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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그리고 수확

“치사한 인간.”

오경식의 행동은 윤경미에게 그대로 알려졌다.

뒤를 캐는 행동.

단순히 이혼한 아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게 아니었다. 화장품과 관련된 정보를 모은다는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는 뜻이었다.

“협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회사는?”

“이미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윤경미의 사정을 들은 강지건은 피식 웃었다.

“예정대로 진행해요. 그쪽에서 어떻게 하나 그거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

하나의 함정이기도 했다.

노이즈 마케팅.

돈 안 들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다.

사실 미국에 등록한 회사는 유령회사였다.

서류상 존재하는 회사.

애초에 공장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

여기에 적당한 개발도상국에도 유령회사들을 세웠다.

원료는 무왕계에서 직접 공수할 예정이었다.

지구에서 재배할 수도 있지만 비밀이 세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개발도상국에 유령 회사를 세워놓았다.

추적하기 힘들게 해놓은 것이었다.

안틸로프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인간의 탐욕은 현자도 바보로 만들 수 있다고.

어쨌거나 이것이 비밀로 한 이유였다.

‘원료 공장은 못 찾을 거고. 연구소에서 샘플로 만든 거라고 하면 될 테고.’

각본은 만들어져 있었다.

인맥을 통해 소량을 구해왔다.

그것에 대한 임상 실험 겸 홍보를 위한 방송이었다.

이렇게 하면 그만이었다.

“괜찮겠어?”

다만 문제는 윤경미가 강지건과 엮여서 소문이 나는 것이었다.

“절 왜 걱정하세요.”

윤경미는 오히려 강지건을 걱정했다.

“저 때문에 기분 나쁘신 일 겪으실 수도 있는데.”

“이런 것도 재미지.”

힘을 얻게 되니 어지간한 일은 자잘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런 감각이 상류층 인간들에게 망언을 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본인들 입장에서는 별 거 아닌 것 같아서 솔직히 말했는데 서민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소리일 때가 많다.

기만.

예를 들자면 엄청 잘 생긴 남자 배우가 ‘난 못 생겼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진짜 못 생겨서 두꺼비 소리 듣는 사람들 얼굴이 붉어질 법한 소리였다.

또한 1000억 자산을 가진 부자가 ‘난 부자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강지건도 자신의 감각이 맛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즐기자.’

하지만 그렇다고 우울해하지도 않았다.

그냥 힘이 많아졌다는 소리니까.

“OP 그룹에서 태클 걸면 그때부터 적대적인 기사 나오고 어쩌고 하겠지. 그걸 신호탄으로 삼아서 홍보하는 거야. 미국에 본사를 둔 화장품 회사의 기적이라고. 그럼 죄다 묻혀버릴 테니까.”

“하지만 저 같은 여자랑 스캔들이 나는 건.”

“괜찮아.”

강지건은 윤경미를 안아주었다.

몸은 점점 젊어지고 있었다.

관계를 할 때마다 몸에 마나가 쌓였다. 더구나 무공도 조금이지만 익히기 시작한 윤경미였다.

덕분에 몸매가 처녀처럼 탄탄해지고 있었다.

피부에도 탄력이 조금씩 돌아오는 중이었다.

처녀 시절의 미모가 살아나기 시작하며 점점 어린 모습을 되찾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회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제는 눈에 띄고 있었다.

“나이 많은 예쁜 동생도 한 번 가져보고 싶었어.”

“네.”

“착하네.”

강지건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었다.

“이건 놀랍군요.”

“그렇죠?”

강지건의 위튜브를 보던 많은 이들은 한 가지 종류의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돌려다보았다.

바로 윤경미의 영상이었다.

“분명 젊어지고 있습니다.”

“조작의 흔적은요?”

“일단 영상으로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감정을 받았다.

영상에 조작된 흔적은 없었다.

“그럼 성형의 흔적은?”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이건 불가능합니다. 보톡스 시술이 신의 경지에 이르면 이 정도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얼굴을 뜯어고치는 성형은 수술하게 되면 일단 외부에 얼굴을 내놓지 못하게 된다.

수술 직후의 얼굴은 엉망이니까.

칼을 대면 얼굴은 당연히 회복할 때까지 엉망일 수밖에 없다.

쌍꺼풀 수술을 하면 얼굴이 퉁퉁 붓는다.

세수도 제대로 못한다.

때문에 성형 의혹도 많이 줄었다.

“영상을 한꺼번에 찍었을 가능성은?”

“영상을 찍을 때 헬스클럽 회원들과 함께 하는 걸로 조사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분할해서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놀라운 일이군. 관련 논문은?”

“올라온 것은 없습니다.”

“흐음.”

대박의 냄새가 났다.

“가짜일 확률인?”

“저는 가짜일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냥 우리가 모르는 트릭을 사용했을 거 같습니다. 현대 의학으로 밝히지 못했고 관련 논문도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니. 노벨 의학상을 받을 수준인데 말이죠.”

“그렇지.”

노화에 대한 연구는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었다.

돈 많은 부자들이 계속 돈을 투자한다.

성공이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니까.

노화 방지를 넘어 회춘이라니.

노화 방지만 제대로 해도 엄청나게 돈을 벌 수 있다.

오래 사는 게 저주니 뭐니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돈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 안 한다.

자기 돈 다 써보지도 못하고 누려보지도 못하고 죽는 걸 더 두려워한다.

