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161화 (161/353)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세계를 놀라게 할 지건 소프트의 시작

“나 집 나왔어.”

“잘 했어.”

집을 나온 윤경미는 검녀 헬스클럽을 찾았다.

진매령은 웃으며 반겨주었다.

“이제 이혼할 거야.”

“도와줘?”

“응.”

도움이 필요했다. 불륜에 대한 증거는 있었다. 하지만 재판이란 것은 어찌 풀릴지 모른다.

보통 사람들은 재판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유리할 거라 생각하지만 법원은 전혀 다른 세계다.

대응을 제대로 못하거나 논리에서 밀리면 이길 재판도 진다.

더구나 수집한 증거가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증거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재판을 이기기 어렵다.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테니까.

그냥 무죄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본인이 아는 진실이 있더라도 제3자의 입장에서는 진위 여부를 판가름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제대로 싸우지 못하면 억울한 판결을 받아들이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괜히 돈 주고 변호사를 쓰는 게 아니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대신 싸워줄 용병인 것이다.

변호사의 수준에 따라 때로는 유죄도 무죄로 풀리거나 집행유예로 끝나기도 한다.

반면 검사의 수준에 따라 무죄도 유죄로 나오기도 한다.

검사 입장에서는 기소하면 일단 유죄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기소를 입증하는 일이 검사의 실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법원은 정의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진영에서 이기기 위해 싸운다.

이런 세계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계가 바로 법원이다.

때문에 윤경미는 홀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보다 도움을 청했다.

“걱정 마.”

진매령은 바로 라다에게 연락했다.

라다는 포스타에게 도움을 청했다.

포스타에서는 당연히 최고의 변호사를 소개해주었다.

몸값이 매우 비싼 사람이었다.

소속된 로펌도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이혼 절차가 바로 시작되었다.

오경식은 갑작스러운 일에 어이가 없었다.

“지금 합의를 하신다면 조용히 끝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소송이 진행된다면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해지실 수 있으니 합의를 권합니다. 재판이란 게 의외로 사람을 미치게 만들거든요.”

윤경미에게 고용된 변호사는 협상을 가장한 경고를 날려주었다.

오경식은 변호사의 명함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긴 탑레벨 로펌인데?’

그냥 흔히 구할 수 있는 변호사가 아니었다.

“잠시 나중에 다시 찾아오시겠습니까? 제가 지금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변호인이 없어서.”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오경식은 바로 회사 법무팀에 연락을 넣었다.

“어? 그 사람이 찾아왔다고요? 이혼 전문이 아닐 텐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경식은 아내가 이혼 소송을 하며 보낸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괜히 숨기려다가 제대로 도움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

“합의하세요. 그 사람 못 이겨요.”

“네?”

“그쪽 로펌이 요즘 엄청 잘 나가거든요. 아마 재판 들어가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게 될 겁니다. 굉장히 집요하고 끈질기거든요. 이기기 위해서 언론플레이도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기자들하고도 친하고요. 싸우게 되면 사내 입지가 많이 좁아지실 겁니다.”

한 마디로 온갖 안 좋은 일이 다 까발려지게 된다는 소리였다.

이렇게 되면 이미지가 엉망진창이 된다.

“합의를 하신다면 도움을 드리겠지만 재판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결국 오경식은 합의에 응했다.

‘젠장.’

자신의 아내를 아무 것도 모르는 가정주부로 생각해 무시했다가 한 방 먹은 것이다.

고작 하루였다.

하루만에 윤경미는 이혼 합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대단한 사람이구나?”

“뭐 그렇지. 몸값이 비쌌지만.”

“어떻게 갚아야 할 텐데.”

“상관없어. 지구 돈이 돈이니?”

진매령의 말에 윤경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번트들에게 지구의 돈은 그냥 게임 머니와 같은 거였다.

있음 좋고 없음 말고.

벌고자 하면 얼마든지 벌 수 있었다.

이미 세계를 여러 개 가진 상황이었다.

기술도 충분했다.

작정한다면 거지도 지구의 황제로 만들 힘이 강지건에게 있었다.

서번트는 이런 강지건을 돕는 위치에 있었고 윤경미는 강지건이 소유한 조직의 조직원이었다.

“나 팬클럽 정도로 될까?”

“괜찮아. 주인님을 즐겁게 해주면 그걸로 충분해.”

서번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강지건이었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윤경미는 각오를 다졌다.

집으로 돌아온 윤경미는 짐을 챙겼다. 그때 방에 있던 자식이 나왔다.

슬쩍 윤경미를 본 자식은 그대로 부엌으로 가더니 마실 것을 챙겨서 방으로 들어갔다.

짐가방을 들고 있는데도 별 말이 없었다.

“엄마 이혼하는 거 들었지?”

“어.”

“이해해줄 수 있지?”

“뭘?”

순간 윤경미는 말문이 막혔다.

자식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냉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머리가 차가워지며 콩깍지가 벗겨졌다.

귀찮아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식의 얼굴.

“엄마가 귀찮아?”

“몰라. 나 바빠.”

철없는 자식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눈물의 이별 같은 건 기대도 안 했는데.’

자식과 아무런 교감도 되지 않았다.

순간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내가 잘못된 건가? 그럼 떠나줘야겠네.’

윤경미는 집을 나섰다.

눈물이 흘렀다.

