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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시작
일본에서 두 여자를 건져낸 이후 강지건은 귀국했다.
귀국하자마자 한 일은 제타스의 연습을 돕는 것이었다.
사업은 라다가 진행하고 있었으니 강지건이 신경 쓸 일은 별로 없었다.
퀘스트를 설정하는 것으로 당분간 충분했다.
무엇인가 스킬을 왕창 구매하지도 않고 포인트만 엄청나게 쌓아놓는 중이었다.
대신 아이템 구매는 이것저것 했다.
세계 하나를 정화할 때마다 해당 세계의 네트워크를 담당할 우주전함과 화물선 그리고 인공위성들을 구입해 띄웠다.
이렇게 만들어낸 통신망이 세계를 넘어 하나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지건 테크놀로지의 사이즈가 엄청나게 커진 셈이었다.
자산 가치가 높아지며 포인트가 쌓였다.
강지건의 회사는 지구에서보다 다른 세계에서 엄청나게 커지며 포인트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였다.
하지만 그래도 강지건은 안티로프에 계속 연합의 별을 사서 함대를 늘리는 일만 반복했다.
이제 안틸로프 함대에는 연합의 별만 100척이었다.
단일 군단으로 치면 상당한 전력이었지만 안틸로프 전역을 생각하면 그냥 티끌에 불과했다.
“물량을 생각한다면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서번트를 더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점령은 가능해도 정화를 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점령지를 늘리지 못하면 전쟁은 계속 이어진다.
군대를 계속 생산해낼 수 있는 쪽, 전쟁 체력이 강한 쪽이 승리를 거머쥘 확률이 높다.
‘안틸로프만 정화에 성공한다면.’
다른 세계들은 식은 죽 먹기라고 보았다.
벌써 90개에 달하는 세계를 정화했다.
‘곧 있으면 100.’
물론 목록에는 아직도 한참 많은 세계들이 남아 있었다.
언제 또 다시 99% 침식당한 세계가 나와도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현재 안틸로프가 99%에서 멈춰서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해.’
지금도 많은 포인트가 있지만 강지건은 만족할 수 없었다.
“카리아 제국 인구를 더 늘리고 지건 테크놀로지 인구도 좀 늘려봐.”
“기사단과 검녀문도 더 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변한 건 없어. 지금까지 한 것처럼 계속 하는 거야. 포인트를 벌자고.”
“그런데 좀 더 효율적으로 포인트를 벌려면 좀 더 강한 침식이 일어난 세계를 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흠, 그럼 여기가 좋겠네.”
침식도 30%의 세계.
갑자기 확 건너 뛰는 수준이었지만 미샤와 다피림은 눈을 빛냈다.
“어떤 세계로 추정되나요?”
“우주로 도약한 문명인 것은 확실하지만 안틸로프만큼은 아니야.”
“그럼 딱이군요.”
“좋아. 가자.”
강지건은 미샤와 다피림을 이끌고 트레핀으로 향했다.
트레핀.
트레핀의 인류는 자신들의 행성을 벗어나 행성계를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우주 문명으로 도약을 한 것이다.
하지만 행성계 안에서만 머물 순 없었다.
행성계 밖의 또 다른 행성계에 대한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행성계 내부에서 움직이는 것만해도 엄청나게 힘든 상황에서 다른 행성계에 도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어마어마한 공간이 중간에 있으니까.
무엇보다 검은 공간이라고 그것을 비어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방에 불이 꺼졌다고 방안의 물건들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냥 빛이 밝히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냥 진공이 아니라 가스로 가득한 공간일 수도 있고 블랙홀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우주 먼지나 운석들로 가득한 곳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이리저리 흘러 다니다 간혹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는 못한다.
혹은 외부의 자극, 함선의 이동으로 인해 폭발이 촉발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한 우주의 지도란 것도 작성해야만 한다.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너무 먼 곳까지 나왔는데 다시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미아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주 항해에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21세기 지구의 로켓 기술만으로는 우주 개척은 환상에 더 가깝다.
