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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었습니다-170화 (17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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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그리고 수확

“오호.”

바지를 추스르며 일어난 강지건은 사토미를 관리실로 보냈다.

이후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넌 뭐야? 꺼져!”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여자를 위협 중이었다.

“아, 강도냐?”

“뭐?”

여자가 도망치려 하자 남자가 따라가 머리채를 잡았다.

‘흐음.’

젊은 여자였다.

강지건은 천천히 다가갔다.

“흥분하지 말고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봐.”

“상관하지 말고 꺼지라고 했을 텐데?”

남자의 눈이 독하게 빛났다.

‘살의가 가득하군.’

살의, 공격성이 강해지자 남자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아드레날린이 더욱 분출되는 게 강지건의 감각에 잡혔다.

이런 경우에는 이성적인 대화가 쉽지 않다.

상대는 분노해서 한 가지 목적을 실행할까말까 고려중이니까.

표적에 대한 공격.

굉장히 공격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을 끌면서 흥분이 가라앉길 기다려야 했다.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위험했다.

하지만 강지건은 거침없이 다가갔다.

“왜 그렇게 험하게 말하는 거야? 그 여자 혹시 강간하려고?”

“그런 거 아니다.”

“그럼 뭔데?”

“이년의 남편한테 하는 복수다.”

“뭐?”

“이년의 남편이 내 애인을 강간했으니까.”

“아.”

강지건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멈췄다.

그러자 여자가 외쳤다.

“도와주세요! 꺅!”

짜악.

남자가 여자의 따귀를 때렸다.

“닥쳐!”

“그런데 말이야. 네 말이 사실이라고 어떻게 믿지? 그냥 지어낸 얘기일 수도 있잖아?”

“죽어!”

강지건이 더 가까이 다가가자 결국 남자가 덤볐다.

“쯧.”

강지건은 여유롭게 손목을 잡고 칼을 빼앗았다.

어린아이의 손에 들린 과자를 빼앗는 것처럼 쉬웠다.

“어?”

“자, 이제 누가 칼자루를 잡았지?”

“이익!”

남자는 칼을 하나 더 꺼냈다.

“거 참.”

강지건이 또 빼앗자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그냥 가면 보내줄게. 하지만 계속 덤비면 어디 한 군데 잘라버릴 거야.”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마지막으로 남은 칼을 꺼내들고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뒈져!”

이미 얼굴이 알려진 상황.

이대로 도망쳐봐야 결국 경찰에 쫓길 뿐이란 사실을 알기에 남자는 복수를 완성하려 했다.

하지만 강지건이 더 빨랐다.

“어허.”

마지막 남은 칼도 빼앗아 밀쳐버렸다.

“죽이려면 그 놈을 죽여야지.”

“난 그 놈이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었다!”

“그거야 알아서 하고. 그만 가 봐. 당신도.”

남자는 도망쳤다.

하지만 여자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만 가 봐.”

“도와주세요. 제발.”

여자가 다가와 강지건에게 매달렸다.

“일어나봐.”

여자를 일으켰지만 다리를 후들거리며 다시 주저앉았다.

“흐윽!”

“흐음.”

강지건은 잠시 기다려주었다.

여자를 구한 이유는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도 아니고 정의감에서 행한 일도 아니었다.

그냥 호기심이었을 뿐.

하지만 복잡한 사연이 얽힌 것을 알게 되었다.

‘아까 들은 게 사실이라면.’

지독한 상황이었다.

강간당한 여자의 애인이 복수하기 위해 칼을 들고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졸지에 보복의 대상이 된 여자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라 할 수 있었다.

강지건은 여자를 다독여주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나쁜 놈이면 뭐 빼앗아도 되겠네.’

유부녀 공략 퀘스트는 이미 수도 없이 등록된 상태였다. 남의 여자 빼앗기도 마찬가지.

엄청나게 많은 포인트는 아니지만 쌓이다보면 점점 얻게 될 포인트가 커진다.

‘좋았어.’

결심을 한 강지건은 위로를 해주었다.

“안심해. 갔으니까.”

“흐윽.”

여자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또 와도 문제없으니까. 내가 지켜줄게.”

“죄송합니다. 폐를 끼쳐서.”

울던 여자는 억지로 울음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폐라고 할 것까지야.”

“흐윽.”

토닥토닥.

손길에 여자는 결국 일어설 수 있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커피라도 한 잔 사주던가.”

“네.”

여자가 일어났다. 그리고 두 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근처에 지금 영업하는 카페가 없는데.”

“그럼 술이라도 한 잔 살래?”

