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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집중

황윤주는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난 뭘 하고 싶은 걸까?’

강지건의 여자로 사는 것에 후회는 없었다.

다른 세상을 모았다.

강지건보다 더 매력적인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지구에서 본 남자들은 그저 지나가는 행인으로 보일 뿐이었다.

‘언제나 안길 수 있긴 해.’

서번트라고 강지건은 차별하지는 않았다.

계급 같은 게 아니었다.

검녀들도 그리고 마겔의 여자들도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했다.

‘살인을 할 정도로 얻고 싶은 것?’

없었다.

생각해보지도 않은 일이었다.

강지건에게 안기는 것은 이미 이루어졌다.

호화로운 생활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지구가 아니었을 뿐.

더구나 초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모르겠어.’

황윤주는 생각을 포기했다.

언제나 그랬다.

머리 쓰는 일은 별로였다.

‘운동이나 하자.’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운동이었다.

선수로 활동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운동을 그만두지는 못했다.

몸을 움직이는 게 좋았으니까.

“오늘은 도화검무를 다시 복습할 거야.”

검녀들에게 도화검무를 배웠다.

어려웠지만 열심히 했다.

그때 유화가 다가왔다.

“열심히 하시네요.”

“네, 재미있어요.”

“그런가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서번트가 되는 것은 어떤 건가요?”

“음, 차원이 다른 느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요.”

“예를 들면요?”

“서번트가 되기 전의 제가 개미처럼 보일 정도라면 이해가 갈까요?”

“으음, 말은 알겠는데 실감은 잘.”

상상은 되긴 하지만 기분을 알 수 없었다.

“그럼 보여줄게요.”

무왕계로 함께 갔다.

서번트와 강지건이 만든 조직원들에게 허락된 세계 이동.

높디높은 절벽 위에는 아름다운 저택이 지어져 있었다.

강지건을 위해 만들어진 저택이었다.

저택 안의 연무장에 선 유화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는 힘.

초능력을 검무에 적용하자 위용이 확 변했다.

“아아.”

“이런 건 그저 시작에 불과해요.”

검화들이 피어났다.

“무슨 일이지?”

그때 진매령이 나타났다.

“사부님, 윤주씨가 서번트의 힘을 궁금해해서요.”

“흠, 이런 걸 할 수 있지.”

진매령은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했다.

대기의 물이 갑자기 응축되며 얼음꽃으로 피어났다.

“초감각은 주변의 모든 것을 느끼게 해주지. 주인님이 사준 스킬로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지고 있고.”

얼음꽃 위에 가볍게 올라선 진매령은 그대로 허공을 날았다.

“한계? 그런 것이 존재할까? 우린 계속 강해질 수 있어. 주인님과 함께라면.”

얼음꽃이 바스라지며 물방울이 되었다.

진매령은 낙화하며 땅에 떨어졌다.

아주 천천히.

“사실 진짜 힘을 알려면 주인님이 쓰는 걸 보는 게 좋을 거야. 침식과 싸울 때 우리의 진짜 힘은 드러나니까.”

“아.”

“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을 볼 수 있게 될 거야. 아, 그리고 라다에게는 조르지 않는 게 좋아. 염력은 눈으로 보긴 힘드니까. 하지만 무서운 능력 중 하나지.”

“그렇게 대단한가요?”

“그녀가 인식하는 공간 안에선 그녀보다 약한 존재는 아무것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거야.”

라다는 따로 검술이나 무기술을 익히지는 않았다.

다만 초능력을 자주 사용했다.

“육체 단련 같은 경우에도 육문공이 자동으로 수련되니까 따로 운동을 해줄 필요도 없어.”

진매령은 상의를 들어보였다.

탄탄한 복근이 자리하고 있었다.

“얼마나 좋은지 모를 거야. 인간의 능력?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우린 이미 뛰어넘었어.”

“그렇군요.”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문득 황윤주는 기억해냈다.

‘나도.’

힘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인을 해야 할 때도 있나요?”

“살인? 했지.”

너무나 가볍게 말하는 진매령이었다.

“내가 몇 명이나 죽였는지는 기억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많이 죽였어.”

단순한 살인자가 아니었다.

진매령은 학살을 하고 다녔다.

초능력을 얻은 이후에는 앞을 막으면 누구든 쓰러트렸다.

“앞을 막는다면 확실히 죽여야 해. 그런 각오가 없다면 서번트를 해선 안 되지. 주인님의 포인트를 낭비하게 하지 마.”

진매령은 경고했다.

황윤주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우린 침식과 싸워야 해. 지금 상황에서도 주인님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 너무 욕심부리지 마.”

“네.”

황윤주는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황윤주는 욕망을 억눌렀다.

‘나도 강해지고 싶었었지.’

운동을 하며 느꼈던 쾌감.

남보다 더 강하다는 우월감.

그런 것들이 점점 줄어드는 우울해졌다. 하지만 살인을 할 각오 없이 서번트를 할 수 없다는 말에 꾹 참아야만 했다.

체시는 결국 무기 생산에 성공했다.