돈으로 젊음을 살 수 있다면 전 재산을 주겠다는 사업가도 있다.

돈은 다시 벌면 된다는 마인드다.

한 번 성공했으니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하지만 젊음은 현재까지는 살 수 없는 것이다.

한 번 지나가면 끝이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아니지, 노벨 의학상 따윈 아래도 내려다보겠군. 의학의 정점 아니겠나?”

노화 방지, 회춘.

불사.

의학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결국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화두다.

의학 자체가 수명 연장을 위해 존재하니까.

그 끝에는 결국 회춘과 불사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조사해. 절대 심기를 거스르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강지건과 라다 엔터테인먼트에 위해를 가하려는 녀석들 있으면 일단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가끔 천재들이 불쑥 나타나서 툭 던지는 것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잘 받아먹는 쪽이 결국 승자야.”

세상을 바꿀 기술을 손에 넣고 파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사업가는 본인이 천재가 아니어도 엄청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다만 천재를 빨리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돈이 될 기술을 알아보는 안목과 약간의 운도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때가 되지 않으면 빛을 보지 못하니까.

양산 능력이 없으면 기술이 금방 빛을 보지도 못한다.

양산 기술 없이 무작정 많이 만들려고 하면 너무 비싸서 팔리지도 않으니까.

‘정말 궁금하군.’

이러한 명령은 세계 곳곳에서 내려지고 있었다.

강지건의 영상을 본 여러 세력들이 벌써부터 군침을 흘리는 중이었다.

‘사실이라면 진짜 대박인데.’

다시 한 번 영상을 돌려보았다.

아줌마가 점점 아가씨로 변해가고 있었다.

“주목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지구의 거대 세력들이 은밀히 움직인다고 해봐야 안틸로프인들이 만들어놓은 감시망을 피해갈 순 없었다.

인공지능이 모두 들여다보고 있었으니까.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 검색하고 찾으려면 힘들지만 인공지능을 이용해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며 유의미한 분석을 이끌어낸다.

물론 미래에는 통신망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첩보전이 잠시 압도하겠지만 결국 이렇게 되면 아날로그식 첩보전이 다시 각광을 받게 된다.

전자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기록되지 않는 방식의 정보 전달.

상대의 암호체계를 뚫느냐 마느냐는 결국 기술력에 달려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첨단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으니 결국 아날로그식 방법이 이용된다.

이런 저런 행사와 사교 모임 혹은 조직원들을 통한 문서 전달, 필담 등등.

하지만 현재 지구인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감청 당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적성국의 기술력을 알고 있으니 안심하는 것도 있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했다.

안틸로프란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저들과 굳이 척을 질 필요는 없지. 적대하지 않으면 내버려둬.”

강지건은 웃어넘겼다.

위협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협박을 하면 박살내고 거래를 하면 얘기를 들어면 될 일이고.”

“알겠습니다.”

라다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요번에 들이신 조직원이 마음에 드시나요? 저도 AV 찍을 수 있는데.”

“그런 거 아냐.”

AV 배우.

강지건도 야동을 본 적이 있었다.

혈기 왕성한 시기에 안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봐도 그림의 떡이라 생각하니 어쩌다 욕구가 쌓여서 폭발할 때만 봤다.

자위의 끝은 꼭 자괴감으로 끝났다.

남 하는 걸 보면서 자위하니까.

‘그냥 여자일 뿐이지만.’

AV 배우인 사토미를 안아본 순간 마법처럼 환상이 풀어졌다.

집착 같은 것이 사라졌다.

한 때 해보고 싶던 일 중에 하나였다.

화면 속의 여인과 섹스.

AV 배우부터 시작해 영화배우까지 수도 없이 많았다.

상대가 좋아서 고른 것이 아니다.

간호복이나 경찰복 같은 제복을 입은 여성을 찾는 것과 같다.

그냥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이다.

강지건의 경우에는 판타지까지는 아니었지만 호기심은 있었다.

그렇기에 응했다.

유부녀인 윤경미에게 호기심을 느낀 것처럼.

‘그래도 재미있었지.’

호기심이 충족되고 욕구가 해소되니 만족이었다.

어차피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것도 아니니까.

소시민에게는 정말 이루기 힘든 행운과 같은 일도 강지건에게는 식후 디저트와 같았다.

‘더 해볼까?’

문득 야동에서 본 것들이 떠올렸다.

이런 저런 플레이들.

이미 라다를 비롯한 서번트들과 조직원들과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은 또 어떨까? 흐음. 그나저나 요즘 기술력이면 성매매 산업에도 엄청난 변화가 올 텐데. 일본 시장을 공략해볼까?’

아이디어 하나가 스쳤다.

강지건은 바로 라다를 찾았다.

“내가 생각한 게 있는 데 말이야.”

이야기를 들은 라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하겠습니다.”

“고마워. 항상 도와줘서 고마워.”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

“사랑해.”

키스를 해주자 라다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저도 사랑해요, 주인님.”

이윽고 두 사람은 하나로 어우러졌다.

염력의 도움으로 허공에서 힘들게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것이 가능했다.

“흐이이이이이잉!”

라다는 더욱 뜨거운 열기를 느끼기 위해 자신을 빙글빙글 돌렸다.

다리를 쭉 펼치고 대물을 꽂은 상태로 맹렬히 회전하는 헬리콥터의 로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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