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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그리고 수확
-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하야시 모에미를 손에 넣는 순간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주르륵 떴다.
포인트가 들어왔다.
하지만 강지건은 이를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 거야?”
“음, 그러고보니 누구시죠?”
“어라? 나 몰라?”
“음, 비슷하게 생긴 사람은 알지만.”
모에미는 고개를 갸웃했다.
“강지건하고 많이 닮았네요.”
“나 맞는데?”
“네? 에이. 농담도 참.”
모에미는 웃어넘겼다.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강지건이었다. 얼마 전에는 누드 사진으로 디지털 자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었다.
너무나 대단한, 정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자신과 마주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강지건을 보고도 그냥 다른 사람이겠거니 해버렸다.
세상에 비슷한 사람이 없는 게 아니니까.
대통령, 총리 등 유명 정치인과 닮은 사람들도 꽤 많다.
더구나 강지건이 슈퍼스타가 된 이후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당당하게 스타일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얼굴에 스타일까지 비슷하니 분위기가 닮는 경우가 많았다.
“나 맞는데.”
“네?”
“볼래?”
강지건이 전화를 걸었다. 얼마 뒤, 라다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들어온 여자의 모습에 모에미는 입이 쩍 벌어졌다.
“내 친구 라다.”
“네.”
“이제 믿지?”
“네.”
“그럼 이리 와 봐.”
강지건은 모에미를 카리아 제국인으로 받아들였다.
“맹세의 키스를 해.”
대물에 키스를 한 순간 모에미는 카리아 제국인으로 가입되었다.
이후, 마겔로 데려가 한바탕 안아주자 모에미는 불의 힘을 얻게 되었다.
비현실적인 일의 연속이었지만 처음 놀란 것을 빼고 모에미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심장은 무척이나 두근거렸다.
“저 같은 여자에게 이렇게 해주시다니.”
“운이지 뭐.”
강지건에게 능력이 없었다면 모에미와 이어질 일은 없었다.
능력이 만들어낸 인연이었다.
하필이면 강지건의 인식 범위 안에서 일이 벌어졌으니까.
“저기 사토미랑 잘 지내. AV 배우라고 무시하면 안 돼. 선배니까. 알았지?”
“저도 AV 찍을까요?”
“음, 내 여자가 다른 남자랑 찍는 건 그런데.”
“주인님하고 찍으면 안 되나요?”
“그럴까?”
“네, 찍게 해주세요. 복수하고 싶어요.”
모에미는 아직도 남편인 켄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었다.
여고생 시절 사귄 첫 애인, 결혼까지 순정을 이어갔다.
결혼 생활은 상상했던 것만큼 환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언젠가 빛을 볼 날을 기대하며.
하지만 모든 것이 시궁창에 처박히니 복수심이 맹렬히 타올랐다.
남편이었다고 하지만 그냥 죽여 버리고 싶어졌다.
회사 동료를 강간했다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그럴까? 사토미, 레알핑크 2호 배우 계약해.”
“네, 주인님.”
결국 모에미는 레알핑크 전속 AV 배우로 계약을 마쳤다.
“그럼 AV 배우하고 또 해볼까?”
AV 배우가 둘이다.
퀘스트를 설정했다.
“둘 다 엉덩이를 흔들어봐!”
“햐응!”
“히응!”
사토미와 모에미는 엎드려서 열심히 엉덩이를 흔들었다.
하루가 지나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내.
켄은 결국 직장까지 찾아갔다.
“모에미는요? 출근 안 했나요?”
“갑자기 퇴직하셨는데요. 모르셨나요?”
“네?”
‘퇴직이라니? 이게 무슨?’
슬슬 한 가지 생각이 형상을 잡아갔다.
‘나나미 그년이?’
나나미의 이야기를 들은 모에미가 퇴사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가만 안 둬.’
오해.
하야시 켄은 사사키 나나미의 집주소를 알고 있었다.
협박을 하기 위해서 인적사항을 미리 파악해둔 것이었다.
하지만 집을 찾아갔지만 나나미를 만날 순 없었다.
‘기다린다.’
아직 이른 시간.
켄은 집에서 한숨 자고 밤이 되면 찾아오기로 결심했다.
“우리 헤어져요.”
“나나미. 난 괜찮아. 그러니까.”
“헤어져요.”
사사키 나나미는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대체 왜? 나나미. 그 일은 잊고 새출발하면 되는 거야. 응?”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당신도 제 옆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게 힘들잖아요. 저도 그래요. 이런 마음으로 계속 지내는 건 괴로워요. 부담스러워요.”
“나나미.”
“미안해요.”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연인의 행동은 예전에 비해 확실히 변했다.