“됐다!”

에너지 건을 마나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써봐!”

라다는 총을 염력으로 띄웠다.

이어서 총이 저절로 발사되었다.

지잉!

빔이 쏘아졌다. 표적인 바위를 관통하고도 더 뒤에 있는 것들을 뚫고 지나갔다.

“나쁘지 않네.”

“후훗, 화약 무기를 쓸 수 없는 세계에서 쓸만할 거 같지 않아?”

“효율 좋은 마나연공진을 새긴 사람이라면 가능하겠지.”

“그게 문제긴 해. 하지만 양산형 마나연공진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할 거야.”

“성공했으면 좋겠네.”

“두고 봐! 군단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라다는 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서번트의 숫자에는 한계가 있었다.

‘서번트 만으로 모든 세계의 침식과 싸울 수 없어.’

강지건은 매일 여러 세계의 침식도를 기록해주었다. 라다가 하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을 살피는 것이었다.

침식도가 낮은 세계는 쉽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침식도가 꽤 높은 지역은 점점 가속이 붙고 있었다.

어떤 순간 침식에 저항하던 세력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한계점에 도달했다가 무너지는 순간 급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함. 역시 전함이 필요해.’

연합의 별과 같은 수준의 전함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다만 수많은 안틸로프 병기에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코어를 가지고 있는 전함이 필요했다.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코어의 존재가 바로 우주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우주 문명이 가진 강점이었다.

“난 잠시 주인님과 얘기해야겠어.”

“네!”

체시는 다시 연구에 들어갔다.

“그런데 총 이름은 뭘로 할 거야?”

“으응, 주인님 이름을 따서 붙일까요?”

“지건?”

“네!”

“물어볼게.”

“싫어.”

강지건은 거부했다.

“내 이름을 총에 붙이다니. 이상해. 그냥 체시총이라고 해.”

“정말 체시의 이름을 붙여도 되나요?”

“체시가 만든 거니까.”

“네, 알았어요. 그리고 주인님 세계의 침식도가 빠르게 오르는 곳이 있어요. 전함이 필요합니다.”

“역시 그렇지?”

“네, 사람이 직접 수색하는 것보다는 궤도에서 전함이 위치를 파악하고 폭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할 거 같습니다.”

“으음, 쓸만한 전함은 1,000만 포인트부터야.”

“안틸로프 함대의 전함을 가져올 순 없을까요?”

“아니, 그쪽 방어를 약화시킬 순 없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만 했다.

“우리가 포인트로 해보자고. 어차피 5명 정도 스킬을 더 구해주려면 1,000만이야.”

지배의 왕관과 수호의 방패가 각각 100만 포인트였다.

1명에게 이 두 스킬을 사주는 것만 해도 200만 포인트.

5명에게 사주면 1,000만 포인트였다.

“전함부터 한 대 사자.”

“네, 하지만 다른 무기는.......”

“저 전투기갑이면 어지간한 건 다 잡을 수 있어.”

강지건은 관리실 한 쪽에 세워놓은 파괴자를 바라보았다.

위풍당당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전투기갑 파괴자.

무려 100만 포인트짜리 무기였다.

“저 정도면 어지간한 보스는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겠네요.”

“무엇보다 필요한 순간에만 가면 되는 거 아니겠어?”

“하긴 그것도 그러네요.”

극초음속 수송기만 운용해도 서번트들이 출동이 가능했다.

궤도에서 전함으로 행성을 스캔하고 공격을 가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한다면 며칠 안에 처리가 가능할 거 같아.”

“그럼 포인트를 더 벌어야겠네요.”

“그것도 그렇고. 나도 싸우기도 해야 하고.”

“위튜브는 걱정 마세요. 조만간 구독자가 폭발할 테니까요.”

“아, 매령이 한 그거?”

“네, 뷰티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은 상당하니까요.”

“좋아. 그럼 나는 안틸로프에서 일단 활동하고 있을 테니까.”

포인트를 제일 벌기 좋은 곳?

그것은 가장 위험한 세계, 안틸로프였다.

강지건은 안틸로프로 향했다.

강지건이 안틸로프에서 도착한 곳은 마지막으로 전투를 했던 장소였다.

“많이들 몰려왔네.”

한 번 전부 청소했던 지역에 다시 침식의 함대가 나타났다.

“나야 좋지.”

전투기갑 파괴자가 다시 우주 공간을 가르기 시작했다.

“내 포인트가 되어라!”

콰아아아아아아앙!

전함이 한 대 터지며 1만+1만 포인트가 들어왔다.

“흐흐흐흐흐흐.”

포인트에 기분이 좋아진 강지건은 날뛰기 시작했다.

“울어라! 터져라!”

연속해서 움직이며 공격을 피해낸다.

피하지 못하는 공격은 수호의 방패로 막고 지배의 왕관으로 분해해 다시 마나를 채운다.

이어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전함으로 돌진해 파괴한다.

파괴와 퀘스트 설정을 동시에 하며 강지건은 죽어라 싸웠다.

포인트가 쭉쭉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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