“네, 그럴게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집에 일찍 안 가도 되고?”

순간 표정이 굳었다.

일부러 건드렸다.

“모르겠어요.”

가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숨긴다.

“술집으로 안내해봐. 놀러 와서 여기 지리는 모르거든.”

“네.”

강지건이 계속 반말을 하고 있었지만 여자는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작은 이자카야.

안으로 들어가 구석의 으슥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은 거친 맛을 가진 위스키와 닭꼬치를 넉넉하게 주문했다.

“술만 사. 안주는 내가 먹는 거니까 걱정말고.”

“아뇨. 안주도 제가 살게요. 사게 해주세요.”

“그래 그럼.”

잠시 기다리자 술과 안주가 나왔다.

“자, 일단 마시자. 건배?”

“네.”

여자는 조심스럽게 잔을 받았다.

첫 잔.

위스키는 매우 거친 맛이었다.

‘싸구려네.’

저렴한 위스키의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도 위스키.

안주로 나온 닭꼬치를 먹자 맛이 어울린다.

‘역시 고기는 정답이야.’

강한 양념이 발라진 닭꼬치의 풍미가 위스키의 거친맛을 감싸주었다.

“잘 마시네.”

여자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잔을 비웠다. 이어서 안주를 입에 넣고 씹었다.

표정이 살짝 풀렸다.

두 사람은 별 말은 하지 않고 술을 즐겼다.

몇 잔 마시니 여자는 알아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봐. 돈 너무 쓰는 거 아냐?”

“괜찮아요. 다 써버리고 죽죠 뭐.”

“죽어? 왜?”

“그런 놈이 남편이라니. 흐윽.”

여자는 절망하고 있었다.

“왜?”

“남편하고는 고등학생때부터 사겼어요.”

고등학생 때 사귄 인연은 졸업과 함께 두 사람을 부부로 이어주었다.

이후 두 사람은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일을 했다.

남자는 공장에 다녔고 여자도 일을 했다.

성실한 것 같은 남편.

하지만 어느 순간 남편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또한 일을 하는데도 돈이 모이질 않았다.

남자는 자신이 번 돈을 여기저기 쓰고 있던 것이었다.

결국 생활비는 여자가 버는 꼴이 되었다.

그래도 부부니까 꾹 참았다.

그러다 지금 사태가 벌어진 것이었다.

“그 놈이 거짓말 했을 수도 있잖아.”

“모르겠어요. 하지만 칼까지 들고 찾아왔다구요. 제 남편 이름도 알고. 그리고 그 애인이란 여자는 저도 알아요.”

“알아?”

“저랑 같은 곳에서 일하는 여자니까요.”

“아.”

한 마디로 면식범의 소행인 셈이다.

“혹시 경찰 때문에 그래?”

“아뇨.”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강간 사건이 벌어졌다고 모두 경찰서를 찾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온 동네에 떠벌리고 싶은 게 아니라면 숨기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경찰에게 조사를 받을 때 더욱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남편에게 경찰이 찾아올 확률은 낮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런 사람이라니. 너무 화가 나요.”

여자가 분노한 것은 수치스럽다는 것이다. 남편의 행동이 수치스럽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절망스러웠다.

더구나 피해자의 애인이 칼까지 들고 찾아온 상황이었다.

“그 사람 때문에 나까지.”

화가 났다.

“어떻게 날 두고!”

해달라는 플레이는 뭐든 다해주었다.

하지만 남편은 결국 다른 여자에게 눈독을 들였다.

“불륜도 아니고!”

바람을 피운 거라면 잠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간이라니.

벌컥벌컥.

뜨거운 술기운과 분노가 뱃속에서부터 머리까지 휘저었다.

술을 마실수록 얼얼해지며 발음이 이상해진다.

여자는 감정에 휩쓸렸다.

“내 인생. 내 사랑. 모두 망가졌어.”

강지건은 여자의 옆으로 다가갔다.

옆자리에 앉아 어깨를 끌어안았다.

“이름이 뭐야?”

“하야시 모에미.”

“모에미.”

“네.”

“오늘은 나랑 놀까?”

끄덕.

“가자.”

남편에게 화난 여자를 꼬드기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하야시 모에미는 근처의 모텔로 들어갔다.

‘못 생겼어.’

강지건의 얼굴을 보면 절대 잘 생겼다는 말은 나오기 힘들었다.

하지만 모에미에겐 얼굴이 중요하지 않았다.

강지건은 강한 남자였다.

거칠고 강했다.

칼을 들고 덤비는 남자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짐승.

“날 봐줘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모에미는 옷을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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