우주를 돌아다니는 외계인들 입장에서는 자기 행성도 벗어나지 못한 미개한 종족일 뿐이다.
그런 미개한 종족이 우주의 중심인 양 잘난 척을 한다면 얼마나 웃길까?
여러 세계를 단숨에 오갈 수 있는 강지건의 입장에서는 안틸로프조차 아래로 보일 뿐이었다.
지구는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어쨌거나 기술력만 놓고 보면 트레핀은 지구보다 더 발전한 문명이었다.
자신들의 고향 행성을 벗어나 행성계 자체를 지배 아래 두었으니까.
슈우우우욱.
갑자기 우주 공간에 나타난 전함 한 대.
바로 강지건의 전함이었다.
연합의 별이었다.
이제는 침식 정화를 위해 서번트를 보낼 때 연합의 별을 이용했다.
연합의 별은 사람이 없어도 운용이 가능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많은 부분을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했으니까.
하지만 인공지능이 학습을 통해 내리는 결정이 꼭 인간의 마음에 든다는 법은 없다.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다.
감정의 영역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명령권자, 인공지능에 명령을 내릴 인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선택을 최대한 보조하기 위해 존재했으니까.
누굴 구하고, 누굴 희생할지 정할 땐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승리만을 위한 결정을 인공지능에게 내리게 한다면 1%의 전력이 남을 때까지 나머지를 모두 희생시킬 수 있다.
혹은 패배라 판단되면 싸워야 할 상황에서도 아군을 버리고 후퇴해버릴 수도 있다.
파괴하지 말아야 할 것도 파괴할 수도 있다.
이러니 인간의 선택이 정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연합의 별에도 사람은 필요했다.
미샤와 다피림 두 사람이 전함의 많은 부분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었다.
많이 바빠지겠지만 두 사람은 서번트였다.
인간을 초월한 초인의 인지능력과 판단능력 덕분에 많은 승무원이 할 일을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다.
“스캔 결과 주변 인공위성에서 침식 확인되었습니다.”
“침식은 알아서 처리해.”
“네.”
행성계 스캔 도중이었지만 전투가 시작되었다.
미샤가 전투기갑을 이끌고 출격했다.
전투기갑 앞에 인공위성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뒈져버려!”
강지건에게 안길 땐 쾌락에 미친 여자였지만 침식된 존재를 만나면 악마로 돌변하는 미샤였다.
해병대 특유의 광기가 몸을 맡기고 파괴 행위에 들어갔다.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미샤만 미쳐 날뛰는 게 아니었다.
다피림도 출격해버렸다.
“이리 와 이 자식들아!”
다피림은 공격기를 타고 출격했다.
공격기는 전투기갑에 비해 많이 저렴하고 무장도 부실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다피림이 보유한 스킬들이 보충해주었다.
특히 초능력, 번개의 힘과 이를 증폭해주는 마나연공법 초월의 날개 덕분에 무장은 큰 의미가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강해지는 상황에서 강지건에게 수없이 안기며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강해진 다피림은 파괴를 하면서도 갈증을 느꼈다.
아직 안틸로프의 침식과 싸우지 못하는 상황이니 적을 압살하는 상황에서도 절대 방심하지 않았다.
‘난 약해!’
“난 약하다고! 그러니까 어서 죽어줘!”
다피림은 광기를 보이며 파괴 행위를 이어나갔다.
침식된 존재는 하나도 남겨놓지 않을 기세였다.
스캔이 끝나고 모든 위치가 확인되자 실시간으로 움직인 두 서번트 덕분에 트레핀은 빠르게 정화되었다.
“아아, 들리나?”
강지건은 트레핀의 사람들에게 통신을 시도했다.
“당신들은 누굽니까?”
“우린 침식과 싸우는 자들이다. 내 부하들의 활약을 잘 보았나?”
“보았습니다.”
“앞으로 이곳은 카리아 제국의 영역이다. 인정하는가? 안 하면 인정할 때까지 파괴하겠다.”
“인정합니다.”
