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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할 지건 소프트의 시작
타임걸스를 모두 함락시킨 강지건은 여유롭게 새로운 세계로 향했다.
“그럼 처리하겠습니다.”
“응.”
강지건은 전함에서 야은설을 품었다.
침식을 정화하는 것은 미샤와 다피림이 서주희와 황윤주를 데리고 다니며 처리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움직이니 침식 정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제 슬슬 게임 회사 시작해야 할 거에요.”
야은설은 강지건의 품에서 허우적거리며 보고를 올렸다.
“알아서 해줘.”
“그래도 게임 회사 이름의 주인공인데. 선포는 해야죠.”
“그럴까?”
“네, 명성을 얻으면 좀 더 빨리 성공 가능하니까요.”
“알았어.”
실패는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다른 회사와 다르게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나게 적은 회사니까.
이미 크롭스크와 스딘부르크에서 여러 게임들을 전환시키는 작업을 완료했다.
안틸로프 출신 서번트들이 52명이었다.
이들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못 만들 게임이 없었다.
지구의 게임은 하드웨어 수준이 너무 낮아서 고전 중의 고전 게임으로 분류될 지경이었다.
어쨌거나 게임 개발자들은 안틸로프 출신 서번트들이 하기로 했다.
이들은 죄다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의 국적을 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추적하기 힘들게 하기 위해서.
어차피 돈과 명예에는 별로 관심도 없었다.
외부의 연락 따윌 받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안틸로프인들이 원하는 건 안틸로프의 정화였다.
침식을 없애는 일 이외에 관심사라고는 강지건이 유일한 수준이었다.
지구에서의 명예 따위는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자잘한 퀘스트에 신경 쓰느니 차라리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에게는 게임 개발 및 서비스가 더 가치 있는 일이었다.
강지건의 회사가 엄청나게 성공하는 게 본인들이 자잘한 퀘스트를 하는 것보다 포인트를 더 빨리 많이 벌 수 있으니까.
카리아 제국의 영토와 인구가 늘어나며 포인트가 축적된다.
강지건의 사업체 규모가 커지고 수익이 커지면 마찬가지로 포인트가 축적될 예정이었다.
퀘스트가 설정되었으니까.
“그나저나 영화도 한 번 찍고 싶은데.”
“영화요? 그건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지 뭐.”
아직 시간은 많았다.
강지건은 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다.
사업으로 성공해보고 싶기도 했다.
돈은 이미 큰 의미가 없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냥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아울러 지구인으로 지내며 즐기고 싶었다.
이제는 지구인으로 지내는 것이 게임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롤플레잉 아닐까?’
세계를 넘나드는 초인이 되니 지구인으로서의 삶을 게임처럼 즐기는 게 가능해졌다.
시스템의 힘, 서번트, 조직원들의 능력.
모든 것을 이용하면 지구 자체를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었다.
게임처럼 즐기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강지건은 질릴 때까지 지구를 즐겨볼 생각이었다.
아울러 정화한 다른 세계들도 천천히 즐겨볼 계획이었다.
‘지구가 질리면 다른 데서도 쉬고 그러지 뭐.’
세계 하나를 뚝딱 정화한 강지건은 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이제는 거의 매일 하나씩 정화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침식도가 낮은 세계는 하루에 하나씩 정화가 가능했다.
남들은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잠깐 다른 세계로 넘어가면 되니까.
하지만 침식도가 높은 곳은 시간이 꽤 걸리기도 했다.
이런 세계의 정화는 미샤와 다피림에게 맡겼다.
델과 체시는 정화된 세계의 지배자들을 설득하거나 무너트리며 카리아 제국을 넓혔다.
나머지 서번트들은 여기저기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투입되었다.
라다와 야은설 그리고 진매령은 지구에서 지내며 강지건의 사업을 돕거나 즐거움을 책임졌다.
덕분에 강지건은 복잡한 일은 신경 쓰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이제 슬슬 떡밥을 뿌려볼까?’
