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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할 지건 소프트의 시작

배틀 크리드의 개발사는 파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게임 엔진을 오픈한 대신 정식으로 대회를 열려는 협회나 단체는 모두 등록비를 내야하며 중계권에 대한 지분을 주어야 한다는 규칙을 내세웠다.

굉장히 모험적인 일이었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고 만 것이었다.

무료 게임이라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컸고 더구나 게임의 스킨을 제작해 돈을 벌 수 있게 팀에 많은 것을 양보한 것도 컸다.

더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증강현실 가상현실 버전으로도 출시하고 같은 길을 계속 걸었다.

이 과정에서 얻게 된 기술들에 대한 특허를 등록해 돈을 벌기도 했다.

기술 분야에서 특허 장사를 하기도 했다.

특히 게임 엔진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배틀 크리드는 FPS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는 생명력이 상당히 강했다.

게임도 명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더구나 FPS 게임은 껍데기만 바뀌면서 계속 나오는 것이기도 했다.

본질은 간단하고 변하지 않았다.

FPS 게임 하나 잘하면 다른 FPS 게임도 금방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배틀 크리드 개발사가 한 일은 관중이 좀 더 보기 좋은 게임으로 만든 것이었다.

중계와 관람이 편하고 지루하지 않은 FPS를 개발해서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또한 선수들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이 더욱 각광 받았다.

맵 에디터도 인기에 한몫했다.

매니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흥미로운 리그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킨 것이 장수의 원동력이었다.

유료 서비스는 하나의 장벽이 되지만 무료였기에 신규 유저들은 부담없이 게임을 맛볼 수 있었다.

비슷한 게임이 유료라면 당연히 무료를 한다.

이스포츠를 통해 수익 모델을 창출한 것이었다.

“어, 이거 하면 우리가 FPS는 먹겠네?”

“네, 지건 게임스의 가치가 더 올라가겠죠.”

“그럼 진행해.”

이미 존재하는 게임을 지구의 컴퓨터 언어로 전환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뚝딱 내놓긴 어려웠다.

개발이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심의를 거쳐야 하고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다보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나 세계 대회 우승하면 은퇴식에 맞춰서 내놓도록 하자고.”

“네.”

“그런데 이 게임으로 정말 돈이 벌리나?”

“과금을 중심으로 한 게임이 있기는 합니다.”

“그냥 가벼운 과금 게임 하나 알아봐 줘.”

“알겠습니다.”

강지건은 배틀 크리드 또한 내놨다간 돈을 못 번다는 소릴 들을 거 같았다.

‘일단 게임으로 돈 좀 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

배틀 크리드 같은 경우에는 이스포츠를 통한 영향력과 중계권 등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스포츠는 사실 게임의 수명을 엄청나게 늘리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명작 게임이란 것이 만들고 싶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거금을 들여 만든 게임이 서비스하고 6개월도 되지 않아서 서비스 종료 되는 사건도 있을 정도다.

매해 거금을 들여 게임을 내놓아도 성공 보장은 없다.

성공했을 때 최대한 빨아먹어야 한다.

그렇기에 과금 중심으로 게임을 설계하는 일이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하지만 과금 중심의 게임은 결국 유저들에게 피로를 가져온다.

주머니가 가벼운 유저들에게는 기피 대상이 되는 것이다.

결국 돈을 많이 쓴 유저들만이 매몰비용 때문에 계속 오래된 게임에 매달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매몰비용이 아까워서 다른 게임으로 가질 못하는 것이다.

이런 유저들은 게임이 서비스 종료되면 비슷한 게임을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포츠가 된 게임, 이스포츠 게임들은 매몰비용이 과금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

유저의 시간이 투자된다.

사람들은 의외로 시간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남는 시간에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무료인데다가 흥미를 유발하면 가볍게 시작한다.