집을 나온 윤경미는 크롭스크의 펜트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사실 짐이라고 가지고 나온 것은 추억이 담긴 물건들뿐이었다.

옷이나 화장품 같은 것은 챙기지도 않았다.

우울한 표정의 윤경미를 본 강지건은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경미야.”

품에 안아주며 다독였다.

한참 연상이었지만 연하처럼 대했다.

윤경미는 강지건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가슴 속에 쌓여있던 것이 부서져나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품고 있던 ‘가족’이란 개념이 가루가 되었다.

남편의 불륜과 이혼은 큰 타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자식의 무심함은 가슴이 아팠다.

아직 다 크지 못했단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애한테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귀찮아하는 눈빛이 잊히질 않았다.

“안아줘, 오빠.”

윤경미는 모든 것을 놔버렸다.

대신 단 하나만을 추구하게 되었다.

‘오빠. 오빠.’

연하인 강지건에게 더욱 매달렸다.

점점 미쳐가고 있었다.

“모두 나한테 맡겨.”

“오빠.”

소녀처럼 안겼다.

대물이 안으로 쑤시고 들어오자 쾌락에 신음했다.

“햐윽!”

환희 속에 눈물이 흘렀다.

가슴은 여전히 아팠지만 대물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위로해주었다.

“오빠아.”

키스가 이어졌다.

시계를 다시 돌리는 것처럼 윤경미의 정신은 점점 젊은 시절로 되돌아갔다.

혈기 넘치고 겁 없던 시기로.

남편 오경식을 잊었다.

자식에 대한 미련도 버렸다.

“나랑 새로 시작하는 거야. 넌 이제 내 여자니까.”

“응, 나 오빠 여자 할게요. 흐약!”

대물이 강하게 찔러오자 윤경미는 쾌락 속에 자지러졌다.

행복과 슬픔이 뒤섞인 정사였지만 결국 행복이 슬픔을 밀어냈다.

‘다시 태어나는 거야.’

정사가 끝나자 마나연공진 덕분에 윤경미는 조금 더 젊은 모습을 되찾았다.

가정 문제를 해결한 윤경미는 팬클럽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빠를 더 즐겁게 해줘야 해.’

자신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몸으로 주는 즐거움?

더 예쁘고 멋진 여자들이 많았다.

‘즐거운 상황이 중요해.’

강지건에게 지구는 놀이터, 이제는 게임 같은 것이 되었다.

더구나 진매령이 자신을 끌어들여 강지건과 자게 만든 것을 떠올렸다.

퀘스트 때문이기도 했지만 강지건의 유희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회원들 중에도 있을 거야. 괜찮은 여자들이.’

윤경미는 강지건의 퀘스트에 대해 알고 있었다.

‘NTR이라고 했었지? 불만이 많은 여자가 어디 한둘이어야지.’

아줌마들하고 지내다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여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결혼할 땐 좋아 죽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섹스리스로 변해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남편 욕을 하는 여자도 많았다.

심지어 애인 없는 유부녀가 어디 있냐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사람도 있었다.

때로는 자신의 불륜을 합리화 시키는 사람들도 있었고 일탈에 끌어들이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더 많은 여자들.’

강지건에게 안겨주고 싶었다.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그렇기에 윤경미는 일단 팬클럽 내에서 친분을 다지기 시작했다.

인맥을 타고 사람을 고르려는 것이었다.

‘오빠의 즐거움을 위해.’

윤경미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과거를 태워버리기 위해서.

AV 배우인 마에다 사토미는 답답했다.

“왜 일본에는 서비스가 안 되는 거야?”

강지건의 열혈팬은 사토미는 최근 하나의 게임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본어 서비스가 없었다.

리그 오브 애니멀.

귀여운 동물 사진이 박힌 카드는 사토미에게 힐링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카드를 몽땅 사모았다.

하지만 불만이 있었다.

네임드 카드를 얻으려면 동물원에 가야했다.

하지만 일본 동물원과 연계가 되질 않고 있었다.

일처리가 굉장히 느린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중이었다.

제안이 들어오면 아랫사람들이 정보를 수집하고 검토하고 회의를 통해 위에 보고하고 또 검토하고 회의를 하고 최종 결정안을 결국 최고 책임자에게 알리기까지 몇 번이고 회의하고 검토하고 그렇게 올라간 뒤에 최고 책임자가 다시 이거 저거 묻고 검토하고 회의하다 마지막에 결정을 내리면 그제야 일처리에 들어가게 된다.

모든 조직이 이런 것은 아니었지만 조직이 클수록 경직된 경우가 많았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모두가 다 합의해야만 했다.

결국 일이 잘못되어도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으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다보니 의사결정이 매우 지루하고 느릴 수밖에 없었다.

책임 요소가 있다면 일단 자신은 피하려 했다.

정해진 매뉴얼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돌발적인 변수가 있다면 일이 잘 진행되다가도 느려진다.

만약 누군가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해서 빨리 성사시켜 공을 세운다?

하지만 매뉴얼을 벗어나 자신이 직접 일을 해결한 경우에 공을 세운 것에 대한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질책이 되돌아오기도 한다.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즉, 혼자 개인플레이를 해서 다른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이 나오기도 한다. 아울러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이런 저런 핑계로 공을 세워도 질책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공은 상사가 가져간다.

이런 문화가 심하다보니 일처리가 느려지는 일은 빈번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