‘나도 변했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었다.
가정불화를 겪으며 성장한 나나미는 모친이 불륜을 저질렀다가 들켰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용서하셨다.
하지만 아주 가끔 술을 마시거나 분노했을 때는 불륜을 끄집어냈다.
말로는 용서했다고 하지만 가슴 속에 남은 찌꺼기는 항상 주변을 맴돌았다.
결국 이혼하게 되었다.
어차피 바람을 피울 정도로 사이가 벌어진 상태였으니까.
중학교 때 부모의 이혼을 본 나나미는 결혼에 부정적이었다.
여파로 인해 고등학생 때도 연애를 하지 않았다.
졸업하고 취업한 이후 미팅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고처럼 관계를 맺게 되었다.
처녀였다는 사실에 감격한 애인은 굉장히 잘해주었다.
나나미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결혼과 같은 일에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하야시 켄에게 당해버렸다.
우울했다.
결국 우울한 원인을 연인에게 털어놓고 말았다.
말하고나서 후회했지만.
결국 나나미는 이별을 결심하게 되었다.
“저 같은 여자보다 더 좋은 여자와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나나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로 휴가도 끝.’
끌어 쓸 수 있는 휴가는 다 썼다.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출근을 안 할 순 없었다.
돈을 모으지 못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최대한 모아야 했다.
‘패배자가 되진 않을 거야.’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놓고 경력을 쌓아놔야 나이 들어서 편해진다.
험한 일을 당하니 더더욱 결혼할 생각이 없어졌다.
죄책감을 품고 결혼하느니 그냥 혼자 살겠다는 식이었다.
더구나 자신마저 모친처럼 불륜을 저지를까 싶어 불안하기도 했다.
‘행복해질거야.’
나나미는 강하게 마음 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에 도착한 뒤에는 한숨 푹 잤다.
낮에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밤이 되자 일어났다.
‘한 잔 하고 자면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순 있겠네.’
술 마시고 일어나면 다음날 상당히 피곤해진다.
하지만 한숨 자고 일어난 상황에서 다시 자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
결국 술로 잠을 청할 생각이었다.
‘뭘 마실까?’
기분도 좋지 않고 맛있는 안주와 술로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그렇게 편의점으로 향하려 할 때였다.
“나나미짱?”
켄이 나타나자 나나미의 몸이 굳었다.
“무슨 일이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슬쩍 주변을 살폈다.
‘사람 있어.’
“어제 모에미 만났지?”
“아뇨.”
“거짓말. 모에미가 퇴사했는데?”
“저는 모르는.”
순간 나나미는 달렸다.
“따쓰께떼!”
살려달라고 외쳤다.
지나가던 사람이 돌아보는 게 보였다.
“나중에 보자고 나나미짱! 나 시간 많아!”
켄은 뒤를 쫓지 않았다.
‘지가 어쩔 건데?’
나나미를 본 순간 확신했다.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그렇기에 조바심 내지 않았다.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음을 확실히 알려주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푸욱.
“큭!”
복부를 파고든 칼날이 더욱 깊게 파고들더니 비틀렸다.
“이 새끼가.”
켄은 이를 악물고 칼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칼을 찌른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칼을 뽑아냈다.
이후 뒤돌아 달렸다.
“크윽.”
칼로 찌른 것은 나나미의 연인이었다.
이별을 통보 받고 집주변을 서성였다.
그러다 켄을 보고는 이성을 잃었다.
‘나쁜 놈. 다 너 때문이야.’
만약을 위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찌르고 튀었다.
마스크까지 하고 있었기에 특정짓기도 힘들었다.
흉기도 회수했다.
‘지금 만나러 갈게. 나나미짱.’
나나미의 연인은 일단 집으로 향했다.
흉기와 옷을 처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도망쳤던 나나미가 마주한 행인은 강지건이었다.
“무슨 일이죠?”
“도와주세요. 나쁜 놈이 절 노려요.”
“네, 그러죠.”
순간 나나미는 보았다.
강지건의 옆에 붙어있는 모에미를.
“어?”
“안녕? 사사키상.”
자신이 증오하는 남자의 아내와 마주했다.
“우리 조용한데 가서 이야기 좀 할까요?”
“당신 남편과 할 얘기는 없어요.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말아요.”
“그런 얘기가 아니에요. 바보 같은 남편은 어찌되든 좋아요. 경찰에 신고해도 상관없고요.”
“네?”
“그냥 사사키상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래요.”
모에미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잠깐 시간을 내주세요. 같은 직장 동료로서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요.”
나나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람 많은 곳으로 가요.”
“이자카야는 어때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