강지건은 방송을 켰다.
방송을 하는 이유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소통, 아니 자랑을 하기 위한 방송이었다.
돈은 의미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제가 하나 알려드릴 게 있어서 이렇게 방송을 켰습니다.”
> 어? 왜 갑자기 묵직한 분위기?
> 사고쳤어?
“아니 제가 무슨 사고를 쳤다고 그래요. 그런 거 아니고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 뭐야?
> 혹시 접는 건가?
> 방송 접는 거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인간 강지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게이머도 하고 가수로서 성공도 하고 돈도 벌고 아무튼 정말 즐거웠습니다.”
> 아니 왜 이래
> 이러지마
> 떠나지마
> 가는 건가? 가나? 가나? 가나?
“그래서 여러분 덕에 모은 돈으로 회사를 하나 차렸습니다.”
> 응?
> 이럴 줄 알았지.
> 꼭 이렇게 애태우더라.
> 속은 흑우업지?
> 무슨 회사임?
“만들게 될 회사는 일단 게임 개발사입니다. 아무래도 이쪽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리네요.”
> 그래서 무슨 게임 만들 거임?
“일단 폰게임입니다.”
> 폰 게임?
> 전설에 도전장을 던져야 하는 거 아닌가?
> 무지성 과금게임?
“일단 저도 돈은 벌어야죠. 그런데 카드 구매하는 게임이라서 글쎄요. 과금 게임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 아아, 이렇게 또 한 명이
> 우리 유저를 호갱으로 만들라구?
> 강지건 너마저!
“아니 자꾸 이러면 울고 싶어지는데. 돈을 벌어야 더 좋은 게임도 만들고 하죠. 시장 상황도 봐야죠. 게임만 좋으면 뭐해요. 돈 못 벌면 망하는데.”
> 그래도 그렇지!
“게임 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망하는데요. 소자본으로 시작했다가 돈 못 벌고 망해나가는 회사가 한둘도 아니고.”
> 님 돈 많잖음
“그거 라다 줬어요.”
> 아
> 얘 빚 갚았지.
> 그래도 한두푼이 아닐텐디?
“그 사진 말씀하시는 거면 그거 다 제가 먹는 것도 아니고요. 음원도 다 저 혼자 먹는 거 아니고요. 회사 인력 연봉주고 어쩌고 하다보면 금방 날아갑니다. 사람 10명만 쓴다고 해도 연봉 3천씩만 줘도 최소 3억 깨지는 거죠. 여기 사무실하고 이거저거 하다보면 진짜 몇 억은 뚝딱 깨져요. 게임 회사 안 쉬워요.”
> 폰 게임은 10명씩 필요없을 텐데?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명작 만들려면 필요하죠.”
> 무지성 과금명작을 만들면 조 단위로 돈을 벌기는 하지
“아니, 자꾸 무지성 과금명작이니 과금 개돼지니 하면서 까시는데 여러분, 같은 유저를 그렇게 폄하하시면 안 됩니다.”
> 왜 안됨?
“유저들이 단결이 안 되잖아요. 여러분이 과금유저들 자꾸 무지성이니 개돼지니 까니까 게임 회사들도 같이 비웃는 거잖아요.”
> 근데 항의했다가 지들끼리 도로 웅얼거리면서 그냥 하는 걸 어쩌라고
“거기서 끝이 아니니까요. 그 회사들이 하나같이 우리나라 대표 회사들이잖아요.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데 일조하고 있죠. 결국 여러분도 다 같이 도매로 넘어간다니까요?”
> 그니까 그 인간들부터 고쳐야지!
“그래도 여러분 잘 생각해보세요. 무지성 과금 유자라고 해도 소비자에요. 돈 내고 게임하는 거죠. 그런데 소비자가 회사에 농락당하는 걸 보고 소비자가 잘못 했네 머리가 나쁘네 그러시는 거잖아요. 다른 건 소비자 우롱하면 잘만 화내면서 왜 유독 게임 유저한테만 조롱을 박으세요? 게임 유저도 소비자에요. 과도한 과금 유도를 하면서 농락하는 회사가 잘못된 거지 거기에 넘어갔다고 과금러를 욕하시면 바뀌는 건 없죠. 소비자로서 분노를 해야죠. 그냥 다른 게임을 하라고 추천해주는 겁니다.”