게임을 하기가 어려워도 스포츠 경기처럼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면, 보는 재미가 있다면 축구나 야구를 보듯이 경기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돈을 내라고 하면 돈을 버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 때문에 쉽게 놓지 않으려 하지만 단순히 시간만 투자하는 것이라면 여유 시간을 쉽게 투자한다.

이스포츠는 이러한 시간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며 게임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고 관련 굿즈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또한 경기 중계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여기서 선수들의 등록비용, 랭커들의 랭킹 등록비용 등으로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는 모델을 완성시킨다.

이렇게 완성된 이스포츠는 신규 유입을 계속 신경 써서 일어나게 하면 10년 20년을 넘어 그 이상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어차피 영화도 대박 영화 하나 뜨면 시리즈물을 만들기도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하나 뜨면 시리즈를 만들어서 파는 게 보통이다.

이스포츠로 만든 게임도 시즌을 통해 계속 발전시키면 50년 혹은 100년도 계속 유지가 가능한 것이다.

별 다른 사건만 없다면.

매번 거금을 들여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모험을 하지 않고도 고정 수익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한 것이 이스포츠 게임이었다.

‘배틀 크리드는 단기간에 큰 돈을 벌기는 힘들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때문에 강지건은 새로운 게임을 주문했다.

어차피 게임이야 크롭스크와 스딘부르크에 널려 있었다.

대충 인기 게임 아무 거나 가져와서 지구에 맞게 전환시켜 뿌리면 그만이었다.

개발할 필요도 없었다.

“참, 패키지 게임은 괜찮은 거 있나?”

“네, 어드벤처 게임 있어요.”

“그것도 하나 알아봐줘.”

“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2개가 선택되었다.

루프월드.

스딘부르크에서 꽤 인기 있었던 폰알피지 게임이었다. 적당한 과금 유도로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기 좋았다.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스토리 그리고 적당한 경쟁이 어우러지며 인기를 끈 게임이었다.

또한 강지건이 요구한 패키지 게임도 하나 선택되었다.

코아의 모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엄청난 명작으로 꽤 화제를 불러 모았다.

어드벤처 게임은 이야기의 전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작품성이 상당히 요구된다.

이야기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진행하는 게임이 바로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어쨌거나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을 위한 연출에 힘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연출이 알파이자 오메가인 수준.

영화적인 연출이 요구되는 수준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작품성이 굉장히 많이 요구되는 장르의 게임이었다.

코아의 모험은 패키지로 출시된 게임으로 어마어마한 명성을 누렸다.

게임 덕분에 영화가 나오고 드라마가 나오고 만화도 만들어진 명작이었다.

게임을 만든 프로듀서가 직접 영화감독까지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게임 제작에 참여한 그래픽 프로듀서가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거면 뭐 돈 좀 벌겠네.’

강지건은 일단 게임을 자신의 컴퓨터에서 돌아가게 했다.

‘이런 건 방송으로 맛만 보여줘야지.’

강지건은 록온에서 생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 지건 소프트에서 개발중인 작품이 있다고?

> 뭘까?

> 이번에는 정말 과금으로 돈 좀 벌려나?

> 아니 돈 벌겠다고 과금 선언했으면 좀 하란 말이야. 왜 못해?

> 지갑을 준비했는데 열 기회가 없었다.

> 왜 무료야? 돈 쓸 일이 없잖아.

> 무료라서 흥미가 안 생겨.

> 그나저나 애미널 기르 잼있음?

> 애미널?

> 애니멀.

> 오타? 오타 아닌 거 같은데? 그냥 욕을 하고 싶었던 거 아녀?

> 아냐 오타야

약간의 대기 시간이 지나고 강지건이 방송을 시작했다.

“오늘은 제 개발자 친구들이 개발 중인 게임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친구들이 돈 잡아먹는게 하마 같아서 투자자가 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일단 돈 좀 되는 게임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일단 제 친구들의 진정한 실력을 보여드리죠.”

강지건이 데모 게임의 화면을 컴퓨터에 띄웠다.

> 오오, 뭐지 이 아티스띠끄한 분위기는?

