를 들어올리며 활동적으로 움직였다.

남자들의 시선이 다리 사이를 보기 위해 이리저리 흔들렸다.

메구미는 그저 자신의 춤을 출 뿐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에는 다리를 쭉 들어 올려 모두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남자들은 환호했다.

‘역시 아깝긴 해.’

발레 무용을 전문적으로 배운 메구미는 발레단 소속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발레를 그만두게 되었다.

발레는 발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꽤 있었다.

특히 제대로 된 장비와 레슨 없이 행할 경우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

또한 무리를 하게 되면 부상 위험은 쭉쭉 올라간다.

발레단 소속으로 주연을 따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던 메구미는 결국 부상을 입고 발레단을 나오게 되었다.

발레리나들이 흔히 입는 발부상.

하지만 발부상을 안고 계속 발레를 하는 것은 폭탄을 품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부상을 또 입게 된다.

발에서 시작된 부상은 허리와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치열한 경쟁을 하는 와중에 부상을 입으니 희망이 사라졌다.

절망 속에서 메구미는 결국 안 좋은 길로 빠졌다.

스트립 바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메구미에겐 스트립 바가 춤을 출 무대였다.

다른 무대들도 있었지만 절망 속에 방황하다 스트립바에 서게 되었다.

춤보다는 여자의 몸에 관심 많은 관객들.

하지만 메구미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공연을 이어나갔다.

돈은 잘 벌리니까.

인기가 꽤 있어서 공연 요청이 꽤 많았고 돈도 잘 벌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강지건은 와타베 메구미를 선택했다.

‘조금만 놔두면 더 심한 짓도 하겠어.’

절망에 빠진 사람은 합리적인 선택보다는 감정적인 선택을 한다.

때로는 자학을 넘어 자해를 하기도 한다.

분석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꿀꺽해버릴 생각이었다.

쇼가 끝나고 공연을 봤던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물론 이것도 다 돈 내고 티켓을 사야 한다.

업소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다.

미국식 스트립 바가 있는가 하면 팬클럽 같은 행사를 하는 곳도 있었다.

일본의 아이돌들이 하는 악수회처럼 메구미가 공연했던 스트립 바에서는 팬과의 만남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물론 유료다.

“사진도 찍으실 건가요?”

“네. 다 해주세요.”

함께 사진 찍는 것도 돈을 낸다.

메구미는 영혼없는 표정을 대충 행사에 참가했다. 그렇게 하는데도 사람들은 좋다고 말을 붙였다.

“생각해볼게요.”

한 번 밖에서 만나자는 이야기에 이렇게 답해버리는 메구미였다.

싫다고 하지도 않는다.

‘저 녀석은.’

강지건은 다음 남자가 메구미에게 접근하는 게 보였다.

‘스토커.’

연예인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스토커가 붙을 수 있다.

스트립 바에서 공연을 하는 메구미에게도 스토커가 붙었다.

‘행색을 보아하니 오늘 일 저지르겠군.’

불만과 분노 안타까움 소유욕 등 감정이 휘몰아치는 스토커에게서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중이었다.

강지건은 이를 읽고 있었다.

하지만 스토커는 사람이 많을 때 사고를 치지 않고 물러났다.

‘나중을 기약하려는 건가?’

강지건은 폰으로 관리실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야은설이 오겠다고 했다.

서번트인 야은설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토커 제압은 손을 안 써도 가능했다.

“춤 멋지던데요.”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멋진 공연 부탁합니다.”

강지건은 질척거리며 달라붙지 않았다.

인사하며 얼굴도장만 찍고 물러났다.

행사가 끝나고 건물을 나서는 메구미는 여전히 영혼없는 표정이었다.

‘오늘은 뭐 먹을까?’

깊은 생각 따윈 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스트립 댄서가 된 이후 멈췄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춤을 추고 돈을 모았다.

사치도 하지 않았다.

좋아했던 발레를 할 수 없게 된 순간, 세상은 지옥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터벅터벅.

걸어서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다.

사는 것은 정해졌다.

가장 싼 샐러드 그리고 차.

과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컵라면도 먹지 않는다.

살이라도 찌면 춤도 못 춘다.

과체중은 발레리나에게는 적이었다.

체중이 높을수록 부상 위험이 높아지니까.

발끝으로 서야 하는 상황에서 온 몸의 체중이 집중된다.

군살 없는 몸매가 필요한 이유다.

“안녕하세요.”

계산을 하는데 뒤에서 인사가 들려왔다.

“아, 안녕하세요.”

팬 만남 시간에 만났던 남자였다.

“식사인가요?”

“네.”

“정말 부족해보이는데. 제가 식사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메구미는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어 보았다.

그래서 거절했다.

“아뇨.”

대부분 식사 이후에는 술 그리고 모텔로 정해진 패턴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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