> 그치만 대안이 없는 걸
“제가 한 번 해볼게요. 저 강지건 믿어주세요.”
> 어?
> 이걸 이렇게?
> 이걸 위한 빌드업이었냐?
> 야! 빌드업 무치네?
> 하지만 님도 과금 게임 만들 거잖음
“저는 차원이 다른 과금 게임을 만들 겁니다. 적어도 저는 등쳐먹기만 하는 과금 게임은 안 만들 겁니다.”
> 그럼?
“일단 한 번 믿어주세요.”
> ㅋㅋㅋㅋㅋㅋ
> ㄹㅇㅋㅋ?
“어쨌거나 회사들을 욕해봐야 변하는 건 없죠. 불매는 통하지도 않고. 결국 답은 더 좋은 게임을 유행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저 한 번만 믿어주세요. 네?”
> 아 이걸 이렇게 빌드업을 하다니
> 방송천재다
> 이집사업잘하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제 진심입니다. 증거로 왼손에 당근을 들고 왼쪽 눈을 깜빡여보겠습니다.”
강지건은 양손에 당근을 들고 양쪽눈을 깜빡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여러분 제 친구들은 다 착해요.”
> 협박 당했?
> 거런거야?
> 협박은 킹쩔수없지
> 대체 그는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럼 이만 게임을 하도록 하죠.”
강지건의 방송은 화제가 되었다.
> 개돼지도 소비자라면 소비자는 맞지
> 그치. 사실 몇 백씩 돈 쓰고도 조롱당하고 욕먹는 거 보면 애잔하기도 하다
> 몇 백? 몇 백은 돈 쓴 걸로 치지도 않음. 거기 몇 천씩 쓰는 인간들 널렸는데.
> 십만원 단위는 그냥 맛보기 소과금 수준임
> 레베루가 달라요 레베루가
여기저기서 과금 유저에 대한 옹호론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
원래부터 없던 것이 갑자기 생긴 게 아니었다.
하도 욕을 박아대니 그냥 꾹 입 다물고 있었을 뿐.
하지만 과금 유저도 결국 소비자일 뿐이었다.
소비자가 우롱 당했는데 소비자를 욕하는 게 맞냐는 말이 퍼지자 여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강지건처럼 파급력이 큰 사람이 한 번 입을 여니 분위기가 빠르게 변했다.
이에 역풍을 맞은 것은 대형 개발사들이었다.
“아니, 이 자식이?”
“어떻게 할까요?”
“후우, 대놓고 작업 치면 좀 그렇고 일단 저 자식 기사는 안 나오게 하고 우리 쪽에 연결된 비제이들 통해서 좀 따돌리게 해.”
“그 정도로 될까요? 입지가 다른데.”
“그럼 어쩔 건데? 대놓고 건드리자고?”
“아닙니다.”
“일단 다 끊어버리고 시작해.”
하지만 끊을 게 없었다.
강지건은 전설 프로게이머였다.
전설 개발사는 국내 게임사가 아니었다.
또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가수로서 세계적인 입지를 누리고 있는 강지건을 어찌하기는 힘들었다.
잘못하면 세계적인 역풍이 불 수 있으니까.
“앞으로 우린 강지건 불매한다.”
대형 게임사들은 강지건을 견제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감히 우리 텃밭을 건드려?’
밥통을 건드리는 건 못 참는다.
“한국 개발사들이 일제히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강지건에 대한 견제를 시작하려는 개발사들. 이러한 움직임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강지건에게 전해졌다.
“우리 게임은?”
“런칭 할까요?”
“응, 일단 하고 동시에 한국 게임사들 엿 먹이자.”
엿 먹이는 방법?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