> 아니 게임은 안 만들고 뭔 예술을 하고 있음?

오프닝 화면부터가 예술이었다.

간단한 전투가 나오는데 엄청나게 실감나는 영상이었다.

엑기스를 잔뜩 집어넣은 영화 예고편 같았다.

“오프닝이 참 후덜덜 하죠? 그냥 동영상만 이렇게 만든 거 같죠?”

> 보통 그러지 않나?

“이거 게임 영상입니다. 게임하다보면 나오는 장면이라고요.”

이어서 강지건이 게임을 시작했다.

> 오오, 이 분위긴.

> 느낌! 있네!

예술성이 숨 쉬는 그래픽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게 디테일이 살아있는 만큼 용량을 좀 많이 먹어요. 그래서 컴이 안 좋으면 돌리기 힘듬.”

> 그래픽은? 그래픽은?

“일단 최고로 좋은 컴을 구하시거나 해야 할 겁니다. 이거 사양이 엄청나서 돌릴 수 있는 컴이 지금은 좀 비싸요.”

> 게임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임?

“게임 완성될 때쯤 컴 가격이 내려가면 많이들 할 수 있겠죠.”

> 산다. 산다. 산다. 빨리 내놔!

> 내놔!

> 출시일 언제?

“출시일은 모릅니다. 자금 부족 때문에 지금 이거 투자자 모집하라고 친구들이 독촉해서 하는 방송이거든요. 저는 당근을 사랑합니다. 제 왼쪽 눈에 당근을.”

당근으로 이마를 톡톡 쳤다.

> 안녕하세요 르블리스사입니다. 투자할게요

> 안녕하세요 코어블리츠사입니다. 투자하겠습니다

> 투자 받으신다고요? 우리 돈 가져가요 (맥시멈 투자증권)

갑자기 투자하겠다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어, 투자 제의는 방송에 하시지 말고 지건 게임스쪽으로 해주세요. 저는 그냥 홍보쪽이에요. 제 업무가 아닙니다.”

> 우리 사장님 당황하셨네

“저 사장 아니에요. 그냥 대주주 중 한 명일뿐이죠.”

> 아아 이것이 공동 CEO란 것이다

> 그래서 지분 얼마?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풋고추가 위험합니다.”

> 아 풋고추 위험하면 어쩔 수 없지

> 풋고추는 인정이지

> 고추는 안전해야한다

> 거추 좀 내비둬

“어쨌거나 데모를 보여드렸으니 이제 전설 강의로 들어가겠습니다. 여러분 게임을 잘하고 싶으시면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똑똑해지세요.”

> 아, 인정인정

> 그치 똑똑해지면 게임 잘 해

> 그래서 어떻게 똑똑해지는 겁니까?

“하면 됩니다. 왜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근성이 없어요 근성이.”

> 님도 머리 나쁘잖음

“저는 그래도 게임 관련해서는 머리 잘 돌아가요. 현실은 게임이 아니라서 재미없으니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거고요.”

> 공부도 재미없었지?

“당연한 걸 물으시네.”

간단하게 방송을 하고 또 종료했다.

코아의 모험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투자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건 게임스의 직원으로 등록된 안틸로프인들은 안틸로프에서 직접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투자 문의가 많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인공지능이 모든 내용을 확인하고 요약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그냥 쓱 보는 것만으로도 현황 파악이 되도록 일목요연했다.

“그런데 정말 안 받으실 건가요?”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연막이었다.

돈일 필요하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지주회사인 안틸로프사를 비롯해 조세 피난처에 만든 회사들에 지건 게임스의 지분을 넘겨주기 위한 명분쌓기용 연막이었다.

해외 투자자의 투자를 받아서 자금 문제를 해결하고 단숨에 커졌다는 스토리를 쓰기 위해서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거절 작업 진행하겠습니다.”

“응.”

투자 문의를 보낸 회사들은 왜 자신들이 거절 당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 길은 없었다.

그저 누군가 자신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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