침식과 싸우면서 기진맥진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너무나 쉽게 침식을 물리치며 정화해버린 자들이 바로 강지건과 서번트들이었다.
이런 존재들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힘이 있으니 협박이 쉽게 먹힌다.
“좋아, 카리아 제국인들이 늘었으니 좋구.”
“저, 그럼 앞으로 통치는 어떻게.”
“너희들에게 맡기겠다. 다만 카리아 제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그리고 앞으로 제국의 기업이 이곳으로 진출할 것이다. 편의 좀 봐줬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트레핀의 세력들이 카리아 제국을 받아들이자 포인트가 쭉쭉 올라갔다.
인구가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강지건은 신경 써서 여러 대의 전함을 사서 배치했다. 아울러 인공위성도 대량으로 뿌리고 화물선도 배치했다.
이렇게 포인트를 썼지만 트레핀을 정화한 뒤 카리아 제국 아래에 두면서 벌어들인 포인트보다는 적었다.
“먹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강지건은 안틸로프에 바로 네크워크를 연결했다.
순간 관리실을 통해 트레핀을 감시하는 게 가능해졌다.
수많은 정보가 이용 가능해졌다.
문명은 물론 문화까지 모두 습득 가능했다.
하지만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조직의 성장이었다.
지건 테크놀로지가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트레핀에 알려졌다.
바로 접속이 이뤄졌고 지건 테크놀로지의 안틸로피인들과 교류하려는 자들이 줄을 섰다.
채용과 투자가 이뤄졌다.
아직 뭔가 사업을 제대로 시작한 것도 아닌데 엄청난 금액의 투자를 받으며 지건 테크놀로지는 성장해버렸다.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포인트가 쏟아져 들어왔다.
강지건은 빠르게 퀘스트를 다시 설정했다.
‘후우, 진짜 많이 벌리네. 역시 문명 사회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커.’
흐뭇하게 웃으며 강지건은 두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화가 완료되자 돌아온 미샤와 다피림은 강지건 앞에 옷을 벗고 봉사하고 있었다.
언제나 하는 일이었다.
‘행복해.’
미샤와 다피림은 정화 작업을 마친 뒤에 하는 섹스를 제일 좋아했다.
할 때마다 짜릿했다.
강해진 것을 느끼면 더 짜릿했다.
“이제 30% 정도는 괜찮은 거 같네.”
“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우리 둘만으로 문제 없습니다.”
“그럼 앞으로 30%까지 자유롭게 정화를 해보자고.”
“네.”
더 위로 도전할 수도 있지만 강지건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일단 100개를 채워봐야지. 그럼 또 뭔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뭔가 업적을 세울 때마다 특별한 것이 주어졌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업적을 노리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세 사람은 연합의 별을 이끌고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헤룹!”
“흐룹!”
미샤와 다피림은 지구에서도 여전히 봉사하느라 바빴다.
‘빠르다.’
트레핀에서의 사업 진행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몇 개의 기술 특허를 등록한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울러 많은 이권을 보장 받았다.
지건 테크놀로지가 바로 카리아 제국의 주인인 강지건의 회사임을 알게 되니 이권을 내놓으며 오히려 동맹을 강화하는 수법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회사 지분을 헐값에 넘기는 대신 확실한 관계를 확인 받는 것이었다.
덕분에 지건 테크놀로지의 트레핀 지사는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주식 시장에섭 벌어들인 자산만 해도 엄청났고 특허에 대한 제안도 엄청나게 후했다.
너도나도 사용하며 로열티를 내겠다고 할 정도였다.
더구나 트레핀이 더 발전한 문명이라 그런지 사업 성공을 통해 벌어들이는 포인트가 지구보다 더 많았다.
세계 하나를 정화한 것만으로 이런 효과라 흐뭇해진 강지건은 다짐했다.
‘최대한 빠르게 30%대의 세계를 정화해야겠어.’
포인트를 더 많이 벌고 싶으니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럼 이건 됐고.’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니 보상을 받을 시간이다.
“오늘은 제가 치킨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강지건은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치킨을 튀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